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악

일본음악

[ music of Japan , 日本音樂 ]

요약 일본에서 발생, 발달해 온 음악의 총칭.

좁은 의미로는 메이지유신[明治維新] 이후에 유입된 서양음악을 제외한 일본의 민족적인 고유음악을 말한다. 일본음악은 한국음악과 같이 전통음악과 양악의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일본에는 한국의 삼국시대 음악이 전수되기 전에도(5~6세기) 일본 고유의 음악이 있었으나 문헌의 빈곤으로 상세한 것은 알 수 없다. 다만 《위지(魏志)》 <왜인전(倭人傳)>에 의하여 일본 악기의 일부를 알 수 있는 정도이다. 5∼9세기에 걸쳐 아시아 여러 나라로부터 대륙계의 국제음악이 유입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아 일찍이 국제화한 한국의 가무(歌舞)가 처음으로 일본에 전하여져 일본의 음악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612년에는 백제의 미마지(未摩之:미사시)가 오락(娛樂) 즉, 기악(伎樂)을 전수하는 한편 사쿠라이[桜井:지금의 大阪 부근]에서 일본 소년들에게 가무를 가르치기도 하였다. 8세기경에는 당악(唐樂) ·불교음악 등이 유입되어 악기 ·이론 ·악곡 ·교육법 등의 여러 면에서 일본의 원시적인 음악문화를 완전히 압도하였다. 그러나 9세기 중엽에는 통상수교거부정책으로 기울어지면서 외래음악 ·악기 등에 대한 일대혁신이 단행되어 킹[琴:중국의 7현금] ·시라기고토[新羅琴] 등의 악기가 폐지되고 선법(旋法)도 이론상으로 통일정리되어 새로운 악곡을 창작하였다.

한편 불교음악은 계속 전승되어 후일의 헤이쿄쿠[平曲]와 노가쿠[能樂] 등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후 궁정 귀족이 몰락하고 분권적 봉건사회의 무사계급(武士階級)이 득세하자 가가쿠[雅樂]는 그 형식만이 남게 되고, 대신 전국시대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문벌(門閥)에 대한 설화체의 음악이 새로운 장르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곧 헤이쿄쿠이다. 한편 향토음악인 덴가쿠[田樂]는 덴가쿠노[田樂能]로, 외래음악의 하나인 산가쿠[散樂]는 사루가쿠[猿樂]로, 사루가쿠는 다시 사루가쿠노[猿樂能]로 각각 발전하여 12∼14세기에는 일본의 가장 중요한 전통음악의 하나인 노[能]가 점차 형성되었으며 그 후 무로마치시대[室町時代]에는 한때 강력히 보호 ·육성되어 그 연기는 매우 세련된 예술의 경지에까지 승화되었으나 에도시대[江戶時代:17∼19세기]에는 하나의 고전으로서 보존되는 정도였다. 16세기 후반에는 외국과의 교류가 다시 시작되면서 류큐열도[琉球列島]로부터 샤미센[三味線]이 수입되고 그리스도교음악도 함께 들어왔으며, 민속설화음악 조루리[淨瑠璃]가 새롭게 등장해 후에 가부키[歌舞伎] ·닌교조루리[人形淨瑠璃]의 기반을 닦는 등, 매우 다양한 한 시대를 이루었다. 이 중 그리스도교 음악만은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금지령(1587)에 이은 에도시대의 탄압으로 거의 없어져 버렸다. 샤미센음악과 이 무렵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히토요리기리[一節切] ·샤쿠하치가쿠[尺八樂] 등은 민간음악으로서 크게 유행하여 소쿄쿠[箏曲]와 함께 에도시대 음악의 중요한 모체가 되었다. 에도시대에 이르러서는 다시 쇄국주의의 영향으로 외국과의 교류는 막히고 대신 일본의 독자적인 음악이 크게 성행하여 갔다.

18세기는 보력연간(寶曆年間:1751∼1764)을 정점으로 샤미센음악과 소쿄쿠 등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음악동향이 일어났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철저한 서정적 표현을 그 생리로 삼은 분고부시[豊後節]는 정사사건(情死事件)이 빈발하던 당시의 시류를 타서 그야말로 일대를 풍미한 통속가악이 되었으나 퇴폐풍조를 조장시킨다는 이유로 바쿠후[幕府]의 탄압을 받게 되었다. 그 후 문정기(文政期:1804∼1830)를 거쳐 바쿠후 말기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민속적 전통음악은 다양다기한 세분화와 변천을 거듭하였다. 메이지시대[明治時代]부터 현대에 이르는 기간에는 전대(前代)의 각양각색의 음악을 보존 ·발전시켜 왔으나 양악의 급격한 물결에 밀려 일본의 전통음악은 큰 시련을 겪게 된다. 메이지시대에 접어들자 독일 사람 F.에케르트 등을 초빙, 군악대의 조직육성에 힘쓰고, 그 뒤 양악은 마침내 교육분야에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메이지 20년대 이후부터 일본의 전통음악은 교육분야에서 거의 밀려나게 되었다. 다이쇼[大正]로부터 쇼와[昭和]시대에 걸쳐서는 일본음악 문화의 주류가 거의 양악 쪽으로 옮겨져 이에 큰 자극을 받은 일각에서는 새로운 전통음악 창조의 기운이 일고 있다. 이상과 같이 일본음악은 오랜 역사를 통하여 각양각색의 음악이 생성 ·소멸을 거듭하여 왔기 때문에 그 특색을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서양음악에 침식된 일본의 전통음악을 되살리기 위하여 신일본 음악운동을 전개하여 일본음악을 외국에 소개하기도 하지만 큰 성과는 없으며 결국 일본음악도 세계음악시대의 물결을 타지 않으면 안 될 입장에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