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보존전문가
1 어떤 일을 하나요?
박물관에서 그 옛날의 도자기나 그림을 본 적이 있죠? 사람이 사고로 신체의 일부가 다치거나, 나이가 들면 피부에 탄력을 잃듯이 문화재도 사고나 재해로 일부가 손상되기도 하고, 사람처럼 노화를 겪기도 합니다. 이렇게 손상된 문화재를 그대로 전시한다면 보기에도 싫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나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겠지요? 더구나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이 귀중한 문화유산이 너무 망가져서 없어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속 유물의 경우 발굴 당시에는 이미 너무 오래되어 그대로의 형태를 간직한 경우가 상당히 드문데, 이런 문화재들을 복원하거나 보존하여 우리가 이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바로 문화재보존전문가입니다.
박물관에 있는 문화재들은 재질이나 기법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손상 유형을 보입니다. 이런 유물들이 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게 되는데, 그 중 문화재 보존전문가는 유물을 관리하고, 당시 환경을 확인하여 복원을 위한 수리를 합니다. 따라서 이들을 문화재의 ‘치료사’, ‘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들을 복원가(Restorer)라고도 하지만 복원작업보다는 손상을 예방하고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보존’의 중요성이 크게 반영되어 최근에는 보존전문가(Conservator)로 부릅니다.
유물이 박물관에 소장되기까지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구입하거나 기증받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고, 국가 박물관의 경우 발굴, 발견 및 압수 등으로 국가에 귀속될 수도 있습니다. 유물이 발굴되었을 경우, 먼저 문화재보존전문가들이 현장에 방문하여 흙을 함께 떠오는 등의 방법으로 유물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여 운반합니다. 운반되어 온 유물을 세척하고, 사진과 X-ray촬영 등의 조사로 유물의 손상정도, 내부구조 등을 확인합니다.
재질에 따라 해당분야의 전문가가 더 이상 손상되지 않게 손상 원인을 제거하고, 안정화 및 강화 처리를 합니다. 결손부분은 보강하고, 복원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유물의 제작기법과 본래의 형상 등을 조사하여 복원을 합니다. 보존처리가 끝난 유물은 상태에 따라 온도, 습도 등을 고려하여 수장고(유물보관창고)에서 관리합니다. 이 외에도 새로운 보존처리 기술, 보수재료 개발 등의 연구를 꾸준히 수행합니다.
2 어떻게 준비하나요?
문화재보존전문가는 박물관, 문화재연구소, 문화재수리업체, 보존과학업체 등에서 일할 수 있으며, 보통 공개채용을 합니다.
금속유물, 수침목재, 목칠공예품, 회화 및 지류, 도자기 등 유물의 종류가 다양하여 해당 유물의 관련 학과 전공자이거나 혹은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시행하는 문화재수리기능자, 문화재수리기술자 자격을 취득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이후 국내에도 대학에 문화재보존학과, 박물관학과 등이 개설되었으며, 이들 전공자의 진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보조로 경력을 쌓고, 5~6년 정도의 경력이면 직접 하나의 작품을 맡아 작업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업무는 역사를 보존하는 보람 있는 일들로 성실함과 윤리의식이 무엇보다 요구됩니다. 유물 상태를 점검 및 보존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지식이 기본적으로 있어야 하며, 예술적 감각도 필요합니다. 예술품 및 역사에 관심이 많아야 하며, 꼼꼼하고 섬세한 성격이 업무수행에 도움이 됩니다.
3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향상되고, 보다 여유로운 생활을 추구하게 되면서 박물관, 전시실 등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4년 문화향수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역사문화유적지를 방문한 경험은 55.2%로 2012년 45.3%와 비교하여 9.9% 증가했습니다. 또한 문화재의 소중함을 더욱 인식하게 되면서 최근 사회 곳곳에서 문화재보존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문화관광체육부에 따르면, 2010년 655개인 등록박물관 수는 2015년 780개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국가 지정 문화재 수도 2013년 11,962건에서 2015년 12,579건으로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자연・사회재난의 대형화・복잡화 등에 따라 문화재 보존・관리업무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5개년 중장기 기본계획(2017~2021)’을 수립해 문화재 상시 점검 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문화재보존전문가의 일자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문화재 관련학과 전공자의 증가에 비해 이들을 수용할 박물관, 전시실, 사설업체 등의 수는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취업하기까지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4 INTERVIEW
Q)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중요한 유물, 가치가 있는 유물을 후대에까지 보존하기 위하여 복원 및 보존처리를 하며, 이를 관리합니다. 유물이나 미술품이 들어오면 조사·분석하여 보존상태를 파악하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적합한 처리방법으로 더 이상 훼손되지 않게 보존처리를 합니다. 필요에 따라 작품을 가장 잘 보존처리 할 수 있도록 처리방법이나 재료들을 연구하며, 또한 작품의 가치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유물의 재료적 특성과 기술에 대한 연구도 합니다.
