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왕국

가나왕국

[ Ghana Empire ]

요약 7~13세기경 서부 사하라 지역에서 흥망한 중세 아프리카 왕국.

왕국의 실제 국명은 와가두(Wagadou)이며, 가나(Ghana)는 왕국의 통치자 국왕을 가리키는 칭호였다. 왕국은 현재의 모리타니의 남동부에서 말리 서부와 세네갈의 동부에 걸친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가나 왕국을 구성한 중심 부족은 서부 아프리카의 토착 민족인 만데(Mande) 족의 일족인 소닌케(Soninke)족이다. 만데족의 언어로 '두(dou)'는 ‘땅’을 의미하며, '와가(waga)'는 목동을 의미하므로 '와가두'라는 국호는 '목동의 땅'을 의미한다. 유럽과 아라비아에는 국호보다 통치자의 칭호를 딴 '가나 왕국'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가나 왕국은 아프리카 최초의 토착 왕국으로 알려져 있으며, 8세기 경에 사하라 이남 지역의 사헬 지대에서 극적인 경제적 성장을 거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점차 중앙집권화된 왕국으로 발전했다. 가나 왕국은 아랍인과 이슬람 제국으로부터 수세기에 걸쳐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아랍 대상(大商)들로부터 중개무역의 기술을 배워 사하라 횡단 무역에 주력했다. 주력 거래 품목은 금·상아·소금 등의 지역 특산물이었으며, 이를 북아프리카·중동·유럽의 직물·말·무기·서적 등과 교역했다. 경제교류로 인해 가나 왕국은 나날이 부강해졌으며, 안전한 무역로를 확보하기 위해 영토 확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가나 왕국과 교역이 잦았던 코르도바(Cordoba)의 학자 알-바크리(al-Bakri)의 기록에 따르면, 1067년 당시 왕국의 군사 규모는 보병과 기병을 합쳐 약 20만 명에 달하고, 그 중 4만은 활로 무장하였다.

왕국의 수도는 사하라 사막 경계에 위치한 쿰비 살레(Kumbi Saleh)였다. 도시는 약 6마일에 달하는 대로(大路)에 의해 두 곳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그 중 한쪽에는 왕궁이 있어 왕과 왕족 및 관리들이 살았고, 다른 한쪽에는 이슬람교도인 상인·학자·법률가들이 살았다. 왕족들의 거주지에는 엘-가바(El-Ghaba)로 불리는 돌담으로 둘러싸인 성소가 있어 왕국의 정신적 중심지 역할을 했다. 성소 안에는 작은 숲이 있었으며, 이는 소닌케 부족의 농경 제례에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벽돌이나 목재로 건축되었으나 지배계층이 거주하던 곳은 돌과 목재로 건축되었다. 수도에만 약 3만 명이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되며, 도시 외곽에도 상당수가 거주한 것으로 보인다.

가나왕국 본문 이미지 1

수도 쿰비 살레는 가나 왕국의 무역 중심지였으며, 왕은 상인들에게 교역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 모두 과세의 대상이었으며, 세금은 화폐가 아니라 현물로 직접 납부했다. 관세 제도는 곧 금광을 비롯한 영토 전역으로 확대되었으며, 차츰 제국의 주변부에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

가나 왕국은 11세기 초반까지 전성기를 누렸으나, 11세기 중반부터 서서히 쇠락하기 시작했다. 쇠락의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인구 밀집에 있었다. 수도 쿰비 살레를 중심으로 인구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건조한 기후로 인해 사막화가 진행되어 곧 식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식량이 부족해지자 매매가격이 급격히 상승했고, 이에 대해 왕정이 과도하게 세금을 부과하는 악순환이 거듭되자 세수에 기반을 두고 있던 경제 제도가 붕괴했다. 이에 더해 서부 사하라 지역에 근거를 둔 이슬람 과격파 알-모라비(al-Moravids)세력이 성장하여 1062년에 아부 바크르 이븐 우마르(Abu-Bakr Ibn-Umar)의 지휘하에 사하라 무역로를 공격했으며, 1067년에는 가나 왕국의 수도를 공격했다. 가나 왕조의 바시(Bassi) 왕과 그의 후계자 툰카 메닌(Tunka Menin) 왕이 제국을 지키고자 10년 간 노력했으나, 1076년 아부 바크르가 수도를 점령하고, 왕국의 실질적인 주권이 알-모라비 들에게 넘어갔다.

아부 바크르는 1087년 사망했으며, 알-모라비들은 그의 사후 얼마 안가 여러 파벌로 나뉘어 세력을 잃어버렸다. 소닌케 부족은 이를 기회로 권력을 회복했으나, 1240년 순디아타(Sundiata)왕 때 만딩고족(族)과의 전투에 패하여 말리 제국의 속령(屬領)이 되었다. 가나공화국은 이 흑인왕국인 가나왕국의 영광을 기려 그 이름을 국명으로 정했을 뿐,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아무런 관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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