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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주의)찐따가 헌포 가는게 맞나요?

작성자 익명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13 03:30 댓글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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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포 두 번 가고, 클럽 세 번 간적 있는데요. 말은 딱 한 번 밖에 못 걸어보고, 합석해도 말도 못 했습니다. 할 말이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클럽에서는 춤도 못추고, 리듬도 못타구요.

4번의 시도 사이에 텀이 긴데요. 제가 사회공포증 있는 극소심 성격이라 사회성에 대한 고민이 많거든요. '이 정도면 나 많이 변했다' 싶을 때 쯤 한 번씩 가봅니다. 사회성 테스트 하는 심정, 복권 긁는 심정으로 '말 한 번 걸어보면 성공이다'라는 마인드로요. 첨 갈 때는 로맨스도 상상했지만, 갈수록 로맨스의 관한 기대치는 쭉쭉 내려가네요.

가장 최근에 갔을 때, 같이 간 형이 이렇게 못 놀줄은 몰랐다면서 면박주더라구요. 그 날 이후로 클럽/헌포는 걍 포기했습니다. 그 날의 변명을 하자면, 그 형이 대화에 텀을 안두고 계속 얘기해서 제가 할 말이 없었어요.

그 형이랑 가기 전까지는 나랑 비슷한 애 한명 델꼬가서 조금은 적극적으로 임해보고 싶었어요. 너가 용기가 없다니, 그럼 어쩔 수 없이 내가 나서겠다 라는 그림을 그렸습니다. '내가 클럽/헌포 같은 곳에서도 용기내어 말을 걸 수 있고, 그 대화를 주도하려 노력은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저에 대한 확신이 목표였구요.

근데, 원래 가기로 한 애가 펑크내서 인터넷으로 구한 형이랑 간건데 말도 잘하고 굉장히 적극적이더라구요. 저에게 남은 역할이 없었습니다.ㅠㅠ

좌우간, 몇개월 대학생활 하면서 최근에는 모든걸 포기하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인간관계도, 공부도... 학교 나가는 날에는 자살연구 하고, 집에서는 오락에 몰두하며 살고 있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자살도 못 할 것 같아요. 꾀쟁이 그 자체 입니다. 힘들 때는 자살로 도망칠 생각하고, 집에오면 띵가띵가 놀고.. 평생을 타던 외로움도 포기하니, 싹 사라지더라구요. 없는 형편에(소심함,인맥) 꾸역꾸역 주기적으로 사람들을 만나왔지만, 지금은 사람 안만난지 2개월도 넘습니다.

그렇게 폐인으로 살던중 그 때 그 형한테 연락이 다시 왔어요. 헌포 가자구요. 첨엔 걍 카톡 부터가 두려웠습니다. "토요일에 뭐해?" 그러는데 헌포가자고 하겠다는 삘이왔거든요. 그래서 카톡 안보고 있는데, 은근히 기대되고 설레기 시작하더라구요. 포기한 패배자에서, 노력은 하는 패배자로 돌아가는건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기쁘기도 했습니다. 제 못난 꼴을 본 사람이 다시 찾아주는다는 점에서 더더욱 기뻤습니다.

저는 겉으로만 포기했다고 하지, 완전 포기도 못했다는걸 거기서 깨달았습니다. 진짜 포기했으면 대학부터 때려쳤겠죠. 분명 포기도 어느정도 해냈지만, 도피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여튼 그렇게 이어지는 헌포 제안을 승낙하고, 약속 날짜가 다가오니 두려워지더라구요. 헌팅 성공 확률은 0퍼센트에 임박할거고, 이 형이랑 아침을 맞이하는게 썩 고통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에요. 왜냐하면 이 형이랑은 처음 헌포에서 본 이후로 다시 본적이 없거든요. 유대감도 없고, 성격이나 지위?도 정반대라 공감대도 안느껴졌습니다. 첫 인상이 성실하고, 외향적이고, 거친느낌의 사람이라 내 얘기 해봤자 한심하게 보겠지란 생각이였어요. 그래서 딱히 찾을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내년에 같은 과, 같은 반에서 동기로 지내야 할 사이라 엎지도 못하겠고 일단 강행하려던 찰나... 비가와서 그 형이 나중에 가자 하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나랑은 다시 못가겠나보다 라고 생각하며 속상함과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제, 헌포 일정을 다시 잡더라구요. 저는 일단 상황 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하고 약속을 미뤘는데요...

장황한 설명 끝에 드디어 결론입니다. "저 같은 사람이 헌포를 가는게 맞나요?"