Q)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A)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으나 워낙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또 좋아했습니다. 우연히 복원작품에 대한 기사를 보고 그 순간‘내가 이 일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직접 만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꿈을 키우다가 대학 졸업 후에 프랑스로 건너가 대학에서 문화재보존을 전공하고 여러 공방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리고 1995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문화재보존전문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이 직업의 장단점은?
A) 내 손에 의해 문화재가 치료되고 보존된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이에요. 또한 치료되어 전시되는 문화재들을 보며 큰 보람을 느낍니다. 굳이 이 직업의 단점을 들라면 귀중한 문화유산을 다루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는 것과 경우에 따라 과정 자체가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Q) 어떤 능력이 필요하나요?
A) 화학, 미술사, 고고학, 기술 등의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문화재를 해석하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문화재의 생명을 연장하는 일은 원형을 왜곡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갖고 일해야 합니다. 손재주가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전공에 따라 문화재에 대한 기본지식과 박물관, 미술관 등에서의 업무 경험, 보존과학분야에 서의 경력 등으로 보존업무에 노하우를 쌓는다면 일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Q)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 최근에는 문화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우리의 고유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으로 박물관이나 전시관 등의 관련 기관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역사를 지키는 일을 하는 보존가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경우처럼 높은 수준의 대우를 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소중한 문화유산을 내손으로 보존한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권합니다.
https://www.work.go.kr/consltJobCarpa/srch/jobInfoSrch/expSpecialDetail.do?jobClcd=B&abnJobdptLrclId=B006&abnJobdptSmclId=10027&tabId=6
예술제본가
1 어떤 일을 하나요?
□ 탄생배경
예술제본가가 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기 위해선 우선 제본의 역사와 예술제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제본은 사람들이 문자를 사용하고 책을 만들어내면서부터 함께 시작됐습니다. 책은 인간의 역사와 문화의 발자취를 표현하고 기록한 매우 중요한 유산으로 알려져 있죠. 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책의 모습을 좀 더 잘 보존하고 아름답게 장식하자는 뜻에서 나온 제본도 점차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제본은 수백, 수천 년 동안 각 시대마다 유행했던 예술적 가치를 표현해왔습니다. 제본된 책은 그 당시 사회 모습과 문화를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봉건 영주가 지배하던 시대에는 엄격한 느낌을, 왕족의 권위가 높아졌을 때는 왕가의 존엄과 권위가 드러나는 느낌을 표현했죠. 이처럼 제본된 한권의 책에는 그 당시 시대상황이 표현돼 있고 표지에 장식된 상징과 표징 등을 보면 몇 백 년 전 책 주인의 사생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은 보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을 보수, 복원해 견고하고 아름답게 보존하기 위해 행해지는 일련의 작업을 말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책을 아름답게 만드는 ‘미학적 기능’ 뿐 아니라 책이 오랜 시간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보존적 기능’입니다. 프랑스어로 제본을 뜻하는 ‘를리위르(reliure’)의 어원은 ‘리르(lire 읽다)→를리르(relire 다시읽다)→를리에(relier 연결하다. 제본하다)→를리위르(reliure)’입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제본을 하는 일은 책의 가치를 알고 이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가는 이러한 작업을 가능케 하는 사람으로 ‘문화 전달자’ 역할을 합니다. 예술제본가는 예술제본의 목적, 즉 책의 보존적 기능과 미학적 기능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예술제본은 유럽에서 발전해온 분야입니다. 프랑스를 예로 들면, 1,000여명의 제본가들이 전국의 도서관에서 일하거나 개인 공방을 운영하면서 교육과 수집가들을 위한 주문제작을 겸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40여 년 전에 예술제본이 도입되어 수백 명의 제본가들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20여 년 정도입니다. 아직까진 그 수요가 많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지만 점차 발전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 하는 일
예술제본가는 일종의 ‘책문화 지킴이’입니다. 보관할 가치가 있는 책을 보수, 복원해 견고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책의 표지만 예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책이 오랜 시간 보존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책에 아름다움과 생명을 동시에 심어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은 보통 주문제작으로 이루어집니다. 주문제작에는 출판사에서 특별히 주문하는 제본, 성경제본(성경·필사본), 개인 저작물 제본 등이 있습니다. 종류에 따라선 사진, 일러스트, 판화작품 등을 견고한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일도 있고, 기념일이나 특별한 날을 위해 적은 숫자의 제본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통 작업 의뢰가 들어오면 주문을 한 의뢰자와 예술제본가와의 충분한 상담을 통해 작업이 이루어지며, 책 한권을 제본하는 데는 대략 한 달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제본 작업은 크게 여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책 분해 및 보수 작업이 필요 합니다. 제본할 책이 결정되면 기존의 책을 분해해 나누고 묶음으로 나눠진 책들의 등 부분이 찢어졌거나 지저분해지진 않았는지 확인해 이를 고르게 정리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 다음 정리한 책 묶음을 프레스기라는 압축 기계에 넣고 최대한 부피를 압축해 누르고 재단기로 모서리 부분을 고르게 자르는 작업을 합니다. 그 후 책 등에 구멍을 뚫은 다음 구멍을 실로 꿰매는 작업을 합니다. 다음에는 꿰맨 부분이 보이는 책 등을 둥글리고 책과 판지를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비단실로 종이심을 감아서 엮는 작업은 책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책 등의 양 가장자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자수꽃천 만들기라고 합니다. 그 후 책의 등과 표지를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사포로 가는 작업을 하면 기본적인 책의 형태가 완성이 됩니다. 가죽의 접는 부분을 얇게 갈아서 표지를 싸고, 마무리로 표지와 본문 사이에 면지를 붙이면 제본이 완료됩니다.
