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인과 가려면 입시미술을 해야 하나요?

홍대 미대 비실기로 바뀐지가 언젠데요..

홍대만 목표로 하시면 성적관리 정말 잘 하셔야 하고, 고등학교 들어가서 홍대 미대 입시 잘 아시는 선생님과 어떤 전형에 넣을 것인지, 미술활동보고서를 만들 것인지, 전공 과 하나를 고를 것인지 자율전공학부로 갈 것인지 등 많이 의논하셔야 하구요( 이 부분은 선생님들 특성상 디자인고등학교 진학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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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학 가는 게 여간 쉬운 게 아니니까, 가장 높은 목표가 홍대 미대라면 홍대 미대를 1순위 목표로 잡고 2순위, 3순위 식으로 다른 대학교 시디과도 같이 알아보고 플랜B,C,D 등 준비하셔야겠죠. 그러다보면 실기시험이 있는 학교도 자연히 목표로 하거나 플랜B로 준비하시게 될 거고, 그걸 위해서는 입시미술을 시작하셔야 해요. '나는 홍대 미대 말고는 눈길도 안 주겠다', '홍대 미대만 갈 수 있으면 요새 재수는 기본으로 하는 예체능 입시판에서 재수, 삼수 포기하지 않고 홍대만 바라볼 것이다' 하는 생각이시면 입시미술 안 하고 미술활동보고서 준비랑 성적관리에 올인하셔도 상관없지만.. 그건 너무 무식한 방법이잖아요. 되려 인생낭비가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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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학교마다 실기 보는 곳도 있고 비실기인 곳도 있는데(실기의 비중이 월등하긴 함) 실기시험도 기초디자인/발상과 표현/그밖에 여러가지 유형이 있으니 나에게 잘 맞는 시험유형이 뭔지, 어떤 학교에서 어떤 전형을 운영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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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미술 시작하는 시기는 천차만별이라 따로 말씀드리기가 애매하네요.. 현 중3 나이에 고교입시미술이라면 좀 늦은 거지만 대학입시미술 시작하기엔 오히려 약간 빠른 축에 든다고 봐요. 저는 성적관리 하다가 고2 후반에 미술학원 입시예비반~고3 초반에 입시반 수업 제대로 시작했거든요. 굉장히 드문 케이스지만 정말 가끔 고3 여름쯤에 미술학원 전혀 다녀보지 않은 학생이 들어와서 원하는 대학 떡하니 합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진짜 드물게 보이는 소위 재능충(ㅠㅠ) 친구들 케이스니까 그냥 그런 사람도 있구나 하시면 되고...

일단 지금은 그림실력보다 고입준비 잘 하고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에 어떻게 적응할지, 성적관리는 어떻게 할 지 신경쓰는 게 훨씬 중요해요. 미술학원 가서 상담해봐도 정말 장사꾼 심보인 원장님 아닌 이상 이 시기엔 성적관리, 고입대비부터 잘 하라고 하실 거예요. 공부 못 하는 애들이 예체능 한다는 건 뭣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옛말이고 요샌 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훨씬 힘들고 공부 많이 해야하거든요. 진짜 구식이고 짜증나는 말이지만 일단 공부부터 잘해놓으세요. 낡은 조언이라 너무 미안한데, 제가 입시미술 거쳐서 시디과 다니며 느끼는 건 진짜 공부가 모든 것의 기본이라는 거예요. 저도 그림만 잘 그리면 철썩 붙고 대학생 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고(물론 수시는 실기 100%인 학교가 많으니 그림만 잘 그리면 장땡인 경우도 있음;;) 일단 성적을 잘 만들어놔야 뭐라도 할 수 있거든요. 수시 올인했다가 다 떨어지면 정시 봐야하는데 정시는 수능성적, 내신성적 보잖아요. 너무 억울한 게, 실기장 가서 실기고사 치르고 공개평가 후에 합격자발표 보면 분명 공개평가 때 내 그림보다 낮은 점수 받은 친구가(그 친구와 내가 같은 미술학원 출신이라서 서로 성적을 알고있다고 쳤을 때. 보통은 남의 성적 모르죠) 수능성적 혹은 내신성적이 나보다 좋아서 나를 떨어뜨리고 붙어버리는 경우도 꽤 자주 있는 일이란 말이예요. 그래서 일단 성적관리를 빡세게.. 빡세게 하셔야합니다. 지금은 그림보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확 올라간 공부 난이도를 어떻게 극복할지 성적걱정을 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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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밑으로는 그냥 충고랑 경고입니다. 이 바닥 섣불리 들어왔다 상처입고 나갈까봐서요. 나도 꼰대 싫어하지만 지금은 내가 젊은 꼰대 되련다.. 읽기 싫으시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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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쓴 과정들 정말 힘들어요. 저는 현역으로 원하는 대학을 왔지만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 재수하고, 똑같은 입시미술 준비생 생활을 1년 더 해야했다면 중간에 미쳐버렸을지도 몰라요. 물론 대학 들어온 지금도 중고등학교 몇 번 더 다니겠다 싶을만큼 힘들고, 교수님 취향 맞춰서 점수 따내는 것도 멘탈 털리구요. 막연히 미대 멋있어보인다, 시디과 가면 그냥 그림 많이 그리고 예쁜 거 만들어낸다, 입시미술 한 번 해보고싶다는 마음으로 미술 시작하시려면 그냥 공부해서 문과 이과 갈라서 대학 가시는 게 훨씬 편해요. 제가 현직 전공자이니 응원은 드리지만 이 길 추천은 안 합니다. 그림 많이 그리고싶으시면 똑같은, 혹은 더 힘든 길 걸어서 애니과 가시고, 디자인 작업 척척 해서 편집디자인이나 웹디자인 같은 걸로 결과물 만들고싶으시면(혹은 덕질 할 때 디자인값 아끼고 싶으시면) 취미로 시작해도 충분히 전공자 못지않게 전문직업인까지 될 수 있으니 나중에 취미로 디자인 배우셔도 되고, 하여간에 수요 많아서 입시문 좁고 대학 오면 교수랑 실랑이 인쇄소랑 실랑이 팀플 하느라 멘탈 갈려 졸전 준비하다 응급실 가고 취업 포트폴리오 만든다고 울면서 밤 새고 또 인쇄소랑 실랑이 취업하면 (아닌 회사도 있지만 중소기업 다수)박봉에 야근 없어도 남은 작업물 들고 집에 가서 자진야근 할 수도 있고 내 의견과 클라이언트 의견 안 맞아서 진짜 안 멋있고 구시대적인 디자인 하거나 누가봐도 거지같은 디자인 높으신 분이 원한다는 이유로 군말없이 해야할 수도 있는 여러모로 피 흘리는 길인데 그래도 이 길에 오르고싶다 싶으시면 심사숙고 백 번 해보고 들어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