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무서운 이야기 해주세요

작성일 2022.09.06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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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1. 벽걸이 선풍기

지난 3월, 학교 OT를 마치고 집에 가고 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는 A 형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 형. 웬일이야?"

"나 지금 휴가 내고 친구랑 남동생 데리고 서울 왔어. 동생이 롯데월드 가고 싶다고 해서. 너 어디냐? 같이 놀래?"

저는 잠실역에서 A 형을 만나 롯데월드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버스까지 끊겨 버렸더군요. 신림 쪽에 놀 만한 곳과 모텔이 많다는 A 형의 말에 일단 다 같이 신림 근처로 갔습니다. 노래방에서 새벽 3시까지 놀다가 모텔을 잡으려 나왔는데 주말이가 그런지 빈방이 없는 겁니다. 게다가 네 명이서 한 방을 쓰면 안 되냐고 물어보면 모두 퇴짜를 맞게 됐죠.

"어쩌지? 그냥 PC방 가서 게임이나 할래?"

그때 우리가 하는 말을 들었는지 어떤 아저씨가 다가와서 모텔을 찾냐고 물었습니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자기가 잘 아는 곳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 방을 잡을 수 있을 거라 하셨습니다. 시간도 너무 늦었고 조금 피곤했던 우리는 그저 좋다며 아저씨의 뒤를 따라갔죠. 유머러스한 아저씨와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받다 보니 평범해 보이는 모텔 건물 앞에 다다르게 됐습니다.

"네 명인데 방 있어요?"

그렇게 카운터에 슬쩍 물어보니 괜찮다며 열쇠를 건네줬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모텔을 소개해 준 아저씨는 그새 가 버렸던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우리는 계단에 잔뜩 쌓인 짐을 헤치며 건물 4층 구석에 있는 방으로 갔습니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커다란 방이 나왔는데 현관 바로 왼쪽에 욕실이 있고 아주 큰 침대와 화장대 하나가 놓여 있었습니다. 모두들 너무 피곤해서 서둘러 씻고 자리에 누웠죠. 형들이 침대를 쓰고 저와 형의 동생은 바닥에 눕게 됐습니다. 불을 끄고 눈을 붙이려는데 A 형이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줬습니다. 여기서 그 형 친구를 B라고 하겠습니다. A 형과 B 형은 군대에서 만났는데 군 복무 중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 줬습니다.

"그날은 B랑 같이 경계 근무 끝내고 가는 길이었어. 가는 길에 높은 언덕을 넘어야 했는데 언덕 끝자락쯤에서 검은 형체 두 개가 들썩이고 있는 거야. 자세히 보니까 꼭 걸어가는 것 같더라고. 안개가 너무 심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가는데 갑자기 연기가 후욱 피어오르더니 그 형체가 사라져 버렸어."

그렇게 두 형들은 뭔가에 홀린 듯이 검은 형체가 사라진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그 시각 두 형들이 제때 복귀를 하지 않자 부대는 비상이 걸렸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탈영을 한 줄 알았던 것이죠. 부대원들은 주변을 샅샅이 뒤졌고 같은 자리에서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 있는 두 형들을 찾아냈다고 합니다.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연기 올라오는 거 보고 저건 뭐지? 하는 순간 둘 다 기억을 잃었다니까."

"그럼 그게 귀신이었다는 거야? 소름 돋네."

형의 군대 경험담 외의 다른 이야기들을 듣다 보니 뭔가 무서워졌던 저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어쓴 채로 잠이 들게 됐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잤을까. 웅성대는 소리에 눈을 떠 보니 B 형이 빨리 나가자며 재촉하고 있는 겁니다. 모두 영문도 모른 채 대충 옷을 껴입고 허겁지겁 모텔을 빠져나왔습니다. 모텔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갔을 때 B 형이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습니다.

"야, 너 아침부터 이게 뭔 난리야?"

"형,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어요?"

"그, 그게··· 나 어제 귀신 봤다."

"예?!"

그렇게 B 형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입을 열었습니다.

