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이야기 재밌는이야기

무서운이야기 재밌는이야기

작성일 2011.07.12댓글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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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좋아하는 한입니다.

무서운이야기, 재밌는이야기 좀 올려주세요

(무서운이야기만 해도 좋고, 재밌는이야기 해도 돼요^^)

 

흔한것 말, 좀 새로운것 같은것... 부탁드림..

 

 내공은 100 드릴게여~홍홍..(ㅈㅅ)

 

내공냠냠, 저주글, 천사글 등 쓸떼없는 글은 신고합니다.

(엽기(재밌는)사진,만화도 좋구염~)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1. 지하철

미국에서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같은 기숙사의 일본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친구의 사촌언니가 고등학교 시절에 겪은 일이라고 합니다.

대학 입시를 앞둔 어느날 언니는 그날도 자정까지 공부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답니다.

매일 마가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데 몇달동안 같은 역을 이용하다보니 막차시간에 전철을 타는 사람의 얼굴이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뭐, 그저 얼굴만 아는 정도?

그런데 그날은 베이지 롱 코트를 입은 여자가 승강장에서 계속 자길 따라다니는 것 같은 느낌 이었다고 합니다.

언니는 매일 전철 첫번째 칸을 탔기에(기관사랑 가까운 칸이 그래도 안전할테니),

승강장 제일 끝으로 이동 하는데 그 여자도 계속 따라왔답니다.

약간 이상한 기분은 들었지만 자기처럼 끝에서 내리는 사람인것 같아서 신경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윽고 멀리서 전철이 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언니는 역에서 오는 전철을 바라보며 서서히 다가섰다가 그날다라 책이 많아 들고있던 책을 놓쳤습니다.

전철이 멈췄습니다.

조용하던 역안은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자기를 따라오는 듯 싶었던 그 여자가 자살한 것 같았답니다.

 

헐!??!?!?!?! 이거 다 쓰는데... 7시나 걸렸다!!!...... 헐 최고기록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전선타는 냄새나네... 아 아무튼 저 이제 끕니다. 부디 답변확정해 주세요... 안녕히~

눈 앞에서 사람이 죽는걸보고 정신이 아찔했지만 그에 상관없이 경찰은 언니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경찰서로 데리고 갔답니다.

하지만 정확한 목격자가 없어 아무도 자세한 상황을 몰랐고 언니는 그 여자를 밀쳤다는 의심까지 받았답니다.

이윽고 역무원이 승강장의 CCTV 테이프를 가져왔는데 비디오를 본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비디오에 찍힌건,

전철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언니 뒤의 여자가 언니를 밀어뜨릴 기세로 달려드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도 언니가 책을 줍기위해 자세를 낮추자 중심을 잃고 그 여자가 떨어진 것이였습니다.

2. 캐나다 유학

제가 캐나다로 유학 갔을때 겪었던 이야기예요.



때는 1996년도..알버타 주에 있는 에드먼턴이라는 도시였어요.


금이야 캐나다로 어학연수 가는 사람들도 많고 유학생도 많지만 그당시만 해도 한국학생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았죠.



더군다나 제가 가게 된 에드먼턴이란 곳이

그 당시만 해도 한국사람들에게 잘 알려

지지도 않았고요...



저 또한 한국 학생이 한명도 없는 규모가

작은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유학생활을

시작하였죠.



그렇게 첫 수업이 시작되려고 하는데

동양인 한명이 교실로 들어오더니

제 옆자리에 앉더군요.



이 친구는 홍콩에서 온 친구였고..

아무튼 한국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동양인이란 이유때문인지 말걸기도

쉬웠고,제가 영어를 잘 하는 편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한국에 있을때 부터

영어시험은 100점을 놓치지 않았기에

서툰 영어실력이였지만 그렇게 말을

건내며 금새 친해질 수 있었죠.

그렇게 새로운 생활이 시작된지 2주일

정도 지났나?



랜시라고 홍콩에서 온 여학생이 한명이

더 있었는데 이 여학생이 실종 되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어요.



학교가 시작하고 2주동안 연락도 안되고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죠.



그리고 이 랜시라는 여학생은 제가 첫날에

만났던 그 홍콩 남학생의 여자친구였죠.



그러고보니 이 홍콩 친구를 만나면서

느꼈던 점이 애가 굉장히 우울해 보이고,

잘 웃지도 않았고,이 친구와 대화를

하다보면 저혼자 얘기하고 제가

묻는말에만 대답을 했던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이 친구가 여자친구가

실종되서 슬퍼서 그랬나 보다 하고 위로를

해주려고 점시시간에 만나서 같이 밥을

먹었죠.



크게 웃는 모습을 본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간간히 작은 미소를 보내며

아픔을 참아보려는 표정이 보였어요.

저는 여자친구 일은 안됐다고 위로의

말을 건내 주었고,그 친구는 제 얘기를

들은건지 말은건지 멍하니 땅만 쳐다보고

있더군요.



저는 괜한 말을 꺼냈나 하고 화제를

돌리려는 순간 그 친구가 가방에서

여자친구 초상화를 꺼내더군요.

여자친구가 자기에게 준 그림이라며..



단발머리였는데 굉장히 이쁘게

생겼더라구요..저는 등을 두드려 주며

아무말없이 위로를 해주었죠...



그렇게 이틀정도 지나고 랜시에 대한

이야기가 학교 전체에 퍼지게 되었는데



이 여학생의 시체가 에드먼턴 시에서

좀 떨어진 어떤 초원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이었죠..근데 이 여학생 시체에서

특이한 점은 얼굴은 없고 몸통만 발견

되었다는 거였어요.



학교 여학생들은 공포에 벌벌 떨었고

저 또한 섬칫하고 무서워서 공포에

휩싸였었죠.


저는 다시 위로 해주려고 그 홍콩 친구를



만나러 교실로 찾아갔는데 그 교실



친구들이 학교에 안나왔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여자친구 죽음에 충격이 커서



못나오나 보다 하고 학교 끝나면 집으로



찾아가려고 했죠.



그렇게 생각하고 수업을 하고 있다가



불현듯..떠오른 생각에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어요..



예전 점심시간때 보여준 그 초상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초상화에 이상한



점이 있었죠.



보통 초상화를 그리면..어깨 부분부터

시작해서 얼굴까지 그리는걸로

알고있는데 그 초상화는 목도 없었고,

진짜 그냥 얼굴만 있었어요.



그리고 초상화는 그냥 사람만 그려져

있어야 하는데 그 뒤에 배경이 그려져

있었어요..밤하늘 배경과 넓은 초원

비슷한게 그려져 있었죠.


그 초원이 그 그림에서 보여진곳과

똑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럼 누군가 랜시가 죽은 그곳에서

그 초상화를 그린것인데...



