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ror: INSERT INTO `kin_3_30701` (subject, seo_subject, content, page, description, og_image, time) VALUES ('소설평가 부탁드려요', '%EC%86%8C%EC%84%A4%ED%8F%89%EA%B0%80+%EB%B6%80%ED%83%81%EB%93%9C%EB%A0%A4%EC%9A%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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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소설평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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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올렸었는데 답변이 하도 안올라와서 답답해서 그냥 지웠거든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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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제가 여러분들께 묻고 싶은 것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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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토리가 재미있는지, 신선한지 혹시 흔해빠졌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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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맞춤법 등등 하여튼간에 틀린거 모조리 다 지적 부탁. (욕도하셔도 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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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제 꿈이 이런 류의(..) 소설을 쓰는 사람인데요 이건 그냥 뇽토리가 궁금해서 쓴 것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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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쓰고 싶은 소설은 따로 있어요 추리 소설이라던가 그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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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인데요 늦은감이 있나요? 제 실력으로는 억~~~~수로 부족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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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마지막으로 이 소설과 어울리는 제목 <- 씹으셔도 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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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뱅팬이라서 권지용이 많이 나올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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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남자주인공 이름을 정하기 힘들어서 대충 집어넣은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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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연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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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까지밖에 안써서 이해가 가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어주세요 스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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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고 읽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시겠지만 조금만 힘내서 끝까지 읽어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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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답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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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내공이 후져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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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 오늘도 집에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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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없는 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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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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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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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멀쩡히 자고 있는 승현이를 거짓말로 얼버무려 매일 그녀를 돌려보냈다. 이런 게 소유욕 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똑같은 의미를 가진 과잉보호라는 것인가? 사랑스러운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 욕심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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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서 소곤소곤 잠자고 있는 이승 현이 눈에 비췄다. 저렇게 매일 매일 보아도 입맛을 돋우게 만드는 군침 도는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라도 보여주면 빼앗길걸. 같았다. 그녀도 알고 있겠지 이승현은 집에 있다는 걸, 내 어리석은 거짓말을 그냥 믿는 척 하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얼마나 화가 나 있을까? 또 난 그녀를 얼마나 화나게 했을까? 그녀의 떠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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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을 멍하니 보다, 현관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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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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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소리에 잠에 깬 듯하다. 이승 현은 두 눈을 비비더니, 목 매인 목소리로 날 이라 불렀다. 이승 현의 갑작스런 목소리에 죄 라도 지은 듯이, 죄책감이 등 넘어 넘쳐흘렀다. 그녀가 혹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이승 현을 빼앗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깊은 상상에 빠졌다. 그녀가 간 걸 두 눈으로 인정 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주제에 이런 식으로 이승현과 그녀를 속아 넘기는 짓이 나의 일상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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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 아파요? 식은땀이 많이 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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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의 걱정담긴 눈빛이 내 심장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피가 솟구쳐 당장이라도 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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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처럼 가슴이 쓰라렸다. 미친 놈 억제해야 된다. 여기서 선을 넘어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다는 건 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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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안 아파 더워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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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열 있을 수 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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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 현이 기지개를 피더니 나에게 다가온다. 와이셔츠 깃 단추가 풀린 사이로 계집애라 불러도 될 만큼 하얀 살 갓이 군침을 핑 돌게 만든다. 혀는 눅눅해지고, 이승 현이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 온 다면 짐승이 될 것만 같았다. 최대한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지 몇 초가 되자, 이마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감았던 눈이 저절로 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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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열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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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 현이 이렇게도 가까이 있다니 밥을 먹을 때 에도 따로따로 먹고, 화장실도 2개 여서 각자 하나 씩 쓰는 우리였다. 그래서 이승 현을 매일 멀리서 밖에 보지를 못했는데 커다란 눈동자와 높은 콧대, 무엇보다 녀석의 앙증맞은 입술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싶었다. 이승 현은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날 보았고, 난 녀석의 입술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 나는 이승현의 턱을 잡아 올렸다. 딱 한 번만 짐승으로 변해도 된다고 허락해 줘, 날 유혹한 건 네 잘못이야 이승 현 간격이 1CM도 남지 않았을 때, 이승현은 바지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급히 꺼내들었다. 내 손은 이승현의 움직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차렷 자세가 되었고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 을 지어내는 이승현의 모습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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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잘 웃지도 않던 녀석이 어떤 사람이기에 전화를 받고 저리도 해 맑게 웃는 것일까? 마치 지금의 이승현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 과도 같았다. 손을 조금만 뻗어도 닿을 것 만 같은데 잡으려 하면 할수록 나에게서 멀어 진다.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렇게 사랑하는데 이리도 널 원하는데왜 나에게 있어 이승현은 가까이 있지만 멀리 있는 존재 인지 헛웃음이 흘러 나왔다. 한 참 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핸드폰 폴더를 닫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승 현이 옅은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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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모르니까요. 약 챙겨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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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내게 해준 체, 방 안으로 들어가는 이승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대로는 아쉬웠다. 키스를 하지 않아도, 조금만 더 가까이 있고 싶었고, 재미있는 얘기를 더 나누고 싶었다. 이승 현은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해 하며 날 보았고, 난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텐데 난 고민 끝에 제일 궁금한 질문을 이승 현에게 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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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전에 말이야, 전화통화 한 사람 누군지 물어봐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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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건네니, 이승 현은 시든 꽃 잎 마냥 머리를 푹 숙여 내렸다. 괜한 것을 질문 한 것일까? 이승 현이 날 거북해 하는 건 아닌지더 어색해 지는 것은 아닐지, 손끝이 떨려 왔다. 이승현은 떨리는 내 손끝을 힐끔 보더니, 푹 숙였던 고개를 들고 사과처럼 새 빨갛게 익은 얼굴로 발꿈치를 들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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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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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 현과 룸메이트 생활을 하면 서, 아까 전처럼 해맑게 웃던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을 본 것은 더더욱 이였다. 아마 그녀 때문이겠지난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매일 집에 찾아올 때 마다 이승 현이 없다고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제 이승 현이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도, 낮선 일이 아니었다. 또 한 동안 김빠진 탄산음료수 같이 기운이 없던 것도 당연 한 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보냄으로 인해 이승 현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 을 낮선 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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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 전화 한 통에 좋아 죽으려고 하는 바보 같은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와중에도 그녀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나라는 놈이 한심했다. 얼마나 망가지고 한심해져야지 내 속이 편해지는지나란 놈은 얼마나 나쁜 놈 이 길래 이승현의 저 미소마저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것인지 나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또 나쁜 버릇이 하나 나왔다. 깊게 생각 하는 것, 이승현은 동그란 눈으로 날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 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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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말했으니까 방에 들어가도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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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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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결에 이승 현을 놓아주었다. 고작 이런 거 물어 보려고 이승 현을 붙잡은 것은 아닌데 말이야 근데 아까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거나 물어보는 바람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쏘아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괜히 물어본 것 같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음으로 인해 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녀와 이승현의 교제사이를 질투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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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찾아오는 바람에, 그녀의 전화 덕에 점심밥을 깜빡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장거리 도 아직 안 사왔는데 승현이랑은 어색해서 같이 못 가겠고 역시 혼자 가는 게 낫겠다. 식탁에 포스트잇으로 메모를 남겨 둔 뒤, 문 밖을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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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시계와 버스번호 만 번갈아 보며 살아서 바깥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연 분홍빛깔의 벚꽃이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걸 보니 답답한 마음이 씻겨 흘러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향도 좋고 꼭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과 흡사 했다. 이래서 여자들은 봄을 좋아하는 것인가? 아파트 밖으로 나와 수북이 쌓인 벚꽃을 보는데 익숙한 옷차림의 흠칫 하여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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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머리의 봄과 어울리는 파스텔컬러의 외투를 입은 여자, 오늘 아침에 집에 찾아 온 그 여자, 내 거짓말에 속아준 그 여자가 벤츠에 앉아 있었다. 이승 현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이승 현이 남고로 전학을 가는 바람에 핸드폰이나, 집에 찾아오는 거 말고는 만날 수 가 없을 테니까 분명히 그녀는 내 거짓말에 속았겠지 했는데 이승 현이 나갔다는 말을 굳건히 믿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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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양심이 있기에 그녀를 버리고 가버리긴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다. 벚꽃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썩 가신듯 했는데 정말 불쾌하다 저 여자, 난 그녀에게 다가갔고. 바닥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를 본 그녀는 고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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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 현 오늘 안 와, 그니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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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승현이랑 전화 통화 했어요, 그런데 목소리로는 성이 안 차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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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가, 이런 짓 민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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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요. 저도 알지만 오빠도 알 거 아니에요, 좋아아니 사랑하는 사람 하루라도 못 보면 죽을 것만 같은 그 심정 오빠도 잘 알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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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쌀쌀한 바람이 어깨를 스쳤다. 바람과 함께 무성한 벚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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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으로 한 잎, 한 잎 내려앉았고 잠시 말이 없던 그녀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더니 벤츠에서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말을 걸면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그녀에 얼굴을 보자, 미운 소리 하나 내뱉지도 못할 정도로 죄책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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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의 공감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또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기에 하루라도 안 보면 미칠 것만 같은 그 심정을 더 잘 알기에 그녀에게 이승 현을 보여준다는 게 두렵고 무서웠다. 이 여자의 간절함이 이승 현을 원하는 내 마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우습지만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사랑에 대한 끈질긴 집착이 더 솔직히 말한다면 그녀와 나는 닮았기에 더욱 더 이승 현을 만나게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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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거짓말 인거 알면서, 만날 속아줘 서 고마워 안 웃긴 개그맨이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애 쓸 때 억지로 웃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연극이 망하는 것처럼 돌려서 말하는 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 민망하게 관객이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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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있어서는 가슴 아픈 말을 해버렸다. 그녀가 믿건, 안 믿건 은 내 생각 이였을지도 모른다. 선택은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에어쩌면 그녀는 비오는 그 날에도, 밖에서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나랑 닮았으니까 끈질긴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니까그녀에게 있어서 다소 상처가 될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를 주어서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 내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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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처음에는 몰랐어요. 오빠가 거짓말 치는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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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칫하던 그녀가 실 웃음을 터트리더니 벚꽃 잎을 손바닥에 올렸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는 자기 자신을 우습게 봤다는 생각에 분이 차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뜻 밖에 대답을 내게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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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 바보 인가 봐요. 속은 걸 알면서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그건 그렇고 이놈의 벚꽃은 왜이리. 내리는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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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간지러워서 말은 못했지만, 뭐 말해두자면 이승 현의 라이벌이기도 한 그런 여자 여서 말 못한 점도 있긴 하지만, 조금은 바보라고 비하 한 내가 더 모자란 녀석 같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기다리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 할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을 믿고 서로를 신뢰해서 기다릴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사람이 집 앞에만 서있어도 충분히 행복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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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없으면, 나랑 마트가 같이 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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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곱게 못해요? 건들거리는 말투, 정말 짜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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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곱게 말하는 거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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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왜 저한테만 그래요? 제가 그렇게 만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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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눈을 치켜뜨며 작은 키로 옹알옹알 거리는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네 살배기가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것 그 이하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아까와는 다르게 잔뜩 활발해진 그녀를 괜히 데려온 거 같기도 하고, 후회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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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룸메이트 생활 하면서 이 승현이 좋아하는 음식 같은 걸 별로 알지 못하는 편이다. 이 왕 데려온 김에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고 물어볼까 저 멀리서 두부를 고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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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 말이야, 무슨 음식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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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그것도 몰라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같은 반 애들도 다 알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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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런데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기는 좀 그렇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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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요! 예전에 점심 같이 만들어 먹었었는데 김치찌개 정말 잘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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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과일코너에서 딸기 한 상자를 짚어 와 카트 안에 넣었다. 그리곤 뭐가 좋은지 어린아이 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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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딸기도 엄청 좋아해요집에서 DVD 빌린 거로 같이 영화 보면서 딸기도 먹고 그랬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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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멋대로 즐거웠다가. 또 훌쩍 거리는 꼴을 보니 어이가 없어 한 숨만 흘러 나왔다. 하여튼 김치찌개를 좋아한다니, 예전에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하려다가. 승현이가 싫어할 것 같아서 급 수정해서 된장찌개를 해 먹었는데 그때 김치찌개를 해줄걸! 후회감이 뒤 늦게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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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현이가 좋아하는 음식 뭐 없어? 과일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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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은 딸기랑 귤참치 전 등등, 많이 잘 먹어요. 나중에 같이 또 장볼 때 참치 전 하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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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너랑 안 올 건데, 그냥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데리고 온 거니까 괜한 착각은 좀 자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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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라, 말투 진짜 싸가지 없다. 승현이가 오빠의 본 성격을 알아야 얼른 룸메이트를 끊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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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을 뒤로 한 체, 승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카트에 한 가득히 넣어 두었다. 돈은 제대로 깨질 것 같지만 승현이가 기뻐할 것 같은 모습을 보니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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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사요. 누가 들고 가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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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네가 들고 가지 누가 들고 가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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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한테 이 많은 걸 들으라고요? 지금 미쳤어요? 솔직히 정보 제공해 준 것 만으로도 꽤 값비싼 일 한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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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은 그게 아니라도와달라는 건데아무리 네가 싫어도 그 정도로 빡세게 일 시키지는 않아. 그니까 착각의 늪에서 얼른 빠져 나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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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물 흐르듯이 지나 간 것 같다. 평소에는 일찍 끝내는 것 같지만 이 여자랑 코너를 한 바퀴 돌며 세일 하는 것 까지 이리저리 안 쑤셔 본대가 없다. 아마 내일이면 허리가 아프고 삭신이 쑤실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장은 완벽하게 잘 봐왔다. 그녀에겐 딸기가 들은 봉투를 들으라. 시켰고, 김치찌개의 재료가 담아있는 두 봉투는 내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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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는 좋겠네요, 나에게도오빠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으니까, 부럽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승현이는 힘들어도 기댈 버팀목이 많아서 좋겠다는 뜻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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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부럽다는 뜻 아니야?”,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승현이는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웬만한 여자들 보다 더 예쁘게 생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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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그런 소리는 왜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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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오빠, 요번만큼은 거짓말 하지 말아요. 승현이를 좋아하는 건 착하고 이해심 많은 승현이의 성격도 있겠지 많은, 승현이가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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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을 찌른다. 이 여자 솔직히 말한다면 오늘 이승 현에게 실수를 범할 번 한 것도 그 뽀얀 살과 과 오감을 사로잡는 깊은 눈망울, 여러 가지 요소를 다 가춘 아름다운 겉모습에 반한 건 맞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모는 외모일 뿐이지, 외모는 외모의 가치대로 성격은 성격의 가치대로 이승현의 대한 마음은 내 가슴속에 정리되어 박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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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너는 승현이 어디가 좋은 건데? 너야 말로 승현이가 다른 남자애들 보다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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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아예 안보는 것도 아니지만은 외모는 외모대로 성격은 성격대로 승현이는 승현이대로 좋은 점이 있는 것이니까요이럴 때에는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라는 말을 해야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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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너랑 똑같은 생각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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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요? 역시 사랑하는 사람은 닮아가긴 닮아 가나 봐요. 근데 오빠 성격보다는 제 성격이 더 착한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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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소리 할 거면 딸기 내려놓고 집에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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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에요. 오빠한테 그런 소리 해봤자 좋은 소리 못 들을게 뻔하다, 제가 무슨 이득이 있다고 그러 갰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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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인 문제도 일이라는 걸 오늘 깨달았다. 오늘은 이 여자랑 너무 정신적인 일을 많이 한 탓에 머리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언제 한번 제대로 미쳐버리고 싶을 때에는 이 여자를 데리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도 좋겠구나. 19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자랑 이렇게 싸워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그런데 여태까지 이 여자의 이름을 몰랐다. 