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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길레, 미국 주식 접다 (feat. 그래도 명예는 남겼다)

작성자 밀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23-11-04 10:53 댓글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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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아디오스 미국 주식

당길레님이 미국 주식을 접었습니다. 정확히 아래 그림의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에서 한방에 전량 매도했습니다.

지금은 주식 어플도 지웠습니다. 대략 지금 당길레님의 상태가 상상이 되시죠?

남한산성에서의 인조는 청태조 앞에서 강제로 머리를 땅바닥에 쳐박았지만 당길레님은 지금 누가 시키지 않아도 땅바닥에 머리를 찧고 싶을 정도로 멘탈이 박살난 상태입니다.

아마도 주식하는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상황 중 하나일 겁니다.

마이너스가 심할 때마다 남편한테 온갖 알랑방구와 비굴함을 보이면서 돈 끌어다 물타면서 버텼는데 마지막 한고비를 못 넘긴 거죠.

그녀의 3가지 잘못

당길레님의 잘못은 대략 3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요.

첫째, 증시 하락기에 3배 레버리지 종목을 선택한 것

둘째, 예수금 한푼 없이 몰빵한 것

셋째, 한방에 손절한 것

3배 레버리지는 확실한 상승기에만 해야 합니다.

하락장에서 일시적인 반등을 노리고 들어간다면 손절선 칼같이 잡고 들어갔다가 나와야 하는 거죠.

그런 마음의 준비도 없이 삼성전자 장기 투자하듯 3배 레버리지를 들어가니 버티기가 어려운 겁니다.

첫번째와 두번째 실수를 했더라도 차분히 대처했다면 손실을 꽤 줄일 수 있었을텐데 무섭다고 공포에 질려서 사전에 저한테 말 한마디 안하고 한방에 던진 게 마지막 실수였습니다.

미스트라는 영화를 보면...

스포 싫어하시는 분들은 여기서 나가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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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의 결말은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다시 한번 보니 꼬마가 참 존잘이었네요? 맴찢~

병자호란 다들 아실 겁니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47일을 버티다 청나라 황제한테 항복했는데요.

우리가 쳐들어 간 것도 아니고 청나라 군이 우리 땅으로 쳐들어 왔는데 우리가 쌓은 성 안에서 47일 밖에 못 버텼다는 것도 참 한심한 거죠. 세계 전쟁사를 보면 성 안에서 짧게는 몇달 길게는 몇년까지 버틴 예도 많습니다.

47일 밖에 못버틴 이유는 바로 보급 때문이었는데요.

먹을 게 떨어져서 항복했던 겁니다.

이 당시 청나라 또한 북방의 조선 주력군을 피해 전격적인 기습전을 펼쳤기 때문에 보급이 위험했는데요.

조선이 조금만 더 버텼으면 청나라가 먼저 퇴각했을 거라고 말하는 역사학자들도 있습니다.

주식에 있어서 보급이란 예수금입니다.

굳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가지고 있는 것 만으로 마음이 든든해지는 거죠.

주식은 멘탈 싸움인데 증시 하락기에 레버리지 종목을 예수금 없이 버틴다는 건 지옥과 같은 고통일 겁니다.

결국,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당길레님은 인조처럼 항복을 한 거죠.

아무 생각 없던 밀레의 계좌

아래 계좌는 제 미국 계좌인데 저도 레버리지 종목들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까지만 해도 SOXL 이 -25% 였는데 지금은 +10% 가 되었네요?

SOXL 이 -25% 때 든 생각은 조금 가지고 있는 나도 이렇게 짜증나는데 몰빵하고 있는 당길레님은 많이 힘들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많이 산다고 많이 버는 거 아닙니다.

모든 건 남편 탓

9월초만 해도 당길레님의 투자 수익이 500만원이 넘었었는데 이 수익이 11월초에는 절반 정도 날라갔습니다.

문제는 3배 레버리지 종목에 물타면서 몰빵 상태까지 되다 보니 10월말 부터는 하루에 몇십만원씩 날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가만히 있다가는 원금마저 위험할 거라는 공포가 엄습한 거죠.

게다가 작년에 이미 미국 주식에서 크게 피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극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이게 다 남편 때문에 즉, 저 때문이라고 말하는 중인데요.

제 탓이라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열받아서 견딜 수 없다고 해서 그래 내탓해라 했습니다.

그래도 명예는 남겼다

이제 미국 주식에서 은퇴한 당길레님의 최종 수익은 아래와 같은데요.

다행히 40만원 정도 벌고 마쳤습니다.

그래도, 그 실력에 벌고 나온 게 어디냐고 위로해주다 한대 맞을 뻔 했는데요.

제가 워낙 욕심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당길레님이 손해 안보고 나온 것만 해도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결국, 주식이라는 게 욕심을 줄이고 대가들이 말하는 3줄 짜리 정석만 지켜도 대충 평타는 치는 건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예전에 당길레님이 국장에서 잠시 수익을 냈을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그만두면 여보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어"

물론, 그만두지 못했고 지금은 대부분의 개미들처럼 원금 회복을 목표로 주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미국 주식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상태에서 마쳐 축하를 드리고 싶네요.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