이외에도 예술제본가는 박물관에서 전시될 만큼 오래된 옛날 책을 복원하는 일도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활동에도 참여합니다.
□ 근무환경
예술제본은 전 과정을 한 사람이 혼자서 진행해야 하는 고독한 작업입니다.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 만큼 그만큼의 책임도 뒤따르며, 하루 종일 홀로 작업하는 외로움도 견뎌야 합니다. 근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인 회사원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작업에 쏟을 수밖에 없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육체적 노동의 강도가 크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들의 연속입니다. 주문제작을 할 때는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는 긴장도 많이 하게 됩니다.
작업 공간에 대한 특별한 제약은 없지만 대체로 넓고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 작업을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또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좋죠. 작업 공간이 넓고 높아야 하는 이유는 서서 하는 작업이 많아 높은 작업대가 있어야 하고, 압착기, 재단기, 책등을 둥글리는 기계 등 큰 도구부터 사포, 망치, 특수집게, 해면 등 작은 제본용 도구까지 2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도구를 넣어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풀칠을 할 때도 넓은 공간이 필요합니다.
한편 가죽과 천 등은 빛바래지 않도록 햇빛과 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곳에 넣어둬야 합니다. 그래서 해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적합합니다. 참고로 제본 작업 공간은 가죽, 판지작업 등으로 먼지가 쉽게 잘 쌓입니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고 다양한 재료들을 쉽게 찾아 쓸 수 있도록 정리에 신경을 쓰는 깔끔함도 필요합니다.
2 어떻게 준비하나요?
예술제본가가 되기 위해서는 책이나 출판 전반에 대해 이해와 인문, 철학적 교양 그리고 미적 감각, 손재주 등을 갖추고 있으면 유리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책과 그 책을 만드는 과정을 존중하는 마음자세가 중요합니다. 예술제본은 매우 어렵고 긴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따라서 책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고 책을 위해 모든 일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의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특히 반복되는 기초적인 작업에 싫증을 내지 않을 수 있는 진중한 성격이면 평생 책을 만들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내에 정규 교육기관이 있지는 않으며, 예술제본 전문공방에서 관련 교육 과정을 개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전문적으로 예술제본을 배울 수 있는 교육기관이 많지 않아 직업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전문공방의 교육과정은 보통 초, 중, 고급 과정으로 구분해 개설되어 있습니다. 보통 초급과정에선 기초적인 제본방법을, 중급과정에선 실제 기술적인 훈련을, 고급과정에선 본격적인 작품 만들기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밖에 유럽의 교육기관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예술제본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럽의 전문학교나 사설 교육기관 등에 발전된 교육과정이 많이 개설돼 있고, 프랑스에서는 교원기술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예술제본가는 일정 교육을 받은 뒤 작품 활동을 하거나 공방을 운영하여 활동합니다. 보통 예술제본 전문공방에서 최소 2년 이상 전문적인 기술을 익히고 작품 활동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아야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주로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특별한 승진체계는 없으며 자신의 실력이 곧 자격이자 면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예술제본과 관련된 분야로 소장출판이 있습니다. 소장(所藏)이란, 누군가가 어떤 물건을 자기의 것으로 지니고 간직하는 것을 말하죠. 소장출판은 불특정 다수를 위해 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책을 원하는 소수의 독자를 위해 적은 부수로 출판을 하거나 한정판을 인쇄해 여러 예술제본가들에게 한 권씩 제본을 맡겨 각권이 하나의 작품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또한 아직까지 국내에는 없지만 유럽처럼 국내에도 도서관에서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옛날 책을 복원하기 위해 앞으로 예술제본가를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예술제본이 발달된 외국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유럽의 도서관이나 박물관에서 옛날 책을 복원하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3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 진출현황
예술제본가의 종사현황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집계된 것이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제본가는 약 10여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임금은 경력에 따라 편차가 큰 편이며, 1~2년 정도 경력을 쌓아 예술제본가로 활동하는 경우 연봉 약 2000만 원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망
