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는 한 글자가 여러 뜻을 갖는 경우가 흔합니다.
燕은 제비를 상형한 한자입니다. 윗부분이 부리를 갖는 머리, 중간이 날개를 가진 몸통, 아래가 꼬리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燕이 宴(잔치 연)과 음이 같아서(정확히 말하면 옛날 음으로 비슷하거나 같아서) 그 뜻(잔치)로 쓰이기도 합니다. 주로 한문에서 이렇고,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에서는 당연히 宴을 씁니다. eg. 酒宴(주연: 술잔치)
燕은 또 ‘편안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아마도 제비는 인가(人家)에 집을 지으니 ‘집’이라는 이미지와 자동적으로 연결이 되었을 듯합니다.
같은 한자가 가지는 여러 뜻은 어떤 특정 문맥에서 어떤 하나로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燕息(연식)이라고 하면 息나(쉼 쉴 식, 여기서는 휴식) 때문에 ‘편안히 쉼’이라는 풀이가 나옵니다. 이것을 보통 상황에서는 억지로 ‘잔치 + 숨쉬다’ 같은 연결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질문에서는 이름에 들어가는데, 이름은 이런 보통 한자어나 한문이 아닙니다. 곧 고유명사이기 때문에 문맥이 없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전적인 뜻풀이는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흔히 일부러 보통 명사나 한문처럼 이름을 짓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풀이, 이것이 그 이름의 뜻이다, 라고 제시할 수 있는 그런 것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지은 사람이 到燕으로 지으면서 ‘편안함에 이르라’, 인생이 편안해져라, 라는 그런 뜻으로 지은 것이라면 그렇게 해석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은 얼마든지 다른 생각, 다른 풀이를 할 수 있습니다. 사전적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 달리 해석해서 ‘잔치에 이르라’, 인생이 흥겹게 되라, 뭐 그런 식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해도, 혹은 그런 식으로 누군가 해석해도 그만인 것입니다. 또 달리 ‘제비가 되라’,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는, 제비 꼬리 연미복의 날렵함처럼 그렇게 매끄럽게 세상을 살아라, 라는 뜻으로 지었다고 해도 그만입니다.
결론: 이름 풀이는 정답이 없습니다. 스스로 좋은 풀이를 만들어내면 그만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름 풀이는 하지 않는 것이라 주장하기도 합니다. 도연이는 자기 로고로 제비 모양을 이용해도 좋을 것입니다. 너무 이름 풀이에 집착하지 말고, 남들의 풀이에도 신경 쓰지 마세요. 대부분 풀이하는 사람의 뇌피셜, 소설일 뿐입니다. 자기 소설은 자기가 가장 멋지게 쓰는 것이 인생을 멋지게, 제비처럼 그렇게 사는 지름길입니다. [翰軠]
*미신을 경계하는 말씀입니다.
우리 사회에 미신의 어둠이 깊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황당하고 거짓이고 결국 불행하게 만드는 미신을 타파해야 합니다. 작명하거나 이름 풀이할 때 사주, 오행, 획수, 불용한자, 암시, 숨은 의미, 천기 등을 운운하는 것은 미신과 사이비로서 반드시 물리쳐야 합니다. 개명도 흔히 미신의 이야기를 듣고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원래 이름의 가치를 충분히 알아본 다음에 접근하십시오.
이름 풀이에는 정답이 없고, 언어를 다루는 한문 분야에서 다루기 부적절한 것입니다. 가급적 작명 분야에서 질문해 보세요.
그런데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미신을 동원해서 풀이하거나, 정상적인 한자 풀이를 넘어서 내재적 의미니 조상의 덕이니 복 받을 암시니 하고 사이비로 풀이하는 것들이 난무합니다. 이런 것들은 혹세무민(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들을 속임)의 행위일 뿐이며, 반드시 더러운 것을 피하듯 피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