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전문의 송은철입니다.
원래 있던 편두통이 심해져 만성편두통이 된겁니다.
호소하시는 빛과 소리에 대한 과민증상은 편두통의 교과서적인 증상입니다.
만성편두통은 한달에 보름이상 두통이 오고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떨어져 한달에 8-10개 이상 먹는
약물과용이 겹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더 이상 효과가 떨어지는 일반 약국에서 먹는 약에 의존하시기 보다는
신경과 전문의 진료를 보시고 편두통 예방약물을 꾸준히 유지하시는게 도움이 됩니다.
약을 먹어도 도움이 안되는 경우 두피에 보톡스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만
일단 전문의 진찰과 꾸준한 약물치료를 받은 이후 다른 치료를 고려하세요
무엇보다 편두통을 악화시키는 요인들을 피하는게 중요합니다.
특히 카페인은 꼭 중단하세요.
편두통에 대한 일반인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질문과 답변들입니다.
1. 머리가 아프면 꼭 뇌속에 병이 있나요?
- 통증을 느낄 수 있는 부위는 뇌가 아니라 주변 조직들입니다. 뇌를 둘러싼 막이나 혈관, 신경이 주로 통증을 느낍니다. 축농증이 심한 경우에도 두통이 오는 것처럼 뇌 안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두통은 생길 수 있습니다.
2. 뇌종양은 모두 머리가 아픈가요?
- 크기가 작을 때에는 두통이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크기가 커지게 되어 앞서 말씀 드린 통증을 느끼는 주변 조직들이 압박되거나 변형될 경우에는 두통이 나타나게 됩니다.
3. 십 년 넘게 머리가 아파 뇌사진을 찍어도 전혀 이상이 없을 수 있나요?
- 오래된 만성 두통 환자들은 MRI 검사 등을 시행하여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런 두통을 "일차성 두통" 이라고 하며 여기에는 긴장형 두통, 편두통 등이 포함됩니다. 가령 점점 커지는 악성 뇌종양으로 생긴 두통이라면 십 년 넘게 팔다리 마비도 없이 살아 있을 수는 없을 겁니다.
4. 편두통은 한쪽 머리만 아픈가요?
- 이름으로 인하여 잦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데, 항상 머리가 한쪽만 아프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통 10대에 시작하여 머리가 쿵쿵 울리듯이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위장증상을 동반하는 두통으로 환자에 따라서는 수십 년 지속 되기도 합니다.
5. 어떤 두통이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나요?
-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 수일이나 수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진통제를 수일 복용해도 호전이 없는 경우,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고 점차 심해지는 경우, 의식수준이 떨어져 자꾸 졸거나 자려고 하는 경우, 열이 나고 목이 뻣뻣하며, 전신통증이 있는 경우, 머리를 다친 후 두통이 발생한 경우, 그리고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되었을 때에는 일차성 두통으로 보기 어렵기에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합니다.
6. 적포도주가 몸에 좋다고 하여 마시는데 마시고 나면 머리가 아픕니다. 이유가 뭔가요?
- 티라민(tyramine)을 포함한 아민은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키고 뒤따르는 혈관팽창에 의해 두통을 야기하게 됩니다. 아민을 많이 함유한 음식물은 치즈, 식초, 초콜릿, 양파, 적포도주 등이 있습니다. 이들 음식이 모든 사람에게 두통을 일으키는 건 아닙니다. 다만, 평소 두통이 잦은 경우에 두통을 유발하는 특정 음식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7. 그 외에 두통을 유발할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 모든 사람에게 두통을 유발하는 건 아니지만, 육류 보존제인 아질산염이 포함된 핫도그, 소세지, 베이컨, 캔에 들어있는 햄 등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질산염은 예민한 사람의 뇌 표면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교과서에 "핫도그 두통"이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또한 조미료인 글루탐산염(monosodium glutamate, MSG)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MSG역시 뇌혈관을 자극하여 두통과 가슴이 조이면서 답답함을 유발합니다. 흔히 자장면을 먹고 두통이 온다고 하는 분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 역시 “중국음식증후군”이란 용어로 교과서에 실려 있습니다. MSG는 인스턴트 국물, 가공육류, 스낵류 등에 많습니다.
8. 커피를 마시면 두통이 가라앉는데 많이 마셔도 되나요?
- 카페인은 뇌 표면 혈관을 수축시켜 두통 급성기에 효과가 있어, 두통 약에도 카페인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카페인의 효과가 오래 못 가고 오히려 반동으로 뇌혈관을 확장시키므로 얼마 못 가서 다시 두통이 옵니다. 이런 이유로 두통환자들이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됩니다. 실제 카페인 과용은 편두통을 더 자주 일으켜 결국 만성편두통으로 진행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시아보다 서구에서 편두통 환자들이 약 1.5-2배 정도 많은데 미국드라마를 보면 출근길에 다들 큰 컵으로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이와 무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서구인에 편두통이 흔하여 커피를 자주 마시는 건지, 아니면 커피를 많이 마셔서 편두통이 잦은 건지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우리나라도 커피 소비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갑자기 중단하면 수축된 혈관이 확장하는 카페인 금단성 두통을 계속 유발하게 되므로 서서히 커피 마시는 양과 횟수를 줄여나가야합니다. 참고로 교과서에는 난치성 만성두통환자의 카페인은 반드시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카페인은 커피 외에도 홍차, 코코아, 콜라, 피로회복제 등에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9. 젊어서부터 두통이 잦아 약국에서 편두통약을 자주 먹은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젠 거의 매일 약을 먹어도 늘 머리가 아파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대개 편두통이 오래된 환자는 장기간 진통제를 과용하고 오히려 약물과용두통에 동반된 만성편두통이 올 수 있습니다. 한 달에 8-10개 이상의 진통제를 복용하면 편두통이 약물 남용에 의한 이차적인 만성 두통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고, 이런 경우 진통제와 카페인을 줄이고 편두통을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을 위주로 한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 이미 일반 편두통 약으로 해결되는 두통이 아니기에 당연히 전문의의 진료 후 처방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10. 두통을 예방하려면 어떤 생활 습관이 필요한가요?
- 수면은 충분히, 그러나 지나치지 않도록 할 것, 식사를 거르지 말고, 두통을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술, 카페인은 가능한 피하고,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하며, 두통약은 과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가 아파 병원들을 전전하면서 매번 비싼 MRI를 병원을 옮길 때마다 찍는데 돈을 낭비하는 것보다 혹시 자신의 나쁜 생활습관이 두통을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세한 내용은 대한두통학회http://www.headache.or.kr/를 방문하시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두통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