저는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궁금하기도 하여 방과후 그 홍콩 친구에게

찾아가 여자친구가 준 그림이 맞냐고..

어디서 난거냐고 물어보려고 했죠.



방과후..

저는 홍콩 친구네 집으로 향했죠.



저는 하숙을 할줄 알았는데

집이 부자인지 매달 돈을 내며 혼자

살고 있더군요..



친구는 의외로 잘 지내는것 처럼

보였어요.제가 가니까 웃기도 하고 얘기도

잘하고..



아무튼 그 친구집에서 저녁도 먹고 티비도

보다가 밤이 늦어 그 친구네서 자고

가려고 했죠.

저는 너무 상처받지말라고 이야기해주었고

그렇게 밤이 깊어지고 슬슬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하였어요.



잠들기전 그 초상화에 대해 물어보려고

얘기를 꺼냈죠.



혹시 어디서 난거냐?누가 그린건지 아느냐?

어디서 그린거냐?라고 물어봤더니



그 친구도 자기도 잘 모르겠다며

여자친구가 연락이 안되서 집에 찾아갔다가

여자친구 방에서 가져온거라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 그림이 그려진 곳이

여자친구 시체가 발견된 그곳 같다고

아무래도 이상하지 않냐고 목,어깨는

보이지도 않고 얼굴만 그려져 있는게..

그리고 경찰들이 여자친구 시체를 찾았을때

얼굴은 없고 몸통만 있었는데

좀 수상하지 않냐고



그랬더니 그 친구는 화를 내더군요.

도와주는건 고마운데 함부로 얘기하지

말라며 그리고 이 그림을 여자친구

집에서 가져온건데 그럼 누가 여자친구를

죽이고 그린 다음에 여자친구 집에

가져다 놓은 거냐며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저는 너무 함부로 얘기한것 같아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죠..그러자 친구는

괜찮다며 피곤하다고 자자고 하더군요.



친구는 자기방을 내주었고

그 친구는 거실에서 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몇시간이 지났을까?

방이 너무 더워 창문을 열고 땅바닥에서

자려고 침대에서 일어나 내려갔죠.



그렇게 누워서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자꾸 누군가 뒤에서 절 노려보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드는거예요..



그래서 눈을 떠서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렸지만 아무도 없더군요.

남의 집에서 자서 그런가?하고 다시

누워 눈을 감았죠..근데도 자꾸 뭐가

있는거 같고..짜증나서 뒤척뒤척거리다

옆으로 돌아누워 눈을 떴는데..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는데

침대 밑에 무언가가...



흰 눈동자 같은게..저를 향해 쳐다보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마네킹인가?



저는 너무 기분 나빠서 돌려놓을라고

손을 뻗어 그것을 꺼냈죠.



그리고 창문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달빛에

비친 그 물건은...



어떤 여자 얼굴이....

유리관속에서...공포에 질린 얼굴

표정으로...



전 너무 놀라 벌떡 일어나 버렸어요.

순간 드는 생각이

'어?..어디선가 본듯한 낯이 익은 얼굴..'



저 여자 얼굴은 초상화에서 그려졌던

죽은 랜시의 얼굴 이였어요.

저는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났어요.



저는 정말 공포에 두발이 벌벌벌 떨렸지만

어떻게든 이곳을 나가야 했어요.



아무것도 못본척 자고 일어나 나갈 수도

있었지만 너무 무서워서 그냥 나가야

했어요.



다행히 현관문은 방 바로 옆 이였어요.

조심조심 아무소리도 안들리게 현관문을

나와 마당을 지나는 순간

저희 집키와 지갑 여권이든 가방을

놓고 나온걸 깨닫고말았죠.



정말 두려웠지만 물건들은 모두 중요한

것이였기 때문에 다시 가져나오기로 했죠.



현관문을 다시 조심히 열고 방으로

조심조심 다가갔죠.



열려진 방문으로 들어가려고 문턱앞에

서는 순간..

못볼걸 보고 말았어요.

그 친구가..랜시의 머리를 침대위에

올려놓고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전 으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달리고

또 달렸어요.



저희 집에 도착해 저는 하숙집 아주머니께

말씀드렸고 아주머니는 911에 전화를

하더군요..



경찰들이 도착해 그 친구 집에 갔을때는

그 친구는 어디론가 사라진 상태였고,

저는 랜시의 얼굴이 있던곳을 알려주었죠.

하지만 얼굴은 없었고 약간의 핏자국

흔적들만 남아있었죠...



그렇게 몇일이 지나고

그 친구는 경찰에 잡혔어요.



경찰들이 그 친구를 잡았을 당시

차 트렁크 안에는 랜시의 얼굴이 있었어요.

살인의 이유는 랜시는 이 친구에게

헤어지자고 이야기 했고,여기에

분을 못참은 이 친구는 여자를 죽이고,

얼굴만 잘라 몸통은 초원에 유기한거였죠.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었던 이 친구는

몸통과 얼굴을 낫으로 베어냈고,

몸통은 버리고 얼굴을 지니고 있었던

이유는..



그녀를 자기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그리고

그녀 얼굴이 보고 싶을때 보기위해서..



초상화를 그린 이유는

얼굴을 들고다닐 수는 없고,

언젠가는 얼굴이 썩기 때문에

그린것이라고 얘기 하였죠.



더욱더 섬뜩한건



이 죽은 랜시의 얼굴에 눈 주위를

꼬맨 자국이 있는데..





항상 눈을 뜨고 자기를 지켜보라고

감은 눈을 벌리고 꼬맸다더군요...

3. 자살한 여자의 귀신

그러니깐 2002년 그 해 겨울 제가

겪은 실화 인데요.



글재주도 없는데 막상 쓰려니 쑥쓰럽기도

하고 다시 그 일을 떠올리려니까 소름이

끼치는데 여튼...



귀신의 존재에 대해 부정하는 분들도

계실테지만 이글은 거짓안보태고 제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그때가 아마 11월 초순쯤이었을 겁니다.

중3이었던 저는 그날도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이었습니다.



당시 핸드폰이 없던 저는 여느때처럼

아파트 입구 앞 공중전화에서 집으로

전화를 했죠.



제가 아파트 카드키를 잃어버려서 항상

귀가시엔 집으로 전화를 해서 엄마한테

아파트 문을 열어달라고 했었으니까요.



학원이 11시반에 끝나니 그때 시간이

아마 12시가 조금 안된 시간 이었을겁니다.

그날은 그리 춥진 않았지만 눈비가 아주

약간씩 추적추적 내리던 날이였는데

단지내에 지나가는 사람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워낙 겁이 많은 저는 괜히 무서운 생각도

들어서 빨리 집에 갈 생각으로 아파트

뒷길로 갔습니다.



공중전화에서 큰 길로 집에가려면

한바퀴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그랬죠.