먼저 물어보기는 껄끄럽지만, 계속 라고는 부를 수 없는 노릇이니까이름을 알려준다 하더라도 이름 을 부를 일도 없을 것이지만 아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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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알거야. 이승 현이 얘기해 주었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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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말해야 되요? 말해봤자 라고 부를 건 변함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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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름을 불러야 될 상황이 있을 거 아니야, 그냥 좀 알려 달라면 한 번에 알려주면 안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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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뿌루퉁한 표정으로 딸기가 들은 봉지를 녹일 듯 쏘아보더니, 한 숨을 내쉬고는 날 쳐다보더니, 두툼한 입술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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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화선인데요, 이름 말한 김에 이름 좀 불러줘요 민망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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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네 이름 불러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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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오빠가 민망해 하지 않도록 제가 먼저 이름 불러 줄까요? 계속 오빠라고만 부르니까 싱거운 것 같기도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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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난 그 말에 동의 안했는데 그건 그렇고 너 지금 나랑 무슨 관계인지 잊어 버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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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관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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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널 만날 속인 나쁜 사람이고, 넌 거기에 만날 속아 넘어가서 날 엄-청 미워해야 되고, 또 한 남자를 사랑하는 드라마틱한 이런 말 붙이기는 민망하지만 라이벌 비슷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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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요? 오빠는 게이고, 전 정상적인 사랑을 하는 평범한 여고생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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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라는 말에 조금 화가 났지만, 게이인건 맞다. 내가 이승 현이랑 연애할 수 없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내가 남자이기 때문 차라리 이 승현이 여자로 태어났다면이런 건 고민 축에도 안 낄 텐데하늘이 내린 내 운명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갰지 생각해야 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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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용오빠, 어쨌든 간에 오빠 이름 불렀으니까요. 오빠도 제 이름 빨리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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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싫다는데, 왜 자꾸 보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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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부르라면 불러요! 3글자만 말하면 되는데 속이 너무 좁아도 좁은 거 아니에요? 승현이 앞에선 속 넓은 척 하더니만 완전 재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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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그래 한 화선. 됐지? 다음부터 이름 부르라고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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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이런저런 주저리를 나누다보니, 벌써 집 앞 까지 다 와버렸다.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던 미소는 서서히 무표정으로 변해갔고, 난 그녀의 표정을 봤으면서 못 본적 했다. 그녀는 씁쓸한 듯 살짝 미소를 짓더니, 다시 해맑게 웃으며 딸기가 든 봉투를 나에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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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부터는 오빠 혼자 들고 가야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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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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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가 김치찌개 맛있게 먹을 생각 하니까, 기분이 몹시 좋아지네요! 승현이는 매운 거 잘 못 먹어요. 그니까 약간 싱겁게 해주세요. 그럼이만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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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동정심이 드는 건, 아마 같이 했던 시간에 꽤 길었나 보다. 걸림돌만 같았던 그녀가 막상 서글픈 미소를 짓고 노을에 점점 그을려 사라지는 걸 보니 이승 현을 매일 볼 수 있는 나보다, 불리한 사람은 그녀인데배려 같은 걸 조금 해줄 걸 그랬나? , 그건 좀 내키지 않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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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여운이 남아. 잠시 멍하니 서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승현이는 지금 쯤 뭐하고 있을까? 공부? 또 소파에서 TV보다 잠든 건 아닐까? 배탈 걸릴 텐데아이를 둔 부모들이 걱정을 하는 것 마냥, 내가 가정주부가 된 것 같았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는 순간에도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일은 학교를 가고승현이랑 같이 등교를 하고, 오늘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내 나쁜 습관 중에 하나라면, 하나다. 하나는 너무 깊게 생각한다는 첨, 또 하나는 미리 미리 생각해 둔다는 점,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문이 열린지도 몰랐다. 열쇠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현관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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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자마자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적막했던 내 귀를 다시 시끄럽게 만들어 놓는다. 역시 승현이 오늘도 TV 보다 잠들었나 보다. 승현이의 손에 잡힌 리모컨을 살짝 빼내어 TV전원을 껐다. 오늘 아침에 자다 일어났지 아마도? 그건 내가 부주의 하게 소리조절을 못해서 일어난 것일 꺼다. 난 승현이를 가볍게 들어 안았다. 딱 보기에도 깃털 같아 보이는 승현이는 솜 베개라도 안은 듯 많이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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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를 일명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렸다. 새근새근 잠 들은 승현이의 아기 같은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잠든 모습이 아기마냥 뽀송뽀송 해 보여서 그런지, 하얀 피부, 잘 솟은 코그리고 앙증맞은 딸기 같은 입술이 탐났다. 딱 한번만, 한 번만 짐승이 되도록 허락해 주길, 아직입술은 아껴두었다 마지막에 먹는 편이 맛있겠지? 승현이의 티 없는 이마의 살포시 키스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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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를 방 안 침대에 눕혀 놓고, 난 아차 하며 박수를 쳤다. 점심 치고는 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녀와 마트에서 옥신각신 하느라 벌써4시가 되버린 것을 시계를 보고서야 알았다. 어쩐지 웬 노을이다 싶었더니만 승현이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어떻게 사과해야 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단 김치찌개라도 맛있게 끓여야 되겠다. 재료를 꺼내고 본격적으로 조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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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과, 파 그리고 김치를 썰며 간은 맵지 않도록 그녀가 말한 대로 살짝 싱거울 정도로 적당히 간을 쳤다. 김치찌개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라 걱정은 됐지만 먹지 못할 만큼의 최악의 맛은 아니었기에, 결과는 성공적 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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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일 깨우기 위해, 방문을 열었고 잠에 잔뜩 골아 있는 승현이를 힘껏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흔들어도 거동을 하지 않자, 혹시 김치찌개라고 말하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승현의 귀에 살며시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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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아, 네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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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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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잠이 덜 깬 상태라 눈도 부리부리 하고, 목도 매여 있지만 승현의 잔뜩 부푼 눈에 난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였다. 승현은 침대에서 재 빨리 일어나 식탁으로 뛰어갔다. 보글보글 김이 끌어 차는 달콤한 냄새의 김치찌개를 멍하니 보던 승현은 재 빨리 의자에 앉더니 김치찌개를 한 숟갈 뜨더니, 바로 입에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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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맛있어? 네가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그래서 최대한 싱겁게는 해봤는데너무 싱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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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은 아무 말 없이 또 한 숟갈을 퍼 먹더니, 두 눈을 지그시 감고는 혀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혹시 맛이 없는 것일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승현이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해맑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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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맛있어요! 최고에요 최고! 여태까지 먹어본 김치찌개 중에서 제일 안 맵고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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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김치찌개를 맛있게 퍼먹는 것을 보니 내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다. 승현이의 착한 성격도, 성격 이지 많은 그녀의 도움이 많이 컸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 체 간을 맵게 했으면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 행 이였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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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과 나는 하나의 식탁에서 하나의 찌개를 오순도순 나누어 먹으며,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어색했던 승현과는 많이 친해진 것 같아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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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요 보통 김치찌개는 매콤하게 만들잖아요. 그런데 제가 싱겁게 먹는 거 어떻게 알고 만 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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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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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많은 망설임이 가슴과 머리사이를 교차하고 있었다. 이제 거짓말은 조금 줄이고 싶었으니까, 난 승현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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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선이가 알려 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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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화선 앞에서 그렇게도 이름 안 부른다고 얘기 했는데 결국엔 이름을 말해 버렸다. 그것도 성을 때어버린 체 진짜 이름 을 말해버렸다. 낮 간지러웠지만 승현은 나를 멀뚱히 쳐다보더니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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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화선이네요! 형이랑 화선이랑 친했어요? 아니 것보다 형이랑 화선이랑 알 리가 없는데? 화선 이한테 형을 소개시켜준 적은 있어도 형에게 화선이 얘기는 한 번도 안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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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어떻게 변명을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밖에서 기다렸는데 만날 내가 거짓말 쳐서 여자 친구를 돌려보냈다고 그러면 기분 나빠하는 건 둘째 치고, 당장 짐을 싸들고 나갈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승현이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한 참 고민을 하던 중, 벨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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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잠시 만요 전화가 와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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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는 해 맑게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예의 같은 건 지키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내 앞에서 바로 전화를 받아도 상관없는데승현이는 아직 나를 그저 룸메이트 라고만 생각하는 것일까? 승현이가 내려놓은 숟가락 많이 내 쓸쓸함을 토닥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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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한 숨과 함께 생각이 마음을 타고 머리위로 올라왔다. 깊은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건만,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더니습관은 약속 따위로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담배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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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새록새록 머릿속에 나뒹구는 질투심 때문에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승현과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은 그녀 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겨오고 이승 현을 빼앗기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독한 향수처럼 후각을 마비시키더니 이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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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솟아올랐던 김치찌개가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이, 꼭 이승 현의 나에 대한 애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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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어가는 것 같았다. 웬만한 의처증 환자도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을 텐데 , 아니면 내가 의처증 환자라도 된 것일까? 내 자아성의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그 와중에도 이승현의 통화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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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간절한 마음이 통하기라도 했는지 이 승현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이승현은 아까와는 다르게 더 해맑게 미소를 띠고 있었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의자를 끌어 앉았다. 이 승현은 긴 통화 때문에 부끄럽기라도 한 것인지 뒷머리를 긁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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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이 늦었죠? 먼저 먹고 있지, 미안해요 저 때문에 찌개도 다 식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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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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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용 너도 참 미련하다. 솔직히 누구랑 전화통화 했냐고 이 승현한테 따지고 싶으면서, 그녀와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고 왔냐며 묻고 싶으면서, 정답은 본인만 아는 것인데약으로도 해결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의심 때문에 이승현과 같은 학교를 다닐까 하는 멍청한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다. 물어 본다 하더라도, 내 자신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 승현의 사생활 프라이버시를 사생 팬들처럼 지금 통화를 한 사람이 그녀 는 아니냐며, 큰 소리 칠 입장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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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생각에 잠겨 있자, 이 승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숟가락을 들어 다시 밥을 퍼먹었다. 조금 정신없었지만 승현이와 화목하게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밥을 다 먹은 이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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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거지는 제가 해도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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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내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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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제가 설거지 하는 대신에, 형이 만날 맛있는 밥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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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현이 저렇게 즐거워하면서 내가 신신당부 하는데, 거부하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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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착한 척 배려 하다가. 불똥이 튀다가는 뒤처리도 골치 아파질게 뻔하다, 난 고개를 끄덕였고 이승현은 반찬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냉장고에 넣었다. 승현이가 예쁘고 기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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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으니 온 몸에 피로가 어깨로 쏠린 듯 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수면제라도 먹은 듯 원치도 않는 피곤에 눈꺼풀이 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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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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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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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갈 준비 하고 있겠죠? 솔직히 양심이 있으면 좀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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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찾아오는 이 여자, 보기만 해도 재수가 없는 이 여자, 바로 그녀였다. 당연 한 일이여서 없다고 또 거짓말을 치고 보내버리면 됐지만, 그녀도 어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냥 보내기에는 조금 찝찝한 감이 들었다. 게다가 이승현과 나는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코 앞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라 좀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만날 이 승현을 끼고 사는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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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승현이 보기라도 할까 현관문을 재 빨리 닫으려고 했지만, 하늘도 거짓말 치는 괘씸한 녀석이 싫은 건지 뒤에서 양치질을 하고 있던 이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그녀와 나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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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일이 터졌다. 이승현과 내가 같이 등교를 했었는데 지금은 꼴 보기 싫은 그녀와 이 승현이 팔짱을 끼며 커플이라며 광고라도 하는 것인지, 눈꼴셔 못 봐줄 정도였다. 평소엔 이 승현을 그렇게도 애지중지 하지만, 오늘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라고 찍힌 것 같았다. 그 믿는 도끼가 이 승현이고 찍힌 놈이 나겠지만.여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도중 , 그녀가 멈추는 바람에 코가 깨진 듯 고통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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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현아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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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용 형이랑 화선이도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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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입으로 지껄이긴 죽어도 싫었지만, 그녀와 나는 같은 학교였다. 나도 처음엔 같은 학교 인지는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의 아침마다 찾아오는 그 근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그녀가 입은 교복이 결정적인 힌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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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승현이가 이제 안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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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그만하고, 나 먼저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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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요! 어차피 같은 학교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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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먼저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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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똥고집 쟁이! 누군 오빠가 좋아서 같이 가는 줄 아나요? 승현이랑 같이 가려고 그런 건데, 어쩌다 보니까 재수 없게도 오빠랑 같이 가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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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말을 듣기 싫어, 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묵묵히 걸었다. 그녀는 자기가 무시당한 게 기분 나쁜지 더 크게 땍땍 거렸지만 닭장에 닭이 꼬끼오- 하는 그 이하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개 무시도 이만한 무시는 없겠지, 충분히 기분 나빠해라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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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강대성 이였다. 오늘도 어울리지 않는 랩을 짓거리며 도라에몽인가 뭔가 하는 이상한 괴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핸드폰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런 바보랑 인사를 나누다가는 바보 바이러스라도 옮을 까, 무서워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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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지용 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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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내버려두지, 그냥 나대지꼭 그녀처럼 피곤하다. 또 말씹으면 발에 좀이라도 난 놈 마냥 방방 뛰어다닐 걸 생각하니, 한기가 느껴져 무거운 고개를 들고, 감길 것만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올려 강대성의 낯짝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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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내가 그렇게도 잘생겼냐? 자식, 보는 눈은 있어서! 그러다가 반한다? 너 그거 알아? 게이도 순식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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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류소설에 빠진 미친놈마냥, 이리저리 자신의 논리(?)를 남에게 퍼붓는다. 솔직히 생각 하자면 내가 왜 이런 미친놈이랑 9년 동안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중학교를 졸업해 고등학교 까지 이런 친구관계를 지속해 왔는지 심오했다. 그래도 이 녀석의 이론에 조금은 공감 되는 것, 하나는 있긴 있었다. ‘게이는 순식간 정말 게이는 말 그대로 순식간이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순식간에 내 눈은 그녀의 다리로 향해 있다는뭐 그런 뜻과 같다고 설명해야 되겠지만 말이다. 강대성은 입에서 부리나케 떠들더니만 선생님이 오자 풍선 바람 빠지듯 찌들었다. 저렇게 가만히 찌들어 들면, 정말 괜찮은 녀석 같은데 말이야저 놈의 오두방정 입이 문제지 입이! 턱을 괸 체 강대성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보자, 강대성과 원하지도 않는 아이컨텍 을 해버렸다. 녀석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고, 난 그런 강대성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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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는 수업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그런 정적 속에서 난 창 에 비춰진 작은 세상 을 보았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세상을 본다면 지금 보는 거와 같이 작아 보인다던데, 초등학생 같은 생각이지만, 나도 이 승현을 갖게 된다면 그 사람도 작아 보이겠지, 그러면 나도 그때는 그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새길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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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식보다 복잡한 생각이 들어, 책상에 얼굴을 힘껏 파묻었다. 이마를 크게 들이받아 혹이라도 난 듯 발을 동동 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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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말 하지만 그렇게 돼 버린다면, 그 사람도 나도 많이 힘들어 질게 분명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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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또 깊은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렀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 몸을 담아놓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아직 난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 그저 강해지려고 그저 의식하지 않으려고, 내 자신을 둔갑 하는 것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잊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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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감정들이 미묘하게 섞인 나머지, 시간이 가는지도 몰랐다. 강대성이 등짝을 쌔게 치는 바람에 수업이 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얼떨떨한 나머지 가렵지도 않는 눈을 비볐고 주위를 살펴보니 1교시부터 모두 젖은 걸레 마냥 축 늘어져 있었다. 강대성은 내 감정을 눈치라도 챘는지 아니면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인지, 내 앞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강대성을 보자, 웃음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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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가만히 있어 봐, 왜 그래 미친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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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표정이 날 가만히 못 있게 하잖아, 너야 말로 왜 그래 내일 죽을 사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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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같은 강대성 에게도, 내 걱정거리가 한 눈에 보였나 보다. 하긴 관심이라도 달라는 듯 축 늘어져 있는데 아무리 바보 같은 강대성이라도 그 정도의 눈치는 있나보다. 강대성의 부담스러운 눈빛에 고개를 들렸다. 지금, 승현이는 뭘 할까나, 아차! 오늘 비 온다 했는데 승현이한테 우산 가져가라는 소리를 못했다. 나도 참 바보같이 가녀린 그 몸에 빗방울 하나라도 적신다면 감기라도 걸릴 것 같은데승현이를 좋아 할 자격이라도 되는지, 내 자신이 한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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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가 인생의 종을 치듯, 머리에 공연히 울렸다. 이어지는 수업시간에도 내 속마음은 혹시 승현이가 비를 맞지는 않을 까 하는, 걱정에 안절부절 이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우산을 들고 냅다 뛰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는 딱 적당한 거리니까괜한 걱정을 했다 싶어, 한 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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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려가는 도중, 교문 사이로 비친 그녀의 뒷모습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왠지 모를 반가움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는 이 시각 까지 집에 안가고 저기에 앉아서 무얼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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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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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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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폈다. 승현이를 데려가기 위해, 그리고 도중에 그녀를 만났다. 빈손으로 쭈그려 앉은 체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그녀가 내 눈앞에 서있었다. 그녀를 보니, 주위에 그녀와 같은 학년인 여자애들은 얼핏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어깨가 젖어가면서도 우산을 같이 쓰질 않나, 심하면 2인용 우산을 5명이서 같이 쓰는 애들까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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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친구들이랑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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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_30701_131619384', ' 말그대로 소설평가 부탁드려요 전에 올렸었는데 답변이 하도 안올라와서 답답해서 그냥 지웠거든요 ㅠㅠ; 음 제가 여러분들께 묻고 싶은 것은요.   1. 스토리가 재미있는지, 신선한지 혹시 흔해빠졌는지 2.맞춤법 등등 하여튼간에 틀린거 모조리 다 지적 부탁. (욕도하셔도 되요 ㅋㅋ) 3.