필사본

필사본

[ 筆寫本 ]

요약 인쇄에 의하지 않고 손으로 글을 써서 만든 책.
옥단춘전 필사본

옥단춘전 필사본

사본(寫本) ·수서본(手書本) ·서사본(書寫本) ·초사본(鈔寫本:중국) 등 여러 용어가 있으며, 인쇄술이 발달하여 사본형태의 책이 잘 만들어지지 않으면서는 원본을 베낀 책이나 서류 등을 아울러 이르게 되었다. 필사본은 에 의한 활자본(또는 印本), 목판에 의한 판본(판각본) 등과 구별해서 쓰이며, 한꺼번에 많은 부수의 동일한 책이 되지 않는 데 그 특성이 있는, 인쇄술 발명 이전의 출판형태이다.

고대 에서는 파피루스에다 갈대 펜 ·새 깃털 펜으로 글을 써서 권자본(卷子本:두루마리)을 만들었으며, 수서(手書)를 업으로 하는 사자생(寫字生:scribe)도 있었다. 파피루스에 대신해서 양 ·송아지 등의 가죽이 수서의 재료가 되면서 지금과 같은 서적의 원형이라 할 책자가 나오고, 문화가 번성하게 된 중세에는 각 수도원에 사자실(寫字室)이 설치되어 성경류의 수서를 하였다.

이와 같은 수서는 수사(修士)의 임무로서 각자가 일을 분담해서 매일 일정한 시간 성전의 사본을 만들었다. 이들은 한 사람이 가죽을 다루어 부드럽게 다듬으면, 그 다음 사람은 이 가죽을 경석(輕石)으로 문지르고, 셋째 사람은 여기에 원본을 옮겨 쓰고, 넷째 사람은 두문자(頭文字) 및 장식 그림을 그리고, 다섯째 사람은 세밀화(細密畵)를 그리며, 여섯째 사람은 원본을 보고 교정을 하고, 일곱째 사람은 제본을 하였다.

중국에서 비롯된 제지법(製紙法)이 지중해 연안의 여러 나라에 전하여진 후에도 필사본의 출판형식은 이루어졌고, 활자인쇄본이 나오게 된 후에도 끊이지 않았다. 2세기 초에 제지법을 완성한 중국에서는 그때까지 대나무 등을 재료로 하였던 간책(簡冊)의 원본을 종이에 옮겨 써서 책을 만드는 필사본제작이 성행하였으며, 술이 이루어진 후에도 필사본의 전통은 끊이지 않았다. 현존하는 저명한 필사본으로는 《파피루스 프리스》 《해리스 파피루스》 《(死海文書)》 《코튼본(本) 창세기》 《아르킨본(本) 성서》 《성(聖) 마가레트의 성서》 등이 있다.

한국에도 한자(漢字)의 전래와 함께 필사본에 의한 의 출간 등이 이루어졌으나, 현존하는 것이 귀하여 자세하지 않고,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의 저술은 필사본으로 전승되다가 그 후에 다시 인쇄되었다. 필사본은 학자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분류되는데 일반적으로 고본(稿本) ·전사본(傳寫本) ·(寫經)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나 편자가 처음으로 쓴 책을 고본이라 하며, 초본(草本) ·초고본(草稿本) ·원고본(原稿本)이라고도 한다. 고본은 문헌 또는 사료로서 일차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저자 자신이 직접 쓴 것을 자필고본(自筆稿本) 또는 수고본(手稿本)이라 하여 더욱 중요시한다. 고본은 여러 차례 수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장 먼저 작성한 것을 초고본(初稿本) ·초초본(初草本)이라 하고, 초고본을 수정한 경우 재고본(再稿本) ·중초본(重草本)이라고 하며, 여러 번 고쳐서 차례를 알 수 없는 경우는 개고본(改稿本) ·개수본(改修本)이라고 한다.

그리고 고본을 마지막으로 손질하여 완성된 것을 정고본(定稿本) ·정초본(正草本)이라고 하고, 바른 글씨체로 정서한 것을 정서고본(淨書稿本)이라 하며, 목판이나 석판에 새기기 위하여 쓴 것을 판하서(板下書)라고 한다. 간행된 고본을 기간고본(旣刊稿本)이라 하며 간행본의 잘못된 곳을 교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고, 간행되지 않은 고본은 미간고본(未刊稿本)이라고 하는데 사료적인 가치가 크다.

저자가 직접 쓴 고본과는 달리 베껴 쓴 책을 전사본(傳寫本) ·전초본(傳鈔本) ·이사본(移寫本)이라고 한다. 전사본은 사료적인 가치는 크지 않으나, 원고본이나 간행본이 없는 경우 등은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전사본 중 대본을 그대로 모방하여 쓴 것을 모사본(模寫本) 또는 모본(摹本)이라고 하며, 모사본 중 대본의 형태와 똑같이 투사(透寫)하여 만든 책을 영사본(影寫本) ·영초본(影鈔本)이라고 한다. 대개 귀중본을 전사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글씨를 배우기 위해 서첩(書帖)을 만들 경우 모방하여 쓴 것을 임사본(臨寫本) ·임모본(臨摹本) ·임본(臨本)이라고 한다.

끝으로 사경(寫經)은 단순히 학습이나 연구를 위한 필사와는 달리 신앙의 차원에서 경문이나 그림을 그려 만든 것을 말한다. 주로 백지(白紙) ·감지(紺紙) ·상지(橡紙)에 먹물이나 금 ·은가루를 가지고 썼다. 한 사람이 쓴 일필경(一筆經)과 여러 사람이 쓴 각필경(各筆經)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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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경전 필사본

정수경전 필사본 시인 윤희상씨가 2004년 10월 22일에 공개한 조선시대 고전소설 정수경전(鄭秀慶傳)의 필사본. 출처: (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