지금 생각하면 무슨 용기로 그 길로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길은 가로등도 드문드문있고 벤치만

있는 길인데 어두컴컴하니 연인들이

주로 애용하던 그런 길 이거든요.



저는 예전에 그 길에 7층에서 도둑이

떨어져 죽은 이후론 어두워지면 그 길로는

다니지 않았었는데 무슨 용기가 났는지

그 음침한 길로 들어 갔습니다.

한 중간쯤 갔을때 눈 앞에 어떤 검은게

휙 내려오더니 쿵!!!!



진짜 무슨 땅이 깨질만큼 엄청난 소리가

났습니다.

정말정말 그 소리가 엄청나게 컸는데

뻥튀기 튀길때 나는 소리랑 흡사했죠.



그 순간 제 옷과 얼굴에는 뭔가가

확 튀겼는데...순간적으로 그게 피 란걸

알고 그 자리에서 눈을 질끈 감았죠.



전 비명은 커녕 숨쉬는것조차 멈추는 것

같았어요..제발 빨리 누군가 와주기만을

바라면서 굳어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근데 막 꾸르륵 꾸르륵 소리가 나는거예요.

아 이사람이 죽은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눈을 떠보니



내 발밑에 있던 그 사람..

저는 보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진짜 그냥 눈을 감은채로 누군가 올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디아이2 에서 투신한 아빠와 아들 귀신

생각하시면 됩니다.

떨어진 사람 눈 앞에서 본 사람은

아실테지만..정말 사람이 그렇게 되더군요.



끔찍하지만 설명을 하자면 머리반쪽이

뭉개져서 없었습니다.

뭐..뭉개진건지 어떤건지 알아볼수도

없었지만요..



피에 젖은 긴머리가 얼굴을 뒤덮고 있고

몸은 이상하게 뒤틀려 있었구요.

입에선 꾸르륵 꾸르륵 거리며 피를

토했습니다.아니,피가 쏟아 졌다는게

맞는 표현이겠군요.



죽은사람이 왜 피를 토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검붉은 피가

뭉글뭉글 쏟아졌는데,그제서야 제 입이

떨어지더라구요.



전 정말 미친듯이 소릴질렀습니다.

차라리 기절이라도 했음 좋겠는데 그것도

맘대로 안되더군요.



그때서야 경비아저씨 두명이 달려오고

전 그 순간 정신을 잃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저는 제 방 침대에

누워있었고,그냥 또렷이 드는 생각은

'앞으로 어떻게 견딜까'

이 생각 뿐이였습니다.



저는 워낙 기가 약해서인지 평소에도

가위에 잘 눌리고,환청 같은것도 잘듣고

하는데..이제 엄청 시달리겠군 이 생각이

그 와중에도 계속 들었죠.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다음날 학교에가니

애들이 그 얘기를 하더라구요.



니네 앞동에서 사람 떨어져 죽었다고..

저는 그냥 그러냐고 하고 말았습니다.



저한텐 그 일을 떠올리는것조차

고문이었기 때문에 더이상 그 얘기에 대해

생각하고싶지도 않았거든요.



그사건 후로 저는 불면증이 심해지고,

매일 가위에 눌리긴 했지만 그정도는

예상하고 있던일이기 때문에 몇일지나면

나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한달 반 정도 지나니

불면증도 없어지고,가위도 덜 눌리고

하면서 저는 그 사건을 생각하지 않고

지내게 됐죠.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몇일 앞둔날

저는 친구들과 영화관을 갔습니다.



원래는 품행제로를 보러갔는데

아직 개봉을 안했더군요.

그래서 색즉시공을 보게 됐는데

나이를 속이고 보는 영화라

막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저희자리는 제일 뒷줄이었어요.

정말 기분 좋게 영화를 보고있었죠.



영화 시작후 30분쯤 흘렀을까

저는 코트를 벗고 있었는데 왼쪽 어깨가

축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만져보니 아무렇지도 않길래

신경쓰지않고 다시 영화에 집중했는데

또 다시 어깨가 축축해진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무슨 물이라도 끼얹은

느낌이들어 깜짝놀라 어깨를 만져보니

정말 축축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어깨쪽을 보기위해 뒤를

돌아보니 누군가 제 바로 뒤에

서있는거예요.



깜짝놀라서 그 사람을 쳐다봤는데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화면 빛에

비친 손이 하얗고 가느다란게 여자인 것

같드라구요.



첨엔 친구가 장난치는구나 싶었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빈좌석은 없는걸

확인하니 소름이 끼치더라구요.



제 뒤에있는 여자가 콜라를 뿌리는건가

싶어 작은소리로 "왜그래요" 라고 하니

옆쪽으로 가버리더라구요.



친구가 "왜그래?"하길래 그냥

"누가 내 어깨에 뭐 흘렸어"하고 콜라가

묻은건가 확인하려하니 영화관이

어두운데다 제가 갈색옷을 입고있어서

옷이 물에 젖은건지 콜라에 젖은건지

몰라서 확인하러 화장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화장실 거울 앞에 섰는데

순간 꼬리뼈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확 돋았어요.



그건 분명 피였습니다.

검붉은 피가 제 왼쪽 어깨에 흥건하게

젖어 있는거예요.



저는 친구를 불러 올까 하다가 그순간엔

그냥 빨리 이 찝찝한 피부터 빼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침 영화보느라 화장실에

사람도 없고해서 재빨리 옷을 벗어

그 부분을 빨았습니다.



빨간 물이 죽죽 나오는데 냄새를 맡아보니

분명 피비린내가 났습니다.



혼자 있는욕 없는욕을 다해가며 비누로

옷을 빠는데 금방 묻은 피라 그런지

다행이 물이 빠지더군요.



"별 미친년이 다있네"하고 혼잣말을

하고보니 정말로 미친여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너무 무서워 지는거예요.

이 화장실에는 지금 나혼자 있는데

그 미친여자가 오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옷이건 뭐건 그냥 빨리 나가야겠다 싶어



얼룩이 남아있긴 하지만 급한대로 얼른

옷을 입고 영화관으로 들어가 친구한테

귓속말로

"아까 그 사람이 내 어깨에 피 뿌리고 도망

갔어"라고 했더니



친구는 제가 장난치는 줄 알고

"귀신이다 임마"하고는

다시 영화를 봤습니다.



안그래도 무서운데 친구까지 그런식으로

말하니 정말 무서워 죽겠더라구요.

하지만 괜히 소란 피우기 싫어서 저도

계속 영화를 봤습니다.



그렇게 또 얼마있으니 좀 추운것 같아서

코트를 입으려고 몸을 비틀었는데..

영화관 왼쪽 구석에 누군가 서있었습니다.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분명 여자형체가

제 쪽으로 몸을 틀고 서있었습니다.