제 꿈이 이런 류의(..) 소설을 쓰는 사람인데요 이건 그냥 뇽토리가 궁금해서 쓴 것이구.. 원래 쓰고 싶은 소설은 따로 있어요 추리 소설이라던가 그런거. 중학교 2학년인데요 늦은감이 있나요? 제 실력으로는 억~~~~수로 부족하겠지요? 4.마지막으로 이 소설과 어울리는 제목 <- 씹으셔도 되요ㅠㅠ;    빅뱅팬이라서 권지용이 많이 나올거에요.. 솔직히 남자주인공 이름을 정하기 힘들어서 대충 집어넣은거지만..     하나는 연애(?) 소설...     중간까지밖에 안써서 이해가 가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어주세요 스압??인가 재미없고 읽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시겠지만 조금만 힘내서 끝까지 읽어주시고 정확하게 답변해주세요 ^^~ 마지막으로 내공이 후져서 죄송합니다..     “승현이 오늘도 집에 없나요?” “네, 집에 없는 데요” “알겠습니다.”   1 집에 멀쩡히 자고 있는 승현이를 거짓말로 얼버무려 매일 그녀를 돌려보냈다. 이런 게 소유욕 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똑같은 의미를 가진 과잉보호라는 것인가? 사랑스러운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 욕심이지만 말이다.   소파에서 소곤소곤 잠자고 있는 이승 현이 눈에 비췄다. 저렇게 매일 매일 보아도 입맛을 돋우게 만드는 군침 도는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라도 보여주면 빼앗길걸. 같았다. 그녀도 알고 있겠지 이승현은 집에 있다는 걸, 내 어리석은 거짓말을 그냥 믿는 척 하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얼마나 화가 나 있을까? 또 난 그녀를 얼마나 화나게 했을까? 그녀의 떠나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 현관문을 닫았다. “형 …?\"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 깬 듯하다. 이승 현은 두 눈을 비비더니, 목 매인 목소리로 날 ‘형’ 이라 불렀다. 이승 현의 갑작스런 목소리에 죄 라도 지은 듯이, 죄책감이 등 넘어 넘쳐흘렀다. 그녀가 혹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이승 현을 빼앗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깊은 상상에 빠졌다. 그녀가 간 걸 두 눈으로 인정 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주제에 … 이런 식으로 이승현과 그녀를 속아 넘기는 짓이 나의 일상 이였다.   “형, 어디 아파요? 식은땀이 많이 나내요”   이승현의 걱정담긴 눈빛이 내 심장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피가 솟구쳐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가슴이 쓰라렸다. 미친 놈… 억제해야 된다. 여기서 선을 넘어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다는 건 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안 아파 더워서 그래” “그래도 열 있을 수 도 있잖아요?”   이승 현이 기지개를 피더니 나에게 다가온다. 와이셔츠 깃 단추가 풀린 사이로 계집애라 불러도 될 만큼 하얀 살 갓이 군침을 핑 돌게 만든다. 혀는 눅눅해지고, 이승 현이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 온 다면 짐승이 될 것만 같았다. 최대한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지 몇 초가 되자, 이마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감았던 눈이 저절로 떠졌다. “다행이도 열은 않나요. 형”   이승 현이 이렇게도 가까이 있다니… 밥을 먹을 때 에도 따로따로 먹고, 화장실도 2개 여서 각자 하나 씩 쓰는 우리였다. 그래서 이승 현을 매일 멀리서 밖에 보지를 못했는데 … 커다란 눈동자와 높은 콧대, 무엇보다 녀석의 앙증맞은 입술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싶었다. 이승 현은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날 보았고, 난 녀석의 입술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 나는 이승현의 턱을 잡아 올렸다. 딱 한 번만 짐승으로 변해도 된다고 허락해 줘, 날 유혹한 건 네 잘못이야 이승 현… 간격이 1CM도 남지 않았을 때, 이승현은 바지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급히 꺼내들었다. 내 손은 이승현의 움직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차렷 자세가 되었고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 을 지어내는 이승현의 모습만 보였다.   그렇게 잘 웃지도 않던 녀석이… 어떤 사람이기에 전화를 받고 저리도 해 맑게 웃는 것일까? 마치 지금의 이승현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 과도 같았다. 손을 조금만 뻗어도 닿을 것 만 같은데 잡으려 하면 할수록 나에게서 멀어 진다.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렇게 사랑하는데 이리도 널 원하는데…왜 나에게 있어 이승현은 가까이 있지만 멀리 있는 존재 인지 헛웃음이 흘러 나왔다. 한 참 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핸드폰 폴더를 닫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승 현이 옅은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요. 약 챙겨 드세요. 형”   그 말을 내게 해준 체, 방 안으로 들어가는 이승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대로는 아쉬웠다. 키스를 하지 않아도, 조금만 더 가까이 있고 싶었고, 재미있는 얘기를 더 나누고 싶었다. 이승 현은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해 하며 날 보았고, 난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텐데… 난 고민 끝에 제일 궁금한 질문을 이승 현에게 묻기로 했다.   “아까 전에 말이야, 전화통화 한 사람 누군지 물어봐도 되려나?”   질문을 건네니, 이승 현은 시든 꽃 잎 마냥 머리를 푹 숙여 내렸다. 괜한 것을 질문 한 것일까? 이승 현이 날 거북해 하는 건 아닌지…더 어색해 지는 것은 아닐지, 손끝이 떨려 왔다. 이승현은 떨리는 내 손끝을 힐끔 보더니, 푹 숙였던 고개를 들고 사과처럼 새 빨갛게 익은 얼굴로 발꿈치를 들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여자…친구요.”   이승 현과 룸메이트 생활을 하면 서, 아까 전처럼 해맑게 웃던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을 본 것은 더더욱 이였다. 아마 그녀 때문이겠지…난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매일 집에 찾아올 때 마다 이승 현이 없다고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제 이승 현이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도, 낮선 일이 아니었다. 또 한 동안 김빠진 탄산음료수 같이 기운이 없던 것도 당연 한 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보냄으로 인해 이승 현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 을 낮선 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 친구 전화 한 통에 좋아 죽으려고 하는 바보 같은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와중에도 그녀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나라는 놈이 한심했다. 얼마나 망가지고 한심해져야지 내 속이 편해지는지…나란 놈은 얼마나 나쁜 놈 이 길래 이승현의 저 미소마저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것인지 나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또 나쁜 버릇이 하나 나왔다. 깊게 생각 하는 것, 이승현은 동그란 눈으로 날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 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냈다.   “형, 저 말했으니까 방에 들어가도 되죠?” “어……으응,”   어떨 결에 이승 현을 놓아주었다. 고작 이런 거 물어 보려고 이승 현을 붙잡은 것은 아닌데 말이야… 근데 아까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거나 물어보는 바람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쏘아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괜히 물어본 것 같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음으로 인해 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녀와 이승현의 교제사이를 질투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찾아오는 바람에, 그녀의 전화 덕에 점심밥을 깜빡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장거리 도 아직 안 사왔는데… 승현이랑은 어색해서 같이 못 가겠고 역시 혼자 가는 게 낫겠다. 식탁에 포스트잇으로 메모를 남겨 둔 뒤, 문 밖을 들어섰다.   평소에는 시계와 버스번호 만 번갈아 보며 살아서 바깥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연 분홍빛깔의 벚꽃이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걸 보니 답답한 마음이 씻겨 흘러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향도 좋고 … 꼭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과 흡사 했다. 이래서 여자들은 봄을 좋아하는 것인가? 아파트 밖으로 나와 수북이 쌓인 벚꽃을 보는데 익숙한 옷차림의 흠칫 하여 고개를 돌렸다.   긴 생머리의 봄과 어울리는 파스텔컬러의 외투를 입은 여자, 오늘 아침에 집에 찾아 온 그 여자, 내 거짓말에 속아준 그 여자가 벤츠에 앉아 있었다. 이승 현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이승 현이 남고로 전학을 가는 바람에 핸드폰이나, 집에 찾아오는 거 말고는 만날 수 가 없을 테니까… 분명히 그녀는 내 거짓말에 속았겠지 했는데 이승 현이 나갔다는 말을 굳건히 믿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다.   나도 양심이 있기에 그녀를 버리고 가버리긴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다. 벚꽃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썩 가신듯 했는데 정말 불쾌하다 저 여자, 난 그녀에게 다가갔고. 바닥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를 본 그녀는 고개를 올렸다.   “이승 현 오늘 안 와, 그니까 가” “아까…승현이랑 전화 통화 했어요, 그런데 목소리로는 성이 안 차서요.” “돌아 가, 이런 짓 민폐야” “알아요. 저도 알지만 … 오빠도 알 거 아니에요, 좋아…아니 사랑하는 사람 하루라도 못 보면 죽을 것만 같은 그 심정 오빠도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쌀쌀한 바람이 어깨를 스쳤다. 바람과 함께 무성한 벚꽃은 바닥으로 한 잎, 한 잎 내려앉았고 잠시 말이 없던 그녀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더니 벤츠에서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말을 걸면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그녀에 얼굴을 보자, 미운 소리 하나 내뱉지도 못할 정도로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의 말의 공감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또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기에 하루라도 안 보면 미칠 것만 같은 그 심정을 더 잘 알기에 그녀에게 이승 현을 보여준다는 게 두렵고 무서웠다. 이 여자의 간절함이 이승 현을 원하는 내 마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우습지만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사랑에 대한 끈질긴 집착이 … 더 솔직히 말한다면 그녀와 나는 닮았기에 더욱 더 이승 현을 만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거짓말 인거 알면서, 만날 속아줘 서 고마워 안 웃긴 개그맨이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애 쓸 때 억지로 웃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연극이 망하는 것처럼 … 돌려서 말하는 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 민망하게 관객이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네.”   그녀에게 있어서는 가슴 아픈 말을 해버렸다. 그녀가 믿건, 안 믿건 은 내 생각 이였을지도 모른다. 선택은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에…어쩌면 그녀는 비오는 그 날에도, 밖에서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나랑 닮았으니까 끈질긴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니까…그녀에게 있어서 다소 상처가 될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를 주어서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 내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몰랐어요. 오빠가 거짓말 치는 줄 몰랐어요.”   멈칫하던 그녀가 실 웃음을 터트리더니 벚꽃 잎을 손바닥에 올렸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는 자기 자신을 우습게 봤다는 생각에 분이 차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뜻 밖에 대답을 내게 건넸다.   “그런데 전 바보 인가 봐요. 속은 걸 알면서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그건 그렇고 이놈의 벚꽃은 왜이리. 내리는지 모르겠네.”   낮 간지러워서 말은 못했지만, 뭐 말해두자면 이승 현의 라이벌이기도 한 그런 여자 여서 말 못한 점도 있긴 하지만, 조금은 바보라고 비하 한 내가 더 모자란 녀석 같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기다리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 할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을 믿고 서로를 신뢰해서 기다릴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사람이 집 앞에만 서있어도 충분히 행복 하니까 말이다.   “할 일 없으면, 나랑 마트가 같이 가던가.” “말 좀 곱게 못해요? 건들거리는 말투, 정말 짜증나요.” “내가 언제 곱게 말하는 거 봤어?” “오빠는 왜 저한테만 그래요? 제가 그렇게 만만해요?”   큼지막한 눈을 치켜뜨며 작은 키로 옹알옹알 거리는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네 살배기가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것 그 이하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아까와는 다르게 잔뜩 활발해진 그녀를 괜히 데려온 거 같기도 하고, 후회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룸메이트 생활 하면서 이 승현이 좋아하는 음식 같은 걸 별로 알지 못하는 편이다. 이 왕 데려온 김에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고 물어볼까 저 멀리서 두부를 고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승현이 말이야, 무슨 음식 좋아해?” “여태까지 그것도 몰라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같은 반 애들도 다 알 텐데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런데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기는 좀 그렇잖아” “음…김치찌개요! 예전에 점심 같이 만들어 먹었었는데 김치찌개 정말 잘 먹었어요.”   그녀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과일코너에서 딸기 한 상자를 짚어 와 카트 안에 넣었다. 그리곤 뭐가 좋은지 어린아이 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또 딸기도 엄청 좋아해요…집에서 DVD 빌린 거로 같이 영화 보면서 딸기도 먹고 그랬는데 …\"   지 멋대로 즐거웠다가. 또 훌쩍 거리는 꼴을 보니 어이가 없어 한 숨만 흘러 나왔다. 하여튼 김치찌개를 좋아한다니, 예전에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하려다가. 승현이가 싫어할 것 같아서 급 수정해서 된장찌개를 해 먹었는데 그때 김치찌개를 해줄걸! 후회감이 뒤 늦게 몰려온다.   “또, 승현이가 좋아하는 음식 뭐 없어? 과일이라던가.” “과일은 딸기랑 귤…참치 전 등등, 많이 잘 먹어요. 나중에 같이 또 장볼 때 참치 전 하는 건 어때요?” “다음엔 너랑 안 올 건데, 그냥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데리고 온 거니까 괜한 착각은 좀 자제해라” “봐라, 말투 진짜 싸가지 없다. 승현이가 오빠의 본 성격을 알아야 얼른 룸메이트를 끊을 텐데요”   그녀의 말을 뒤로 한 체, 승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카트에 한 가득히 넣어 두었다. 돈은 제대로 깨질 것 같지만 승현이가 기뻐할 것 같은 모습을 보니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이제 그만 사요. 누가 들고 가게요” “나랑 네가 들고 가지 누가 들고 가겠어.” “여자한테 이 많은 걸 들으라고요? 지금 미쳤어요? 솔직히 정보 제공해 준 것 만으로도 꽤 값비싼 일 한 거 아닌가요?” “내 말은 그게 아니라…도와달라는 건데…아무리 네가 싫어도 그 정도로 빡세게 일 시키지는 않아. 그니까 착각의 늪에서 얼른 빠져 나와라” 시간이 물 흐르듯이 지나 간 것 같다. 평소에는 일찍 끝내는 것 같지만 이 여자랑 코너를 한 바퀴 돌며 세일 하는 것 까지 이리저리 안 쑤셔 본대가 없다. 아마 내일이면 허리가 아프고 삭신이 쑤실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장은 완벽하게 잘 봐왔다. 그녀에겐 딸기가 들은 봉투를 들으라. 시켰고, 김치찌개의 재료가 담아있는 두 봉투는 내가 들었다.   “승현이는 좋겠네요, 나에게도…오빠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으니까, 부럽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승현이는 힘들어도 기댈 버팀목이 많아서 좋겠다는 뜻이에요.” “그게 부럽다는 뜻 아니야?”“뭐,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승현이는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웬만한 여자들 보다 더 예쁘게 생긴 것 같아요” “뜬금없이 그런 소리는 왜 하는데?” “솔직히 오빠, 요번만큼은 거짓말 하지 말아요. 승현이를 좋아하는 건 착하고 이해심 많은 승현이의 성격도 있겠지 많은, 승현이가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정곡을 찌른다. 이 여자 솔직히 말한다면 오늘 이승 현에게 실수를 범할 번 한 것도 그 뽀얀 살과 과 오감을 사로잡는 깊은 눈망울, 여러 가지 요소를 다 가춘 아름다운 겉모습에 반한 건 맞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모는 외모일 뿐이지, 외모는 외모의 가치대로 성격은 성격의 가치대로 이승현의 대한 마음은 내 가슴속에 정리되어 박혀있었다.   “그럼 너는 승현이 어디가 좋은 건데? 너야 말로 승현이가 다른 남자애들 보다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야?” “음…외모를 아예 안보는 것도 아니지만은 외모는 외모대로 성격은 성격대로 승현이는 승현이대로 좋은 점이 있는 것이니까요…이럴 때에는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라는 말을 해야 되겠죠” “나도 너랑 똑같은 생각 했는데…\" \"진짜요? 역시 사랑하는 사람은 닮아가긴 닮아 가나 봐요. 근데 오빠 성격보다는 제 성격이 더 착한 것 같죠“ “괜한 소리 할 거면 딸기 내려놓고 집에나 가” “농담이에요. 오빠한테 그런 소리 해봤자 좋은 소리 못 들을게 뻔하다, 제가 무슨 이득이 있다고 그러 갰나요?”   정신적인 문제도 일이라는 걸 오늘 깨달았다. 오늘은 이 여자랑 너무 정신적인 일을 많이 한 탓에 머리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언제 한번 제대로 미쳐버리고 싶을 때에는 이 여자를 데리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도 좋겠구나. 19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자랑 이렇게 싸워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그런데 여태까지 이 여자의 이름을 몰랐다. 먼저 물어보기는 껄끄럽지만, 계속 ‘야’ 라고는 부를 수 없는 노릇이니까…이름을 알려준다 하더라도 이름 을 부를 일도 없을 것이지만 아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알거야. 이승 현이 얘기해 주었을 거니까” “꼭 말해야 되요? 말해봤자 ‘야’ 라고 부를 건 변함없잖아요” “가끔은 이름을 불러야 될 상황이 있을 거 아니야, 그냥 좀 알려 달라면 한 번에 알려주면 안 되냐?” 그녀는 뿌루퉁한 표정으로 딸기가 들은 봉지를 녹일 듯 쏘아보더니, 한 숨을 내쉬고는 날 쳐다보더니, 두툼한 입술을 열었다.   “한 화선인데요, 이름 말한 김에 이름 좀 불러줘요 민망하지 않게” “내가 왜 네 이름 불러야 되는데” “그럼 오빠가 민망해 하지 않도록 제가 먼저 이름 불러 줄까요? 계속 오빠라고만 부르니까 싱거운 것 같기도 해서요.” “싫어, 난 그 말에 동의 안했는데 그건 그렇고 너 지금 나랑 무슨 관계인지 잊어 버렸지?” “무슨 관계인데요?” “난 널 만날 속인 나쁜 사람이고, 넌 거기에 만날 속아 넘어가서 날 엄-청 미워해야 되고, 또 한 남자를 사랑하는 드라마틱한… 이런 말 붙이기는 민망하지만 라이벌 비슷한 거야” \"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요? 오빠는 게이고, 전 정상적인 사랑을 하는 평범한 여고생이거든요“   게이라는 말에 조금 화가 났지만, 게이인건 맞다. 내가 이승 현이랑 연애할 수 없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내가 남자이기 때문 차라리 이 승현이 여자로 태어났다면…이런 건 고민 축에도 안 낄 텐데…하늘이 내린 내 운명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갰지 생각해야 갰다.   “지용오빠, 어쨌든 간에 오빠 이름 불렀으니까요. 오빠도 제 이름 빨리 불러요” “글쎄 싫다는데, 왜 자꾸 보채” “그냥 부르라면 불러요! 3글자만 말하면 되는데 속이 너무 좁아도 좁은 거 아니에요? 승현이 앞에선 속 넓은 척 하더니만 완전 재수 없다.” “하아……그래 한 화선. 됐지? 다음부터 이름 부르라고 하지 마”   그녀와 이런저런 주저리를 나누다보니, 벌써 집 앞 까지 다 와버렸다.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던 미소는 서서히 무표정으로 변해갔고, 난 그녀의 표정을 봤으면서 못 본적 했다. 그녀는 씁쓸한 듯 살짝 미소를 짓더니, 다시 해맑게 웃으며 딸기가 든 봉투를 나에게 넘겼다.   “자, 이제 부터는 오빠 혼자 들고 가야 되겠네요” “어…잘 가, 수고했어.” “승현이가 김치찌개 맛있게 먹을 생각 하니까, 기분이 몹시 좋아지네요! 승현이는 매운 거 잘 못 먹어요. 그니까 약간 싱겁게 해주세요. 그럼…이만 갈게요.”   괜한 동정심이 드는 건, 아마 같이 했던 시간에 꽤 길었나 보다. 걸림돌만 같았던 그녀가 막상 서글픈 미소를 짓고 노을에 점점 그을려 사라지는 걸 보니 이승 현을 매일 볼 수 있는 나보다, 불리한 사람은 그녀인데…배려 같은 걸 조금 해줄 걸 그랬나? …아, 그건 좀 내키지 않는데 말이다.   괜히 여운이 남아. 잠시 멍하니 서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승현이는 지금 쯤 뭐하고 있을까? 공부? 또 소파에서 TV보다 잠든 건 아닐까? 배탈 걸릴 텐데…아이를 둔 부모들이 걱정을 하는 것 마냥, 내가 가정주부가 된 것 같았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는 순간에도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일은 학교를 가고…승현이랑 같이 등교를 하고, 오늘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내 나쁜 습관 중에 하나라면, 하나다. 하나는 너무 깊게 생각한다는 첨, 또 하나는 미리 미리 생각해 둔다는 점,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문이 열린지도 몰랐다. 열쇠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현관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적막했던 내 귀를 다시 시끄럽게 만들어 놓는다. 역시 승현이 오늘도 TV 보다 잠들었나 보다. 승현이의 손에 잡힌 리모컨을 살짝 빼내어 TV전원을 껐다. 오늘 아침에 자다 일어났지 아마도? 그건 내가 부주의 하게 소리조절을 못해서 일어난 것일 꺼다. 난 승현이를 가볍게 들어 안았다. 딱 보기에도 깃털 같아 보이는 승현이는 솜 베개라도 안은 듯 많이 가벼웠다.   승현이를 일명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렸다. 새근새근 잠 들은 승현이의 아기 같은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잠든 모습이 아기마냥 뽀송뽀송 해 보여서 그런지, 하얀 피부, 잘 솟은 코…그리고 앙증맞은 딸기 같은 입술이 탐났다. 딱 한번만, 한 번만 짐승이 되도록 허락해 주길, 아직…입술은 아껴두었다 마지막에 먹는 편이 맛있겠지? 승현이의 티 없는 이마의 살포시 키스를 새겼다.   승현이를 방 안 침대에 눕혀 놓고, 난 아차 하며 박수를 쳤다. 점심 치고는 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녀와 마트에서 옥신각신 하느라 벌써4시가 되버린 것을 시계를 보고서야 알았다. 어쩐지 웬 노을이다 싶었더니만… 승현이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어떻게 사과해야 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단 김치찌개라도 맛있게 끓여야 되겠다. 재료를 꺼내고 본격적으로 조리를 시작했다.   마늘과, 파 그리고 김치를 썰며 간은 맵지 않도록 그녀가 말한 대로 살짝 싱거울 정도로 적당히 간을 쳤다. 김치찌개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라 걱정은 됐지만 먹지 못할 만큼의 최악의 맛은 아니었기에, 결과는 성공적 이였다.   승현일 깨우기 위해, 방문을 열었고 잠에 잔뜩 골아 있는 승현이를 힘껏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흔들어도 거동을 하지 않자, 혹시 김치찌개라고 말하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승현의 귀에 살며시 속삭였다.   “승현아, 네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했다.” “진짜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라 눈도 부리부리 하고, 목도 매여 있지만 승현의 잔뜩 부푼 눈에 난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였다. 승현은 침대에서 재 빨리 일어나 식탁으로 뛰어갔다. 보글보글 김이 끌어 차는 달콤한 냄새의 김치찌개를 멍하니 보던 승현은 재 빨리 의자에 앉더니 김치찌개를 한 숟갈 뜨더니, 바로 입에 넣는다.   “어때, 맛있어? 네가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그래서 최대한 싱겁게는 해봤는데…너무 싱겁지?” 승현은 아무 말 없이 또 한 숟갈을 퍼 먹더니, 두 눈을 지그시 감고는 혀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혹시 맛이 없는 것일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승현이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해맑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형! 진짜 맛있어요! 최고에요 최고! 여태까지 먹어본 김치찌개 중에서 제일 안 맵고 맛있어요!”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김치찌개를 맛있게 퍼먹는 것을 보니 내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다. 승현이의 착한 성격도, 성격 이지 많은 그녀의 도움이 많이 컸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 체 간을 맵게 했으면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 행 이였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승현과 나는 하나의 식탁에서 하나의 찌개를 오순도순 나누어 먹으며,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어색했던 승현과는 많이 친해진 것 같아 뿌듯했다.   “형, 근데요 보통 김치찌개는 매콤하게 만들잖아요. 그런데 제가 싱겁게 먹는 거 어떻게 알고 만 든 거에요?”   “아…그거야”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많은 망설임이 가슴과 머리사이를 교차하고 있었다. 이제 거짓말은 조금 줄이고 싶었으니까, 난 승현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사실, 화선이가 알려 준거야”   한 화선 앞에서 그렇게도 이름 안 부른다고 얘기 했는데 결국엔 이름을 말해 버렸다. 그것도 성을 때어버린 체 진짜 ‘이름’ 을 말해버렸다. 낮 간지러웠지만 승현은 나를 멀뚱히 쳐다보더니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역시 화선이네요! 형이랑 화선이랑 친했어요? 아니 것보다 형이랑 화선이랑 알 리가 없는데? 화선 이한테 형을 소개시켜준 적은 있어도 형에게 화선이 얘기는 한 번도 안했거든요”   이럴 땐 어떻게 변명을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밖에서 기다렸는데 만날 내가 거짓말 쳐서 여자 친구를 돌려보냈다고 그러면 기분 나빠하는 건 둘째 치고, 당장 짐을 싸들고 나갈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승현이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한 참 고민을 하던 중, 벨소리가 들렸다.   “어! 형, 저 잠시 만요 전화가 와서요.” “응”     승현이는 해 맑게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예의 같은 건 지키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내 앞에서 바로 전화를 받아도 상관없는데…승현이는 아직 나를 그저 ‘룸메이트’ 라고만 생각하는 것일까? 승현이가 내려놓은 숟가락 많이 내 쓸쓸함을 토닥여 주었다.   긴 한 숨과 함께 생각이 마음을 타고 머리위로 올라왔다. 깊은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건만,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더니…습관은 약속 따위로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담배 같은 존재였다.   계속 새록새록 머릿속에 나뒹구는 질투심 때문에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승현과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은 ‘그녀’ 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겨오고 이승 현을 빼앗기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독한 향수처럼 후각을 마비시키더니 이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김이 솟아올랐던 김치찌개가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이, 꼭 이승 현의 나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 것 같았다. 웬만한 의처증 환자도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을 텐데 , 아니면 내가 의처증 환자라도 된 것일까? 내 자아성의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그 와중에도 이승현의 통화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빌었다.   내 간절한 마음이 통하기라도 했는지 이 승현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이승현은 아까와는 다르게 더 해맑게 미소를 띠고 있었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의자를 끌어 앉았다. 이 승현은 긴 통화 때문에 부끄럽기라도 한 것인지 뒷머리를 긁어댔다.   “형, 많이 늦었죠? 먼저 먹고 있지, 미안해요 저 때문에 찌개도 다 식었네요! “아니야.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는 거잖아”   권지용 너도 참 미련하다. 솔직히 누구랑 전화통화 했냐고 이 승현한테 따지고 싶으면서, 그녀와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고 왔냐며 묻고 싶으면서, 정답은 본인만 아는 것인데…약으로도 해결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의심 때문에 이승현과 같은 학교를 다닐까 하는 멍청한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다. 물어 본다 하더라도, 내 자신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 승현의 사생활 프라이버시를 사생 팬들처럼 지금 통화를 한 사람이 ‘그녀’ 는 아니냐며, 큰 소리 칠 입장도 아니었다.   혼자 생각에 잠겨 있자, 이 승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숟가락을 들어 다시 밥을 퍼먹었다. 조금 정신없었지만 승현이와 화목하게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밥을 다 먹은 이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말했다.   “형, 설거지는 제가 해도 되겠죠?” “아니야, 내가 할게” “아니에요! 제가 설거지 하는 대신에, 형이 만날 맛있는 밥 만들어 주세요.”   이 승현이 저렇게 즐거워하면서 내가 신신당부 하는데, 거부하기 싫었다. 괜히 착한 척 배려 하다가. 불똥이 튀다가는 뒤처리도 골치 아파질게 뻔하다, 난 고개를 끄덕였고 이승현은 반찬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냉장고에 넣었다. 승현이가 예쁘고 기특하였다. 밥을 다 먹으니 온 몸에 피로가 어깨로 쏠린 듯 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수면제라도 먹은 듯 원치도 않는 피곤에 눈꺼풀이 감겼다.           “승현이 있나요?” “또 너냐?” “학교 갈 준비 하고 있겠죠? 솔직히 양심이 있으면 좀 불러주세요”     아침마다 찾아오는 이 여자, 보기만 해도 재수가 없는 이 여자, 바로 그녀였다. 당연 한 일이여서 없다고 또 거짓말을 치고 보내버리면 됐지만, 그녀도 어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냥 보내기에는 조금 찝찝한 감이 들었다. 게다가 이승현과 나는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코 앞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라 좀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만날 이 승현을 끼고 사는 놈이었다.   혹시, 이 승현이 보기라도 할까 현관문을 재 빨리 닫으려고 했지만, 하늘도 거짓말 치는 괘씸한 녀석이 싫은 건지 뒤에서 양치질을 하고 있던 이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그녀와 나에게 다가왔다.   결국엔, 일이 터졌다. 이승현과 내가 같이 등교를 했었는데 지금은 꼴 보기 싫은 그녀와 이 승현이 팔짱을 끼며 커플이라며 광고라도 하는 것인지, 눈꼴셔 못 봐줄 정도였다. 평소엔 이 승현을 그렇게도 애지중지 하지만, 오늘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라고 찍힌 것 같았다. 그 믿는 도끼가 이 승현이고 찍힌 놈이 나겠지만….여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도중 , 그녀가 멈추는 바람에 코가 깨진 듯 고통을 느꼈다.   “승현아 잘 가” “응, 지용 형이랑 화선이도 잘 가”   내 입으로 지껄이긴 죽어도 싫었지만, 그녀와 나는 같은 학교였다. 나도 처음엔 같은 학교 인지는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의 아침마다 찾아오는 그 근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그녀가 입은 교복이 결정적인 힌트였다.   “오빠, 승현이가 이제 안 보여요” “개소리 그만하고, 나 먼저 갈 거야” “왜요! 어차피 같은 학교잖아요” “그래서 먼저 간다고” “진짜 똥고집 쟁이! 누군 오빠가 좋아서 같이 가는 줄 아나요? 승현이랑 같이 가려고 그런 건데, 어쩌다 보니까 재수 없게도 오빠랑 같이 가는 거라고요”     그녀의 말을 듣기 싫어, 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묵묵히 걸었다. 그녀는 자기가 무시당한 게 기분 나쁜지 더 크게 땍땍 거렸지만 닭장에 닭이 꼬끼오- 하는 그 이하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개 무시도 이만한 무시는 없겠지, 충분히 기분 나빠해라 메롱-.   반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강대성 이였다. 오늘도 어울리지 않는 랩을 짓거리며 도라에몽인가 뭔가 하는 이상한 괴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핸드폰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런 바보랑 인사를 나누다가는 바보 바이러스라도 옮을 까, 무서워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어, 권지용 왔냐?”   그냥 좀 내버려두지, 그냥 나대지…꼭 그녀처럼 피곤하다. 또 말씹으면 발에 좀이라도 난 놈 마냥 방방 뛰어다닐 걸 생각하니, 한기가 느껴져 무거운 고개를 들고, 감길 것만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올려 강대성의 낯짝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뭐야? 내가 그렇게도 잘생겼냐? 자식, 보는 눈은 있어서! 그러다가 반한다? 너 그거 알아? 게이도 순식간이야”   삼류소설에 빠진 미친놈마냥, 이리저리 자신의 논리(?)를 남에게 퍼붓는다. 솔직히 생각 하자면 내가 왜 이런 미친놈이랑 9년 동안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중학교를 졸업해 고등학교 까지 이런 친구관계를 지속해 왔는지 심오했다. 그래도 이 녀석의 이론에 조금은 공감 되는 것, 하나는 있긴 있었다. ‘게이는 순식간’ 정말 게이는 말 그대로 순식간이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순식간에 내 눈은 그녀의 다리로 향해 있다는…뭐 그런 뜻과 같다고 설명해야 되겠지만 말이다. 강대성은 입에서 부리나케 떠들더니만 선생님이 오자 풍선 바람 빠지듯 찌들었다. 저렇게 가만히 찌들어 들면, 정말 괜찮은 녀석 같은데 말이야…저 놈의 오두방정 입이 문제지 입이! 턱을 괸 체 강대성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보자, 강대성과 원하지도 않는 아이컨텍 을 해버렸다. 녀석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고, 난 그런 강대성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시작되는 수업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그런 정적 속에서 난 창 에 비춰진 작은 세상 을 보았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세상을 본다면 지금 보는 거와 같이 작아 보인다던데, 초등학생 같은 생각이지만, 나도 이 승현을 갖게 된다면 그 사람도… 작아 보이겠지, 그러면 나도 그때는 그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새길 수 있으려나?   수학공식보다 복잡한 생각이 들어, 책상에 얼굴을 힘껏 파묻었다. 이마를 크게 들이받아 혹이라도 난 듯 발을 동동 굴렸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그렇게 돼 버린다면, 그 사람도 나도 많이 힘들어 질게 분명하겠지 수업시간에 또 깊은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렀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 몸을 담아놓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아직 난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 그저 강해지려고 그저 의식하지 않으려고, 내 자신을 둔갑 하는 것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잊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여러 감정들이 미묘하게 섞인 나머지, 시간이 가는지도 몰랐다. 강대성이 등짝을 쌔게 치는 바람에 수업이 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얼떨떨한 나머지 가렵지도 않는 눈을 비볐고 주위를 살펴보니 1교시부터 모두 젖은 걸레 마냥 축 늘어져 있었다. 강대성은 내 감정을 눈치라도 챘는지… 아니면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인지, 내 앞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강대성을 보자, 웃음이 흘러나왔다.   “좀 가만히 있어 봐, 왜 그래 미친놈처럼” “네 표정이 날 가만히 못 있게 하잖아, 너야 말로 왜 그래 내일 죽을 사람처럼?”   바보 같은 강대성 에게도, 내 걱정거리가 한 눈에 보였나 보다. 하긴… 관심이라도 달라는 듯 축 늘어져 있는데 아무리 바보 같은 강대성이라도 그 정도의 눈치는 있나보다. 강대성의 부담스러운 눈빛에 고개를 들렸다. 지금, 승현이는 뭘 할까나, 아차! 오늘 비 온다 했는데 승현이한테 우산 가져가라는 소리를 못했다. 나도 참 바보같이 가녀린 그 몸에 빗방울 하나라도 적신다면 감기라도 걸릴 것 같은데…승현이를 좋아 할 자격이라도 되는지, 내 자신이 한심했다.   종소리가 인생의 종을 치듯, 머리에 공연히 울렸다. 이어지는 수업시간에도 내 속마음은 혹시 승현이가 비를 맞지는 않을 까 하는, 걱정에 안절부절 이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우산을 들고 냅다 뛰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는 딱 적당한 거리니까…괜한 걱정을 했다 싶어, 한 숨을 내 쉬었다.   계단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려가는 도중, 교문 사이로 비친 그녀의 뒷모습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왠지 모를 반가움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는 이 시각 까지 집에 안가고 저기에 앉아서 무얼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안 가냐?” “우산이 없어요.”     우산을 폈다. 승현이를 데려가기 위해, 그리고 도중에 그녀를 만났다. 빈손으로 쭈그려 앉은 체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그녀가 내 눈앞에 서있었다. 그녀를 보니, 주위에 그녀와 같은 학년인 여자애들은 얼핏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어깨가 젖어가면서도 우산을 같이 쓰질 않나, 심하면 2인용 우산을 5명이서 같이 쓰는 애들까지 보였다.   “넌 친구들이랑 안 가?”               ', 'https://cboard.net/sitemap/og_image.php?text=소설평가 부탁드려요&link=https://cboard.net/k/3_30701_131619384', '201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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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평가 부탁드려요

