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장문글+친동생을 욕하는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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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또 죄를 저질렀네요(5월5일)
오늘 저녁에 엄마와 동생 셋이서 고깃집을 갔습니다. 운전해서 가고 있는데 동생이 뜬금없이 예전에 했던 얘기인데 이번이 4-5번째 또 했던 얘길 하더라고요. 보통은 영혼 없게 “어”라고 대답하고 넘어가는데 오늘은 얘기를 했어요. “좀 했던 얘기 좀 그만해라 몇 번이나 하냐. 진짜 개노잼이네. 니 밖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아무도 친구 안 해준다.”
그리고 고깃집에 도착해서 자리를 잡았고 여기는 상추 같은 게 셀프라서 제가 직접 챙기러 갔어요. 그런데 이놈이 좀 고기라도 올리고 있으면 될텐데 맹하게 가만히 앉아있는 거에요. 뭐라고 하진 않았는데 여기서부터 좀 답답했죠.
그리고는 쌈을 더 챙기려 갔는데 갑자기 엄마가 따라오더니 “왜 삼겹살이 아니고 갈비가 나왔느냐”고 묻는거에요. 그래서 다시 자리로 돌아가서 동생에게 “너는 빌지 볼줄 모르냐? 삼겹살 3개에 갈비3개를 주문했다고 거기 적혀있는데 엄마가 나한테 묻게 만드냐?”라고 말을 했어요.
또 고기를 제가 주로 굽습니다. 동생에게 시키면 너무 못구워서 맛이 없거든요. 이렇게 동생은 할줄아는게 1도 없는 바보에요. 제가 밖에서 바보 취급당하는데 저보다도 더 바보에요. 그래서 고기를 굽다가 갑자기 보니까 엄마쪽에 쌈이 없는거에요. 그래서 나는 고기를 굽고 있으니 “저쪽에 가서 쌈좀 더 가져와서 엄마쪽에다 놔줘라.”라고 말을 했는데 이놈이 어떻게 행동 했는지 아세요?
제가 갖고있는 쌈을 2-3개를 짚어서 생고기를 담아왔던 판에다 올려주는거에요. 그 생고기가 세균이 얼마나 많으며, 그리고 쌈을 새로운데 담아서 가져오란 말인데 내 쌈을 나누는 게 무슨 뚱딴지 같은 행동이냐고요. 너무 속천불이 나서 “아니 나는 쌈을 안 먹냐? 저기 가서 새로 가져와서 갖다주라고. 엄마한테 자리가 멀잖아.” 이러니까 그때서야 또 행동을 해요
이렇게 무슨 전등을 ON, OFF시키듯이 하나부터 열까지 세세하게 말을 해줘야 알아들으니 얼마나 답답하겠냐고요. 평소엔 잘 참다가 오늘은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는거에요. 그리고 다 먹고 집에 돌아가는데 이놈이 방에 앉아서 로또 번호를 맞추고 있는거에요
그 순간 또 열받아서 소리쳤죠. “내가 니 로또 사지 말라고 했지? 가계부도 안쓰는 놈이 로또 사서 당첨 되봐야 소용없다니까? 사고 싶으면 가계부 한달이라도 써보고 돈 관리의 기본이라도 익히고 로또를 바라라고.” 그러자 동생이 고깃집에서부터 나한테 한소리 들었던 게 차곡차곡 쌓여 있었는지 급발진해서 대들더라고요.
저도 더욱더 화가나서 멱살을 잡아 땡기고 이새끼가 미쳤냐면서 막 뭐라 했어요. 그래서 동생은 “이거 내가 산게 아니고 아버지 거라고”라면서 자기도 화내듯 대답을 하는데, 저는 이런 건방진 태도가 더 화가나서, 니것이 아니면 니 것이 아니라고 설명하면되지 왜 그렇게 급발진해서 성질을 내느냐 니 태도가 문제있는거 아니냐면서 막 뭐라하는데
엄마가 우리방으로와서 맛있게 고기 먹고 와서는 왜 싸우냐, 동생을 왜 때리느냐 그러면서 막 소리치고 상황을 크게 만드는거에요. 그냥 냅두면 알아서 어렸을때부터의 형제끼리의 일이기 때문에 잠잠해 질텐데 엄마가 일을 키우고 엄마가 소리 치는 바람에 아버지 귀에까지 들어가고 총체적 난국 상황이 되버리는거에요. 집안 분위기는 무거워지고, 나도 화를 주체할 수 없고.