막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숨이 막히는 것

같았어요..다시한번 돌아봤지만 분명

누군가가 계속 그 자리에 서있는거예요.



그래서 친구한테 저기 누가 나 보면서

서있다고 했더니 친구는 계속 제가

장난치는줄 알고 보지도 않고



"그래~너 잡으러 온 귀신이라니까"

이러는 거예요.



막 제가 울먹울먹 하면서 말하니까

그제서야 친구도 뭔가 이상한걸 알고

그쪽을 봤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흠칫 놀래면서 누군데

저러고 있냐고 표없이 들어와서 자리없는

사람 아니냐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영화보러온 사람이 왜

이쪽을 보고 있냐고 말 하고는 무서워서

그냥 나가자고 했습니다.



저랑 제 친구는 다른 친구들한테 밖에서

기다린다고 하고 영화관을 나왔죠.

영화관을 나오고 저는 제 친구한테

아까 영화관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니

친구가 서있던 그 사람이 흘린 콜라

아니냐면서 믿지 않길래 코트 벗어서 얼룩

까지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믿더라구요.



그러면서 그 사람 막 변태 싸이코 인거

같다고 왜 피를 뿌리냐고 이따가 영화

끝나고 나올때 얼굴 보자고 하길래



그러자하고 영화가 끝날때까지

기다리다가 드디어 영화가 끝나서 저랑

친구랑 얼른 들어갔는데 그 사람이

없는거예요.



그래서 우리 나가고 그 자리에 앉았나

싶어 친구들한테 누가 우리 자리에

앉았냐고하니까 앉았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말듣고 막 귀신에 홀린 기분이

들어서 그냥 애들한텐 몸이 안좋다 하고

니들끼리 놀라고 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그날 저는 집에와서 계속 거실에

누워있다가 제 방에서 컴퓨터를 하는

동생에게 저녁 먹으라고 말하고는

동생 옆에 앉았어요.



동생이 컴퓨터를 끄고 저도 밥먹으러

나가려는 순간 까만 모니터 화면에

누군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게

비쳤습니다.



너무 깜짝 놀라 반사적으로 돌아보니

아무도 없는거예요.



저는 막 방에서 뛰쳐나와서 엄마한테

울면서 얘기했더니 니가 마음이 허약해서

헛게 보이는거라고 사람 죽는거 봐서

더 그러는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시는 거예요.



동생도 귀신 같은건 못봤다며

저보고 쇼하지말라고 하는데 정말

미칠 것 같았죠.밥이고 뭐고 넘어가지도

않고 가만히 있다가 생각해봤는데



그런거 있잖아요.가위 눌릴때도 뭐가

나올 것 같다.생각하면 정말 나타나는..

그건 100% 자신이 만든 환영 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그냥



'내가 귀신이라고 생각해서 그러는거야

내가 헛것을 만드는거야 아까 그 여자도

그냥 미친년일 뿐이야'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그런것 같더라구요.

'그래 좋게 생각하고 넘기자'

라고 생각하며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죠..



평소에는 잘 때 무서워서 방문을

다 열어놓고 자는데 그러면 왠지 내가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 같아서

그날은 방문을 닫고 침대에 누웠습니다.



물론 잠이 올리가 없지만 계속 자는척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어디선가 꾸르륵 꾸르륵....이런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습니다.



왠지 낯설지 않은 소리...

온몸에 소름이 돋고 심장이 터질듯했어요.



'그래 이건 환청이야 내가 만든 환영이고

환청이야 눈 뜨면 아무것도 없어'



라고 생각하며 저는 눈을 떴습니다.

그리고 똑똑히 봤습니다.

입에서 꾸르륵 꾸르륵 피를 쏟으며

저를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였습니다.

뭉개진 얼굴..긴머리..타이트한 청바지..

분명히 그 여자였습니다.



어두워서 눈동자는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저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전 아마 정신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한참 후 알람소리에 일어나니 그 여자는

없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 우선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그 여자는 그 날 이후로 밤낮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제앞에 나타났고,



저는 이유도 모른채 그 여자에게 시달려

보름동안 8KG이나 빠졌습니다.



정말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죠..

하루 24시간 내내 죽고싶다는 생각뿐이

안들었고 급기야 5일째 되던 날부턴

학교도 못가고 앓아 누웠습니다.

다행히 곧 방학이라 신경치료도 받고,

굿도하고 안해본거 없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저를 놀리기라도 하듯

점점 더 기상천외한 모습으로 나타났고,

그 여자를 보는건 저뿐만이 아니였습니다.



그 여자는 주로 제가 혼자 있을때

나타났지만 꼭 혼자 있을때만 나타나는게

아니라 제가 있는곳 어디든지 정말

주온 귀신처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났고,저와 함께 있던 사람중에는

그 여자를 보는 사람도 있었고 못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 여자 식구들은 그 여자가 자살한 후,

바로 이사를 가버려 어디에 있는지도

알수가 없었고 정말 저는 이러다

죽는거구나 생각이 들어 나중엔

그 여자에게 제발 살려달라고 빌기까지

했습니다.

용하다는 무당을 찾아가봤지만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었고,또 다시 그녀는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저는 그 여자를 달래보기도 하고 울면서

애원도 해보고 대화도 시도하고 정말

별짓 다했지만 그녀는 정말 저를 놀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는 듯 입에 미소까지 띄우고

나타나곤 했습니다.



이젠 익숙해질만도 했지만 정말 그녀는

볼때마다 소름이 끼칩니다.



지금도 그 얼굴이 그 표정이 생생하게

기억이나서 글을 쓰는 지금도 정말이지

당장이라도 나타날 것 같아요.



그렇게 제가 속수무책으로 그 여자에게

시달린지 보름정도 되던 날.

학교 국사선생님이 저희집에 연락을

하셨습니다.

자기가 용한 무당을 아는데 만나보라는

것이었습니다.



국사선생님께선 미신이나 영적 존재에

대해 많이 믿고 계신 분이 셨는데

정말 이 선생님이 소개해주는 무당이면

확실하다 싶어 이제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날 당장 그 무당을 찾아갔지만

예약을 해야한다며 3일후에 오라고

하는거예요.



막 저희 엄마랑 이모는 지금 애가

죽어가는데 좀 도와달라며 사정사정 하고

저도 막 제발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난리를 쳐서 무당을 만나게 됐죠.



근데 그 무당이 제가 들어가자마자

절 보고는 막 혀를 쯧쯧 차더니



"그러게 자살한년 몸을 왜 건드려"

이러는거예요.

저는 막 울면서



"네??그 여자가 그래요??내가 몸

건드렸다고 그래요??저 정말 손도

안댔어요 안건들였다고 좀 말해주세요!!!!!

네??!!!"



