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에도 여러가지 분야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추리를 하는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듯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대로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1-1 피가 액체일때 지우면 혈액반응이 나올까요?
혈액은 사건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면 바로 채취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범인이 만약 혈흔을 지웠다고 해도 루미놀이라는 시약을 혈액에 반응시키면 자청색으로 발광해서 혈흔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루미놀 시약 말고도 혈흔을 찾는 시약은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최근 대구경찰이 개발한 구아이악 같은 시약들이 있지요.
1-2 피가 응고되었을때 지우면 혈액반응이 나올까요?
고체인 혈흔 역시 지우기 위해서는 물기가 있는 것을 이용해서 지워야 합니다. 물기가 있는 것을 통해서 굳어진 혈액을 닦아도 닦인 부분에 혈액 성분이 남아있겠지요.
1-3 혈액반응을 지우는 방법이 있나요?
반응을 지운다기 보다는 혈액을 감별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방법은 있습니다. 가령 루미놀시약 같은 경우는 과산화물에 반응을 하기 때문에 과산화 수소가 포함되어 있는 세척제 같은 물질을 혈흔이 묻은 도구에 함께 묻혀 놓게 되면 루미놀 시약이 그 물건 전체에 반응을 하게 되어 혈흔을 찾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혈흔을 감별하면 시약은 다양하도 각 시약이 혈액에서 반응하는 물질들이 다르기 때문에 만약 혈흔이 묻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만 발견을 하면 혈흔은 발견될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혈흔이 묻은 부분을 떼어내서 없애버리거나 혈흔이 묻은 현장을 없애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간혹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살해 현장에 방화를 일으켜 현장 자체를 소멸시켜 버리기도 합니다.
2. 지문이 조금만 발견되어도 잡을 수 있나요?
질문자님의 현재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는 모르지만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게 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좌수와 우수 손가락의 지문을 채취하는 일입니다. 그 지문은 당사자가 죽을 때까지 국가에 기록됩니다. 물론 경찰청에서도 지문을 찍고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사람들의 지문 정보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지문이 조금만 발견이 되어도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지문의 어느 부위가 찍혔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손가락의 지문을 보면 가운에 부분을 중심으로 일정한 선(융선이라고 합니다.)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선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릅니다. 물론 같은 난자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는 지문이 같지요. 지문을 통해서 사람을 구분할 때에는 지문에 나타나 있는 융선을 통해서 구별을 합니다. 만약 지문의 일부가 찍혔다고 해도 융선부분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식별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만약 성인되었음에도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않고 살다가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 사람의 지문이 현장에 남아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3-1 발신번호제한으로 전화를 걸어도 범인의 신상정보를알 수 있나요?
현재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통신비밀보호법」이라는 법의 규정에 의해서 범죄수사나 국가안보를 위하여 우편물의 검열이나 전기통신의 감청할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통신제한조치) 다만 조건이 무척 까다롭지요. 납치 사건이 발생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경찰이 피해자의 집에 기계를 잔뜩 설치해 놓은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발신지를 역 추적해서 전화를 걸고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밝혀내는 장치이지요. 발신정보제한으로 전화를 한다고 하여도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전화를 걸고있는 장소를 밝혀내는 것이므로 전화번호를 인지하든 인지하지 못하든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3-2 전화기로 범인을 추적할 때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정도인가요?
영화에서도 위와 같은 상황이 오면 형사나 담당자가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최대한 시간을 오래 끌라고 말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똑똑한 범인들은 이것을 미리 알고 전화를 일찍 끊어버리는 수법을 사용하지요. 솔직히 직접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아닌지라 추적하는데 얼마나 걸리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현재 기술이 좋아져서 추적 시간이 무척 빨라졌다는 것은 사실이지요.
4. 사건 현장에 증거물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나요? (ex 지문)
사건 현장은 그 현장 자체가 중요한 증거물 입니다. 특히 강력사건일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지요.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지문도 현장에서 발견이 된다면 훌륭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현장에서 지문은 발견된 장소나 발견 당시의 상태에 따라서 다양하게 분류가 됩니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은 현장지문, 사건 현장 외에 인근의 장소에서 범인 검거를 목적으로 발견된 지문을 준현장지문, 또한 현장에서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한 지문은 유류지문,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여 시약이나 지문채취도구를 이용하여 나타낸 지문을 잠재지문이라고 부릅니다. 혈흔 또한 DNA검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증거물 이므로 현장에서 피해자가 흘린 혈액 외의 혈액은 중요한 증거물로 취급합니다. 이 밖에도 모발이나 신체의 털(음부, 다리, 팔, 가슴 등)도 DNA감정으로 통해서 범죄자를 검거하는데 중요한 증거물이 될 수 있으며 남성의 정액도 마찬가지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피해자와 범인이 심한 몸싸움을 했다면 피해자의 손톱 밑에 묻어있을지도 모르는 범인의 신체조직을 채취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손톱 밑을 조사하기조 합니다. 또한 범인이 범행 당시 신발을 신고 있었다면 바닥에 남아있는 족흔적을 통해서 범인을 추정하기도 하지요. 최근에는 이러한 시각적인 증거물과 함께 피해자의 범행당시의 행적이나 피해의 정도, 침입경로에 따른 범죄자의 특성, 범행 방식에 따른 추정, 사건 현장의 전체적인 모습 등을 통해서 범인을 추정하는 기법인 프로파일링 기법도 점점 하나의 증거로써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