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R&D비중 20% 벽 뚫었다…연구인력도 '최다'
유한·녹십자·종근당·대웅 등 1조클럽 신약개발 박차 |
[이코노믹리뷰=이상훈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셀트리온이 신약 등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물론, 인력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 다음으로 연구개발 투자금액이 높은 기업은 국산 항암신약 ‘렉라자’를 개발한 유한양행를 비롯 녹십자,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 순이었다. 연구개발 핵심 인력 기준으로는 종근당과 한미약품, 씨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23일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주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2021년 연구개발 투자 규모 및 인력 현황을 분석했다.
그결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만 연결기준 3,979억원을 신약 등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2020년 투자액 3,847억원 보다 3.43% 늘어난 규모다. 셀트리온은 분석대상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2년 연속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20%를 넘어선 기업이기도 했다.
투자액 기준 2위는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은 2020년(2,195억원) 대비 18.8% 감소한 1,782억원을 연구개발에 사용했다. 2020년은 항암신약 렉라자 등 후기 임상이 집중되면서, 투자규모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시기다. 매출 대비 연구 개발 비중은 10%를 유지했다.
이어 연간 매출 1조 이상 기업들인 녹십자와 대웅제약, 종근당,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많았다. 녹십자는 지난해 1,723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는데, 이는 2020년(1,599억원) 보다 7.75% 증가한 규모다. 혈액제제와 희귀질환치료제 '헌터라제'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임상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지난해 연구개발 투자액이 크게 늘었다. 대웅과 종근당 모두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등에 대규모 자금이 투입됐다. 대웅은 16.67% 늘어난 1,673억원, 종근당은 9.22% 증가한 1,634억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일동제약도 사상 처음으로 연구개발 투자액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일동은 지난해 전년 보다 37.56% 늘어난 1,081억원을 연구개발에 썼다. 일동제약은 현재 상용화 단계 임상은 당뇨병치료제가 유일하지만 녹내장과 면역항암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안질환치료제 등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 절반 이상이 석박사 출신…연구인력도 1등
연구개발 인력에서도 셀트리온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석박사를 비롯한 연구개발 인력이 698명에 달했다. 셀트리온 연구개발 인력 가운데 박사는 54명, 석사는 322명으로 절반 이상이 석박사로 채워졌다.
종근당과 한미약품, 씨젠이 그 뒤를 이었다. 종근당은 박사 89명, 석사 302명을 비롯 555명이 신약 등 연구개발에 투입됐으며 한미약품은 박사 75명, 석사 267명 포함 550명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분류됐다.
씨젠은 연구개발 인력이 최근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크게 늘어난 케이스다. 씨젠의 연구개발 인력은 지난해 기준 536명으로, 2020년(259명)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19~2017년 연구개발인력은 110~130명 수준이었다.
다만 유한양행은 연구 투자규모에 비해 연구인력이 경쟁 업체 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유한양행 연구개발 인력은 박사 출신 58명 포함 288명에 그쳤다. 이같은 현상은 유한이 적극적으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한양행은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으로 큰 수익을 올린 업체지만, 외부 업체 파이프라인을 적극 도입하는 라이선스 인(기술도입)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꼽힌다. 렉라자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렉라자는 2015년 오스코텍, 제노스코로부터 도입해 2018년 얀센에 기술수출한 바 있다.
이밖에 기업별 연구개발 인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400명 △일동제약 298명 △대웅제약 282명 △SK바이오사이언스 211명 △보령제약 146명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