과거 유럽의 경우 비싼 가격의 책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제본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예술제본가의 숫자는 매우 적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책을 사랑하는 애서가, 옛날 책을 수집하는 고서수집가를 비롯해 자신만의 책이나 작품을 오랫동안 갖고 있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향후 예술제본가의 일자리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인소장을 목적으로 한권의 책을 주문제작 의뢰하는 개인들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장출판에서 도서관의 책을 보수하는 일 등 예술제본가의 활동 분야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 예술제본가의 필요성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취미로 관련 교육을 받는 학생들부터 시작해 미래에 이 분야로 진출하려고 직업 선택을 위해 제본을 배우는 학생에 이르기까지 관련 교육을 받는 사람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전문 인력의 배출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부 능력을 인정받은 예술제본가 외에는 부업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으며 작품 활동만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현재 소수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그 필요성이 강조되고 일자리가 증가해도 양적으로 큰 팽창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가로 인정받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4 INTERVIEW
Q) 현재 하고 계신 일은?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우연한 기회로 예술제본이 저에게 찾아왔습니다. 1991년 프랑스 유학 중 고풍스런 예술제본학교에서 풍기는 중세의 아날로그적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 예술제본을 공부하고자 결심했습니다. 예술제본학교 UCAD에서 4년 공부하고 예술제본 교원기술자격증(CAP)을 딴 후 현대적 예술제본을 가르치는 '베지네' 에서 다시 3년을 공부했습니다. 가족이나 친지, 친구 등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지만 지금은 제 작업의 특성을 이해해 주시고 이 일을 계속해 나가고 있는 저를 많이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답니다.
Q) 이 일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또 언제 보람을 느끼셨나요?
A) 우리 사회에는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 책을 오래 두고 읽을 수 있게 제본하려는 문화는 적은 것 같습니다. 낱장을 풀칠해 제본하는 방식이 대부분이고 실을 꿰매 보존성을 높이는 제본은 출판사들이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있으니까요. 책 종이들도 대부분 수명이 짧아 오랜 세월 보존하기 어려워 예술제본이 뿌리내리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일을 하면서 필요한 도구나 재료를 국내에서 구할 수 없어 모두 수입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든 책을 받아보신 저자나 소장인들이 그 어떤 선물보다 기뻐하실 때, 낡은 책이 어엿하게 다시 태어나서 다시 오랜 세월을 살아갈 생명을 얻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Q) 이 직업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소중하고 귀한 책을 만날 수 있는 것, 즉 책을 쓴 저자와 활자를 만나고 책에 생명을 불어 넣은 일러스트레이터, 편집자, 인쇄자, 내게 오기까지의 소장자 등 한권의 책에 담긴 모든 역사를 읽을 수 있다는 것, 그 책의 내용에 맞는 표지를 씌워서 건강하게 다음 세대로 이어줄 수 있다는 것이 예술제본의 최고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Q) 이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하나요?
A) 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는 것 외에는 준비해야 할 것은 없습니다. 물론 교육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모든 작업에 임해야 좋은 예술제본가가 될 수 있습니다.
Q) 일을 하면서 겪었던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서 여주인공의 직업이 예술제본가로 나오면서 촬영 당시 공방에 와서 작업과정을 배우고, 공방의 도구와 책을 빌려드려 영화 세트를 제작한 일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화 덕분에 많은 홍보가 되었지만 예술제본가를 단지 멋진 직업으로만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문의전화 마다 일일이 설명해드리느라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Q) 마지막으로 이 직업을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책을 아주 좋아하고 평생 책과 함께 하고 싶다면 예술제본가의 꿈을 키워보세요. 시도해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되어도 이런 책문화도 있다는 것을 아셨으니 주위의 책을 소중히 다뤄주시면 좋지 않을까요?
https://www.work.go.kr/consltJobCarpa/srch/jobInfoSrch/expSpecialDetail.do?jobClcd=B&abnJobdptLrclId=B006&abnJobdptSmclId=10006&tabId=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