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음악

인도음악

[ 印度音樂 ]

요약 인도의 전통음악과 중세 이후 서아시아와 유럽으로부터 이입되어 혼합 ·발전된 인도의 음악.
타블라바야

타블라바야

북동부가 높은 산맥으로 둘러싸인 인도반도는 북서방면의 해로가 유일한 요로(要路)로서 이 방면으로부터의 침입자를 막을 길이 없었다. 그 결과 11세기경부터 서아시아 음악의 영향을 크게 받은 북인도(힌두스타니)음악과 비교적 순수성을 유지해 온 남인도(카르나타카)음악과의 구별이 시작되어 오늘날은 이 두 고전음악권(古典音樂圈)이 대립되어 있다. 남 ·북음악의 전통과 매우 관계가 깊은 대표적인 무용에는 타밀나두주(州) 중심의 바라타나티얌과 케랄라주(州) 중심의 카타칼리(이상은 남인도음악권), 그리고 러크나우 ·자이푸르 중심의 카타쿠(북인도음악권), 아삼지방 및 벵골주(州)에서 성행하고 있는 인도의 민족무용 마니프리 등이 있다. 인도음악은 아시아의 다른 나라 음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이론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 바탕을 이루고 있는 남 ·북인도음악에 공통으로 중요한 산스크리트문헌으로는, 음악이나 무용에 관하여 자세히 기술한 최초의 책으로 4세기경 바라타무니가 지은 《나티야샤스트라》와 13세기에 사른가데바가 지은 《산기타라트나카라》의 두 가지가 있다. 후자는 그 이전의 많은 문헌을 인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음악이 남북권으로 분리되기 이전의 상황을 어느 정도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러나 당시의 음악용어가 오늘날의 그것과는 내용이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으므로 그 실체를 파악하기란 매우 어렵다. 음악이 아닌 종교적 낭창(朗唱)으로 전승되고 있는 것에는 《베다》가 있는데 이것은 기원전 아리아인의 바라문교(敎)의 성전(聖典)으로 지금은 사마베디가(家)에 의하여 계승되고 있다.

현대의 남 ·북 인도의 고전음악은 수백 종의 음계 ·선법으로 되어 있는 ‘라가’와 수십 종의 박절법(拍節法)으로 되어 있는 ‘탈라’가 여러 형태로 조합되어 있어 능숙한 연주자는 몇 시간이고 즉흥연주를 할 수 있다. 대개 소리나 선율악기 ·타악기 그리고 주요음을 그치지 않게 이어주는 지속음악기(持續音樂器) 등의 구성으로 연주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각각 한 사람씩으로 성립되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선율 ·리듬을 받아들이는 연주자의 개인성이 강하게 작용하지만, 남 ·북 각각이 전통이 다른 형식이나 자세한 이론상의 제약을 지키면서 즉흥연주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개성을 매몰(埋沒)시킨 무아(無我)의 경지에 이르는 행정(行程)을 밟아가는 것이 인도음악의 본체(本體)라 할 수 있다. 연주곡으로 선택되는 ‘라가’나 ‘탈라’는, 음악을 자연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계절과 시간에 적합한 것을 골라 연주하며, 연주자와 청중이 일체가 되어 음악의 본체에 접근한다.

남 ·북인도음악의 서로 다른 점은 선율의 진행과 곡 전체의 빠르기의 변화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곧 선율면에서 각 음이 시종 변함없이 정확한 음계음(音階音)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 남인도음악이며, 느린 부분에서 포르타멘토를 사용하는 것이 북인도음악이다. 또 빠르기에서 시종 변화하지 않는 것이 남인도음악, 변화가 심한 것이 북인도음악이다. 그러므로 남인도음악을 지적(知的), 북인도의 것을 감정적이라고도 한다. 악기는 고대로부터 그 종류가 풍부했으며 각지에 흩어져 있는 바위를 깨내어 만든 사원의 부조에서도 더러 찾아볼 수 있다. 그 중에는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보이는 비파(琵琶), 미얀마에 지금도 남아 있는 수금(竪琴:하프) 등이 있는데 이것들은 인도에선 그 자취를 감춘 악기들이다. 고전음악에 쓰이는 주요한 악기로는 발현악기(撥弦樂器)에 비나 ·고투바디암(이상 남인도음악)과 시타르 ·사로드(이상 북인도음악) 그리고 탐부라(남 ·북 공통), 타악기에 무리당가 ·가탐(남인도) ·탐블라(북인도), 찰현악기에 바이올린(남인도) ·사랑기 ·디루루바 ·에스라지(북인도), 관악기에 횡저(橫笛) ·나가스와람(남인도) 그리고 샤나이(북인도)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비나 ·시타르 ·디루루바 등의 현악기에는 프렛(fret)이 달려 있으며 비나 이외의 악기에 달려 있는 프렛은 모두 움직일 수 있고 비나의 프렛은 한 옥타브를 12반음(半音)으로 음률(音律)을 잡아 정착시키고 있다.

라가는 이 가운데 7음 ·6음 ·5음의 여러 가지 음의 조합으로 반음보다 더 좁은 음정을 쓰고 있다. 이들 악기의 현은 모두 금속현으로 장력의 증감에 따라 음정을 바꿀 수 있다. 타악기인 무리당가 ·타블라는 두 손의 손가락을 모두 섬세하게 놀려 연주, 탈라의 복잡성과 함께 여러 가지의 음색을 연출해 낸다. 인도에는 영국의 침략으로 서양문명이 이입되었으나 인도음악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였다. 다만 북인도에서는 이슬람왕조 이래의 전통이 붕괴되어, 지방색이 짙은 음악문화가 발달한 계기가 되었으며, 현대는 이러한 근대음악의 유산을 이어받아 이론의 정비와 악기의 개량, 음악교육의 확충 등으로 인도의 전통음악은 양악(洋樂)과 더불어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카르나타카음악의 3악성(樂聖)으로 불리는 티야가라자, 무투스와미 디크시타르, 샤마 사스트리 등이 나와 새로운 악식과 훌륭한 고전악곡(古典樂曲)을 많이 남겼다. 인도의 고전음악은 파키스탄 ·네팔 ·스리랑카 등지로도 퍼져 이 지역의 음악가들은 거의 인도로 유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