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로사

테라로사

[ terra rossa ]

요약 주로 석회암 지대에서 나타나는 붉은 색의 토양. 석회암 풍화토라고도 한다.

이탈리아어로 '붉은 흙'이라는 뜻이다. 과거에는 주로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등 지중해 연안의 석회암 지역에 나타나는 붉은 색 토양을 일컫는 명칭이었으나, 현재는 세계 곳곳의 석회암 지대에서 나타나는 붉은 색의 토양을 가리키는 말로 일반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석회암이 물에 포함된 탄산가스(CO₂)에 녹아 용식(溶蝕)되어 탄산칼슘(CaCO₃)은 제거되고 석회암에 포함되어 있던 철·알루미늄 등의 산화물과 점토·모래·실트 등이 잔류하여 형성된 토양이 테라로사인데, 철·알루미늄 산화물의 집적으로 인해 붉은 색을 띠게 된다.

테라로사는 일반적으로 석회암이라는 기반암의 특성을 반영한 간대토양(間帶土壤, Intrazonal soil)으로 분류되어 왔으나, 학자에 따라서는 아열대성 습윤기후와 관련된 성대토양(成帶土壤, zonal soil)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기후적 요인으로 형성되는 적색토와의 구별이 어렵다는 점이 그 이유이며, 우리나라의 과거 아열대성 습윤기후 환경에서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구릉지의 적색토와 테라로사가 그 성인이 같다고 보는 것도 그 한 예이다.

또한 테라로사는 열대 습윤기후의 대표적인 성대토양인 라테라이트 토양과도 비슷하나, 라테라이트는 빗물에 의한 용탈(溶脫 , leaching) 작용을 심하게 받아 매우 척박하여 농경이 어렵지만, 테라로사는 비교적 비옥하여 농경이 잘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세계적으로 석회암 지대에 흔하게 나타나며, 카르스트 지형과 함께 어우러져 분포하는 곳이 많다. 석회암은 보통 회색을 띠는 것에 반해 붉은 색의 흙이 대조를 이루어 인상적인 경관을 이루는데, 특히 테라로사로 덮인 석회암 지역을 일컬어 피복(被覆) 카르스트(Soil-covered karst)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 이러한 피복 카르스트가 잘 발달되어 있는데, 석회암 지대의 특성상 배수가 잘 되어 대부분 밭농사로 이용된다. 충북 단양·제천 등의 마늘·고추 농사 등이 유명하며, 단양과 제천은 고대로부터 적산현(赤山縣), 적성(赤城) 등 붉은 색과 관련된 지명으로 불렸는데, 이는 붉은 색을 띠는 테라로사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