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

오르간

[ organ ]

요약 건반악기이면서도 파이프나 리드를 진동체로 하는 기명악기(氣鳴樂器).
파이프 오르간

파이프 오르간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오르간이라고 부르는 경우에는 리드 오르간을 가리키나 원래는 파이프오르간을 일컫는 말이다.

오르간의 기원은 상당히 오래 되었다. 리코더 ·피리 등을 음계순으로 나열해 만든 피리류, 즉 시링크스나 팡적(pan-pipe) 등은 기원전 수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것들은 모두 입으로 부는 것들이다. BC 265년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살았던 크테시비오스는 물의 힘으로 일정한 압력을 보내는 송풍장치를 만들어 돌핀이라고 하는 삼각판(三角瓣)을 사용해 손가락으로 연주할 수 있는 시링크스를 발명하였다. 이것을 물 오르간이라고 불렀는데 오르간의 원시적인 모양으로 여겨진다. 물 오르간은 후에 아라비아인이나 그리스인의 애호를 받아 차차 개량되었다. 물에 의한 송풍장치는 점차 풀무로 대체되어 뉴매틱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는 그리스에서 로마로 전파되어 8∼9세기 무렵부터 그리스도교회에서 많이 쓰이게 되었다. 교회악기로서의 오르간은 14∼15세기에 크게 발달하여 대형(大型)의 것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오늘날 파이프 오르간의 기초는 이 시대에 확립된 것으로 16세기의 르네상스시대에는 구조적인 개량도 이루어졌다. 교회용뿐 아니라, 일반 음악용의 포지티프도 많이 제작되어 합창음악이나 현악기 ·관악기와의 합주 등에 많이 쓰였다. 이 시대에 파이프나 스톱은 거의 오늘날 쓰이고 있는 것과 비슷하게 제작되고, 17∼18세기의 바로크시대는 오르간의 전성기로 악기의 왕자로서 거의 완전한 모습을 나타내게 되었다. 이 무렵에 부크스테후데, 파헬벨, 바흐 등 오르간음악의 거장이나 슈니트거, 지르버만 등 유명한 제작공이 나왔다. 19세기 낭만파시대의 오르간은 관현악의 음색이나 음량(音量)의 영향을 받았고 피아노음악의 기법을 받아들여 연주효과를 주로 하는 음악이 유행하였다. 프랭크 레이거 등이 그 대표자이다. 20세기는 낭만파가 벽에 부딪쳐 바로크가 그리던 이상(理想)으로 되돌아가고 있는데 힌데미트, 메시앙 등이 이의 선구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오르간의 분류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째, 2단 이상의 매뉴얼(손건반)과 페달(발건반)을 갖춘 것이 일반적인 형태인데, 이는 건물과의 밀접한 관계하에 제작된다. 교회 오르간, 콘서트 오르간, 극장 오르간 등 용도에 따라 구분된다.

둘째, 소형이고 무게가 가벼운 1단 매뉴얼을 포지티프 또는 레갈이라고 부른다. 또 모양이 매우 작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것을 포르타티프라고 한다.

셋째, 파이프가 없이 프리 리드를 사용한 건반악기가 리드 오르간이고, 유럽에서 많이 쓰이는, 바람을 내서 소리내는 것이 하모늄이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바람을 받아들여 소리내는 것은 아메리칸 오르간이다. 송풍장치는 발로 밟아서 바람을 보내는 것과 전기로 보내는 것 등의 두 가지가 있다.

넷째, 스피커를 통해서 소리내는 오르간을 전자 오르간이라고 한다. 엄밀한 뜻의 오르간은 첫 번째이고, 두 번째는 합주용 ·반주용 악기, 세 번째와 네 번째는 넓은 뜻에서 오르간에 포함된다.  

파이프 오르간

파이프오르간은 보통 케이스(상자)에 의해 분리된 몇 개의 파이프군(群)이 복합되어 하나의 악기를 이루고 있다. 파이프군의 모양이나 위치는 건물, 음향사정, 의도나 목적에 따라 다르다. 각 파이프군은 바람상자 위에 있으며 송풍상자로부터 일정한 바람을 보낸다. 바람상자는 공기판(空氣瓣)이 내장(內藏)되어 있어 오르간 앞부분에 놓인 연주대와는 액션으로 연결되어 있다.