침대에 누우면 발아래쪽 벽에 선풍기 한 대가 걸려 있었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고개를 들면 그 선풍기가 보이는 것이죠. B 형이 잠을 자는데 무언가 드르륵거리는 소리가 자꾸만 들리더랍니다. B 형이 실눈을 뜨고 고개를 들어 보니 머리가 엄청나게 긴 여자가 하얀 소복을 입고 선풍기 창살을 손톱으로 긁고 있더랍니다. 형은 직감적으로 저것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 순간 바로 가위에 눌렸다고 하더군요. 형은 그 상태로 그 여자를 계속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자는 얼굴을 뒤덮은 머리카락 사이로 B 형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고 합니다. 형은 손발가락을 필사적으로 움직이다가 혀를 움직여서 간신히 가위에서 풀려났다고 합니다. 기절하듯이 잠에 든 B 형은 우리 중 제일 먼저 일어나게 됐고, 악몽을 꿨나 보다 하고 넘기려는 순간 또다시 가위에 눌린 것처럼 몸이 굳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벽걸이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직 선풍기를 쓰기에는 이른 계절이었고 잠들기 전에 선풍기를 튼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말입니다. B 형은 잠들어 있는 우리들을 깨워서 그 길로 모텔을 빠져나왔습니다. 저는 눈곱도 제대로 못 떼고 나와서 선풍기가 돌아가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선풍기 말입니다. 보통 선풍기 전원을 키려면 힘을 줘서 줄을 당기거나 버튼을 손으로 꾹 눌러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떻게 선풍기가 저절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일까요.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정말 소름이 끼칩니다. 그때 B 형의 그 표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소름 돋는 표정이었습니다.

2. 냄새의 정체 - 고시원 총무가 겪은 실화

제가 올해 1월에 겪은 일입니다.

작년 말, 부모님이 저에게 이제는 학업과 관련된 모든 지원을 끊을 테니 알아서 독립해 공부를 하라고 하시더군요. 당시 시험을 준비 중이었던 저는 그해 12월 29일에 서울 동작구의 모 고시원으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기본 급여에 방 하나를 무료로 쓰는 조건으로 총무 일을 했는데요. 하필 제 방은 환기가 전혀 되지 않는 데다가 와이파이 공유기도 없어서 옆방의 공유기를 함께 써야만 했습니다. 불편하긴 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고시원 원장님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요. 그 고시원은 한 층에 10개의 호실이 있었는데 일자형 복도를 기준으로 해서 방이 5개씩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구조였습니다. 그때 저는 8번 방을 썼었는데 양옆에 있는 7번이나 9번이 아닌 복도 건너편의 3번 방 공유기를 써야 했습니다.

총무 일에 어느 정도 적응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야 했기에 저는 그날 간단히 점심을 먹고 오후 2시 무렵에 3번 방 문을 두드렸습니다.

"저, 계세요? 저 총무인데요. 안에 안 계세요?"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고, 그 후로 이틀 동안 점심때마다 찾아가서 문을 두드려 봤지만 역시 답이 없었습니다. 저는 우선 급한 대로 원장님에게 사정을 하여 2번 방의 공유기를 임시로 쓰기로 했죠.

며칠 후,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청국장을 끓이는 것 같은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고시원 방 안에 있는 환풍기는 모두 한 통로로 연결된 구조라 다른 방들과도 이어져 있는 형태입니다. 게다가 제 방은 환기하기 어려워서 환풍기를 항상 틀어 뒀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대로변에 조성된 식당가의 음식 냄새가 방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며칠이 더 지나자 냄새가 방 안은 물론이고 고시원 복도까지 퍼져 나가면서 더욱 진하게 풍겨오기 시작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풍기는 묘한 악취에 저는 그 원인을 찾아보려고 아침 식사 후 고시원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식당가의 냄새는 고시원 건물까지 절대 들어올 수가 없는 구조더군요. 또 고시원은 그 건물 2층부터 5층까지 운영되고 있었는데 유독 제가 있는 2층에서만 그 악취가 나는 겁니다. 그날 점심 무렵에 어떤 여성분께서 2층의 빈방을 보러 왔었는데 마침 그때 1호실에 사는 할머니가 나와서는 악취가 사방에 진동을 한다며 하소연을 하는 바람에 신규 입실자 계약도 불발되고 말았습니다. 뭔가 진하게 발효되어 코가 톡 쏘는 것 같은 청국장 냄새, 혹시 상상이 가십니까.