소설평가 부탁드려요

작성일 2011.06.05댓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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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그대로 소설평가 부탁드려요

전에 올렸었는데 답변이 하도 안올라와서 답답해서 그냥 지웠거든요 ㅠㅠ;

음 제가 여러분들께 묻고 싶은 것은요.

 

1. 스토리가 재미있는지, 신선한지 혹시 흔해빠졌는지

2.맞춤법 등등 하여튼간에 틀린거 모조리 다 지적 부탁. (욕도하셔도 되요 ㅋㅋ)

3.제 꿈이 이런 류의(..) 소설을 쓰는 사람인데요 이건 그냥 뇽토리가 궁금해서 쓴 것이구..

원래 쓰고 싶은 소설은 따로 있어요 추리 소설이라던가 그런거.

중학교 2학년인데요 늦은감이 있나요? 제 실력으로는 억~~~~수로 부족하겠지요?

4.마지막으로 이 소설과 어울리는 제목 <- 씹으셔도 되요ㅠㅠ;

 

 빅뱅팬이라서 권지용이 많이 나올거에요..

솔직히 남자주인공 이름을 정하기 힘들어서 대충 집어넣은거지만..

 

 

하나는 연애(?) 소설...

 

 

중간까지밖에 안써서 이해가 가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읽어주세요 스압??인가

재미없고 읽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시겠지만 조금만 힘내서 끝까지 읽어주시고

정확하게 답변해주세요 ^^~

마지막으로 내공이 후져서 죄송합니다..

 

 

승현이 오늘도 집에 없나요?”

, 집에 없는 데요

알겠습니다.”

  1

집에 멀쩡히 자고 있는 승현이를 거짓말로 얼버무려 매일 그녀를 돌려보냈다. 이런 게 소유욕 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똑같은 의미를 가진 과잉보호라는 것인가? 사랑스러운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 욕심이지만 말이다.

 

소파에서 소곤소곤 잠자고 있는 이승 현이 눈에 비췄다. 저렇게 매일 매일 보아도 입맛을 돋우게 만드는 군침 도는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라도 보여주면 빼앗길걸. 같았다. 그녀도 알고 있겠지 이승현은 집에 있다는 걸, 내 어리석은 거짓말을 그냥 믿는 척 하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얼마나 화가 나 있을까? 또 난 그녀를 얼마나 화나게 했을까? 그녀의 떠나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 현관문을 닫았다.

?"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 깬 듯하다. 이승 현은 두 눈을 비비더니, 목 매인 목소리로 날 이라 불렀다. 이승 현의 갑작스런 목소리에 죄 라도 지은 듯이, 죄책감이 등 넘어 넘쳐흘렀다. 그녀가 혹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이승 현을 빼앗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깊은 상상에 빠졌다. 그녀가 간 걸 두 눈으로 인정 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주제에 이런 식으로 이승현과 그녀를 속아 넘기는 짓이 나의 일상 이였다.

 

, 어디 아파요? 식은땀이 많이 나내요

 

이승현의 걱정담긴 눈빛이 내 심장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피가 솟구쳐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가슴이 쓰라렸다. 미친 놈 억제해야 된다. 여기서 선을 넘어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다는 건 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안 아파 더워서 그래

그래도 열 있을 수 도 있잖아요?”

 

이승 현이 기지개를 피더니 나에게 다가온다. 와이셔츠 깃 단추가 풀린 사이로 계집애라 불러도 될 만큼 하얀 살 갓이 군침을 핑 돌게 만든다. 혀는 눅눅해지고, 이승 현이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 온 다면 짐승이 될 것만 같았다. 최대한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지 몇 초가 되자, 이마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감았던 눈이 저절로 떠졌다.

다행이도 열은 않나요.

 

이승 현이 이렇게도 가까이 있다니 밥을 먹을 때 에도 따로따로 먹고, 화장실도 2개 여서 각자 하나 씩 쓰는 우리였다. 그래서 이승 현을 매일 멀리서 밖에 보지를 못했는데 커다란 눈동자와 높은 콧대, 무엇보다 녀석의 앙증맞은 입술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싶었다. 이승 현은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날 보았고, 난 녀석의 입술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 나는 이승현의 턱을 잡아 올렸다. 딱 한 번만 짐승으로 변해도 된다고 허락해 줘, 날 유혹한 건 네 잘못이야 이승 현 간격이 1CM도 남지 않았을 때, 이승현은 바지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급히 꺼내들었다. 내 손은 이승현의 움직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차렷 자세가 되었고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 을 지어내는 이승현의 모습만 보였다.

