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때문에 불타는데 > 리그오브레전드

솔직히 말하면

이 상황을 떼어 만약 rng랑 t1이 붙었고 t1이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이겼는데 샤오후가 패배 인터뷰에서 디도스 때문에 연습을 못했고 불공평했다는 워딩을 사용했다면, 샤오후에 대한 조리돌림이 전혀 없지는 않았을 것 같음.

디도스를 말할 수 밖에 없었던 페이커의 분한 심정도 십분 이해가 가고 불가항력 상태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던 티원의 낙담도 이해가 됨. 페이커가 디도스 때문에 졌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이해하고 lck 라이엇도 나름의 수를 쓰고 있으나 모두 피해자고 디도스범이 미친새끼라는 것도 앎.

다만 이번 페이커의 인터뷰가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의견도 존중은 받아야한다고 생각함.

축구에서도, 심판의 오심으로 게임이 날아갔을 때 패배팀 감독이 심판의 오심을 지적할 때가 있음. 그러나 내용적으로 그 오심이 상대의 의도와 무관하고, 상대의 경기력이 그를 떠나 훌륭했다면, 감독들은 인터뷰에서 '내가 이 말을 하는 것은 판정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지 너희들이 이길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상대팀에 대한 리스펙을 넣어주기도 함.

월즈 시 웨이보 양대인의 패장 인터뷰에 여론이 들끓었던 건, 당연히 당시 t1과 dk 일부의 팬덤이 양대인 감독에게 감정이 좋지 않은 탓도 있었겠으나, 양대인의 의도까지야 분명하지 않지만 드러난 언어들에서 리스펙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

예전에 msi 때 t1 폴트 단장(감독이었나요?) 블루 진영을 세번 못뽑아서 졌다는 인터뷰를 해서 욕을 먹은 적이 있음. 당시 챔프나 밴픽 메타가 블루가 너무 유리한 것도 있었고, 폴트는 게임의 밸런스를 말하고 싶은 것뿐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해도 그 인터뷰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는 평이 많았음. 심지어 rng가 특혜를 받아 rng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았음에도 그 인터뷰는 후폭풍이 컸음(솔직히 ㅅㅂ 진유미 뽑아놓고 그 소리 왜했나 모르겠음. 아니 나중에는 진유미보다 그 소리가 더 이해가 안갔음. 뭐 경기 전에 말하던가, 경기 전에는 블루 세번 뽑아서 이길 수도 있으니 조용히 했던 건지)

msi에서 거슬러 올라가 스프링 때는 코로나 이슈가 있었는데, 당시 티원의 우승과 전력을 폄하하는 여론도 있었음.

이번에도 경기 후 디도스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바람에 승리와 패배의 본질이 조금이나마 흐려지고 한화와 일부 한화 팬 입장에서는 불편한 기분이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함.

오랜 열세였던 상대를 압도적으로 꺾었다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디도스가 아니었더라면...'이라는 가설이 붙는 걸 누가 좋아하겠음.

팀도 디도스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만약 그런 부분을 어필하고 싶었다면 한화의 경기력도 충분히 좋았다고 말하는 것도 필요한 인터뷰 스킬 중 하나라고 생각함.

개인적으로 페이커를 매우 좋아하고, 월즈 결승도 cgv가서 후드티 입고 응원했었고 오래 지켜봐왔음. 걍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임. 그러나 당연히 페이커도 무결한 인간은 아님.

그러니 이번 인터뷰가 치명적인 실수도도 아니고, 뭐 페이커가 패배의 원인을 디도스 탓으로 돌리려고 했다는 생각도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이번 인터뷰로 페이커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선도 무작정 비난받을 건 아니라고 생각함.

이런 일이 있을 때 소수 의견은 무작정 분탕으로 몰려가는 게 좀 안타까움. 이 과정이 빠가 까를 만든다는 건 아닐까 싶음.

피곤하네요. 디도스는 좀 잡혔으면...

페이커 팬들은 캐스터 아저씨의 개박살나 보고가시죠.

https://youtube.com/shorts/IqgaoyhjQgw?si=bDBeEHrvJPJd9W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