저는 우선 공지 사항을 만들어 게시판에 걸어 둔 후 대부분의 입실자들이 고시원으로 돌아오는 저녁 7시 무렵에 각 호실을 돌면서 냄새의 원인이 내부에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 1호실 할머니와 4호실 아저씨 방에서는 냄새가 났고 2호실은 공시생이라 밤 10시가 넘어서야 들어왔으며 3호실은 장기 외박 중이라 확인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5호와 6호, 8호실 분들도 일반 직장인보다 퇴근 시간이 늦기 때문에 우리 층의 모든 방들을 제외하면 이제 3호실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문득 제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 뒀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떠올랐죠.

"이상하게 이 방 사람은 한 번도 못 봤단 말이야. 방을 계속 비웠나? 그게 아니면··· 설마···."

저는 3호실 앞으로 가서 다시 한번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계세요? 총무입니다. 확인할 사항이 있어서 그런데 문 좀 열어 주세요."

하지만 역시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는데 복도에서 보니 호실 안에 불이 환하게 켜져 있더군요. 설마 하고 문 손잡이를 돌려 보자 문이 열렸고 아래쪽에 둔 시야로 방바닥이 보이면서 검붉은 얼룩이 진 수건과 옷들이 흩어져 있는 게 보였습니다. 3호실은 방문이 안쪽으로 미는 형태라서 문을 천천히 밀면 순서대로 책상과 옷장, 화장실, 마지막으로 침대 쪽이 보입니다. 제가 거기서 문을 살짝 더 밀자 화장실이 눈에 들어왔는데 변기가 온통 시뻘건 액체로 난장판이 돼 있는 겁니다. 그때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문을 살짝 더 밀어 본 저는 5초 동안 그대로 굳어 있다 급히 방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사람이 무언가에 크게 놀라면 온몸이 굳으면서 입 밖으로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더군요. 방문을 더 열었을 때 제가 본 것은 온통 초록색으로 변한 사람의 다리와 심하게 부풀어 오른 복부였습니다. 찢어진 청바지와 티셔츠 사이로 피부가 보였는데 몸 전체가 온통 초록색으로 변해 있는 겁니다. 그것은 누가 봐도 온전히 살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 방으로 가서 휴대폰을 꺼내고 다른 호실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조용히 112에 신고했습니다. 몇 분이 채 지나지 않아서 인근 지구대분들이 초동 조치를 위해 고시원으로 왔고, 저는 3호실 문을 열어 주다가 구토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악취의 정체를 알게 되니 저도 모르게 속이 안 좋아지더군요. 그 후에 과학 수사대가 와서 사인이 무엇인지 조사를 했고 고인을 커다란 랩처럼 생긴 곳으로 감싸 데리고 갔습니다. 시신을 최초로 발견했던 저는 경찰서로 가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후 자정이 다 되어서야 고시원으로 돌아왔는데요. 맨정신으로는 도저히 못 있을 것 같아서 소주 한 병을 안주도 없이 급하게 마시고는 그대로 뻗어 버렸습니다.

다음 날, 경찰을 통해서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는데 3호실을 썼던 분은 돌아가신 지 이미 4일 내지는 5일이 지난 상태였다고 합니다. 사후 경직과 함께 체액이 나오고 있었는데 그때가 1월이라 고시원 보일러가 돌아가고 있었고 3호실 침대 아래쪽에 전기장판까지 켜져 있는 상태라 부패 속도가 빨랐다고 하더군요. 그 와중에 원장님은 전기세 나간다며 저 보고 모든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던 그 방으로 들어가서 전기장판을 끄고 오라고 했죠. 그리고 저는 3호실의 바로 옆 2호실 입실자인 공시생을 따로 불러서 모든 상황을 사실대로 털어놓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기, 할 말이 좀 있는데···."

"총무님, 저 알아요. 3호실 아저씨 돌아가셨죠?"