이건 나중에 엄마한테 들은 얘기지만

제가 정신을 잃었을때 그 여자

몸위로 쓰러졌다고 하네요.



엄마도 경비 아저씨한테 들은 얘기구요..

단지 그것 때문에 그랬던거라면

정말 어이가 없죠...



하지만 자살한 귀신은 악질이라서

한번 걸리면 안 봐준다 더군요.



"원래 초상집도 자살한 사람 초상집은

가는게 아녀 지가 죽어놓고도 한이

많어,저년은 아주 니 안에 들어갈라고

작정을 한 년이여"



"그럼 어떡해요??!!"



"어쩌긴 뭘 어째,달래 보내야지 저년

눈에 아주 독기가 서린게 보통년이

아니여"

그렇게 해서 저는 두번째 굿을 받았고

그 이후론 다신 귀신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어요.



괜히 작은 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혼자있는거 못견디고..그렇게 2년이 지난

지금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구요.



여러분께 하고 싶은 말은 자살한 사람

특히 모르는 사람은 건드리지도 마세요.



그럴일도 흔친않지만 어쨌든 전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인해 죽는 줄 알았어요.



어디서 들은 얘긴데 귀신에겐 이성이

없대요.

정말 그 말 맞는거 같아요.




여러분 귀신 조심하세요.

4. 쥰

초등학생 무렵, 학교 뒷산 깊숙한 곳에 우리들은 비밀기지를 만들어두었다.
비밀기지라 해도 상당히 노력을 들였기에 제법 훌륭했다.
몇개를 판자를 못으로 고정해서 비바람을 막을 수 있는 다다미 3장 정도 넓이의 오두막.
방과후엔 그곳에서 간식을 먹거나 야한책을 읽는 등 마치 우리들의 집처럼 이용하곤 했다.
그곳을 아는 것은 나와 진, 쥰. 그리고 2마리의 개 정도였다.

초등학교 5학년 여름날, 우리는 비밀기지에서 하루밤 자고 오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에겐 각자 다른 친구집에서 자고 온다고 속여두고,
용돈을 모아서 간식, 불꽃놀이 로켓, 쥬스 같은 걸 샀다.
수학여행때보다 두근 두근 거렸다.

오후 5시쯤 학교 정문에서 집합, 뒷산으로 향했다.
산길을 걸어 1시간 정도 거리에 우리들의 비밀기지가 있었다.
기지 주변은 2마리 들개 (해피♂, 터치♂)의 세력권이기에 기지 근처에 다가가면,
언제나 어디에선가 튀어나와 꼬리를 흔들며 마중나와줬다.
우리들은 개 2마리를 향해 [마중 나와서 고마워~] 라고 말하며 맛봉을 하나씩 줬다.
기지에 도착했을 한뒤 가지고 온 짐을 오두막에 넣었다.
그리고 아직 해가 떠있었기에 근처에 있는 커다란 연못에서 낚시를 했다.
그래봤자 잡히는 건 식용 개구리 뿐이지만.


803

낚시를 하는 중 해가 떨어졌기에 우리는 불꽃놀이를 시작했다.
상당히 많이 샀던 것 같은데, 30분도 지나지 않아 불꽃놀이 화약도 다 떨어졌기에
우리들은 일단 오두막에 돌아갔다.
한밤중의 비밀기지는 우리 모두 처음이었다.
깊은 산중이기에 가로등도 없고 바깥의 불빛이라곤 오로지 달빛뿐.
들리는 소리는 벌레 울음 소리밖에 없었다.
준비해간 캠핑용 전등을 킨 우리는 처음엔 과자를 먹으며 좋아하는 애에 대한 이야기나
선생님에 대한 험담 같은 걸 했다,
그러던 중 조용하던 바깥에서 때때로 [첨벙] 하는 소리나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들은 그 소리가 점차 무섭게느껴졌다.

[잠깐, 지금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곰...인 건가?]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무서웠다.
시간은 9시, 오두막안은 너무나 더웠고, 모기도 있었기에 잘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거기에 한밤중의 산이 가진 분위기에 압도된 우리는 점차 이곳에 남은 걸 후회하기 시작했다.


806

우리는 현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 결과, 곰이 나올 수도 있고, 오두막안이 너무 더워 잘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달빛이 나오는 지금, 산에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회중전등 빛에 의지해서 우리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출발하고 5분 정도는 해피와 터치가 우리를 따라와줬기에 내심 든든했지만,
오두막에서 일정거리를 벗어나자 그 2마리는 돌아가버렸다.

평상시 몇번이나 다녔던 길임에도 한밤중의 산길은 전혀 모르는 곳을 걷는 느낌을 주었다.
서로 30CM 정도의 거리로 밀착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했다.

그 때 였다. 진이 내 어깨를 꽉 붙잡더니,

[저기 누가 있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들은 순간적으로 제자리에 드러누우며 전등을 껐다.
귀를 기울여 보니 확실히 작은 발소리가 들렸다.

[부스럭, 부스럭]

두 다리로 수풀을 헤쳐나가는 소리.
그 소리가 흘러 나오는 곳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우리들 있는 곳에서 2, 30m 정도 떨어진 수풀 속에서 누군가 나왔다.
전등을 한손에 들고, 다른 한손에는 긴 봉같은 걸 들고선 그 봉으로 수풀을 밀어 헤치며
산을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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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처음엔 별로 무섭지 않았다.
되려 소리의 정체가 사람이라는 것에 지금까지 느꼈던 공포가 사라진 것에 안도했다.
안도감 때문일까, 우리들의 어린 마음에 호기심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저거 누구지? 따라가볼까?]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두 친구는

[물론.]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어보였다.

우리는 이미 희미하게 보이는 회전 전등 빛과 수풀을 헤쳐나가는 소리를 의지하며,
그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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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모를 사람은 20분 정도 산을 오르다 한 장소에서 멈춰섰다.


우리는 뒤쪽으로 30 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기에 성별은 커녕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사람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는 정도.

그 사람은 발을 멈추더니 등에 짊어진 가방을 내려 뭔가를 하기 시작했다. 나는,

[저 사람 혼자 뭐하려고 온 거지? 하늘 가재라도 잡으러 왔나?]

이에 진은

[좀 더 가까이 가보자.]

라고 말했다.
우리는 낙엽이나 나뭇가지를 밟지 않도록 발을 땅에 스치듯 걸으며 근처로 천천히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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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실실 웃고 있었다.
머릿속으론 누군지 모를 저 사람을 어떻게 골려줄까, 이런 생각 뿐이었다.
그 때,

[쾅!!]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다.
심장이 멈출 듯 놀랐다.

[쾅!!]

또 들렸다. 순간 진과 쥰을 쳐다보니, 쥰이 손을 들어 앞을 가리키며,

[저 사람이야! 저 사람이 뭔가를 하고 있어!]

