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

역설

[ paradox , 逆說 ]

요약 참된 명제와 모순되는 결론을 낳는 추론(推論).

배리(背理) ·역리(逆理) 또는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고도 한다. 명확한 역설은 분명한 진리인 배중률(排中律)에 모순되는 형태로 인도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부터 알려진 역설에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거짓말쟁이의 역설로는 신약성서 가운데 《디도에게 보낸 편지》(1:12)에 “그레데인(人) 중에 어떤 선지자가 말하되,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라는 말이 있다. 선지자 자신이 그레데인이므로 이 경우 ‘그레데인은 항상 거짓말쟁이’라는 말을 긍정하거나 부정하거나 간에 모순을 낳는 것이므로 역설이다.

이 역설은 옛날부터 많이 논해 왔지만, 전칭명제(全稱命題)의 부정은 특칭명제(特稱命題)가 되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있다. I.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의 이율배반도 역설의 형태를 취하여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수학의 집합론에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이 역설이 지적되며, 이것을 조정하고자 하여 수학 기초론이 발달하였다. 리처드의 역설은 ‘18자 이내로 정의할 수 없는 최소의 자연수’라고 말할 때, 이 자연수는 정의할 수 없다면서, 사실은 상술한 말(바로 18자로 된 말)로 정의되었다. B.러셀의 역설은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만을 모두 모은 집합을 M이라고 하면, M은 자기 자신을 포함하였거나 포함하지 않았거나의 어느 쪽이다. 그러나 M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였다고 하면, M은 M 안에 있는 집합이므로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M이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M 안에 들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즉, M은 자기 자신을 포함시킬 수도, 포함시키지 않을 수도 없다. 그 밖에 집합론에서는 순서수(順序數) 전체의 집합에 관한 부랄리포르티(Burali-Forti)의 역설 등이 알려졌다.

이들 역설에 빠지는 것을 막는 수단으로서, 개념에 단계를 붙이는 러셀형(型)의 이론, 공리주의(公理主義) 집합론의 유(類)와 집합의 구별, 또는 말의 의미를 이중으로 사용하는 일의 금지 등 여러 가지 연구가 행해진다.

배중률만큼 명확하지 않은 기성 학술 또는 경험적 사실에 대하여, 이것을 부정하는 목적을 내포하는 역설을 배리 또는 역리라고 하는데, 배리와 역리는 엄밀하게 구별되는 것이 아니며 동의어로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