"어? 네···. 어떻게 알았어요?"

"어제 복도가 너무 시끄러워서 살짝 문 열어 보니까 과학 수사 옷 입은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대충 눈치챘어요."

"아··· 예. 다 아신다니까 저도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요. 입실자분, 지금 시험 한 달밖에 안 남은 걸로 아는데 빨리 다른 방 알아보는 게 어떨까요? 이번 일 때문에 괜히 공부에 지장 있을까 봐 걱정돼서요."

"예. 안 그래도 급하게 알아보고 있었어요. 근데요, 혹시 그분에 대해서 뭐 들은 거 없어요?"

"글쎄요. 경찰들 말로는 돌아가신 지 4일 정도 지났는데 난방 보일러랑 전기장판 때문에 여름 수준으로 시신 부패가 빨랐다고 하던데요."

"예?! 4일이요?"

"네. 왜 그러세요?"

그 후로 이어진 2호실 입실자의 말은 이러했습니다. 올해 초인 1월 14일 밤, 그러니까 제가 시신을 발견하기 하루 전날에 3호실 아저씨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분은 보통 TV를 엄청 크게 틀어 둔 채로 잠이 들었는데 아침 6시가 되면 3호실에서 알람이 꺼질 때까지 계속 울렸다고 합니다. 15일에도 당연히 새벽까지 TV 소리가 들렸고 그러다 아침 6시에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곧바로 알람이 꺼졌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2호실 공시생이 오늘은 옆방 아저씨가 곧바로 일어났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는데 온몸에 털이 바짝 곤두섰습니다. 악취가 나기 시작한 것은 12일~13일 사이였고 2호실 입실자가 아저씨의 목소리와 알람이 꺼지는 소리를 들은 게 14일과 15일 새벽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시신을 발견한 것이 15일 저녁이었고 경찰들은 시신이 최소 4일~5일 정도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다고 했으니 그럼 대체 누가 3호실의 TV와 알람을 껐던 것일까요.

이 사건 이후로 저는 그곳에서 6개월을 더 살다가 학원과 가까운 다른 고시원으로 방을 옮겨서 총무로 일하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가끔 호실 관리 차원에서 빈방의 문을 열어 보곤 하는데 그때마다 저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지며 긴장이 됩니다. 혹시 독자분들 중에 고시원에 거주 중인 분이 있다면 어디선가 악취가 나지는 않는지, 옆방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조용하지는 않은지 한 번쯤은 의심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3. 2015년 6월 7일 공포 실화

저는 부산에 사는 대학생입니다.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요즘 뭔가 계속 이상하다 싶더니 어제 일이 터졌습니다. 이제 곧 자야 하는데 잠이 들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제 원룸이 있는 건물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건물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거나 복도에서 움직이면 그 인기척을 바로 느낄 수가 있는데요. 4층에 있는 원룸에서 3년 정도 살다 보니 이제 발소리만 들어도 대충 몇 호에 사는 사람인지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새벽 2시 무렵에 작은 발소리가 들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 시간대에는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 잘 움직이지 않는데 말이죠.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밤에 화장실에서 그 발소리를 또 듣게 됐습니다. 화장실 벽이 복도 계단과 붙어 있어서 그 소리를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죠. 웹툰을 보면서 집중하고 있던 터라 소리가 귀에 잘 들어오더군요. 그때 문득 평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갑자기 떠오르는 겁니다. 이 건물에 사는 사람이라면 문을 여닫는 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밖이 조용한 겁니다. 발소리는 4층과 5층의 중간쯤에서 멈췄는데 볼일을 다 보고 나갈 때까지 문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잘못 들은 거겠지 했지만 꺼림칙한 기분을 떨쳐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젯밤에 TV를 켜 둔 채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그 발소리가 또 들리는 겁니다. 호기심에 인터폰으로 현관 카메라를 들여다보니 계단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캄캄한 복도를 비추고 있었고 그 빛 앞으로 어떤 실루엣 하나가 천천히 지나가는 게 보였습니다. 발소리는 이번에도 4층과 5층 사이의 계단 쪽에서 끊겼는데 너무 어두워서 더 이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게 이상해도 너무 이상해서 잠까지 설칠 것 같더군요. 저는 용기를 내서 현관문을 열어 봤습니다. 그러자 센서 등이 켜지며 계단이 훤히 보였는데 밖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문을 잠근 후에 침대에 누웠는데 그 순간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그 실루엣이 지나갈 때 센서 등이 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발소리며 실루엣이며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 발소리가 들리기 전에 잠들었으면 좋겠습니다.

