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단

요약 건축물의 아래에 흙이나 돌을 쌓아 건축물을 주변의 지면보다 높여주는 것을 통칭하는 건축 용어.

혼합식 기단(경주 불국사 범영루)

기단(基壇)은 건축물 아래에 흙이나 돌을 쌓아 건축물을 주변의 지면보다 높여주는 것을 말한다. 기단은 건축물을 안정적으로 받쳐주고, 건물이 습기나 빗물로 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기단으로 인해 건축물이 지면보다 높아짐에 따라 건물이 웅장하고 위엄있게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실제로 궁궐이나 사찰의 중요한 건물에는 다른 건물보다 기단을 높고, 넓게 하여 건축물의 격을 높이기도 한다.  

기단의 종류

기단은 쌓는 재료에 따라서 흙으로 쌓는 토축 기단(土築 基壇), 돌로 쌓은 석축 기단(石築 基壇), 벽돌로 쌓은 전축 기단(塼築 基壇) 등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돌로 쌓은 석축기단이 가장 일반적이며, 석축기단은 쌓는 방식에 따라 자연석 기단(自然石 基壇)과 가구식 기단(架構式 基壇), 장대석 기단(長臺石 基壇), 혼합식 기단으로 나뉘어진다.

1) 자연석 기단
자연석 기단은 가공하지 않은 비슷한 크기의 돌을 바깥 부분만 다듬어서 쌓은 기단이다. 자연석을 쌓을 때는 옆으로 눕혀서 쌓아 구조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이게 하였으며, 쌓은 방식에 따라 단의 층이 구분되는 바른층 쌓기와 층의 구분 없이 쌓는 허튼층 쌓기로 구분된다. 자연석 기단은 주로 민가나 사찰 건물 등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며, 대표적 건축물로는 담양 창평향교 명륜당, 안동 의성김씨 종택, 완주 화암사 극락전 등이 있다.

2) 가구식 기단
가구식 기단은 가공된 돌을 서로 짜 맞추어 만든 기단이다. 땅에 평평한 지대석(地臺石)을 깔고 그 위에 우주와 탱주라고 불리는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세웠다. 그 후 기둥과 기둥 사이에 면석(面石)이라 부르는 넓은 돌을 놓아 빈공간을 채우고, 기단의 뚜껑 역할을 하는 갑석(甲石)을 그 위에 덮어 기단을 완성하였다. 고려시대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에서 주로 볼 수 있으며,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건축물 뿐만 아니라 불탑의 기단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

3) 장대석 기단
장대석 기단은 일정한 길이로 가공된 돌을 쌓아 만든 기단이다. 조선 시대 궁궐과 양반 주택의 기단 대부분이 장대석 기단일 정도로 조선 시대에 가장 널리 사용되었다. 장대석 기단의 대표적인 예로는 경복궁 근정전, 종묘 정전, 고성 어명기 고택 등이 있다.

4) 혼합식 기단
혼합식 기단은 두 종류 이상의 기단을 섞어서 만든 기단을 말한다. 불국사의 범영루는 혼합식 기단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연석 기단 위에 가구식 기단을 올려 시각적으로 조화로움을 이루고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5) 전축 기단
전축 기단은 흙으로 구워 만든 작은 벽돌을 쌓아 만든 기단이다. 우리나라는 벽돌을 만들 수 있는 점토가 풍부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단은 아니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전축 기단 건축물로는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 수원 화성행궁의 낙남헌이 있으며 이 또한 기단 전체가 아닌 일부만 벽돌로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