 

그렇게 잘 웃지도 않던 녀석이 어떤 사람이기에 전화를 받고 저리도 해 맑게 웃는 것일까? 마치 지금의 이승현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 과도 같았다. 손을 조금만 뻗어도 닿을 것 만 같은데 잡으려 하면 할수록 나에게서 멀어 진다.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렇게 사랑하는데 이리도 널 원하는데왜 나에게 있어 이승현은 가까이 있지만 멀리 있는 존재 인지 헛웃음이 흘러 나왔다. 한 참 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핸드폰 폴더를 닫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승 현이 옅은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요. 약 챙겨 드세요.

 

그 말을 내게 해준 체, 방 안으로 들어가는 이승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대로는 아쉬웠다. 키스를 하지 않아도, 조금만 더 가까이 있고 싶었고, 재미있는 얘기를 더 나누고 싶었다. 이승 현은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해 하며 날 보았고, 난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텐데 난 고민 끝에 제일 궁금한 질문을 이승 현에게 묻기로 했다.

 

아까 전에 말이야, 전화통화 한 사람 누군지 물어봐도 되려나?”

 

질문을 건네니, 이승 현은 시든 꽃 잎 마냥 머리를 푹 숙여 내렸다. 괜한 것을 질문 한 것일까? 이승 현이 날 거북해 하는 건 아닌지더 어색해 지는 것은 아닐지, 손끝이 떨려 왔다. 이승현은 떨리는 내 손끝을 힐끔 보더니, 푹 숙였던 고개를 들고 사과처럼 새 빨갛게 익은 얼굴로 발꿈치를 들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여자친구요.”

 

이승 현과 룸메이트 생활을 하면 서, 아까 전처럼 해맑게 웃던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을 본 것은 더더욱 이였다. 아마 그녀 때문이겠지난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매일 집에 찾아올 때 마다 이승 현이 없다고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제 이승 현이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도, 낮선 일이 아니었다. 또 한 동안 김빠진 탄산음료수 같이 기운이 없던 것도 당연 한 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보냄으로 인해 이승 현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 을 낮선 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 친구 전화 한 통에 좋아 죽으려고 하는 바보 같은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와중에도 그녀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나라는 놈이 한심했다. 얼마나 망가지고 한심해져야지 내 속이 편해지는지나란 놈은 얼마나 나쁜 놈 이 길래 이승현의 저 미소마저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것인지 나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또 나쁜 버릇이 하나 나왔다. 깊게 생각 하는 것, 이승현은 동그란 눈으로 날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 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냈다.

 

, 저 말했으니까 방에 들어가도 되죠?”

……으응,”

 

어떨 결에 이승 현을 놓아주었다. 고작 이런 거 물어 보려고 이승 현을 붙잡은 것은 아닌데 말이야 근데 아까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거나 물어보는 바람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쏘아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괜히 물어본 것 같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음으로 인해 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녀와 이승현의 교제사이를 질투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찾아오는 바람에, 그녀의 전화 덕에 점심밥을 깜빡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장거리 도 아직 안 사왔는데 승현이랑은 어색해서 같이 못 가겠고 역시 혼자 가는 게 낫겠다. 식탁에 포스트잇으로 메모를 남겨 둔 뒤, 문 밖을 들어섰다.

 

평소에는 시계와 버스번호 만 번갈아 보며 살아서 바깥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연 분홍빛깔의 벚꽃이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걸 보니 답답한 마음이 씻겨 흘러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향도 좋고 꼭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과 흡사 했다. 이래서 여자들은 봄을 좋아하는 것인가? 아파트 밖으로 나와 수북이 쌓인 벚꽃을 보는데 익숙한 옷차림의 흠칫 하여 고개를 돌렸다.

 

긴 생머리의 봄과 어울리는 파스텔컬러의 외투를 입은 여자, 오늘 아침에 집에 찾아 온 그 여자, 내 거짓말에 속아준 그 여자가 벤츠에 앉아 있었다. 이승 현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이승 현이 남고로 전학을 가는 바람에 핸드폰이나, 집에 찾아오는 거 말고는 만날 수 가 없을 테니까 분명히 그녀는 내 거짓말에 속았겠지 했는데 이승 현이 나갔다는 말을 굳건히 믿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다.

 

나도 양심이 있기에 그녀를 버리고 가버리긴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다. 벚꽃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썩 가신듯 했는데 정말 불쾌하다 저 여자, 난 그녀에게 다가갔고. 바닥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를 본 그녀는 고개를 올렸다.

 

이승 현 오늘 안 와, 그니까 가

아까승현이랑 전화 통화 했어요, 그런데 목소리로는 성이 안 차서요.”

돌아 가, 이런 짓 민폐야

알아요. 저도 알지만 오빠도 알 거 아니에요, 좋아아니 사랑하는 사람 하루라도 못 보면 죽을 것만 같은 그 심정 오빠도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쌀쌀한 바람이 어깨를 스쳤다. 바람과 함께 무성한 벚꽃은

바닥으로 한 잎, 한 잎 내려앉았고 잠시 말이 없던 그녀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더니 벤츠에서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말을 걸면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그녀에 얼굴을 보자, 미운 소리 하나 내뱉지도 못할 정도로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의 말의 공감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또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기에 하루라도 안 보면 미칠 것만 같은 그 심정을 더 잘 알기에 그녀에게 이승 현을 보여준다는 게 두렵고 무서웠다. 이 여자의 간절함이 이승 현을 원하는 내 마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우습지만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사랑에 대한 끈질긴 집착이 더 솔직히 말한다면 그녀와 나는 닮았기에 더욱 더 이승 현을 만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거짓말 인거 알면서, 만날 속아줘 서 고마워 안 웃긴 개그맨이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애 쓸 때 억지로 웃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연극이 망하는 것처럼 돌려서 말하는 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 민망하게 관객이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네.”

 

그녀에게 있어서는 가슴 아픈 말을 해버렸다. 그녀가 믿건, 안 믿건 은 내 생각 이였을지도 모른다. 선택은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에어쩌면 그녀는 비오는 그 날에도, 밖에서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나랑 닮았으니까 끈질긴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니까그녀에게 있어서 다소 상처가 될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를 주어서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 내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몰랐어요. 오빠가 거짓말 치는 줄 몰랐어요.”

 

멈칫하던 그녀가 실 웃음을 터트리더니 벚꽃 잎을 손바닥에 올렸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는 자기 자신을 우습게 봤다는 생각에 분이 차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뜻 밖에 대답을 내게 건넸다.

 

그런데 전 바보 인가 봐요. 속은 걸 알면서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그건 그렇고 이놈의 벚꽃은 왜이리. 내리는지 모르겠네.”

 

낮 간지러워서 말은 못했지만, 뭐 말해두자면 이승 현의 라이벌이기도 한 그런 여자 여서 말 못한 점도 있긴 하지만, 조금은 바보라고 비하 한 내가 더 모자란 녀석 같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기다리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 할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을 믿고 서로를 신뢰해서 기다릴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사람이 집 앞에만 서있어도 충분히 행복 하니까 말이다.

 

할 일 없으면, 나랑 마트가 같이 가던가.”

말 좀 곱게 못해요? 건들거리는 말투, 정말 짜증나요.”

내가 언제 곱게 말하는 거 봤어?”

오빠는 왜 저한테만 그래요? 제가 그렇게 만만해요?”

 

큼지막한 눈을 치켜뜨며 작은 키로 옹알옹알 거리는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네 살배기가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것 그 이하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아까와는 다르게 잔뜩 활발해진 그녀를 괜히 데려온 거 같기도 하고, 후회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룸메이트 생활 하면서 이 승현이 좋아하는 음식 같은 걸 별로 알지 못하는 편이다. 이 왕 데려온 김에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고 물어볼까 저 멀리서 두부를 고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승현이 말이야, 무슨 음식 좋아해?”

여태까지 그것도 몰라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같은 반 애들도 다 알 텐데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런데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기는 좀 그렇잖아

김치찌개요! 예전에 점심 같이 만들어 먹었었는데 김치찌개 정말 잘 먹었어요.”

 

그녀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과일코너에서 딸기 한 상자를 짚어 와 카트 안에 넣었다. 그리곤 뭐가 좋은지 어린아이 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또 딸기도 엄청 좋아해요집에서 DVD 빌린 거로 같이 영화 보면서 딸기도 먹고 그랬는데 "

 

지 멋대로 즐거웠다가. 또 훌쩍 거리는 꼴을 보니 어이가 없어 한 숨만 흘러 나왔다. 하여튼 김치찌개를 좋아한다니, 예전에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하려다가. 승현이가 싫어할 것 같아서 급 수정해서 된장찌개를 해 먹었는데 그때 김치찌개를 해줄걸! 후회감이 뒤 늦게 몰려온다.

 

, 승현이가 좋아하는 음식 뭐 없어? 과일이라던가.”

과일은 딸기랑 귤참치 전 등등, 많이 잘 먹어요. 나중에 같이 또 장볼 때 참치 전 하는 건 어때요?”

다음엔 너랑 안 올 건데, 그냥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데리고 온 거니까 괜한 착각은 좀 자제해라

봐라, 말투 진짜 싸가지 없다. 승현이가 오빠의 본 성격을 알아야 얼른 룸메이트를 끊을 텐데요

 

그녀의 말을 뒤로 한 체, 승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카트에 한 가득히 넣어 두었다. 돈은 제대로 깨질 것 같지만 승현이가 기뻐할 것 같은 모습을 보니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이제 그만 사요. 누가 들고 가게요

나랑 네가 들고 가지 누가 들고 가겠어.”

여자한테 이 많은 걸 들으라고요? 지금 미쳤어요? 솔직히 정보 제공해 준 것 만으로도 꽤 값비싼 일 한 거 아닌가요?”

내 말은 그게 아니라도와달라는 건데아무리 네가 싫어도 그 정도로 빡세게 일 시키지는 않아. 그니까 착각의 늪에서 얼른 빠져 나와라

시간이 물 흐르듯이 지나 간 것 같다. 평소에는 일찍 끝내는 것 같지만 이 여자랑 코너를 한 바퀴 돌며 세일 하는 것 까지 이리저리 안 쑤셔 본대가 없다. 아마 내일이면 허리가 아프고 삭신이 쑤실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장은 완벽하게 잘 봐왔다. 그녀에겐 딸기가 들은 봉투를 들으라. 시켰고, 김치찌개의 재료가 담아있는 두 봉투는 내가 들었다.

 

승현이는 좋겠네요, 나에게도오빠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으니까, 부럽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승현이는 힘들어도 기댈 버팀목이 많아서 좋겠다는 뜻이에요.”

그게 부럽다는 뜻 아니야?”,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승현이는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웬만한 여자들 보다 더 예쁘게 생긴 것 같아요

뜬금없이 그런 소리는 왜 하는데?”

솔직히 오빠, 요번만큼은 거짓말 하지 말아요. 승현이를 좋아하는 건 착하고 이해심 많은 승현이의 성격도 있겠지 많은, 승현이가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정곡을 찌른다. 이 여자 솔직히 말한다면 오늘 이승 현에게 실수를 범할 번 한 것도 그 뽀얀 살과 과 오감을 사로잡는 깊은 눈망울, 여러 가지 요소를 다 가춘 아름다운 겉모습에 반한 건 맞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모는 외모일 뿐이지, 외모는 외모의 가치대로 성격은 성격의 가치대로 이승현의 대한 마음은 내 가슴속에 정리되어 박혀있었다.

 

그럼 너는 승현이 어디가 좋은 건데? 너야 말로 승현이가 다른 남자애들 보다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야?”

외모를 아예 안보는 것도 아니지만은 외모는 외모대로 성격은 성격대로 승현이는 승현이대로 좋은 점이 있는 것이니까요이럴 때에는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라는 말을 해야 되겠죠

나도 너랑 똑같은 생각 했는데"

"진짜요? 역시 사랑하는 사람은 닮아가긴 닮아 가나 봐요. 근데 오빠 성격보다는 제 성격이 더 착한 것 같죠

괜한 소리 할 거면 딸기 내려놓고 집에나 가

농담이에요. 오빠한테 그런 소리 해봤자 좋은 소리 못 들을게 뻔하다, 제가 무슨 이득이 있다고 그러 갰나요?”

 

정신적인 문제도 일이라는 걸 오늘 깨달았다. 오늘은 이 여자랑 너무 정신적인 일을 많이 한 탓에 머리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언제 한번 제대로 미쳐버리고 싶을 때에는 이 여자를 데리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도 좋겠구나. 19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자랑 이렇게 싸워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그런데 여태까지 이 여자의 이름을 몰랐다. 먼저 물어보기는 껄끄럽지만, 계속 라고는 부를 수 없는 노릇이니까이름을 알려준다 하더라도 이름 을 부를 일도 없을 것이지만 아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알거야. 이승 현이 얘기해 주었을 거니까

꼭 말해야 되요? 말해봤자 라고 부를 건 변함없잖아요

가끔은 이름을 불러야 될 상황이 있을 거 아니야, 그냥 좀 알려 달라면 한 번에 알려주면 안 되냐?”

그녀는 뿌루퉁한 표정으로 딸기가 들은 봉지를 녹일 듯 쏘아보더니, 한 숨을 내쉬고는 날 쳐다보더니, 두툼한 입술을 열었다.

 

한 화선인데요, 이름 말한 김에 이름 좀 불러줘요 민망하지 않게

내가 왜 네 이름 불러야 되는데

그럼 오빠가 민망해 하지 않도록 제가 먼저 이름 불러 줄까요? 계속 오빠라고만 부르니까 싱거운 것 같기도 해서요.”

싫어, 난 그 말에 동의 안했는데 그건 그렇고 너 지금 나랑 무슨 관계인지 잊어 버렸지?”

무슨 관계인데요?”

난 널 만날 속인 나쁜 사람이고, 넌 거기에 만날 속아 넘어가서 날 엄-청 미워해야 되고, 또 한 남자를 사랑하는 드라마틱한 이런 말 붙이기는 민망하지만 라이벌 비슷한 거야

"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요? 오빠는 게이고, 전 정상적인 사랑을 하는 평범한 여고생이거든요

 

게이라는 말에 조금 화가 났지만, 게이인건 맞다. 내가 이승 현이랑 연애할 수 없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내가 남자이기 때문 차라리 이 승현이 여자로 태어났다면이런 건 고민 축에도 안 낄 텐데하늘이 내린 내 운명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갰지 생각해야 갰다.

 

지용오빠, 어쨌든 간에 오빠 이름 불렀으니까요. 오빠도 제 이름 빨리 불러요

글쎄 싫다는데, 왜 자꾸 보채

그냥 부르라면 불러요! 3글자만 말하면 되는데 속이 너무 좁아도 좁은 거 아니에요? 승현이 앞에선 속 넓은 척 하더니만 완전 재수 없다.”

하아……그래 한 화선. 됐지? 다음부터 이름 부르라고 하지 마

 

그녀와 이런저런 주저리를 나누다보니, 벌써 집 앞 까지 다 와버렸다.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던 미소는 서서히 무표정으로 변해갔고, 난 그녀의 표정을 봤으면서 못 본적 했다. 그녀는 씁쓸한 듯 살짝 미소를 짓더니, 다시 해맑게 웃으며 딸기가 든 봉투를 나에게 넘겼다.

 

, 이제 부터는 오빠 혼자 들고 가야 되겠네요

잘 가, 수고했어.”

승현이가 김치찌개 맛있게 먹을 생각 하니까, 기분이 몹시 좋아지네요! 승현이는 매운 거 잘 못 먹어요. 그니까 약간 싱겁게 해주세요. 그럼이만 갈게요.”

 

괜한 동정심이 드는 건, 아마 같이 했던 시간에 꽤 길었나 보다. 걸림돌만 같았던 그녀가 막상 서글픈 미소를 짓고 노을에 점점 그을려 사라지는 걸 보니 이승 현을 매일 볼 수 있는 나보다, 불리한 사람은 그녀인데배려 같은 걸 조금 해줄 걸 그랬나? , 그건 좀 내키지 않는데 말이다.

 

괜히 여운이 남아. 잠시 멍하니 서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승현이는 지금 쯤 뭐하고 있을까? 공부? 또 소파에서 TV보다 잠든 건 아닐까? 배탈 걸릴 텐데아이를 둔 부모들이 걱정을 하는 것 마냥, 내가 가정주부가 된 것 같았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는 순간에도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일은 학교를 가고승현이랑 같이 등교를 하고, 오늘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내 나쁜 습관 중에 하나라면, 하나다. 하나는 너무 깊게 생각한다는 첨, 또 하나는 미리 미리 생각해 둔다는 점,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문이 열린지도 몰랐다. 열쇠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현관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적막했던 내 귀를 다시 시끄럽게 만들어 놓는다. 역시 승현이 오늘도 TV 보다 잠들었나 보다. 승현이의 손에 잡힌 리모컨을 살짝 빼내어 TV전원을 껐다. 오늘 아침에 자다 일어났지 아마도? 그건 내가 부주의 하게 소리조절을 못해서 일어난 것일 꺼다. 난 승현이를 가볍게 들어 안았다. 딱 보기에도 깃털 같아 보이는 승현이는 솜 베개라도 안은 듯 많이 가벼웠다.

 

승현이를 일명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렸다. 새근새근 잠 들은 승현이의 아기 같은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잠든 모습이 아기마냥 뽀송뽀송 해 보여서 그런지, 하얀 피부, 잘 솟은 코그리고 앙증맞은 딸기 같은 입술이 탐났다. 딱 한번만, 한 번만 짐승이 되도록 허락해 주길, 아직입술은 아껴두었다 마지막에 먹는 편이 맛있겠지? 승현이의 티 없는 이마의 살포시 키스를 새겼다.

 

승현이를 방 안 침대에 눕혀 놓고, 난 아차 하며 박수를 쳤다. 점심 치고는 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녀와 마트에서 옥신각신 하느라 벌써4시가 되버린 것을 시계를 보고서야 알았다. 어쩐지 웬 노을이다 싶었더니만 승현이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어떻게 사과해야 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단 김치찌개라도 맛있게 끓여야 되겠다. 재료를 꺼내고 본격적으로 조리를 시작했다.

 

마늘과, 파 그리고 김치를 썰며 간은 맵지 않도록 그녀가 말한 대로 살짝 싱거울 정도로 적당히 간을 쳤다. 김치찌개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라 걱정은 됐지만 먹지 못할 만큼의 최악의 맛은 아니었기에, 결과는 성공적 이였다.

 

승현일 깨우기 위해, 방문을 열었고 잠에 잔뜩 골아 있는 승현이를 힘껏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흔들어도 거동을 하지 않자, 혹시 김치찌개라고 말하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승현의 귀에 살며시 속삭였다.

 

승현아, 네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했다.”