p.s. 오늘도 그 소리 때문에 새벽 4시 반이 다 된 지금까지도 못 자고 있습니다. 인터폰은 겁나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며칠 전 집에 놀러 온 친구와 함께 센서 등이 안 켜지도록 지나갈 수 있는지 나름 실험을 해 봤는데요. 역시나 절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센서 등은 확실히 멀쩡한 것 같습니다. 실험 도중 알아낸 사실이 하나 있는데 제가 인터폰 카메라를 켜면 밖에서 툭 하고 기계가 켜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그렇다면 문제의 그 실루엣이 사람이건 귀신이건 그 소리를 들었다는 것인데 그 생각 때문에 겁이 나서 인터폰 화면을 못 켜겠습니다. 이제 어떡하죠.

4. 창문을 열면

"진짜 아무것도 하기 싫다···."

나는 겨울 방학을 맞은 평범한 학생이다. 공부도 하기 싫고 새벽 늦게까지 컴퓨터를 하다 보니 이제는 아침에 잠이 들어서 오후에 일어나는 것이 일상이 돼 버렸다. 한참을 컴퓨터를 붙잡고 있다 보니 갑자기 후덥지근해졌다. 보일러를 너무 세게 틀었나. 겨울이라 창문을 열기는 뭐하고 무서운 거라도 보고자 했던 나는 공포 사이트를 찾게 됐다.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이제는 소설과 영화도 시시하게 느껴졌다.

무서운 사진들을 검색해서 키득거리며 하나씩 넘겨 보던 그때 아주 불쾌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어두운 골목길, 노란 가로등 불 아래 어떤 남자가 칼을 들고 서 있었다. 립스틱을 칠한 것인지 입이 심하게 찢어진 것처럼 보였다. 문득 어릴 때 가장 싫어했던 빨간 마스크가 떠올랐다.

"뭐야, 이거. 아─ 진짜, 씨···."

나는 욕설을 내뱉으며 창을 닫아 버렸다.

"아무리 봐도 저 끔찍한 입술은 진짜 기분 나쁘단 말이지."

나는 찬바람을 마시며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창문을 활짝 열었다. 노란 가로등 불이 어두운 골목길을 비추고 있었다. 그때였다.

"저, 저게 대체 뭐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고 있을 시간인 새벽 4시, 한 남자가 고개를 푹 숙인 채 등을 지고 거리에 서 있었다. 술에 취한 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그를 계속 주시하고 있는데 그 순간 남자가 고개를 들고 뒤를 휙 돌아봤다. 그런데 왜일까. 웃고 있는 남자의 저 눈이 너무 소름 끼쳤다. 그리고

"저게 뭐야···!"

아까 사진에서 봤던 립스틱을 잔뜩 바른 듯 빨갛게 찢어진 입술이 보였다. 온몸이 싸늘하게 굳어 버렸다. 어머니를 부르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차라리 눈을 감고 싶었지만 나는 한동안 남자와 눈을 마주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굳어 버린 몸을 풀기 위해 힘을 주며 바둥거리고 있던 그때 남자가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괜찮아, 진정하자···. 여긴 2층이잖아. 놈은 집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어."

남자는 어느새 창문 아래까지 다가와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괘, 괜찮아. 아직 안으로 들어오진 못했어. 집중하자, 집중···."

그렇게 정신을 집중해서 몸에 힘을 주자 드디어 어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끔찍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를 향해 열려 있는 창문을 쾅 하고 닫아 버렸다. 그리고 재빨리 이불 속으로 들어가 눈을 감고 귀를 막았다. 고요한 방 안에는 컴퓨터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릴 뿐이었다.

