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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 2014.02.07 13:30
(※ 외부필자의 원고는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암은 너무 똑똑해진 인간에 대한 징벌?
입력 2009.06.15 09:40
수정 2009.06.16 13:43
소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뇌세포 잘 만드는 대신 문제세포 죽이는 능력 떨어져
암은 인간이 진화하면서 뇌가 너무 커진 것에 대한 대가라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미국 조지아 공과대학 존 맥도날드 교수 팀은 유전적으로 가장 비슷한
침팬지에서
암 발병이 인간보다 훨씬 적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인간과
침팬지의
뇌,
간,
신장,
심장,
고환 등의 유전자를 비교해 봤다.
그 결과 문제가 생긴 세포가 스스로 죽는 이른바
‘세포의 자살(apoptosis, 아포토시스)’
능력이 인간의 뇌 세포 등에서 침팬지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포토시스는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인간의 모든 세포는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증식하지 않지만
암 세포는 이와 달리 무한증식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
규칙’을 어기며 날뛰는암 세포를 침팬지는 비교적 잘 죽이기 때문에
암이 적은 반면 사람에게선 ‘
문제가 생긴 세포는 스스로 自殺하라’는 명령이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암이 발병한다는 해석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이처럼 비능률적인 세포 자살 능력이 문제가 됐지만,
이를 해결하는 능력은 진화되지 않았다.
이는 암이 번식기를 지난 중장년 때 주로 나타나므로 번식에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기 때문이다.
아포토시스와
암의 연관성은 신경세포가 잘 죽도록 하는 병을 가진 사람에게선
암 발병이 낮다는 사실에서도 증명된다.
맥도날드 교수는 “
왜 인간이 진화하면서 비능률적인 아포토시스 시스템을 갖게 됐는지 설명하기 어렵지만
인간은 비능률적인 아포토시스 시스템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뇌 신경을 새로 만들어내면서
뇌 사이즈가 커졌지만 그 반면
암 위험은 증가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
의학 가설(Medical Hypothesis)’ 온라인판에 실렸으며,
미국 건강웹진 헬스데이,
과학 정보사이트 사이언스센트릭 등이 최근 보도했다.
소수정 기자 ([email protected])
폐암 말기 친구 아버지, 병세 듣고 나서 오히려 담담해져
꺼리던 歸鄕 후엔 호전 조짐마저…
환자·가족 모두 수술 결정은 큰 짐 '숭고한 최후' 맞기 위해서
겸허한 마음의 준비 필요치 않을까
"아버지의 폐암이 온몸으로 번져서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다"는
친구의 풀죽은 목소리가 귓가에 잦아들었다.
몇 년 전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던 터라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몹시 안타까웠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드리라"는 당부밖에 할 말이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친구의 전화가 다시 걸려왔다.
지방에 있는 어느 병원에 가면 나을 수 있다는 입원실에서 만난 환자의 권고에 솔깃해진
아버지가 당장 거기로 가기를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행여 충격으로 병환이 더 악화하지 않을까 싶어 이제껏 가족이 암이라는 사실을 차마 말씀드리지 못했단다.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자니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모신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고,
그렇다고 못 들은 체할 수도 없는 참으로 난감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우왕좌왕하던 차에 친구가 용기를 내어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자세히 말씀드렸다고 한다.
전문의 판정을 따르지 않고 괜히 근거 없는 치료에 매달려 '
희망 고문'만 당하시지 않을까 걱정돼 사실대로 알려 드렸는데 자식으로서 차마 못할 짓을 한 거 같다고 했다.
하지만 담담한 얼굴로 듣고 계시던 아버지는 "그러냐? 알았다.
그럼 나 집으로 갈란다"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병상에서 일어서시더란다.
친구는 막상 아버지를 모시고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밀려왔다고 했다.
우선 의학 상식이 전무(全無)한 가족이 위급 상황이 왔을 때 잘 대처할 수 있을지,
주무시다 갑자기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덜컥 겁이 나서 그마저도 쉽게 결정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버지 뜻을 거역 못하고 집으로 모시고 오는 두 시간 거리가 마치 천리길같이 느껴졌다고,
괜히 말씀드렸다 싶어 얼마나 후회하고 괴로웠는지 사고 없이 운전한 게 신기하다고 했다.
몇 년 전 지방 병원에서 서울의 큰 병원 응급실에 실려오신
우리 아버지는 위 속에 생긴 종양이 터져서 위험한 상태였다.
병원에서는 빨리 수술할 것을 권했다.
쇠약해진 노구(老軀)로 큰 수술을 잘 견딜지,
회복이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는 형편에 식구들은 쉬이 결정을 못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그동안 여러 가지 검사에 지치셨는지 한사코 수술을 원치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돌아가셨지만 그때 아버지 뜻을 따르지 않고
수술을 했더라면 혹시 더 사시지 않았을까 싶은 회한에 가끔은 가슴이 아리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중환자실에 누워
차가운 의료 장비에 의지한 채 고생만 하시다 가시는 경우를 생각하면 조금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더러는 환자의 뜻을 따라,
혹은 자식들의 체면 때문에 소생 가능성이 희박한 말기 환자도 치료를 멈추지 못하는 처지가 있다고 한다.
글쎄,
이런 식의 생명 연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언젠가 연세 지긋한 분들이 '
사전 의료 의향서 작성'
캠페인을 하는 걸 TV에서 봤다.
본인이 의식이 없어서 치료에 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미리 작성하는 서류다.
의료진이 환자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우선적인 참고가 된다고 한다.
이 취지에 기꺼이 따르는 저명인사도 많다고 들었다.
친구 아버지가 걱정이 돼서 전화를 했다.
모시고 고향에 다녀왔다고 한다.
추레해진 몰골로 이웃을 만나기 싫다며 마다하셨는데 막상 가서는 아주 좋아하시더란다.
병원에 계실 때 그렇게 드시고 싶다던 매운 김치며 우렁이 된장국을 달게 드시는 걸 보니
이제는 한결 마음이 놓인다고,
게다가 종종 가까운 거리는 여행도 하실 정도여서
아버지 건강이 좋아진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고 친구는 말했다.
노인들의 한결같은 소원이 자손들과 오순도순 살다가 가는 것이라더니….
아무튼 집으로 모시길 잘한 거 같다는 친구의 밝은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또한 당신이 자신의 건강 상태를 짐작하고 계시니 주변 정리에도 신경을 쓰시고
진로 문제로 한동안 소원했던 둘째 오빠를 불러 조곤조곤 말씀을 나누시는가 하면
당신은 참전용사이니 선산보다 호국원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도 하셨단다.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하고 떠나신다면 고인도 완전한 떠남이 될 수 없고
남은 자는 평생 그 응어리를 가슴에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임종을 앞둔 어머니의 손을 잡고 그동안 맺혔던 한(恨)을 눈물로 풀어 화해를 고하는데
어머니 눈에도 주르르 눈물이 흐르더라"는 어느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귀(耳) 신경은 살아 있어서 듣기는 하면서도 대답을 못하니 오죽 답답하셨겠느냐며 그는 울먹였다.
'웰다잉(well-dying)이다,
존엄사다' 하는 신문기사가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지막 순간을 인간으로서 존중받으며 편히 맞이해야 하는 것이 삶의 질만큼 중요하다는 뜻일 게다.
'죽음에 떠밀려 눈을 감고 마는 죽음'이 되지 않으려면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인철(ii****)2014.01.29 19: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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