진짜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라 눈도 부리부리 하고, 목도 매여 있지만 승현의 잔뜩 부푼 눈에 난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였다. 승현은 침대에서 재 빨리 일어나 식탁으로 뛰어갔다. 보글보글 김이 끌어 차는 달콤한 냄새의 김치찌개를 멍하니 보던 승현은 재 빨리 의자에 앉더니 김치찌개를 한 숟갈 뜨더니, 바로 입에 넣는다.

 

어때, 맛있어? 네가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그래서 최대한 싱겁게는 해봤는데너무 싱겁지?”

승현은 아무 말 없이 또 한 숟갈을 퍼 먹더니, 두 눈을 지그시 감고는 혀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혹시 맛이 없는 것일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승현이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해맑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 진짜 맛있어요! 최고에요 최고! 여태까지 먹어본 김치찌개 중에서 제일 안 맵고 맛있어요!”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김치찌개를 맛있게 퍼먹는 것을 보니 내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다. 승현이의 착한 성격도, 성격 이지 많은 그녀의 도움이 많이 컸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 체 간을 맵게 했으면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 행 이였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승현과 나는 하나의 식탁에서 하나의 찌개를 오순도순 나누어 먹으며,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어색했던 승현과는 많이 친해진 것 같아 뿌듯했다.

 

, 근데요 보통 김치찌개는 매콤하게 만들잖아요. 그런데 제가 싱겁게 먹는 거 어떻게 알고 만 든 거에요?”

 

그거야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많은 망설임이 가슴과 머리사이를 교차하고 있었다. 이제 거짓말은 조금 줄이고 싶었으니까, 난 승현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사실, 화선이가 알려 준거야

 

한 화선 앞에서 그렇게도 이름 안 부른다고 얘기 했는데 결국엔 이름을 말해 버렸다. 그것도 성을 때어버린 체 진짜 이름 을 말해버렸다. 낮 간지러웠지만 승현은 나를 멀뚱히 쳐다보더니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역시 화선이네요! 형이랑 화선이랑 친했어요? 아니 것보다 형이랑 화선이랑 알 리가 없는데? 화선 이한테 형을 소개시켜준 적은 있어도 형에게 화선이 얘기는 한 번도 안했거든요

 

이럴 땐 어떻게 변명을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밖에서 기다렸는데 만날 내가 거짓말 쳐서 여자 친구를 돌려보냈다고 그러면 기분 나빠하는 건 둘째 치고, 당장 짐을 싸들고 나갈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승현이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한 참 고민을 하던 중, 벨소리가 들렸다.

 

! , 저 잠시 만요 전화가 와서요.”

 

 

승현이는 해 맑게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예의 같은 건 지키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내 앞에서 바로 전화를 받아도 상관없는데승현이는 아직 나를 그저 룸메이트 라고만 생각하는 것일까? 승현이가 내려놓은 숟가락 많이 내 쓸쓸함을 토닥여 주었다.

 

긴 한 숨과 함께 생각이 마음을 타고 머리위로 올라왔다. 깊은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건만,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더니습관은 약속 따위로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담배 같은 존재였다.

 

계속 새록새록 머릿속에 나뒹구는 질투심 때문에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승현과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은 그녀 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겨오고 이승 현을 빼앗기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독한 향수처럼 후각을 마비시키더니 이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김이 솟아올랐던 김치찌개가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이, 꼭 이승 현의 나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 것 같았다. 웬만한 의처증 환자도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을 텐데 , 아니면 내가 의처증 환자라도 된 것일까? 내 자아성의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그 와중에도 이승현의 통화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빌었다.

 

내 간절한 마음이 통하기라도 했는지 이 승현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이승현은 아까와는 다르게 더 해맑게 미소를 띠고 있었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의자를 끌어 앉았다. 이 승현은 긴 통화 때문에 부끄럽기라도 한 것인지 뒷머리를 긁어댔다.

 

, 많이 늦었죠? 먼저 먹고 있지, 미안해요 저 때문에 찌개도 다 식었네요!

아니야.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는 거잖아

 

권지용 너도 참 미련하다. 솔직히 누구랑 전화통화 했냐고 이 승현한테 따지고 싶으면서, 그녀와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고 왔냐며 묻고 싶으면서, 정답은 본인만 아는 것인데약으로도 해결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의심 때문에 이승현과 같은 학교를 다닐까 하는 멍청한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다. 물어 본다 하더라도, 내 자신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 승현의 사생활 프라이버시를 사생 팬들처럼 지금 통화를 한 사람이 그녀 는 아니냐며, 큰 소리 칠 입장도 아니었다.

 

혼자 생각에 잠겨 있자, 이 승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숟가락을 들어 다시 밥을 퍼먹었다. 조금 정신없었지만 승현이와 화목하게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밥을 다 먹은 이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말했다.

 

, 설거지는 제가 해도 되겠죠?”

아니야, 내가 할게

아니에요! 제가 설거지 하는 대신에, 형이 만날 맛있는 밥 만들어 주세요.”

 

이 승현이 저렇게 즐거워하면서 내가 신신당부 하는데, 거부하기 싫었다.

괜히 착한 척 배려 하다가. 불똥이 튀다가는 뒤처리도 골치 아파질게 뻔하다, 난 고개를 끄덕였고 이승현은 반찬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냉장고에 넣었다. 승현이가 예쁘고 기특하였다.

밥을 다 먹으니 온 몸에 피로가 어깨로 쏠린 듯 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수면제라도 먹은 듯 원치도 않는 피곤에 눈꺼풀이 감겼다.

 

 

 

 

 

승현이 있나요?”

또 너냐?”

학교 갈 준비 하고 있겠죠? 솔직히 양심이 있으면 좀 불러주세요

 

 

아침마다 찾아오는 이 여자, 보기만 해도 재수가 없는 이 여자, 바로 그녀였다. 당연 한 일이여서 없다고 또 거짓말을 치고 보내버리면 됐지만, 그녀도 어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냥 보내기에는 조금 찝찝한 감이 들었다. 게다가 이승현과 나는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코 앞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라 좀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만날 이 승현을 끼고 사는 놈이었다.

 

혹시, 이 승현이 보기라도 할까 현관문을 재 빨리 닫으려고 했지만, 하늘도 거짓말 치는 괘씸한 녀석이 싫은 건지 뒤에서 양치질을 하고 있던 이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그녀와 나에게 다가왔다.

 

결국엔, 일이 터졌다. 이승현과 내가 같이 등교를 했었는데 지금은 꼴 보기 싫은 그녀와 이 승현이 팔짱을 끼며 커플이라며 광고라도 하는 것인지, 눈꼴셔 못 봐줄 정도였다. 평소엔 이 승현을 그렇게도 애지중지 하지만, 오늘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라고 찍힌 것 같았다. 그 믿는 도끼가 이 승현이고 찍힌 놈이 나겠지만.여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도중 , 그녀가 멈추는 바람에 코가 깨진 듯 고통을 느꼈다.

 

승현아 잘 가

, 지용 형이랑 화선이도 잘 가

 

내 입으로 지껄이긴 죽어도 싫었지만, 그녀와 나는 같은 학교였다. 나도 처음엔 같은 학교 인지는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의 아침마다 찾아오는 그 근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그녀가 입은 교복이 결정적인 힌트였다.

 

오빠, 승현이가 이제 안 보여요

개소리 그만하고, 나 먼저 갈 거야

왜요! 어차피 같은 학교잖아요

그래서 먼저 간다고

진짜 똥고집 쟁이! 누군 오빠가 좋아서 같이 가는 줄 아나요? 승현이랑 같이 가려고 그런 건데, 어쩌다 보니까 재수 없게도 오빠랑 같이 가는 거라고요

 

 

그녀의 말을 듣기 싫어, 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묵묵히 걸었다. 그녀는 자기가 무시당한 게 기분 나쁜지 더 크게 땍땍 거렸지만 닭장에 닭이 꼬끼오- 하는 그 이하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개 무시도 이만한 무시는 없겠지, 충분히 기분 나빠해라 메롱-.

 

반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강대성 이였다. 오늘도 어울리지 않는 랩을 짓거리며 도라에몽인가 뭔가 하는 이상한 괴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핸드폰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런 바보랑 인사를 나누다가는 바보 바이러스라도 옮을 까, 무서워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 권지용 왔냐?”

 

그냥 좀 내버려두지, 그냥 나대지꼭 그녀처럼 피곤하다. 또 말씹으면 발에 좀이라도 난 놈 마냥 방방 뛰어다닐 걸 생각하니, 한기가 느껴져 무거운 고개를 들고, 감길 것만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올려 강대성의 낯짝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뭐야? 내가 그렇게도 잘생겼냐? 자식, 보는 눈은 있어서! 그러다가 반한다? 너 그거 알아? 게이도 순식간이야

 

삼류소설에 빠진 미친놈마냥, 이리저리 자신의 논리(?)를 남에게 퍼붓는다. 솔직히 생각 하자면 내가 왜 이런 미친놈이랑 9년 동안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중학교를 졸업해 고등학교 까지 이런 친구관계를 지속해 왔는지 심오했다. 그래도 이 녀석의 이론에 조금은 공감 되는 것, 하나는 있긴 있었다. ‘게이는 순식간 정말 게이는 말 그대로 순식간이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순식간에 내 눈은 그녀의 다리로 향해 있다는뭐 그런 뜻과 같다고 설명해야 되겠지만 말이다. 강대성은 입에서 부리나케 떠들더니만 선생님이 오자 풍선 바람 빠지듯 찌들었다. 저렇게 가만히 찌들어 들면, 정말 괜찮은 녀석 같은데 말이야저 놈의 오두방정 입이 문제지 입이! 턱을 괸 체 강대성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보자, 강대성과 원하지도 않는 아이컨텍 을 해버렸다. 녀석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고, 난 그런 강대성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시작되는 수업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그런 정적 속에서 난 창 에 비춰진 작은 세상 을 보았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세상을 본다면 지금 보는 거와 같이 작아 보인다던데, 초등학생 같은 생각이지만, 나도 이 승현을 갖게 된다면 그 사람도 작아 보이겠지, 그러면 나도 그때는 그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새길 수 있으려나?

 

수학공식보다 복잡한 생각이 들어, 책상에 얼굴을 힘껏 파묻었다. 이마를 크게 들이받아 혹이라도 난 듯 발을 동동 굴렸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그렇게 돼 버린다면, 그 사람도 나도 많이 힘들어 질게 분명하겠지

수업시간에 또 깊은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렀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 몸을 담아놓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아직 난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 그저 강해지려고 그저 의식하지 않으려고, 내 자신을 둔갑 하는 것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잊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여러 감정들이 미묘하게 섞인 나머지, 시간이 가는지도 몰랐다. 강대성이 등짝을 쌔게 치는 바람에 수업이 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얼떨떨한 나머지 가렵지도 않는 눈을 비볐고 주위를 살펴보니 1교시부터 모두 젖은 걸레 마냥 축 늘어져 있었다. 강대성은 내 감정을 눈치라도 챘는지 아니면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인지, 내 앞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강대성을 보자, 웃음이 흘러나왔다.

 

좀 가만히 있어 봐, 왜 그래 미친놈처럼

네 표정이 날 가만히 못 있게 하잖아, 너야 말로 왜 그래 내일 죽을 사람처럼?”

 

바보 같은 강대성 에게도, 내 걱정거리가 한 눈에 보였나 보다. 하긴 관심이라도 달라는 듯 축 늘어져 있는데 아무리 바보 같은 강대성이라도 그 정도의 눈치는 있나보다. 강대성의 부담스러운 눈빛에 고개를 들렸다. 지금, 승현이는 뭘 할까나, 아차! 오늘 비 온다 했는데 승현이한테 우산 가져가라는 소리를 못했다. 나도 참 바보같이 가녀린 그 몸에 빗방울 하나라도 적신다면 감기라도 걸릴 것 같은데승현이를 좋아 할 자격이라도 되는지, 내 자신이 한심했다.

 

종소리가 인생의 종을 치듯, 머리에 공연히 울렸다. 이어지는 수업시간에도 내 속마음은 혹시 승현이가 비를 맞지는 않을 까 하는, 걱정에 안절부절 이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우산을 들고 냅다 뛰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는 딱 적당한 거리니까괜한 걱정을 했다 싶어, 한 숨을 내 쉬었다.

 

계단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려가는 도중, 교문 사이로 비친 그녀의 뒷모습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왠지 모를 반가움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는 이 시각 까지 집에 안가고 저기에 앉아서 무얼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안 가냐?”

우산이 없어요.”

 

 

우산을 폈다. 승현이를 데려가기 위해, 그리고 도중에 그녀를 만났다. 빈손으로 쭈그려 앉은 체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그녀가 내 눈앞에 서있었다. 그녀를 보니, 주위에 그녀와 같은 학년인 여자애들은 얼핏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어깨가 젖어가면서도 우산을 같이 쓰질 않나, 심하면 2인용 우산을 5명이서 같이 쓰는 애들까지 보였다.

 

넌 친구들이랑 안 가?”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승현이 오늘도 집에 없나요?”

, 집에 없는 데요

알겠습니다.”

  1

집에 멀쩡히 자고 있는 승현이를 거짓말로 얼버무려 매일 그녀를 돌려보냈다. 이런 게 소유욕 이라는 것일까? 아니면 똑같은 의미를 가진 과잉보호라는 것인가? 사랑스러운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내 욕심이지만 말이다.

 

소파에서 소곤소곤 잠자고 있는 이승 현이 눈에 비췄다. 저렇게 매일 매일 보아도 입맛을 돋우게 만드는 군침 도는 이승 현을 그 누구에게라도 보여주면 빼앗길걸. 같았다. 그녀도 알고 있겠지 이승현은 집에 있다는 걸, 내 어리석은 거짓말을 그냥 믿는 척 하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얼마나 화가 나 있을까? 또 난 그녀를 얼마나 화나게 했을까? 그녀의 떠나는

뒷모습을 멍하니 보다, 현관문을 닫았다.

?"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 깬 듯하다. 이승 현은 두 눈을 비비더니, 목 매인 목소리로 날 이라 불렀다. 이승 현의 갑작스런 목소리에 죄 라도 지은 듯이, 죄책감이 등 넘어 넘쳐흘렀다. 그녀가 혹시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이승 현을 빼앗길 것만 같은 두려움에 깊은 상상에 빠졌다. 그녀가 간 걸 두 눈으로 인정 없이 지켜보고 있었던 주제에 이런 식으로 이승현과 그녀를 속아 넘기는 짓이 나의 일상 이였다.

 

, 어디 아파요? 식은땀이 많이 나내요

 

이승현의 걱정담긴 눈빛이 내 심장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피가 솟구쳐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가슴이 쓰라렸다. 미친 놈 억제해야 된다. 여기서 선을 넘어버린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된다는 건 내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니, 안 아파 더워서 그래

그래도 열 있을 수 도 있잖아요?”

 

이승 현이 기지개를 피더니 나에게 다가온다. 와이셔츠 깃 단추가 풀린 사이로 계집애라 불러도 될 만큼 하얀 살 갓이 군침을 핑 돌게 만든다. 혀는 눅눅해지고, 이승 현이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 온 다면 짐승이 될 것만 같았다. 최대한 본능을 억제하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지 몇 초가 되자, 이마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자연스럽게 감았던 눈이 저절로 떠졌다.

다행이도 열은 않나요.

 

이승 현이 이렇게도 가까이 있다니 밥을 먹을 때 에도 따로따로 먹고, 화장실도 2개 여서 각자 하나 씩 쓰는 우리였다. 그래서 이승 현을 매일 멀리서 밖에 보지를 못했는데 커다란 눈동자와 높은 콧대, 무엇보다 녀석의 앙증맞은 입술에 키스마크를 남기고 싶었다. 이승 현은 강아지 같은 눈망울로 날 보았고, 난 녀석의 입술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는 나는 이승현의 턱을 잡아 올렸다. 딱 한 번만 짐승으로 변해도 된다고 허락해 줘, 날 유혹한 건 네 잘못이야 이승 현 간격이 1CM도 남지 않았을 때, 이승현은 바지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급히 꺼내들었다. 내 손은 이승현의 움직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차렷 자세가 되었고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 을 지어내는 이승현의 모습만 보였다.

 

그렇게 잘 웃지도 않던 녀석이 어떤 사람이기에 전화를 받고 저리도 해 맑게 웃는 것일까? 마치 지금의 이승현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 과도 같았다. 손을 조금만 뻗어도 닿을 것 만 같은데 잡으려 하면 할수록 나에게서 멀어 진다.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렇게 사랑하는데 이리도 널 원하는데왜 나에게 있어 이승현은 가까이 있지만 멀리 있는 존재 인지 헛웃음이 흘러 나왔다. 한 참 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 있을 때, 핸드폰 폴더를 닫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뜩 들었다. 이승 현이 옅은 미소를 짓더니 나에게 말했다.

 

혹시 모르니까요. 약 챙겨 드세요.

 

그 말을 내게 해준 체, 방 안으로 들어가는 이승현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대로는 아쉬웠다. 키스를 하지 않아도, 조금만 더 가까이 있고 싶었고, 재미있는 얘기를 더 나누고 싶었다. 이승 현은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해 하며 날 보았고, 난 벙어리 마냥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될 텐데 난 고민 끝에 제일 궁금한 질문을 이승 현에게 묻기로 했다.

 

아까 전에 말이야, 전화통화 한 사람 누군지 물어봐도 되려나?”

 

질문을 건네니, 이승 현은 시든 꽃 잎 마냥 머리를 푹 숙여 내렸다. 괜한 것을 질문 한 것일까? 이승 현이 날 거북해 하는 건 아닌지더 어색해 지는 것은 아닐지, 손끝이 떨려 왔다. 이승현은 떨리는 내 손끝을 힐끔 보더니, 푹 숙였던 고개를 들고 사과처럼 새 빨갛게 익은 얼굴로 발꿈치를 들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여자친구요.”

 

이승 현과 룸메이트 생활을 하면 서, 아까 전처럼 해맑게 웃던 적은 없었지만, 이렇게 부끄러움을 타는 모습을 본 것은 더더욱 이였다. 아마 그녀 때문이겠지난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기에 그녀가 매일 집에 찾아올 때 마다 이승 현이 없다고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이제 이승 현이 전화를 받고 함박웃음을 지었던 것도, 낮선 일이 아니었다. 또 한 동안 김빠진 탄산음료수 같이 기운이 없던 것도 당연 한 것이었다. 내가 그녀를 보냄으로 인해 이승 현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 을 낮선 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니까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 친구 전화 한 통에 좋아 죽으려고 하는 바보 같은 놈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 와중에도 그녀에게 질투심을 느끼는 나라는 놈이 한심했다. 얼마나 망가지고 한심해져야지 내 속이 편해지는지나란 놈은 얼마나 나쁜 놈 이 길래 이승현의 저 미소마저 내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은 것인지 나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 또 나쁜 버릇이 하나 나왔다. 깊게 생각 하는 것, 이승현은 동그란 눈으로 날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 꼬리를 올려 미소를 지어냈다.

