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국경분쟁

요약 중국과 옛 소련 사이에 국경선을 둘러싸고 벌어진 분쟁으로, 1969년 3월과 8월 우수리(Ussuri) 강 중류의 전바오섬[珍寶島]과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에서 무력 충돌이 일어난 뒤 전쟁 위기까지 치달았다. 하지만 양국 총리의 회담으로 교섭이 시작되어 1990년대 이후 국경 협정을 체결하며 외교적으로 해결하였다.

중국(中華人民共和國)과 옛 소련(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s) 사이에 국경 문제로 벌어진 분쟁(紛爭)이다. 1969년 3월 2일과 3월 15일에 (烏蘇里江, Ussuri River) 중류의 전바오섬[珍寶島, 러시아 이름은 Damanskii Island]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중국과 소련 사이에 수많은 사상자(死傷者)가 생길 정도로 대규모의 군사 충돌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중국과 소련의 관계가 크게 악화되었는데, 두 나라는 4,380km에 이르는 국경선에 각각 814,000명과 658,000명의 병력을 배치하였다. 그 뒤 국경 지역에서 두 나라 사이의 무력 충돌이 자주 벌어지면서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되었다. 7월 8일에 헤이룽강[黑龍江, 러시아 이름은 Amur River]의 바차섬[八岔島, 러시아 이름은 Korzynski Island]에서 두 나라의 군대가 충돌(衝突)하였고, 8월 13일에는 중앙아시아의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마침내 두 나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핵무기의 사용을 준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969년 9월, 베트남(Vietnam)의 호찌민(胡志明, 1890~1969) 주석(主席) 장례식에 참석했던 소련의 코시긴(Aleksei Nikolaevich Kosygin, 1904~1980) 수상이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周恩來, 1898~1976] 중국 총리와 회담(會談)을 하면서 두 나라의 분쟁은 외교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1969년 10월 20일, 중국과 소련은 국경 협상을 정식으로 시작했지만, 국경에 병력 배치를 계속하며 군사적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소련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중국은 미국과의 국교(國交) 회복에 나섰고, 1972년 2월 미국의 닉슨(Richard Milhous Nixon, 1913~1994)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毛澤東, 1893~1976] 중국 주석과 회담을 하였다. 그리고 1979년 1월, 중국과 미국은 국교(國交)를 정상화하였다.

중국과 소련의 국경 협상은 1980년대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1986년 7월 소련공산당 서기장인 고르바초프(Mikhail Sergeyevich Gorbachyov, 1931~)가 이른바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에서 헤이룽강[黑龍江, 러시아 이름은 Amur River]의 바차섬[八岔島, 러시아 이름은 Korzynski Island]을 중국에 양보할 뜻이 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였다. 중국과 소련은 국경 문제 해결을 양국 관계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1987년 2월부터 교섭(交涉)을 재개(再開)하였으며, 1989년 12월까지 10여 차례 교섭을 진행하여 약 1,500km에 이르는 극동(極東) 지역의 국경선 획정에 합의하였다.

소련이 붕괴하기 직전인 1991년 5월 16일에 중국과 소련은 ‘동부국경협정(東部國境協定)’이라고 불리는 ‘중소국경협정(中蘇國境協定)’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소련이 해체된 뒤인 1994년에는 중국과 러시아연방(Russian Federation)이 ‘서부국경협정(西部國境協定)’이라고 불리는 ‘중러국경협정’을 체결하여 중앙아시아 지역의 국경선을 획정하였다.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중국 사이의 국경 협정도 각기 체결되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수리강(Ussuri River)과 아르군강(Argun River, 額爾古納河)의 3개의 섬에 대한 국경 협상을 계속 진행하여 2004년 10월 14일 최종적인 ‘중러국경협정’을 체결하였다. 2005년 6월 2일, 이 협정의 비준서(批准書)가 교환되는 자리에서 두 나라의 외무장관인 라브로프(Sergei Lavrov)와 리자오싱[李肇星]은 두 나라 사이의 국경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