(똑똑똑)

잠깐, 이게 무슨 소리지?

(똑똑똑, 똑똑똑)

"아, 아니야··· 아닐 거야···. 창문을 두드릴 리가 없잖아···."

너무 초조했는지 눈물까지 흐르기 시작했고 나는 두려움에 떨다 지쳐 잠이 들어 버렸다. 눈을 떠 보니 날이 환하게 밝아 있었다.

"하··· 그래···. 꿈이었네···."

나는 땀에 절어 버린 이불과 옷을 바라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어라? 어디서 찬바람이 부는 거지? 그리고 창문이 왜 열려 있는 거지?

5. 군대 가로본능 귀신

제가 2008년~2010년 7월까지 군 생활을 했었는데 그때 초가을에 겪은 일입니다. 제가 복무한 부대는 강원도 인제 남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방 부대가 아닌지라 근처에 민가도 조금 있고 간간이 민간인도 많이 보곤 했었습니다.

제가 상병 때의 일입니다. 그 당시 저는 탄약고 야간 근무에 투입 중이었습니다. 탄약고 앞에는 개활지가 조금 넓게 펼쳐져 있고 폭이 좁고 길이가 긴 직사각형 모양의 갈대 비스무리한 잡초가 나 있었습니다. 부대 외곽 철조망을 따라 탄약고로 투입하는데 사수, 부사수, 인솔자 이렇게 세 명이 가는 시스템이었죠. 그날은 구름 한 점 없었고 월광이 되게 밝았는데 대충 월광 92%로 기억합니다. 인솔자인 장 병장과 저, 부사수인 서 일병이 근무 투입을 하러 걸어가고 있었죠. 이런저런 잡담을 하며 탄약고로 근무 투입을 하고 전방 근무자와 근무 교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방 근무자 부사수인 김 이병이 자기 사수인 김 상병을 부르는 겁니다.

"김 상병님. 저기 개활지에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뭔가 싶어 철조망 너머 개활지를 쳐다봤습니다. 월광이 굉장히 밝았고 그 개활지는 주변에 나무 하나 없는 평야 같았던지라 대충 200~300m까지는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그 개활지 멀리, 대충 100~150m 정도 앞에 뭔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인솔자인 장 병장이

"야야, 얼른 투광등 켜 봐."

투광등을 켜고 각도를 조절해서 멀리 비춰 보니 사람 같은 것이 서 있었습니다. 우리는 근처에 있는 민간인인가 싶어 ‘왜 새벽에 여기까지 와서 지랄인가’ 하는 잡담을 하고 있었죠. 그런데 한 20초 정도 쳐다보고 있으니 그 사람 형상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다 그 사람이 더 가까운 곳에서 다시 나타났죠. 무슨 영화에서 순간이동하듯이 말입니다. 우리는 모두 놀라서 투광등이 비치는 각도를 재조정하고 계속 주시했습니다.

그렇게 한 10초쯤 지났을까, 그 사람이 또 사라져 버렸습니다. 제 선임이었던 장 병장이

"쟤 엎드린 거 아냐? 이 새벽에 뭐 하는 짓거리야, 저게."

이러며 욕지거리를 날렸습니다. 우리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약간 긴장하며 계속 그 방향을 주시했습니다. 그런데 대충 20~30초 정도 지났을 무렵, 탄약고 앞 10m 정도 거리에 그 사람이 또다시 나타났습니다. 우리는 엄청 놀랐지만 다 군인들인지라 전방 근무자 사수인 김 상병이 빨리 수하를 했습니다.

"정지! 손 들어. 움직이면 쏜다."

그 사이 저는 투광등을 얼른 그쪽으로 돌렸습니다. 투광등 빛이 비치는 그 사람의 형상은 뭔가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은 머리는 산발에 허리까지 내려와 있었고 누렇게 변한 원피스 같은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길래 저도 모르게 ‘미친년인가?’ 하는 혼잣말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 부사수인 서 일병이 심하게 떨면서 한마디 하는 것입니다.

