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바이올린

[ violin ]

요약 유럽의 대표적인 찰현악기(擦絃樂器).
바이올린

바이올린

소리듣기
유럽의 대표적인 찰현악기. 16세기 전반에 북이탈리아의 브레시아와 크레모나 등의 악기 제작자가 당시 사용되고 있던 현악기를 개조하여 만든 것이라 한다.

개관

16세기 전반에 북이탈리아브레시아크레모나 등의 악기 제작자가 당시 사용되고 있던 현악기를 개조하여 만든 것이라 한다. 연대적으로는 15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고, 그 바탕이 된 악기로는 레벡 ·리라 다 브라치오 ·피들 등을 들 수 있는데, 첫째 것은 3현과 5도 간격의 조현법(調絃法)이, 둘째 것은 그 기본적인 형태가 바이올린으로 이어졌다. 바이올린이 오늘날과 같이 4개의 현으로 된 것은 1550년 무렵이다. 현대도 제작자에 따라 생기는 세부적인 차이점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구조는 약 400년 동안 거의 변함이 없다.

바이올린의 구조

기본적인 구조로는 f자 모양의 구멍을 갖는 앞판·뒤판·옆판으로 이루어진 몸통, 손가락으로 현을 누르는 지판(指板)과 현을 감아서 조현하는 줄감개와 소용돌이 모양의 장식, 현을 한쪽 끝에 고정시키는 고정장치, 앞판 위에 세운 줄받침대가 주요부분이다.

바이올린 본문 이미지 1

공명상으로는 몸통 속에 있는 속나무와 버팀막대가 중요하다. 속나무는 앞판 뒤쪽에 붙인 가늘고 긴 막대로, 이것이 줄받침으로부터 전하는 진동을 앞판 전체에 전달한다. 버팀막대는 줄받침의 진동을 뒤판에 전달한다. 악기의 음향적 특성은 형태와 재질, 버팀막대의 크기와 위치, 앞판 f자 구멍(소리를 밖으로 전한다)의 크기, 그리고 악기 표면에 칠한 니스 등이 관련되는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17∼18세기의 이탈리아의 아마티, 스트라디바리, 과르니에리, 과다니니 등의 작품을 능가하는 바이올린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바이올린의 연주자세와 주법

바이올린을 쥐는 자세나 주법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악기는 어깨와 쇄골(鎖骨) 위에 놓고 왼쪽 턱으로 누른다. 다음에 왼손을 목(지판)에 갖다 대고, 엄지손가락과 첫째손가락 사이에 목을 넣어, 엄지손가락은 목 왼쪽에 가볍게 닿도록 하고, 나머지 네 손가락은 현 위에 놓는다. 바이올린은 말총을 친 활로 현을 마찰시켜 소리를 내는데, 음악적 표현상 중요한 것은 활의 장력(張力), 활로 현을 누르는 압력, 활을 움직이는 속도, 줄활이 두어지는 받침으로부터의 거리 등 4가지이다. 음량(音量)이나 음색, 특히 어택(현에 압력을 가하여 활을 빨리 움직여서 나는 소리)의 다양성은 위에서 말한 4가지 점을 정확하게 제어함으로써 얻어진다. 줄받침으로부터의 거리는 20세기에 들어서 비로소 중요시되기 시작한 것으로 활을 줄받침에 아주 가깝게 접근시키는 술 폰티첼로의 기법은 딱딱하고 메마른 인상을 주고, 지판 위에서 현을 문지르는 기법은 작고 온화한 소리가 난다. 이 두 가지를 양극으로 삼고 현 위에서 활을 이동시킴으로써 다양한 뉘앙스를 얻을 수가 있다. 활의 털부분이 아닌 나무부분으로 연주하거나 두드리거나 하는 주법은 콜 레뇨라고 하며, 비교적 새로운 작품에서 쓰인다. 활로 연주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현을 뚱기는 방법은 피치카토라고 하여, 16세기부터 쓰이기 시작하였고, 또한 뚱긴 현을 지판에 눌러서 잡음을 내는 방법은 바로크시대와 현대에서 쓰이고 있다. 바이올린의 조현(調絃)은 낮은 쪽으로부터 G, D, A, E의 완전 5도음정인데, 이 밖에 바로크시대부티 스코르다투라(변칙조현)라고 하는 조현법이 쓰였다. 그 목적은 대위법적(對位法的)인 선율을 어울리기 쉽게 하거나, 화음을 연주하기 쉽게 하거나, 특수한 효과에 필요한 음을 개방현(開放絃:손가락으로 누르지 않는 음) 상태로 내기 쉽게 하기 위한 것으로, 오스트리아의 비버가 이 방법을 많이 사용하였다. 개방현 이외의 음을 내기 위해서는 지판을 손가락으로 눌러 현의 길이를 짧게 하는데, 이를 위해 지판 위에서 줄받침에 가까운 곳을 키는 하이 포지션 방법이 개발되었고, 또한 화음을 얻기 위하여 2개 이상의 현을 동시에 누르는 주법, 곧 중음주법(重音奏法:더블 스톱)은 바로크 이래 기본적인 기법의 하나가 되었다. 현을 세게 누르지 않고 현 길이의 1/2 또는 1/3 되는 곳을 가볍게 누르고 높은 배음(倍音)을 내면, 플래절렛 비슷한 음이 된다. 이것은 하모닉스라고 하며, 개방현으로 하는 것을 자연 하모닉스라고 한다. 손가락으로 현의 길이를 바꾸어 같은 방법을 사용하면 하모닉스에 의해 원하는 높은 음을 얻을 수가 있다. 19세기 이래 이러한 방법으로 2개의 하모닉스를 동시에 연주하는 방법이 쓰이고 있다. 왼손 기법에서 음색과 가장 깊은 관계를 가지는 것은 비브라토인데, 이것은 내고자 하는 음을 낼 때 그 음높이를 고정시키지 않고 낮은 음이 섞이도록 손가락을 비스듬히 기울이는 운동을 빨리하는 것을 말한다. 바로크시대에는 비브라토는 특수한 주법이었고, 20세기 초까지는 이것을 조직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비브라토의 폭과 속도를 바꿈으로써 음악표현을 위한 수단으로서 조직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저명한 바이올린 연주자

