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시

순수시

[ 純粹詩 ]

요약 프랑스의 문예비평가 H.브레몽이 1925년 아카데미 프랑세즈에서 행한 연설에서 유래한 용어.
원어명 poésie pure

넓은 뜻으로는 시가 지닌 본래의 기능을 순일(純一)하게 발휘한 시는 모두 순수시로 생각하였고 이와 같은 주장은 일찍부터 있었으나, 좁은 뜻으로는 18세기 이래 산문(散文)의 대두와 그 융성에 대한 반동으로 산문적인 요소를 배제하는 데서 순수성을 찾으려고 한 자기목적적(自己目的格)인 시를 가리킨다.

이와 같은 주장은 낭만파 시인들 사이에서도 나타났지만, 뚜렷한 경향을 보인 것은 E.포에서 C.보들레르, S.말라르메를 거쳐 P.발레리에 이르는 상징파 시인들과 W.페이터를 비롯, 19세기 말의 시인들에 의한 탐미주의 운동을 통해서 나타났다.

특히 페이터의 비평 《르네상스》의 결구(結句)인 “모든 예술은 음악의 상태를 동경한다”를 “기도한다”로 바꾸어 브레몽이 주장한 순수시 이론은 “주제로부터 절대적으로 독립된 언어의 음악적 패턴을 의도적으로 구성한다”는 발레리의 주장과 아울러 순수시 이론의 주축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