"저, 전 상병님. 그, 근데 저것이 엎드려서 포복하듯 기어 왔다고 쳐도 너무 빠른 거 아닙니까? 저기서 요 앞까지 오는데 개활지의 갈대가 하나도 안 흔들렸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확 돋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이 포복으로 기어 온다고 해도 대충 100m는 됐을 거리를 20초 만에 기어 오는 것은 불가능했고 풀들이 하나도 흔들리지 않았다는 것도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사람이 고개를 확 들고 우리를 쳐다보는 것입니다. 밝은 달빛에 비치는 얼굴에서 크고 텅 빈 것 같은 눈이 보였습니다. 왠지 사람 같지 않더군요. 김 상병은 계속 수하를 내지르고 있었고, 장 병장이 초소 안 인터컴으로 보고하려 했는지 초소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그 순간 개활지에 있던 그것이 마치 시계 추처럼 좌우로 몸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다섯 명 모두 깜짝 놀라 그것을 주시했고, 그것은 점점 좌우로 흔들리는 폭이 커지더니 옛날 가로본능 휴대폰처럼 90도로 섰습니다. 그렇게 공중에 떠 있는 그것은 머리의 위치는 그대로인데 몸이 좌우로 중력의 영향을 전혀 안 받듯이 왔다 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것은 사람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고 누가 제 목덜미를 조르는 것처럼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부들부들 떨며 총을 겨누려고 하는데 소총이 어찌나 무겁게 느껴지던지 팔이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와중에 철컥 소리가 들려 옆을 돌아보니 제 부사수는 이미 눈이 돌아가서 기절해 있었고 김 상병은 장전 손잡이를 당기고 옆구리에 소총을 견착시킨 뒤 그것을 향해 지향 사격 자세를 취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걸 보고 겨우 힘을 내서 소총을 겨눴는데 이번에는 그것이 공중에서 180도 거꾸로 서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그것의 얼굴이 밝게 보였는데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 찢어지게 웃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제 기억은 끊어졌습니다. 아마 기절한 것 같더군요. 그 뒤에 누가 제 뺨을 때려 겨우 일어났는데 막사 의무대더군요. 저랑 제 부사수, 김 이병 이렇게 셋이 기절해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 중대 당직 사관이었던 3소대 소대장이 말해 주기를, 탄약고에서 누가 발판식 경보기를 계속 누르더랍니다. 인터컴이나 96K로 무전을 계속 쳐도 응답이 없길래 5분 대기조를 깨워서 보냈는데 차량으로 오는 중 총소리가 엄청 났다고 합니다. 그렇게 5대기가 와 보니 세 명은 널브러져 있고 병사 두 명이 허공에 대고 소총을 겨눠 탄을 다 써서 장전 손잡이만을 계속 당기고 있었다고 합니다. 5대기 조장이 알아서 연락을 했는지 그날 탄약고 근무는 해 뜰 때까지 5대기가 섰다더군요. 우리 다섯 명은 우선 의무대에 보내졌고요.

그때까지 정신이 남아 있었던 김 상병과 장 병장이 마저 진술하기를, 그 여자가 공중에 떠서 거꾸로 선 뒤로 저와 김 이병은 뒤로 넘어가고 장 병장이 초소에서 발판을 누르고 있다가 뛰쳐나와 공포탄만 들어가 있는 총을 잡고 둘이서 그것을 향해 쐈다고 합니다. 나중에 장 병장이 저에게 이러더군요.

"그 여자가 거꾸로 서고 나서 입이 찢어지게 웃으면서 지면에다 방아 찍듯이 수직으로 쿵쿵 움직여서 오는데 그때 널브러져 있던 너희 세 명이 그렇게 부럽더라. 나는 정신줄도 못 놓겠고 책임감 때문인지 뭔지 때문에 공포탄이라도 쏴야 했어. 이제 진짜 전역할 때가 됐기는 됐나 보다."

만약 그것을 저 혼자만 봤으면 제가 피곤해서 헛것을 봤겠거니 생각할 수 있는데 집단으로 똑같은 것을 봤다는 것이 정말 소름 끼치더군요. 아직까지도 그 일을 생각하면 정말 오금이 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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