바이올린이 나온 것은 르네상스시대였으나, 찰현악기로서는 비올이 고도의 기법을 완성하고, 또한 이에 알맞은 악곡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바이올린은 높은 평가를 얻지 못하였다. 이에 반해서 바로크시대의 음악양식은 르네상스시대와는 다른 음향의 이상상(理想像)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음량이 풍부하고 표현수단이 다양한 바이올린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이 때 기본적인 주법이 확립되고, 통주저음(通奏低音)이 붙은 바이올린소나타, 무반주 바이올린곡 또는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한 독주 ·합주협주곡 등의 형식도 만들어졌다.

이 시대의 기교발전에 공헌한 사람은 마리니와 파리나에서 시작되는 이탈리아의 음악가들이며, 그 중에서도 노래하는 듯 선율을 연주하면서 균형이 잡힌 음악을 만든 코렐리, 운궁법(運弓法)을 개척한 타르티니, 하이 포지션 ·중음주법 ·카덴차 등으로 당시의 수준을 훨씬 능가한 로카렐리 등이 유명하다. 고전파에서는 비오티에서 시작되는 프랑스 음악가들의 역할이 중요하였다. 비오티의 제자인 크로이체르, 로드, 바이요, 드 베리오 등은 연주자로서 뿐만 아니라, 기교와 결부된 작품을 써서 좋건 나쁘건 후세의 바이올린음악의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바이올린음악의 문하(門下)에서는 아브넥, 알라르, 마르식 등을 거쳐, 사라사테, 플레시, 티보에 이르는 계보(系譜)가, 크로이체르로부터는 비에니아프스키와 크라이슬러로 이어지는 계보가 생겼다. 드 베리오를 출발점으로 하여 비외탕이나 이자이에의 흐름도 생겨났다. 독일에서는 이미 바로크시대에 중음주법을 사용한 구축적(構築的)인 성격을 지닌 음악을 낳아, 이탈리아와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외국의 영향이 강했고, 올바른 뜻에서 독일적인 주법이 확립된 것은 낭만파의 슈포어부터이며, 여기에서 빌헬미가 나왔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헬메스베르거 일족(一族)을 거쳐 요아힘, 후바이, 시게티로 이어졌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는 세프치크, 쿠벨릭 이래, 또 러시아에서는 아우어 이래 하이페츠, 엘만, 짐발리스트, 또 오이스트라프, 코간 등의 명연주자가 나왔다.

19세기의 특이한 존재는 파가니니이다. 그는 수코르다투라, 특수한 운궁법, 왼손의 피치카토, 플래절레트, G선을 포함한 하이 포지션을 사용함으로써 바이올린의 기교를 비약적으로 높였다. 20세기가 되자 교육법의 개량도 있고 해서 그 때까지 개척된 기법, 즉 고전적인 양식과 악기의 특성에 맞는 기법이 충분히 소화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20세기의 새로운 음악은 음정의 도약방법(跳躍方法), 음량변화의 방법과 또한 격렬한 어택에의 요구 등 전통적인 기법에 없는 것을 연주자에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응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장차 바이올린이 비올이나 류트와 같은 낡은 악기가 되느냐, 그렇지 않으면 현대의 악기로서 살아남느냐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