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선법

교회선법

[ church modes , 敎會旋法 ]

요약 중세·르네상스시대에 서양음악의 기초를 이룬 음계(音階), 즉 선법.

'교회선법'이라는 명칭은 이 시대에 교회음악이 주류를 이룬 데서 유래한다. 근대의 장·단음계가 성립하기 이전의 선법으로서 이론적으로는 그레고리오성가에 그 바탕을 둔다. 교회선법은 정격선법(正格旋法)과 변격선법(變格旋法)으로 나뉘고, 전자는 '라', '마', '바', '사'음을 각각 시작음으로 하는 상행 8도의 온음계적 음열(흰건반만 연주함)을 말하며, 후자는 정격선법의 4도 아래서 시작하는 선법을 말한다.

정격선법은, '라'음에서 시작하는 것을 도리아선법(Dorian mode), '마'음에서 시작하는 것을 프리기아선법(Phrygian mode), 그 다음 것은 리디아선법(Lydian mode), 믹솔리디아선법(Mixolydian mode)이라 하였으며, 변격선법(變格旋法)은 여기에다 '히포(Hypo)'를 각각 붙여, 히포도리아선법·히포프리기아선법·히포리디아선법·히포믹솔리디아선법이라 하여 모두 8개의 선법을 이룬다. 이와 같은 명칭은 모두 고대 그리스의 선법이론에서 나온 것이나, 그리스 음악이론의 명칭과 중세 유럽 음악이론의 명칭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중세 때는 도리아선법부터 차례로 정격선법에는 홀수, 변격선법에는 짝수를 주어, 도리아선법은 제1선법, 히포도리아선법은 제2선법처럼 순서대로 번호를 매겼다. 정격선법의 제1음은 특히 마침음[終止音:finalis], 그 5도 위의 음은 딸림음 또는 부(副)마침음이라 불리며 다른 음들보다 중요한 기능을 가진다. 중세 유럽 및 르네상스의 음악이론가들은 각 선법을 그리스 음악이론의 방법에 따라 5도종(度種)이나 4도종에 의해 구성하려 하였다. 즉, 도리아선법은 기본적으로 5도종의 위에 4도종을 접속한 음역(ambitus)을 지녔다. 이와 같은 정격선법에 대칭되는 변격선법은 4도종을 5도종 밑에 접속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정격선법의 8도종은 아래로 반음 내지 온음, 위로 단3도 내지 장3도 초과하는 것을 허용하며, 변격선법의 8도종은 아래로 단3도 내지 장3도, 위로 반음 내지 온음 초과하는 것이 허용되었다. 또 정격이나 변격이 모두 이와 같은 음역을 완전히 채우지 않는 경우도 있고, 훨씬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정격선법을 다른 위치에 옮긴 것(옥타브 자리바꿈도 포함)을 불규칙한 것이라 하였다.

또 16세기경에는 음악이론가 글라레아누스에 의해 가음과 다음을 마침음으로 하는 에올리아선법·이오니아선법과 이들의 변격선법 등 4가지가 새로 추가되었다. 그러나 이들의 이론은 실제 음악에 그대로 적용하기가 곤란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다성(多聲)음악에 있어서 테너·소프라노·알토·베이스는 각각 동일한 선법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곡 전체는 테너 성부(聲部)의 선법에 의하여 불린다. 선법은 원래 완전히 선율적인 개념이지만, 으뜸3화음이 빈번이 사용되는 다성악곡(多聲樂曲)을 조성적(調性的)이라고 하는 대신 선법적(旋法的) 내지는 교회조적(敎會調的)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