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

요약 조선 중기의 승려로 삼우(三寓)의 법을 이었다. 도안(道安)과의 선지(禪旨)문답 이후 “남쪽에 갔다가 ‘살아 있는 부처’를 보았다”는 말을 들었다. 대흥사에 그의 부도와 비가 있다.

속성 김(金). 호 화악(華岳). 전남 해남 출생. 일찍이 대둔사(大屯寺:현 대흥사)로 출가하였으나 적응을 못하고 뛰쳐 나와 옹기 행상을 하였다.

어느 날 대둔사의 상원루(上院樓) 아래서 짐을 내려놓고 잠시 쉬다가, 삼우(三寓)스님이 불도들을 모아놓고 화엄학(華嚴學)의 종지(宗旨)에 관하여 강설하는 것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 그는 즉시 삼우 앞에 엎드려 울면서 가르침을 청하였는데, 삼우가 쾌락하자 그의 문인(門人)이 되어 열심히 불학(佛學)을 탐구 천착한 끝에 삼우의 법을 이었다.

그가 《화엄경》 강석을 열자 수백 학중(學衆)이 모여들었는데, 당시 화엄 강백(講伯)으로 명성 높은 도안(道安)이 들르자, 둘이서 선지(禪旨)에 관한 문답을 하였다. 도안의 높은 학덕에 감복, 자신의 강석을 양보하고 강석이 끝나는 날까지 자신은 방에 틀어박혀 문을 걸어 잠그고 좌선을 하였다. 도안은 훗날 그를 가리켜 “남쪽에 갔다가 ‘살아 있는 부처’를 보았다”고 술회하였다고 한다. 대흥사에는 그의 부도와 비 및 영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