연주대는 콘솔이라고 하는 조작장치이다. 연주대는 매뉴얼 ·페달 ·스톱, 연주보조장치인 스웰 페달 ·콤비네이션 스톱 등을 갖추고 있다. 매뉴얼은 소형 오르간에서는 2단, 중형에서 3단, 대형에서 4단 이상 구비되어 있고 각기 특징이 있는 음질과 음색을 지녔다. 음색을 조작하는 장치는 스톱으로, 연주자가 스톱을 조작함으로써 건반이 특색있는 음색을 나타낸다. 스톱의 수는 소형 오르간은 20∼30, 중형은 40∼50, 대형은 60 이상이다.

건반은 각 파이프군(群)을 지배하고 파이프군의 음향 특성에 의해 이름이 붙어 있다. 매뉴얼은 주건반(主鍵盤) ·포지티프 건반 ·스웰 건반의 3가지가 있고 여기에 페달이 붙는다. 그리고 건반의 종류와 스톱의 변화에 의하여 오르간의 특색이 나타난다.

스톱은 실동(實動) 스톱과 기계 스톱의 두 가지가 있다. 실동 스톱은 고유한 파이프열(列)을 지배하고 음색을 나타내는 명칭과 스톱의 음높이를 나타내는 피트율(律)이 기입되어 있다. 피트율은 8피트가 보통의 기준음을 나타내고, 4피트의 스톱을 사용하면 1옥타브가 높아지고, 16피트의 스톱을 사용하면 1옥타브가 낮아진다. 기계 스톱에는 건반간의 결합, 옥타브 위아래를 동시에 소리내는 장치, 트레몰로를 일으키는 장치 등이 있다.

파이프는 플루 파이프와 리드 파이프가 있다. 플루 파이프는 세로 플루트(리코더)처럼 되어 있어 공기주(空氣柱)를 진동시키도록 되었고, 이것은 오르간의 주요 파이프이다. 리드 파이프는 금속 진동판에서 생긴 진동을 공명 파이프로 울리게 하는 것이다. 파이프에는 금속관(납과 주석의 합금)과 목관(木管)이 있다.

액션은 연주대와 파이프, 송풍부(送風部)를 맡는 장치로 건반과 바람상자의 판(瓣)을 연결하는 연주 액션, 스톱과 파이프군(群)을 연결하는 레기스터 액션이 있다. 그리고 기계 액션(나무로 된 지레), 공기 액션(공기의 압력), 전기 액션(전자기)과 이를 병용(倂用)한 것이 있다.

리드 오르간

파이프 대신에 하모니카나 아코디언의 음원(音源)과 같은 리드를 사용하는 것을 리드 오르간이라 하며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 오르간이 나타나기 전에도 리드는 오르간에 사용되어 왔었다. 파이프 오르간의 일부에도 리드 파이프가 15세기부터 있었다. 또한 이와 같은 무렵에 만들어져 17세기까지 수녀원 등에서 애용된 레갈은 파이프 대신에 타황(打簧:구멍보다 큰 리드)을 사용하였다. 이것은 처음에 손을 조작하는 풀무로 바람을 보냈으나 발로 조작하는 풀무가 발명되어 오늘날의 리드 오르간의 선구가 되었다.

오늘날의 리드 오르간은 자유황(自由簧:구멍 안을 자유롭게 진동할 수 있는 리드)으로, 독일의 음악학자 리만은 동양의 생(笙)의 리드를 모방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1840년, 프랑스의 알렉상드르 도뱅(1809∼77)이 자유황을 장치한 리드 오르간의 특허를 받았다. 이것은 하모늄이라고 불리었는데 C-c4의 5옥타브를 갖고 4열의 리드와 많은 스톱에 의해서 음색을 조절할 수가 있었고 바람은 발로 밟아 불어내는 방식이었다. 유럽에서는 보통 하모늄을 리드 오르간이라고 부르고 있다.

도뱅은 후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흡입식(吸入式) 리드 오르간을 발표하여, 1860년 보스턴에서 알렉산더 오르간이란 이름을 붙여서 판매하였다. 이것이 아메리칸 오르간이며 한국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리드 오르간은 파이프 오르간의 기능을 간소화시킨 것으로 음색을 바꾸기 위해 몇 개의 스톱을 갖춘 정식 구조로 된 것과 스톱이 없는 보급형이 있다.

건반에는 C스케일(C-c4), F스케일(F-f 4)의 두 가지가 있는데, F스케일이 일반화되어 있다. 요즈음에는 발로 밟는 방식 대신에 전동(電動) 오르간이 시판되고 있으며 오르간음악을 위해서는 C스케일로 발로 밟는 방식이 적당하다. 리드 오르간의 사용과 보존을 위해서는 습기와 지나친 건조, 동요나 충격은 피해야 한다. 또한 먼지는 리드가 울리지 않게 되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