나는 그쪽을 쳐다봤다.

[쾅!! 쾅!! 쾅!!]

뭔가를 나무에 내리치고 있었다.
손에 든 게 뭔지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이 [저주의 의식] 이라는 건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왜냐면 이 산은 옛날부터 [저주를 거는 인형]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저 뜬 소문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게 될 줄은.

나는 너무나 무서워서,

[도망치자.]

라고 말했지만, 진이

[저 사람, 여자 같은데?]

그 말에 쥰은,

[어떤 사람인지 보는 거 어때? 좀 더 근처로 가보자구.]

그러면서 두 사람은 다시 움직였다.
나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겁쟁이 취급 당하는 것도 싫었기에 마지못해 두 사람 뒤를 쫓았다.
여자와의 거리가 줄어들 때마다

[쾅!! 쾅!!]

이외에 다른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것은 소리가 아니라, 여자는 불경 같은 걸 암송하고 있었다.


814

조금 우회해서 우리는 그 여자한테서 8m 정도 떨어진 나무 그늘 밑에 몸을 숨겼다.
그 여자는 어깨에 걸릴 정도로 머리카락이 길었고, 마른 체형이었다.
발밑에는 짊어지고 온 배낭과 전등을 두고, 사진 같은 것에 차례차례 못을 박고 있었다.
못은 벌써 6~7개 정도가 박혀 있었다.

그때였다.

[멍!!]

우리들이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해피와 터치가 꼬리를 흔들며 서있었다.
다음 순간 진이,

[우와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뒤돌아보니, 무서운 얼굴을 한 여자가 한 손에 쇠망치를 들고

[캬아아아아아아!!]

괴성을 지르며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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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쥰은 곧바로 일어서 도망치려 했다.
갑자기 내 어깨를 잡혔단 느낌이 들더니 그대로 뒤로 쓰러져버렸다.
쓰러진 내 가슴위로 퍽 하고 뭔가 내리찍힌 바람에 나는 먹은 걸 게워냈다.
일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랐지만, 내 가슴위에 놓여진 여자의 다리에 상황을 파악했다.

여자는 이빨을 으깨는 것 처럼 갈아대며

[그으....그윽....]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소리를 냈다. 고통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공포로 인해 고통을 느끼지 않게 된 것 같았다.

나는 여자한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시선을 떼어놓는 순간 저 손에 들린 쇠망치를 내리칠 것만 같았다.


826

그런 상황에서도, 아니 그런 상황이기 때문일까. 그 여자의 얼굴은 아직도 생각난다.
연령은 마흔살 정도일까, 조금 야윈 얼굴에 흰자위를 희번뜩 내보이며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빨은 악물고 있었고, 흥분해서인지 몸을 조금씩 떨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난 걸까,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여자가 내 얼굴을 확인하려는 듯 천천히 고개를 숙인 순간, 터치가 여자의 등에 달려 들었다.
순간적으로 여자의 몸이 비틀거리며 내 가슴을 짓밟던 다리가 떨어졌다.
거기에 해피도 여자에게 달라붙었다.
그 2마리는 평상시 우리와 자주 놀았기에, 이 여자도 자신들과 놀아줄 거라 생각한듯 했다.
나는 찬스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일어서 달리기 시작했다.

[빨리! 빨리!]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진과 쥰이 손전등을 흔들며 나를 불렀다.
나는 빛이 보이는 곳으로 달렸다.

[퍽]

뒤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나한테는 뒤돌아볼 여유가 없었다.


우리 셋이 산을 내려왔을 때는 벌써 12시가 지나있었다.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여자가 쫓아올 수 있다 생각해서 진의 집까지 달려서 도망쳤다.

진의 집에 도착하자, 나는 울컥하고 웃음이 터뜨렸다.
극도의 긴장감에서 풀려났기 때문일까?
나와 달리 쥰은 엉엉하고 울었다.


831

나는

[비밀기지는 이제 갈 수 없겠어. 그 여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라고 말했다. 그러자 쥰은 울면서,

[바보! 날이 밝으면 다시 가봐야 해!]

라고 말했다. 내가 어째서? 라고 생각하고 있자니, 진이 말해줬다.

[네가 그 여자한테 도망쳤을 때, 해피랑 터치가 당한 것 같아.]

[그 여자가...터치를...터치를....]

쥰은 통곡했다.

이야기는 이랬다.
달려가는 나를 뒤에서 때리려 했기에 해피가 여자에게 덤벼들었고, 쇠망치에 맞았다.
여자는 한번 더 나를 쫓으려 했지만 터치가 발밑에서 방해했고 결국 쇠망치에 맞아 죽었다.
그리고 여자는 우리쪽을 한번 돌아본 뒤, 널부러진 개들을 계속 때렸다고 했다.

결국 우리는 낮이 밝으면 다시 한번 더 산에 오르기로 했다.


852

흥분해서인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선잠 때문에 피로가 제대로 풀리진 않았지만 날이 밝자 일단 산으로 향했다.
우리는 그 [중년 여자] 에 대한 대책으로 BB탄 총과 야구 배트를 준비했다.
산 초입에 도착했을 때, 진이

[중간에 아직 그 여자가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평상시와는 다른 루트로 산을 올랐다.
한낮의 산은 밝은데다 매미울음소리도 울려퍼지는 게, 흡사 어젯밤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게 거짓말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중년 여자]에게 당했던 지점에 다가가자 긴장감이 퍼진 우리는 조금씩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어제 그 장소에 도착했다. 배트를 든 손에 식은땀이 가득찼다.
여자가 못을 박고 있던 나무가 보였다.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 전모를 확인한 우리는 말을 잊었다.

나무에는 꼬마애 (3~4살된 여자애)의 사진에 무수한 못이 박혀 있었다.
아니 놀란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나무 뿌리 부근에 해피의 시체가 있었다.
혀를 길게 늘어뜨리고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해피는 이마에 못이 하나 박힌 채 누워있었다.
우리는 소리조차 낼 수 없었다.


950

나는 해피의 시체를 보곤 다음에 중년 여자를 만나면 나도 해피처럼.....
이런 생각이 들어 바로 집에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 때 쥰이

[터치....터치의 시체가 없어! 터치는 살아 있을지도 몰라!]

그러자 진도,

[분명 터치는 도망친 걸거야. 혹시 기지에 있지 않을까?]

나도 터치만은 살아 있어주길 바랬기에, 우리 셋은 비밀 기지를 향해 달렸다.

비밀 기지가 보이는 곳에 달려왔을 때, 진이 갑자기 멈췄다.
나와 쥰은 [중년 여자?!] 라고 생각해서 바로 몸을 숙였지만, 진은 망연히 손을 들어

[....뭐야....저거?]