헌포 가기 전후로 스트레스도 크고... 가봤자 수확도 없고... 나름의 교훈이 있어왔습니다만, 팩트만 놓고보면 지금까지 쳇바퀴였거든요. 요즘 상태로는 패배에서 비롯되는 교훈이 나한테 좋은 영향을 주는지도 모르겠고, 네 번의 시도로 이미 착즙 다 했는데 더 나올 교훈이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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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귀엽네요
생각이 넘많아요 가고싶으면 가는거고 안가고 싶으면 안가는거고 하시고 싶은데로 하세오
오늘 집에
안들어간다 생각하면 다됩니다
남자아닙니까  자신감을 좀 가지시구요 안되는걸 억지로 하지마세여
그냥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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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감사합니다. 헌포가니 안가니 하는 자잘한 것에서부터 그냥 딱 하나 정하고 쭉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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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뭐래든 스스로가 나는 말도 못하고 매력도 없다고 생각하면 분위기 축처지고 존잘도 ㅈ밥처럼 보여요 너무 생각많이 하지마시고다 ㅈ밥이라 생각하시고 근자감을 가지세요!!!! 즐겁게즐겁게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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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경험이긴 한데 결이 아예 안맞는데 같으면 안가시는것도.. 꼭 거기서만 이성만날수 있는건 아니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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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가능하면 홈그라운드에서 놀아야 뭐가 좀 풀리는 것 같네요. 홈이 지겨워서 글치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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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회성의 척도를 거기서 찾아요..
걍 동호회 같은거 나가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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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이 말쓰려고 왔네여 거기서 왜 사회성을 따져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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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이라기 보다는 용기와 외향성이 더 적절한 것 같다고 최근에 생각을 바꾸긴 했습니다. 예전 워딩이 묻어나왔네요ㅎㅎ 기운 생기면 동호회도 한 번 나가보겠슺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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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헤엑 글 왜케 길어요 그냥 가고싶으면 가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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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ㅎㅎ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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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면서 퇴짜도 맞고 경험하며 느는거죠
뭐 사람 성향인 것도 있지만..
저도 어딜가든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잘 노는데 헌팅포차나 클럽 이런데서는 말 못걸겠더라구요 ㅋㅋㅋ
제 친구중에 존잘 있는데 걔도 비슷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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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포/클럽 쪽이 확실히 난이도가 높긴 하나보네요... 소중한 경험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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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ㄱㄱ 저도 소심 하고, 겁 많아요

클럽 가서 4번 째만에 말 걸어 봤어요.

처음이 어렵지 한 번 수로 개방 하면 물 콸콸입니다

꾸준히 가즈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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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실패가 마냥 근본부터 글렀다는 것의 증거가 아닌가보군요. 덕분에 새로운 생각 얻어갑니다. 소중한 경험담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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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너무 우울하시네요. 다들 그냥저냥 특별하지 않게 살아가요. 무게감을 조금 내려놓으셔도 될 것 같은데 안들리시겠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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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조울증도 있어서 어쩌다보니 일케 됐네요ㅎㅎ; 남들도 다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장착하려고 시도는 종종 해보는데, 우울기조가 넘 쎄서 아직 까지는 시도 뿐입니다만... 빙글빙글님 댓글 보고 내일도 다시 한 번 시도 해보겠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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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사회성 없진 않은데 그런데가면 말 못 걸어요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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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글을 조리있게 잘 쓰시네요. 사람은 기질이라는게 있죠. 안되는걸 바꾸려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장점을 더 발전시켜보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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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경험담 감사합니다. 일기쓰는 취미를 꽤 유지하다가 관뒀는데, 내일 조금이나마 다시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조언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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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즐겁고 재미를 즐길만한 다른 취미 생활을 가져보세요!
자존감 올리는데는 운동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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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마인드 컨트롤 되면, 운동도 다시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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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본인이 직접 판단해야되는 부분이라고봐요
실패가 과하면 오히려 무너지는 쪽일수도있고, 혹은 딛고 일어나서 강해질수도 있구요.
비교적 쉬운 코스로 동호회같은데부터 가면서 천천히 밟아가거나 아님 하드코어부터 갈수도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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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 어느 쪽에 서있는지 명확히 생각해보고, 도전의 난이도를 조절하능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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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본인 스타일에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을려고 해여? 본인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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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제 눈에는 옷들이 영 시원찮아서 엉뚱한 길로 빠지는 것 같은데... 계속 눈을 적응시켜야죠ㅎㅎ 조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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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곳에서 만나는 것도 성향이 맞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님은 저런 곳에서 즐길 성향도 아니고 만난다해도 님이 원하는 좋은 인연 만나지 못할 것같아요. 그리고 헌포 클럽 젊을 때야 갈 수 있는데 억지로 가서 시간낭비 하지마세요... 저도 헌포 클럽 이미지 안 좋아하거든요... 님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 하면서 어울리는 여자 만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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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헌포 오는 사람은 재미를 많이 추구 할 것 같아서 저랑은 상극이죠. 헌포에서 여저 만날 생각은 접어두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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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고민할 시간과 노력을 운동해서 몸을 만드는데 쓰는게 님인생에 백배 도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