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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리그 막바지에 접어들면, 강팀은 오락가락 한다.

작성자 ad 힘든상황속에서도집중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3-18 18:00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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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세트 딮기전에서 젠지는 벤픽이 아쉬운 경우가 종종 있다는 본인들의 약점을 또 드러냈고, T1은 젠지전부터 보인 경기력에 우려를 표하시는 팬분들도 꽤나 계시는 것 같습니다. 한편 한화 팬 분들은 플레이오프에 대한 기대가 생기는 한주가 아니었나 싶네요.

 

 

클템 찍어 보니까, 원래 막바지 쯤엔 업셋도 많이 나오고, 강팀의 경기력이 조금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 자주 보인다고 하네요.

 

특히 강팀의 경우, 잘하는게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재밌었습니다.

잘하다보니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좀 왜곡되어 티어 정리에 실패한다는 이야긴데, 여전히 이슈가 되고 있는 루나미 등이 해당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역사상 강팀이 알수 없는 메타 해석이나 벤픽을 보인 경우는 수도 없이 많잖아요?

 

때문에 위와 같은 강팀이 구조적으로 갖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순위가 어느정도 확정된 이맘 때 상위권 팀은 테스트 벤픽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우리 팀이 쌓은 데이터가 왜곡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일테고, 이는 높은 순위를 확정지은 강팀이 갖는 일종의 특권이 아닐까 싶네요.

 

저 개인적인 사견을 조금 집어 넣는다면, 팀의 어떤 실력은 크게 두가지로 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메타 이해도고 다른 하나는 수행 능력이죠.

전자는 주로 벤픽이나 준비한 전략 등에서 드러나고, 후자는 소위 말하는 체급으로 평가되죠.

 

아무래도 저는 게임 이해도가 그리 깊지 않아서 전자에 비롯된 실력은 잘 보지 못하는 편이긴 한데요.

그럼에도 감히 대표적인 팀을 꼽자면, T1은 전자에 강점이 있는 팀이고, 젠지는 후자에 강점이 있는 팀이라 생각합니다.

 

김정균 감독은 지난 인터뷰에서 '티어정리에 실패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고, 어제 젠지는 선수들의 자신감에 힘입어 잘못된 벤픽을 밀어붙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떤 T1 팬 분들께선 원래 시즌 중 한번씩 폼이 떨어지는 시기가 오고, 그게 지금일 뿐이라는 이야기도 하시더라고요.

 

이런 점에서 생각해보면 지난 주 팬들의 뭇매를 가장 많이 맞은 T1의 강점 상, 우승 경쟁권에 있는 팀 중 이 시기에 가장 많이 흔들리는게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T1은 역사적으로 한 시즌 내에서 고점과 저점의 낙차가 큰 편에 속하는 팀이었던 것도 같고요.

 

 

축구를 좋아하다보니, 코칭을 종종 받곤 했는데요.

'프로' 타이틀을 다는 이들 간 격차는 진짜 한 끗차이다. 하지만 프로 세계는 너무나 치열하기에 그 한 끗이 매우 크게 작용한다.

이런 말을 주워들은 적 있습니다.

 

아마 롤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매번 메타가 변화하는 롤의 특성 상, 강팀은 그 한 끗아니 반 끗이라도 매번 만들어가는 팀이라고 봐야겠죠.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승부를 가를 그 한 끗은 지난 주차와 이번 주차의 경기에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파이널 모의고사라고 볼수도 있겠네요.

 

 

지난 서머에서 T1의 반등. 지난 스프링에서 젠지의 재도전 등

더블엘리미네이션으로 바뀐 이후, 재밌는 서사가 많이 쌓이고 있는데 이런 치열한 경쟁 구도의 이면에 작용하는 것이 위의 한 끗이라 생각되네요.

 

이런 점에서 강팀 간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는 플레이오프 특성 상 정규시즌의 순위를 거스르는 것을 단순히 이변으로 표현하는 것은 조금 부족한 표현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레이오프가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으로 바뀐 이후, 위의 살짝 이야기 한 것처럼 플레이오프 양상이 정규시즌 순위대로 흘러간 적은 아직까진 없습니다. 그 치열했던 접전 이면에는 아마 그보다 더 치열하게 한 끗을 만들기 위한 수싸움이 있었을겁니다. 수싸움은 어느정도 플레이오프 진출팀의 윤곽이 그려진 시점부터 이뤄졌을테고요. 클템은 '심어둔다'는 표현을 사용하더라고요.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플레이오프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이상 눈 앞의 승리 보단 대권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거고, 어쩌면 몇주 전부터 하고 있었을지 모르겠네요. 우승은 정규시즌 순위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고, 모든 팀의 목표는 우승일테니까요.

 

 

어쩌면 정규시즌의 순위가 강함을 대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22년 DRX의 미라클런에 감동했고, 지난 23년 T1과 LPL의 싸움에 전율했습니다.

DRX는 누구도 우승을 예상하지 않는 약팀이었고, T1 역시 연속된 준우승으로 이름값에 미치지는 못하는 기대를 받았습니다.

절대적 강팀처럼 보였던 팀들은 예상치 못한 복병에, 자신들의 발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언제 어떤 선수가 말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업셋 우승을 하고난 뒤 '결승에서 한번만 이기면 된다'는 인터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정하게도 승리의 가치는 같지 않습니다.

앞선 모든 승리는 한번의 패배 앞에 의미를 잃게 될지도 모릅니다.

앞선 모든 패배 역시 한번의 승리로 지워버릴 수 있죠.

 

가장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한건

저평가 받고, 무시 받고, 의심 받던, 매번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한 두 팀이었으니까요.

 

 

지난 몇년 간의 모습처럼, 요즘 유행하는 '솔리드하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올리는 젠지.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써내려온 발자취 처럼, '극복'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올리는 T1.

약자멸시에 강한 팀이라는 오명을 서서히 벗어내는 듯, 상승곡선을 그려내는 한화생명.

적어도 판도를 쥐고 흔들 저력이 있기에, 어쩌면 게임 체인저가 될지 모를 KT와 DK.

 

아마 이번 주는 서로 간 비장의 한수를 만들고, 서로를 속이기 위한 수싸움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쩌면 플레이오프는 이미 시작되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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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너희팀183요네 작성여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재밌게 보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