기지쪽을 보며 중얼거렸다.
나와 쥰은 천천히 일어서서 기지쪽을 보았다.
뭔가 기지의 모습에 위화감이 느껴졌다.

처음엔 몰랐으나, 곧바로 기지 지붕에 뭔가 붙어 있는 게 보였다.
근처에 다가가서야 그것이 쥰이 기지에 두고왔던 가방이란 걸 알 수 있었다.

헌데 기지 지붕 전체에 못이 빼곳히 박혀 있는 게 아닌가!!
우리는 경악했다.

[이 비밀기지! 중년 여자한테 들켰어!!]

진이 손에 든 배트를 꽉 쥐고 천천히 기지로 다가갔다.


955

나와 쥰은 뒤쪽에서 BB총을 겨냥했다. 중년 여자가 기지 안에 있을 지도 모르니까.
진은 천천히 움직여 문 근처로 이동했다. 그리고 문에 손이 닿자 마자 재빨리 열어 제쳤다.

「우왓! 」

뭔가를 본 진이 깜짝 놀라 엉덩방아를 찣었다.
우리는 대체 뭔가 진을 놀라게 한 건지 확인하려 천천히 기지안을 확인했다.


거기엔 피투성이가 된 터치의 시체가 있었다.


[우왓!]

우리는 진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터치의 이마에는 역시나 못이 박혀 있었다.
이걸 보고 나는 생각했다.
그 여자는 터무니 없는 미치광이다.
어젯밤, 이 산에 남아 있었던 걸 진심으로 후회했다.
터치의 시체를 보며 멍해 있는 동안, 무언가를 발견한 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이!! 저거.....]

나와 쥰은 아무 말 없이 그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기지안에는....
벽이나 마루 바닥에 이상한 위화감이....뭔가가 새겨져 있었다.
가까이서 확인해보니,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쥰 죽어, ....]

못으로 새겨놓은 듯한 글자가 무수하게 적혀 있었다.


959

쥰은 아무 소리도 못한 채 굳어졌다.
우리들도 놀랐다. 어째서 이름을 들킨걸까

[쥰의 가방에 이름이 쓰여져 있잖아!!]

진의 말에 나는 바깥에 있던 가방을 확인해보았다.
못이 무수하게 박힌 가방에는 확실히

[5학년 3반, 쥰]

이라고 쓰여 있었다.
쥰은 울기 시작했다.
나랑 진도 울고 싶었다.
학년과 반, 거기에 이름까지 들켜버린 것이다.
이제 도망갈 수 없다.
나랑 진도 들킬 거야.
머릿속이 새하애졌다.
우리 모두 터치나 해피처럼 이마에 못이 박힌 채 살해당한다....
진이 말했다.

[경찰에 말하자! 이제 안돼! 도망갈 수 없어!]

나는 패닉 상태로,

[경찰에 말하면 비밀기지에 대한 거나 어젯밤 거짓말했던 걸 들켜서 엄마, 아빠한테 혼나!]

이런 바보같은 소리를 했다.
당시에는 부모님에게 혼나는 게 가장 무섭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쥰은 계속 울고만 있었다.
뭐라 할 말이 없었다.


967

우리들은 아무 말 없이 산을 내려갔다. 쥰은 계속해서 울었다.
나는 중년 여자가 보고 있지 않을까 해서 계속 두근 두근 거렸다.
산을 내려가는 중 진이 말했다.

[이제 이 산에 오는 건 그만두자. 한동안 얼씬도 안하면 그 여자도 우리를 잊을 거야.]

[그래, 대신 이 일은 우리만의 비밀인 거야. 알겠지? 여긴 절대 오지 말자.]

나는 그렇게 동의했다.
진은 내말에 수긍했지만, 쥰은 아직도 울기만 했다.
그 날 각자 집에 돌아간 이후, 우리는 여름방학 동안 다시는 만나지 않았다.
2주일 뒤 신학기, 학교에서 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진은 등교했기 때문에, 우리 둘은 설마 쥰이 그 여자에게 당한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들어, 방과후 쥰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쥰의 집에 가니 쥰의 어머니가 우리를 반겨주었다.
쥰의 어머니는 일부러 병문안 와줘서 고맙다며 우리를 쥰의 방으로 안내해줬다.
방에 들어가보니 쥰은 침대에 누워 만화를 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우리 둘은 안도했다.


972

진 [어째서 오늘 학교 안 온 거야?]

나 [걱정했잖아. 감기인 거야?]

쥰 [.....]

쥰은 아무 말 없이 만화책을 덮었다.
그러고 있자니 쥰의 어머니가 과일과 쥬스를 가져왔다.

[며칠전 부터 두드러기가 돋았거든. 그런데 계속 낫질 않는 구나]

[과자 같은 거 먹다가 체해서 그런가 아닐까 하는데....]

아줌마는 이렇게 말하곤 웃으며 방에서 나갔다.
나와 진은 마침내 안심한 얼굴로,

[뭐야~ 두드러기인 거야? 그런 걸로 학교 쉬다니 너무 꾀병이 심하잖아~]

놀려대는 어투로 말했지만, 쥰은 반응하지 않았다.

[어이? 왜 그래?]

진이 묻자, 쥰은 아무 말없이 입고 있던 티셔츠를 벗었다.
몸에 돋아 있는 붉은 반점.

분명 두드러기였다.

[두드러기 같은 건 약바르면 나아.]

내가 그리 말하자 쥰은 낮은 목소리로.

[이거....그 여자의 저주야.]

그러면서 등을 보여줬다. 등에도 무수한 두드러기가 나있었다.

진 [두드러기가 많긴 하지만, 이런 걸로 저주라니. 그건 이제 잊으라구.]

쥰 [옆구리를 봐!]

오른쪽 옆구리, 두드러기 가장 심한 곳이었지만 저주와 연관된 만한 건 없었다.

쥰 [잘봐!! 그거 사람 얼굴이잖아!]

나와 진이 깜짝 놀라 다시 보자니 직경 5cm 정도, 피부가 심하게 진무러진 게 보였다.
어떻게 보면 사람 얼굴 처럼 보이기도 했다.


979

나 [너무 신경 쓰는 거 아냐? 사람 얼굴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쥰 [어떻게 봐도 얼굴이잖아! 나만 저주 받은 거야!]

나와 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쥰의 분위기에 압도되었기 때문에.
언제나 상냥하고 온후하던 쥰이.....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에 생기가 없는 눈, 정신적으로 쫓기고 있는 듯 했다.
우리는 이 자리에 있는 게 괴로워졌기에 바로 쥰의 집을 나왔다.
돌아가는 길에

나[....저거....[이 세상에 저주 같은 건 없어!!]]

