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지리학

민족지리학

[ ethnogeography , 民族地理學 ]

요약 민족의 지리적 분포 및 특징, 국가 내 민족의 구성과 차이 등을 연구하는 학문.

민족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지리적 분포와 민족 구성의 특성 및 차이 등을 연구하는 계통지리학의 한 분야이다. 인문지리학에 속하며, 보통 문화·역사지리의 한 분과로 다루어지거나 정치지리학이나 사회지리학과 관련하여 연구되기도 한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인접 학문으로 인종(人種)지리학, 문화인류학 등이 있다.

민족지리학은 보통 인종지리학의 바탕 위에서 연구되는데, 일반적으로 인종은 인류의 유전적 신체형질(身體形質)이 같고 다름에 따라 구분하지만, 민족은 언어를 비롯하여 종교·역사·문화유산·생활양식 등 문화적 요소를 공유하는 집단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인종의 개수는 몇 가지 정도에 그치지만, 민족의 종류는 훨씬 더 그 수가 많고 다양하며 복잡하다. 그러나 민족의 개념과 역사적 배경은 학자에 따라 차이가 존재함에 따라 민족지리학도 민족의 정의에 따라 그 주제나 연구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오늘날까지도 나라마다 민족을 정의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면 프랑스의 경우 언어의 단일성을 민족 구분의 중요 요소로 보며, 이스라엘 같은 경우 종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우리나라의 경우 언어와 인종을 주된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민족지리학에서 다루어지는 대표적인 주제로는 세계 민족의 지리적 분포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환경이나 지역과의 상관관계를 특히 중요시한다. 민족의 지리적 분포를 이해하는 데 주로 이용되는 지표는 언어이며, 그 다음은 종교이다. 그밖에 주된 산업의 형태에 따라 채집·수렵민족, 농경민족, 유목민족 등으로 나뉘기도 하고, 문화의 발달 정도에 따라 미개민족, 또는 비문명화 민족, 문화민족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민족지리학의 또 다른 주요 연구 주제에는 민족의 이동과 변천, 민족의 국가구성 및 차이, 민족의 혼합과 다민족 국가의 형성, 소수민족과 민족분리주의, 다민족 국가에서 나타나는 여러 지리적 현상들, 다양한 민족경관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이민 등 민족의 국가적 이동이 크게 증가하는 근래에는 다문화주의, 민족집단의 지리, 민족 갈등 및 문화 충돌, 민족집단과 사회·문화지리와 같은 사회적·정치적 이슈와 연관된 연구들이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

민족지리학과 관련한 역사적 연구로는 20세기 미국의 인류학자 크로버(A.L.Kroeber)가 세계의 민족을 유라시아 어족(語族)·아프리카 어족·오세아니아 어족·북아메리카 어족·남아메리카 어족 등 5개 어족으로 대별했던 것이 주요하게 꼽힌다. 이후 민족구분의 가장 기초가 되는 어족의 개념이 더욱 확장되어 오늘날은 수많은 어족들로 분류되고 있다. 한편, 인문지리학의 권위자이자 환경결정론으로 유명한 독일의 라첼(F. Ratzel)은 민족문화의 발생과 전파에 대해서 환경론적 입장을 명백히 하였으며, 그 후 독일에서는 민족과 문화권에 관한 연구가 프로베니우스(L.V. Frobenius), 슈미트(W. Schmidt) 등에 의해 시도되어 새로운 민족학이 발전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