 

, 저 말했으니까 방에 들어가도 되죠?”

……으응,”

 

어떨 결에 이승 현을 놓아주었다. 고작 이런 거 물어 보려고 이승 현을 붙잡은 것은 아닌데 말이야 근데 아까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아무거나 물어보는 바람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쏘아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괜히 물어본 것 같다. 오히려 그 말을 들음으로 인해 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그녀와 이승현의 교제사이를 질투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가 찾아오는 바람에, 그녀의 전화 덕에 점심밥을 깜빡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장거리 도 아직 안 사왔는데 승현이랑은 어색해서 같이 못 가겠고 역시 혼자 가는 게 낫겠다. 식탁에 포스트잇으로 메모를 남겨 둔 뒤, 문 밖을 들어섰다.

 

평소에는 시계와 버스번호 만 번갈아 보며 살아서 바깥 풍경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연 분홍빛깔의 벚꽃이 한 잎, 한 잎 떨어지는 걸 보니 답답한 마음이 씻겨 흘러 내려가는 것만 같았다. 향도 좋고 꼭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과 흡사 했다. 이래서 여자들은 봄을 좋아하는 것인가? 아파트 밖으로 나와 수북이 쌓인 벚꽃을 보는데 익숙한 옷차림의 흠칫 하여 고개를 돌렸다.

 

긴 생머리의 봄과 어울리는 파스텔컬러의 외투를 입은 여자, 오늘 아침에 집에 찾아 온 그 여자, 내 거짓말에 속아준 그 여자가 벤츠에 앉아 있었다. 이승 현을 기다리고 있었겠지, 이승 현이 남고로 전학을 가는 바람에 핸드폰이나, 집에 찾아오는 거 말고는 만날 수 가 없을 테니까 분명히 그녀는 내 거짓말에 속았겠지 했는데 이승 현이 나갔다는 말을 굳건히 믿고 여기서 계속 기다리는 것 같았다.

 

나도 양심이 있기에 그녀를 버리고 가버리긴 마음 한 구석이 찝찝했다. 벚꽃을 보고 불편한 마음이 썩 가신듯 했는데 정말 불쾌하다 저 여자, 난 그녀에게 다가갔고. 바닥에 보이는 검은 그림자를 본 그녀는 고개를 올렸다.

 

이승 현 오늘 안 와, 그니까 가

아까승현이랑 전화 통화 했어요, 그런데 목소리로는 성이 안 차서요.”

돌아 가, 이런 짓 민폐야

알아요. 저도 알지만 오빠도 알 거 아니에요, 좋아아니 사랑하는 사람 하루라도 못 보면 죽을 것만 같은 그 심정 오빠도 잘 알 거 아니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쌀쌀한 바람이 어깨를 스쳤다. 바람과 함께 무성한 벚꽃은

바닥으로 한 잎, 한 잎 내려앉았고 잠시 말이 없던 그녀는 입술을 살며시 깨물더니 벤츠에서 일어났다. 조금이라도 말을 걸면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그녀에 얼굴을 보자, 미운 소리 하나 내뱉지도 못할 정도로 죄책감이 들었다.

 

그녀의 말의 공감이 안 가는 것은 아니었다. 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또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기에 하루라도 안 보면 미칠 것만 같은 그 심정을 더 잘 알기에 그녀에게 이승 현을 보여준다는 게 두렵고 무서웠다. 이 여자의 간절함이 이승 현을 원하는 내 마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우습지만 조금은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사랑에 대한 끈질긴 집착이 더 솔직히 말한다면 그녀와 나는 닮았기에 더욱 더 이승 현을 만나게 해서는 안 된다.

 

그 동안 거짓말 인거 알면서, 만날 속아줘 서 고마워 안 웃긴 개그맨이 어떻게든 웃겨보려고 애 쓸 때 억지로 웃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연극이 망하는 것처럼 돌려서 말하는 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 민망하게 관객이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네.”

 

그녀에게 있어서는 가슴 아픈 말을 해버렸다. 그녀가 믿건, 안 믿건 은 내 생각 이였을지도 모른다. 선택은 그녀에게 있었기 때문에어쩌면 그녀는 비오는 그 날에도, 밖에서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나랑 닮았으니까 끈질긴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니까그녀에게 있어서 다소 상처가 될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처를 주어서라도 가지고 싶은 것이 내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몰랐어요. 오빠가 거짓말 치는 줄 몰랐어요.”

 

멈칫하던 그녀가 실 웃음을 터트리더니 벚꽃 잎을 손바닥에 올렸다.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속으로는 자기 자신을 우습게 봤다는 생각에 분이 차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뜻 밖에 대답을 내게 건넸다.

 

그런데 전 바보 인가 봐요. 속은 걸 알면서도 이렇게 기다리고 있으니까요그건 그렇고 이놈의 벚꽃은 왜이리. 내리는지 모르겠네.”

 

낮 간지러워서 말은 못했지만, 뭐 말해두자면 이승 현의 라이벌이기도 한 그런 여자 여서 말 못한 점도 있긴 하지만, 조금은 바보라고 비하 한 내가 더 모자란 녀석 같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끝까지 기다리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 할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을 믿고 서로를 신뢰해서 기다릴 수 있는 것이고, 또 하나는 그 사람이 집 앞에만 서있어도 충분히 행복 하니까 말이다.

 

할 일 없으면, 나랑 마트가 같이 가던가.”

말 좀 곱게 못해요? 건들거리는 말투, 정말 짜증나요.”

내가 언제 곱게 말하는 거 봤어?”

오빠는 왜 저한테만 그래요? 제가 그렇게 만만해요?”

 

큼지막한 눈을 치켜뜨며 작은 키로 옹알옹알 거리는 그녀는 나에게 있어서 네 살배기가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는 것 그 이하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아까와는 다르게 잔뜩 활발해진 그녀를 괜히 데려온 거 같기도 하고, 후회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러고 보니, 여태까지 룸메이트 생활 하면서 이 승현이 좋아하는 음식 같은 걸 별로 알지 못하는 편이다. 이 왕 데려온 김에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고 물어볼까 저 멀리서 두부를 고르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승현이 말이야, 무슨 음식 좋아해?”

여태까지 그것도 몰라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같은 반 애들도 다 알 텐데요.”

스파게티 좋아하는 건 나도 잘 알아. 그런데 점심으로 스파게티 먹기는 좀 그렇잖아

김치찌개요! 예전에 점심 같이 만들어 먹었었는데 김치찌개 정말 잘 먹었어요.”

 

그녀가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과일코너에서 딸기 한 상자를 짚어 와 카트 안에 넣었다. 그리곤 뭐가 좋은지 어린아이 마냥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또 딸기도 엄청 좋아해요집에서 DVD 빌린 거로 같이 영화 보면서 딸기도 먹고 그랬는데 "

 

지 멋대로 즐거웠다가. 또 훌쩍 거리는 꼴을 보니 어이가 없어 한 숨만 흘러 나왔다. 하여튼 김치찌개를 좋아한다니, 예전에 김치찌개를 저녁으로 하려다가. 승현이가 싫어할 것 같아서 급 수정해서 된장찌개를 해 먹었는데 그때 김치찌개를 해줄걸! 후회감이 뒤 늦게 몰려온다.

 

, 승현이가 좋아하는 음식 뭐 없어? 과일이라던가.”

과일은 딸기랑 귤참치 전 등등, 많이 잘 먹어요. 나중에 같이 또 장볼 때 참치 전 하는 건 어때요?”

다음엔 너랑 안 올 건데, 그냥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데리고 온 거니까 괜한 착각은 좀 자제해라

봐라, 말투 진짜 싸가지 없다. 승현이가 오빠의 본 성격을 알아야 얼른 룸메이트를 끊을 텐데요

 

그녀의 말을 뒤로 한 체, 승현이가 좋아할 만한 음식을 카트에 한 가득히 넣어 두었다. 돈은 제대로 깨질 것 같지만 승현이가 기뻐할 것 같은 모습을 보니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흘렀다.

 

이제 그만 사요. 누가 들고 가게요

나랑 네가 들고 가지 누가 들고 가겠어.”

여자한테 이 많은 걸 들으라고요? 지금 미쳤어요? 솔직히 정보 제공해 준 것 만으로도 꽤 값비싼 일 한 거 아닌가요?”

내 말은 그게 아니라도와달라는 건데아무리 네가 싫어도 그 정도로 빡세게 일 시키지는 않아. 그니까 착각의 늪에서 얼른 빠져 나와라

시간이 물 흐르듯이 지나 간 것 같다. 평소에는 일찍 끝내는 것 같지만 이 여자랑 코너를 한 바퀴 돌며 세일 하는 것 까지 이리저리 안 쑤셔 본대가 없다. 아마 내일이면 허리가 아프고 삭신이 쑤실 것 같다. 힘들었지만 장은 완벽하게 잘 봐왔다. 그녀에겐 딸기가 들은 봉투를 들으라. 시켰고, 김치찌개의 재료가 담아있는 두 봉투는 내가 들었다.

 

승현이는 좋겠네요, 나에게도오빠에게도 사랑을 듬뿍 받으니까, 부럽다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승현이는 힘들어도 기댈 버팀목이 많아서 좋겠다는 뜻이에요.”

그게 부럽다는 뜻 아니야?”,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승현이는 여자인 내가 봐도 정말 웬만한 여자들 보다 더 예쁘게 생긴 것 같아요

뜬금없이 그런 소리는 왜 하는데?”

솔직히 오빠, 요번만큼은 거짓말 하지 말아요. 승현이를 좋아하는 건 착하고 이해심 많은 승현이의 성격도 있겠지 많은, 승현이가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정곡을 찌른다. 이 여자 솔직히 말한다면 오늘 이승 현에게 실수를 범할 번 한 것도 그 뽀얀 살과 과 오감을 사로잡는 깊은 눈망울, 여러 가지 요소를 다 가춘 아름다운 겉모습에 반한 건 맞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외모는 외모일 뿐이지, 외모는 외모의 가치대로 성격은 성격의 가치대로 이승현의 대한 마음은 내 가슴속에 정리되어 박혀있었다.

 

그럼 너는 승현이 어디가 좋은 건데? 너야 말로 승현이가 다른 남자애들 보다 예쁘장하게 생겨서 좋아하는 거 아니야?”

외모를 아예 안보는 것도 아니지만은 외모는 외모대로 성격은 성격대로 승현이는 승현이대로 좋은 점이 있는 것이니까요이럴 때에는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나? 라는 말을 해야 되겠죠

나도 너랑 똑같은 생각 했는데"

"진짜요? 역시 사랑하는 사람은 닮아가긴 닮아 가나 봐요. 근데 오빠 성격보다는 제 성격이 더 착한 것 같죠

괜한 소리 할 거면 딸기 내려놓고 집에나 가

농담이에요. 오빠한테 그런 소리 해봤자 좋은 소리 못 들을게 뻔하다, 제가 무슨 이득이 있다고 그러 갰나요?”

 

정신적인 문제도 일이라는 걸 오늘 깨달았다. 오늘은 이 여자랑 너무 정신적인 일을 많이 한 탓에 머리가 폭발할 것만 같았다. 언제 한번 제대로 미쳐버리고 싶을 때에는 이 여자를 데리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도 좋겠구나. 19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자랑 이렇게 싸워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그런데 여태까지 이 여자의 이름을 몰랐다. 먼저 물어보기는 껄끄럽지만, 계속 라고는 부를 수 없는 노릇이니까이름을 알려준다 하더라도 이름 을 부를 일도 없을 것이지만 아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이름이 뭐야? 내 이름은 알거야. 이승 현이 얘기해 주었을 거니까

꼭 말해야 되요? 말해봤자 라고 부를 건 변함없잖아요

가끔은 이름을 불러야 될 상황이 있을 거 아니야, 그냥 좀 알려 달라면 한 번에 알려주면 안 되냐?”

그녀는 뿌루퉁한 표정으로 딸기가 들은 봉지를 녹일 듯 쏘아보더니, 한 숨을 내쉬고는 날 쳐다보더니, 두툼한 입술을 열었다.

 

한 화선인데요, 이름 말한 김에 이름 좀 불러줘요 민망하지 않게

내가 왜 네 이름 불러야 되는데

그럼 오빠가 민망해 하지 않도록 제가 먼저 이름 불러 줄까요? 계속 오빠라고만 부르니까 싱거운 것 같기도 해서요.”

싫어, 난 그 말에 동의 안했는데 그건 그렇고 너 지금 나랑 무슨 관계인지 잊어 버렸지?”

무슨 관계인데요?”

난 널 만날 속인 나쁜 사람이고, 넌 거기에 만날 속아 넘어가서 날 엄-청 미워해야 되고, 또 한 남자를 사랑하는 드라마틱한 이런 말 붙이기는 민망하지만 라이벌 비슷한 거야

"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요? 오빠는 게이고, 전 정상적인 사랑을 하는 평범한 여고생이거든요

 

게이라는 말에 조금 화가 났지만, 게이인건 맞다. 내가 이승 현이랑 연애할 수 없는 제일 큰 이유가 바로 내가 남자이기 때문 차라리 이 승현이 여자로 태어났다면이런 건 고민 축에도 안 낄 텐데하늘이 내린 내 운명이다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갰지 생각해야 갰다.

 

지용오빠, 어쨌든 간에 오빠 이름 불렀으니까요. 오빠도 제 이름 빨리 불러요

글쎄 싫다는데, 왜 자꾸 보채

그냥 부르라면 불러요! 3글자만 말하면 되는데 속이 너무 좁아도 좁은 거 아니에요? 승현이 앞에선 속 넓은 척 하더니만 완전 재수 없다.”

하아……그래 한 화선. 됐지? 다음부터 이름 부르라고 하지 마

 

그녀와 이런저런 주저리를 나누다보니, 벌써 집 앞 까지 다 와버렸다.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던 미소는 서서히 무표정으로 변해갔고, 난 그녀의 표정을 봤으면서 못 본적 했다. 그녀는 씁쓸한 듯 살짝 미소를 짓더니, 다시 해맑게 웃으며 딸기가 든 봉투를 나에게 넘겼다.

 

, 이제 부터는 오빠 혼자 들고 가야 되겠네요

잘 가, 수고했어.”

승현이가 김치찌개 맛있게 먹을 생각 하니까, 기분이 몹시 좋아지네요! 승현이는 매운 거 잘 못 먹어요. 그니까 약간 싱겁게 해주세요. 그럼이만 갈게요.”

 

괜한 동정심이 드는 건, 아마 같이 했던 시간에 꽤 길었나 보다. 걸림돌만 같았던 그녀가 막상 서글픈 미소를 짓고 노을에 점점 그을려 사라지는 걸 보니 이승 현을 매일 볼 수 있는 나보다, 불리한 사람은 그녀인데배려 같은 걸 조금 해줄 걸 그랬나? , 그건 좀 내키지 않는데 말이다.

 

괜히 여운이 남아. 잠시 멍하니 서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섰다. 승현이는 지금 쯤 뭐하고 있을까? 공부? 또 소파에서 TV보다 잠든 건 아닐까? 배탈 걸릴 텐데아이를 둔 부모들이 걱정을 하는 것 마냥, 내가 가정주부가 된 것 같았다. 열쇠 구멍에 열쇠를 넣고 돌리는 순간에도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내일은 학교를 가고승현이랑 같이 등교를 하고, 오늘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을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내 나쁜 습관 중에 하나라면, 하나다. 하나는 너무 깊게 생각한다는 첨, 또 하나는 미리 미리 생각해 둔다는 점, 이것저것 생각하다보니 문이 열린지도 몰랐다. 열쇠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현관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들려오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적막했던 내 귀를 다시 시끄럽게 만들어 놓는다. 역시 승현이 오늘도 TV 보다 잠들었나 보다. 승현이의 손에 잡힌 리모컨을 살짝 빼내어 TV전원을 껐다. 오늘 아침에 자다 일어났지 아마도? 그건 내가 부주의 하게 소리조절을 못해서 일어난 것일 꺼다. 난 승현이를 가볍게 들어 안았다. 딱 보기에도 깃털 같아 보이는 승현이는 솜 베개라도 안은 듯 많이 가벼웠다.

 

승현이를 일명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렸다. 새근새근 잠 들은 승현이의 아기 같은 얼굴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잠든 모습이 아기마냥 뽀송뽀송 해 보여서 그런지, 하얀 피부, 잘 솟은 코그리고 앙증맞은 딸기 같은 입술이 탐났다. 딱 한번만, 한 번만 짐승이 되도록 허락해 주길, 아직입술은 아껴두었다 마지막에 먹는 편이 맛있겠지? 승현이의 티 없는 이마의 살포시 키스를 새겼다.

 

승현이를 방 안 침대에 눕혀 놓고, 난 아차 하며 박수를 쳤다. 점심 치고는 꽤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녀와 마트에서 옥신각신 하느라 벌써4시가 되버린 것을 시계를 보고서야 알았다. 어쩐지 웬 노을이다 싶었더니만 승현이에게 너무 미안한 나머지 어떻게 사과해야 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일단 김치찌개라도 맛있게 끓여야 되겠다. 재료를 꺼내고 본격적으로 조리를 시작했다.

 

마늘과, 파 그리고 김치를 썰며 간은 맵지 않도록 그녀가 말한 대로 살짝 싱거울 정도로 적당히 간을 쳤다. 김치찌개를 그렇게 잘 하는 편은 아니라 걱정은 됐지만 먹지 못할 만큼의 최악의 맛은 아니었기에, 결과는 성공적 이였다.

 

승현일 깨우기 위해, 방문을 열었고 잠에 잔뜩 골아 있는 승현이를 힘껏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아무리 흔들어도 거동을 하지 않자, 혹시 김치찌개라고 말하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승현의 귀에 살며시 속삭였다.

 

승현아, 네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했다.”

진짜요?…….”

 

아직 잠이 덜 깬 상태라 눈도 부리부리 하고, 목도 매여 있지만 승현의 잔뜩 부푼 눈에 난 고개를 위 아래로 끄덕였다. 승현은 침대에서 재 빨리 일어나 식탁으로 뛰어갔다. 보글보글 김이 끌어 차는 달콤한 냄새의 김치찌개를 멍하니 보던 승현은 재 빨리 의자에 앉더니 김치찌개를 한 숟갈 뜨더니, 바로 입에 넣는다.