너무 짜증나고 답답하고 화가 났지만 의자에 앉혀놓고 앞선 상황들을 복기시키며 하나씩 얘기했고 내가 화가 난 이유, 내가 이렇게 얘기를 하고 너에게 훈계하듯 가르치는 이유, 4시간을 앉혀놓고 목이 쉬도록 설명을 했네요. 이렇게 설명하고 하는 것도 정말 에너지가 많이 들어요.
문제는.. 동생이 갑자기 그러는거에요. 자기 상태가 어때 보이냐고. 이때까지 저는 할말을 다 쏟아내서 감정이 내려간 상태였고, 이 질문이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어.. 니가 뭐 나름 직장생활 힘들게 하는데 내 잔소리가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내가 적절히 조율해서 오늘 4시간 할 것을 며칠에 나눠서 할 수도 있는거고, 그러지 않겠나? 니가 힘들어 보이긴 한다.”라는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동생이 “나 회사에서 일 못한다고 맨날 욕먹고 너무너무 힘들...” 말을 끝 마치지도 못하고 나보다 덩치있는 애가 서럽게 우는 거에요... 그 순간 제 가슴이 너무 아팠어요. 동생이 이렇게 서럽고 힘든 상황인데 아무리 맞는 말이고 필요한 훈계였지만 내가 너무 심했나 싶더라고요.
제가 오늘부로 이제는 너를 좋게 타이르지 않고 "욕을 하면서 너를 가르치겠다"고 했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된 거 같아요.
동생이 일을 시작한지 1년정도 되었는데 처음부터 지금까지 사장(원장)과 친척인 사람이 계속 자기욕을 하러다니고 괴롭힌다는거에요. 동생보다 뒤늦게 들어온사람도 있고 그런데 회식자리에서 끊임없이 제 동생 욕을 하고 틈만나면 동생 욕을한다는거에요. 오죽했으면 그 뒤늦게 들어온 사람들이나 기타 제3자들이 “아니 도대체 저 사람한테 무슨 잘못을 했길래 틈만나면 욕을 해요?”라고 물을 정도였다고 하네요..
업무중에 지시할 내용이 있다고 카톡을 바로바로 확인하지 않는다고도 그렇게 혼이 났고, 막상 보면 긴급할 내용도 아니었다고... 그래서 누구에게든 카톡 알림만 오면 심장이 쿵쾅거리고 노이로제 걸린 것처럼 너무 힘이 들었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 정신과를 다닌지 아직 2회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의사선생님에게 얘기 안했냐고 하니까, 직장에서 이런 고충이 있다고 하니 의사선생님은 달리 방법이 없다, 계속 상담하러 방문오시고 약을 먹는 수 밖에 없다, 라고 답을 했다고 해요. 유튜브에는 정말 좋은 정신과 선생님들 많던데 진짜 같이 고민해주고 잘 챙겨주는 선생님 찾기가 힘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여튼 동생이 저렇게 서럽게 울고.. 내가봐도 바보 같은 동생이, 안봐도 뻔하죠. 욕먹을 짓을 했으니까 욕을 먹었을거에요. 그런데 저렇게 착하고 순해빠진 동생 너무 불쌍한 거에요.
왜 그동안 얘길 안했냐고 하니 매일 형한테도 욕먹으니까 괜찮은 척 하고 싶었다는 거에요. 회사생활 잘하고 잘 버티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기도 자존심이 있다고.. 또 울먹이는 거에요...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동생도 나름대로의 무거운 짐이 있었겠구나... 집에서도 욕먹고, 회사 가서도 종일 욕먹고.....
하나님 믿고 화도 잘 안내고 그랬는데 다시 요즘 원래상태로 돌아가듯 화가 다시 나기 시작하는데... 정말 후회스럽네요.. 필요한 훈계였지만 이런식으로 감정적으로 화를 내고 그래선 안될 것 같아요..
동생에게 미안하다고 나는 니편이라고 말을 해주었어요. 마음이 아프네요. 이제는 정말 동생보다는 저 스스로 되돌아보며 화를 다스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아요. 마음이 아픈 동생을 잘 헤아리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