 

어때, 맛있어? 네가 매운 걸 잘 못 먹는다. 그래서 최대한 싱겁게는 해봤는데너무 싱겁지?”

승현은 아무 말 없이 또 한 숟갈을 퍼 먹더니, 두 눈을 지그시 감고는 혀를 이리저리 굴려본다. 혹시 맛이 없는 것일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승현이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해맑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 진짜 맛있어요! 최고에요 최고! 여태까지 먹어본 김치찌개 중에서 제일 안 맵고 맛있어요!”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김치찌개를 맛있게 퍼먹는 것을 보니 내 얼굴에도 미소가 흘렀다. 승현이의 착한 성격도, 성격 이지 많은 그녀의 도움이 많이 컸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 체 간을 맵게 했으면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 행 이였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승현과 나는 하나의 식탁에서 하나의 찌개를 오순도순 나누어 먹으며, 여러 얘기를 나누었다. 어색했던 승현과는 많이 친해진 것 같아 뿌듯했다.

 

, 근데요 보통 김치찌개는 매콤하게 만들잖아요. 그런데 제가 싱겁게 먹는 거 어떻게 알고 만 든 거에요?”

 

그거야

 

말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많은 망설임이 가슴과 머리사이를 교차하고 있었다. 이제 거짓말은 조금 줄이고 싶었으니까, 난 승현에게 사실대로 말했다.

 

사실, 화선이가 알려 준거야

 

한 화선 앞에서 그렇게도 이름 안 부른다고 얘기 했는데 결국엔 이름을 말해 버렸다. 그것도 성을 때어버린 체 진짜 이름 을 말해버렸다. 낮 간지러웠지만 승현은 나를 멀뚱히 쳐다보더니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해맑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역시 화선이네요! 형이랑 화선이랑 친했어요? 아니 것보다 형이랑 화선이랑 알 리가 없는데? 화선 이한테 형을 소개시켜준 적은 있어도 형에게 화선이 얘기는 한 번도 안했거든요

 

이럴 땐 어떻게 변명을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밖에서 기다렸는데 만날 내가 거짓말 쳐서 여자 친구를 돌려보냈다고 그러면 기분 나빠하는 건 둘째 치고, 당장 짐을 싸들고 나갈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승현이의 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할지 한 참 고민을 하던 중, 벨소리가 들렸다.

 

! , 저 잠시 만요 전화가 와서요.”

 

 

승현이는 해 맑게 미소를 짓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예의 같은 건 지키지 않아도 되는데, 그냥 내 앞에서 바로 전화를 받아도 상관없는데승현이는 아직 나를 그저 룸메이트 라고만 생각하는 것일까? 승현이가 내려놓은 숟가락 많이 내 쓸쓸함을 토닥여 주었다.

 

긴 한 숨과 함께 생각이 마음을 타고 머리위로 올라왔다. 깊은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건만,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더니습관은 약속 따위로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담배 같은 존재였다.

 

계속 새록새록 머릿속에 나뒹구는 질투심 때문에 손끝이 떨리기 시작했다. 지금 이승현과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은 그녀 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조바심이 생겨오고 이승 현을 빼앗기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독한 향수처럼 후각을 마비시키더니 이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김이 솟아올랐던 김치찌개가 서서히 식어가는 모습이, 꼭 이승 현의 나에 대한 애정이

식어가는 것 같았다. 웬만한 의처증 환자도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않을 텐데 , 아니면 내가 의처증 환자라도 된 것일까? 내 자아성의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그 와중에도 이승현의 통화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빌었다.

 

내 간절한 마음이 통하기라도 했는지 이 승현이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이승현은 아까와는 다르게 더 해맑게 미소를 띠고 있었고, 멍하니 앉아 있는 내게 다가오더니 의자를 끌어 앉았다. 이 승현은 긴 통화 때문에 부끄럽기라도 한 것인지 뒷머리를 긁어댔다.

 

, 많이 늦었죠? 먼저 먹고 있지, 미안해요 저 때문에 찌개도 다 식었네요!

아니야. 밥은 같이 먹어야 맛있는 거잖아

 

권지용 너도 참 미련하다. 솔직히 누구랑 전화통화 했냐고 이 승현한테 따지고 싶으면서, 그녀와 데이트 약속이라도 잡고 왔냐며 묻고 싶으면서, 정답은 본인만 아는 것인데약으로도 해결 되지 않을 것만 같은 의심 때문에 이승현과 같은 학교를 다닐까 하는 멍청한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다. 물어 본다 하더라도, 내 자신을 편하게 하기 위해 이 승현의 사생활 프라이버시를 사생 팬들처럼 지금 통화를 한 사람이 그녀 는 아니냐며, 큰 소리 칠 입장도 아니었다.

 

혼자 생각에 잠겨 있자, 이 승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더니 숟가락을 들어 다시 밥을 퍼먹었다. 조금 정신없었지만 승현이와 화목하게 밥을 같이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밥을 다 먹은 이 승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내게 말했다.

 

, 설거지는 제가 해도 되겠죠?”

아니야, 내가 할게

아니에요! 제가 설거지 하는 대신에, 형이 만날 맛있는 밥 만들어 주세요.”

 

이 승현이 저렇게 즐거워하면서 내가 신신당부 하는데, 거부하기 싫었다.

괜히 착한 척 배려 하다가. 불똥이 튀다가는 뒤처리도 골치 아파질게 뻔하다, 난 고개를 끄덕였고 이승현은 반찬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냉장고에 넣었다. 승현이가 예쁘고 기특하였다.

밥을 다 먹으니 온 몸에 피로가 어깨로 쏠린 듯 했다. 침대에 눕자마자 수면제라도 먹은 듯 원치도 않는 피곤에 눈꺼풀이 감겼다.

 

 

 

 

 

승현이 있나요?”

또 너냐?”

학교 갈 준비 하고 있겠죠? 솔직히 양심이 있으면 좀 불러주세요

 

 

아침마다 찾아오는 이 여자, 보기만 해도 재수가 없는 이 여자, 바로 그녀였다. 당연 한 일이여서 없다고 또 거짓말을 치고 보내버리면 됐지만, 그녀도 어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기에 그냥 보내기에는 조금 찝찝한 감이 들었다. 게다가 이승현과 나는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코 앞 거리에 있는 고등학교라 좀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만날 이 승현을 끼고 사는 놈이었다.

 

혹시, 이 승현이 보기라도 할까 현관문을 재 빨리 닫으려고 했지만, 하늘도 거짓말 치는 괘씸한 녀석이 싫은 건지 뒤에서 양치질을 하고 있던 이 승현이 해 맑게 웃으며 그녀와 나에게 다가왔다.

 

결국엔, 일이 터졌다. 이승현과 내가 같이 등교를 했었는데 지금은 꼴 보기 싫은 그녀와 이 승현이 팔짱을 끼며 커플이라며 광고라도 하는 것인지, 눈꼴셔 못 봐줄 정도였다. 평소엔 이 승현을 그렇게도 애지중지 하지만, 오늘은 믿는 도끼에 발등이라고 찍힌 것 같았다. 그 믿는 도끼가 이 승현이고 찍힌 놈이 나겠지만.여러 부정적인 생각을 하며 걸어가던 도중 , 그녀가 멈추는 바람에 코가 깨진 듯 고통을 느꼈다.

 

승현아 잘 가

, 지용 형이랑 화선이도 잘 가

 

내 입으로 지껄이긴 죽어도 싫었지만, 그녀와 나는 같은 학교였다. 나도 처음엔 같은 학교 인지는 꿈에도 몰랐지만, 그녀의 아침마다 찾아오는 그 근성과, 부지런함 그리고 그녀가 입은 교복이 결정적인 힌트였다.

 

오빠, 승현이가 이제 안 보여요

개소리 그만하고, 나 먼저 갈 거야

왜요! 어차피 같은 학교잖아요

그래서 먼저 간다고

진짜 똥고집 쟁이! 누군 오빠가 좋아서 같이 가는 줄 아나요? 승현이랑 같이 가려고 그런 건데, 어쩌다 보니까 재수 없게도 오빠랑 같이 가는 거라고요

 

 

그녀의 말을 듣기 싫어, 두 손으로 두 귀를 막고 묵묵히 걸었다. 그녀는 자기가 무시당한 게 기분 나쁜지 더 크게 땍땍 거렸지만 닭장에 닭이 꼬끼오- 하는 그 이하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개 무시도 이만한 무시는 없겠지, 충분히 기분 나빠해라 메롱-.

 

반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보이는 건 강대성 이였다. 오늘도 어울리지 않는 랩을 짓거리며 도라에몽인가 뭔가 하는 이상한 괴물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핸드폰으로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부터 저런 바보랑 인사를 나누다가는 바보 바이러스라도 옮을 까, 무서워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 권지용 왔냐?”

 

그냥 좀 내버려두지, 그냥 나대지꼭 그녀처럼 피곤하다. 또 말씹으면 발에 좀이라도 난 놈 마냥 방방 뛰어다닐 걸 생각하니, 한기가 느껴져 무거운 고개를 들고, 감길 것만 같은 눈꺼풀을 억지로 올려 강대성의 낯짝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뭐야? 내가 그렇게도 잘생겼냐? 자식, 보는 눈은 있어서! 그러다가 반한다? 너 그거 알아? 게이도 순식간이야

 

삼류소설에 빠진 미친놈마냥, 이리저리 자신의 논리(?)를 남에게 퍼붓는다. 솔직히 생각 하자면 내가 왜 이런 미친놈이랑 9년 동안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중학교를 졸업해 고등학교 까지 이런 친구관계를 지속해 왔는지 심오했다. 그래도 이 녀석의 이론에 조금은 공감 되는 것, 하나는 있긴 있었다. ‘게이는 순식간 정말 게이는 말 그대로 순식간이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자를 보지 않으려고 해도 순식간에 내 눈은 그녀의 다리로 향해 있다는뭐 그런 뜻과 같다고 설명해야 되겠지만 말이다. 강대성은 입에서 부리나케 떠들더니만 선생님이 오자 풍선 바람 빠지듯 찌들었다. 저렇게 가만히 찌들어 들면, 정말 괜찮은 녀석 같은데 말이야저 놈의 오두방정 입이 문제지 입이! 턱을 괸 체 강대성의 옆모습을 뚫어지게 보자, 강대성과 원하지도 않는 아이컨텍 을 해버렸다. 녀석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고, 난 그런 강대성을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시작되는 수업과 함께, 정적이 흘렀다. 그런 정적 속에서 난 창 에 비춰진 작은 세상 을 보았다. 모든 것을 가진 자가 세상을 본다면 지금 보는 거와 같이 작아 보인다던데, 초등학생 같은 생각이지만, 나도 이 승현을 갖게 된다면 그 사람도 작아 보이겠지, 그러면 나도 그때는 그 사람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새길 수 있으려나?

 

수학공식보다 복잡한 생각이 들어, 책상에 얼굴을 힘껏 파묻었다. 이마를 크게 들이받아 혹이라도 난 듯 발을 동동 굴렸다.

하지만, 정말 하지만 그렇게 돼 버린다면, 그 사람도 나도 많이 힘들어 질게 분명하겠지

수업시간에 또 깊은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은 물 흐르듯이 흘렀다.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내 몸을 담아놓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아직 난 그 사람을 잊지 못했다. 그저 강해지려고 그저 의식하지 않으려고, 내 자신을 둔갑 하는 것 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잊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여러 감정들이 미묘하게 섞인 나머지, 시간이 가는지도 몰랐다. 강대성이 등짝을 쌔게 치는 바람에 수업이 끝났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얼떨떨한 나머지 가렵지도 않는 눈을 비볐고 주위를 살펴보니 1교시부터 모두 젖은 걸레 마냥 축 늘어져 있었다. 강대성은 내 감정을 눈치라도 챘는지 아니면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것인지, 내 앞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강대성을 보자, 웃음이 흘러나왔다.

 

좀 가만히 있어 봐, 왜 그래 미친놈처럼

네 표정이 날 가만히 못 있게 하잖아, 너야 말로 왜 그래 내일 죽을 사람처럼?”

 

바보 같은 강대성 에게도, 내 걱정거리가 한 눈에 보였나 보다. 하긴 관심이라도 달라는 듯 축 늘어져 있는데 아무리 바보 같은 강대성이라도 그 정도의 눈치는 있나보다. 강대성의 부담스러운 눈빛에 고개를 들렸다. 지금, 승현이는 뭘 할까나, 아차! 오늘 비 온다 했는데 승현이한테 우산 가져가라는 소리를 못했다. 나도 참 바보같이 가녀린 그 몸에 빗방울 하나라도 적신다면 감기라도 걸릴 것 같은데승현이를 좋아 할 자격이라도 되는지, 내 자신이 한심했다.

 

종소리가 인생의 종을 치듯, 머리에 공연히 울렸다. 이어지는 수업시간에도 내 속마음은 혹시 승현이가 비를 맞지는 않을 까 하는, 걱정에 안절부절 이였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우산을 들고 냅다 뛰어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는 딱 적당한 거리니까괜한 걱정을 했다 싶어, 한 숨을 내 쉬었다.

 

계단을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려가는 도중, 교문 사이로 비친 그녀의 뒷모습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왠지 모를 반가움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는 이 시각 까지 집에 안가고 저기에 앉아서 무얼 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안 가냐?”

우산이 없어요.”

 

 

우산을 폈다. 승현이를 데려가기 위해, 그리고 도중에 그녀를 만났다. 빈손으로 쭈그려 앉은 체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는 그녀가 내 눈앞에 서있었다. 그녀를 보니, 주위에 그녀와 같은 학년인 여자애들은 얼핏 눈에 들어왔다. 모두들 어깨가 젖어가면서도 우산을 같이 쓰질 않나, 심하면 2인용 우산을 5명이서 같이 쓰는 애들까지 보였다.

 

넌 친구들이랑 안 가?”

 

 좋은글을 적어주셨네요.

 

글에 감동을 합니다. 감사합니다.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1. 스토리가 재미있는지, 신선한지 혹시 흔해빠졌는지

2.맞춤법 등등 하여튼간에 틀린거 모조리 다 지적 부탁. (욕도하셔도 되요 ㅋㅋ)

3.제 꿈이 이런 류의(..) 소설을 쓰는 사람인데요 이건 그냥 뇽토리가 궁금해서 쓴 것이구..

원래 쓰고 싶은 소설은 따로 있어요 추리 소설이라던가 그런거.

중학교 2학년인데요 늦은감이 있나요? 제 실력으로는 억~~~~수로 부족하겠지요?

4.마지막으로 이 소설과 어울리는 제목

 

 

 

1. ..뭐 신선과 흔해빠졌다 두가지로 말하기엔 어렵지 않나 싶네요... 흔하지는 않을거 같은데 신선하지도 않은.

2. 크게 틀린건 없어보이는데요...

 

3. 3번질문이 좀 기네요. 제가 보기엔 빠른 편인거 같아요. 실력이라... 중2치고는 상당하신거 같은데요? 보통 이 나이대에는 소설을 쓴다고 써도 자신이 생각하는게 글로 잘 안나와요.

 

4. 여기서 조금 죄송한데... 앞부분의 10~15줄만 읽었어요.

 

 

추가조언. 제가 여러가지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대체적으로 남자작가는... 외향적인 소설.... 그리고 여자작가는 내향적인 소설을 쓰죠... 물론 이렇게 쓰는게 틀렸다는건 아니지만... 그게 지속이 되면서 소설이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게 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와우!!!! ㅋㅋㅋ

이거 읽느라 10분 걸렸네요~ ㅋㅋ 우와.. 빅뱅 팬인 저에게 딱어울리는 소설..

뭐라 할게 없네여. 제가 항상 고급(?)소설이 아니면 눈에 안들어오는데(자랑 아님)

감동,호감  얻었습니다. 잘하셨음,

앞으로 이 소설 많이 쓰세욧!ㅋㅋ

아.. 글고 누가말하는건지 알수 없으니까  예를들어 "승현이 어딨어요?" - 박봄(?)

 이라고 하시면 이해가 더 잘될것입니다. 10점 만점에 9.9점~ ㅎㅎ

다음 2화에선 10점 만점에 10점이길 바랍니당!!

 수고하셨어요~ ㅎㅋ

소설 읽는거라면 뭐든 ok! ㅋㅋ

나대서 죄송해요ㅜㅎ

랄라 답변또 쓰러~ 안녕히..

 

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취미로 소설을 쓰고있었는 중딩인데요 제꺼 소설평가를 받고 싶어요...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비 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 술에 취한 한 남성이 술을 먹으며길을...

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도시국가를 모티브로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국왕의... 작품의 대략적 줄거리를 보고 어라?하는 부분을 짚어주세요!(위 글에 해당해서만 부탁드...

소설 평가 부탁드려요(내공30)

1.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평가가 필요해요. 시간이 되시면 읽고 평가부탁드려요. (재밌는지 재미없는지를 평가기준으로...

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저는 지금 중2 학생이구요, 평소에도 글쓰는거 좋아해서 예전에는 소설도 많이 써보고... 객관적으로 평가 부탁드려요! (성의있게 답변해주셔야 채택해드리겠습니다!!) 저도...

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ㅎㅎ

소설평가 부탁드려요~ ------------------------------------------ 오늘은 봄방학 날 ^ ^+ 아침 8시에 일어나 ..<<자랑이니 ? 가아니고 내소개를 안했지!! 난 이준영이라고 해 ^^; 예비 5!!...

챌린지리그 웹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 ㅠㅠㅠ 정말 날카로운 비평 부탁드려요. 정확하고 객관적인 답변을 원합니다. 제 글이... 일단 혹시모를 오해를 피하기위해 미리 정정을 좀 하자면 소설평가해달라고...

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

... 괜찮을지 평가 부탁드립니다. ♡ 재미있다면 관작 추가도 부탁드려요 *^_^* 안녕하세요 작가님 ^^ 오늘 저도 지식인에 질문 남길 게 있어서 들렸다가 정말 우연히 작가님 소설...

중학생 웹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중2 웹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1.필력 2.글 문단 나눔 3.글의 몰입도 4.대화와 독백의 비율 5.글이 이어지는 느낌이아니라 주인공이 생각을 할때 5초마다 하는 생각이 바뀌는 느낌이...

[자작소설 평가] 부탁드려요

... 대개 소설을 쓰고 있는데요 친구들은 이렇다 저렇다 말은 안해주고 그냥 장난만... 많은 지식인분들의 현명한 평가 부탁드려요.(음? 아부인가?) (참. 쥬니버지식인 뭐 이런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