내 말에 진이 끼어들며 외쳤다. 그 말에 나는 조금이지만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3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쥰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나나 진, 둘다 전화 통화를 길게할만한 입장이 못됐기에 쥰에 대한 소식을 전해듣지 못했다.
다만 담임 선생님을 통해,

[쥰은 피부병으로 잠시 못나온다.]

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뿐.
그러던 중, 학교안에서 기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학교 통학로에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여자가 학생들의 얼굴을 주시하고 다닌다.]

라는 소문이었다.

982

나는 그 소문을 듣고 엄청나게 동요했다.
왜냐면 나는 중년 여자에게 얼굴을 보였을 가능성이 있었으니까.
그래서 진에게 상담했다.

진 [괜찮아. 어두운 밤이라서 못봤을 꺼야. 신경 쓰지마.]

진은 패닉 상태인 나를 진정시키려 한 것인가, 상당히 냉정하게 답했다.
하지만 나랑 진은 통학로가 완전히 반대 방향.
쥰의 경우엔 비슷한 방향이지만, 학교를 쉬었기 때문에 나는 혼자서 집에 가야만 한다.

나 [한동안은 나랑 같이 가줘. 나 무서워.]

진은 조금 기막히단 얼굴을 했지만, 이내 알았다고 답했다.
이 날부터, 방과후 집에 갈 때는 진과 함꼐 가게 되었다.

295

첫날엔 소문으로 들은 트렌치 코트 여자를 만나지 않았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선 변함없이 트렌치 코트 여자에 대한 소문이 돌아다녔다.
진과 같이 하교하게 된 지 5일 째 되던 날, 우리는 쥰네 집에 문병을 가보기로 했다.
선물로는 급식에 나왔던 디저트인 오렌지 젤리를 들고 가기로 했다.

쥰에 집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평소처럼 쥰네 엄마가 밝은 얼굴로 나와서 우리를 집안으로 들여주었다.

쥰은 이전처럼 낙담한 상태였다. 두드러기 자체는 많이 나았지만,

쥰 [옆구리의 그것은 계속 커지고 있어.]

이렇게 말했지만 나랑 진이 보기엔 이전보다 호전된 상태로 보였다.
쥰은 그만큼 정신적 쇼크가 심했던 것일까.
그래서 우리는 쥰에게 트렌치 코트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돌아가기 직전 쥰의 어머니가 문앞에서,

어머니 [우리애, 반에서 괴롭힘이라도 당하고 있는 거니?]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우리는 바로 부정했지만 진짜 이유를 말할 순 없었다.

301

3일 뒤,
그 날은 드물게 나와 진 그리고 나이토와 사사키 4명이서 함께 하교했다.
나이토는 몸집이 크고 사사키는 꼬맹이.
흡사 실사판 자이안과 스네오 같은 녀석들이었다.
이때쯤 나랑 진의 머릿속에서 중년 여자에 대한 경계심은 거의 사라지고 없었다.
트렌치 코트 여자가 실재 있다해도 완전 다른 사람일꺼라 생각할 정도였다.
그날은 모여서 놀러가려고 평소랑 다른 길로 가던 중이었다.


이게 실수였다.


4명이 즐겁제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가던 중,

사사키 [어라, 저거 트렌치 코트 여자 맞지?]

나이토 [우왓! 진짜 있었던 거야? 기분 나빠!!]

나는 천천히 그쪽을 쳐다봤다. 마음속으로 제발 딴 사람이길 빌면서.
우리가 가는 길 앞쪽에 트렌치 코트를 입은 여자가 동네 슈퍼의 비닐봉투를 한손에 들고
아직 늦더위가 남는 아스팔트 길가에 우뚝 서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진은 우리들에게 조그만 목소리로 말했다.

진 [눈 마주치지 마.]

여자와의 거리가 조금씩 줄어들어간다.
긴장해서 목이 탔다.
여자는 아무 미동보이지 않을 채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서있었다.
여자와의 거리가 5m 정도 남았을 때, 여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우리 얼굴을 쳐다봤다.
그리고 바로 우리 가슴팍으로 시선을 내렸다.

명찰을 확인하고 있어!!

306

나는 평상심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그 때의 그 얼굴이 플래시백해서 심장이 입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틀림없이 그 여자는 [중년 여자] 였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묵묵히 걷기만 했다.
언제 덤벼들지 몰라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몇초가 영원처럼 느껴졌다.

나이토 [뭐야, 저 눈초리! 저 아줌마 분명 정신이 이상해 ww]

사사키 [이렇게 쪄죽을 듯이 더운데, 저 모습은 대체 뭐야? www]

그들은 중년 여자를 바보취급하며 웃었지만, 나와 진은 웃을 수 없었다.
계속해서 사사키가 말했다.

사사키 [에...들렸나? 이쪽 계속 보고 있네.]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돌렸다.

[중년 여자]와 시선이 마주쳤다...

납인형 처럼 무표정했던 [중년 여자]의 얼굴에 씨익하고 기분 나쁜 미소가 번졌다.

등골이 얼어붙는 다는 건 이런 것인가.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바지에 소변을 지렸다.
들킨건가? 내 얼굴을 생각해낸 거야? 들켰다면 어째서 덮치지 않는거지?
내 머릿속은 그것에 대한 생각들로 꽉 찼다.

311

이제 놀러갈 상황이 아니다.
골목 모퉁이를 돌아 여자가 안보이게 되자 나는 진의 팔을 잡으며,

나 [돌아가자!!]

진은 내눈을 한동안 쳐다본 뒤,

진 [아, 오늘 학원 가야 하는 날인데. 먼저 돌아갈께]

나이토, 사사키와 헤어진 우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집이랑 반대 방향으로 달리면서 진에게 말했다.

나 [그 여자야. 그 눈초리, 분명 우리를 찾으러 온 거야!]

진 [명찰로 이름을 알려고 한 건가. 학년이랑 반은 쥰의 가방 때문에 알고 있었을 테니.]

나는 아직도 냉정하게 생각하는 진의 태도에 화가 났다.

나 [끝났어!! 이제 도망칠 수 없어!! 분명 이제 곧 집 주소도 알아낼 거야!]

진 [역시 경찰에 말하자. 이대로는 안돼. 도움을 받자구.]

나 [.....]

나는 그저 침묵했다. 분명 그외에 수단은 없다고 생각했다.

나 [하지만 경찰한테는 뭐라고 말해?]

진 [산이야. 그 산에 남겨진 사진이나, 터치의 시체. 그걸 사진으로 찍어서,
그 여자가 위험인물이란 증거를 보여주면 경찰이 체포할 거야!]

나는 진의 말에 납득했지만, 그 산은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내일 방과후, 우리는 산에 돌아가 보기로 약속했다.

315

내일 산에 가보기로 약속한 나는 바로 귀가하려 했지만,
[중년 여자] 가 어디에 잠복해있을지 몰랐기에 빙 돌아서 가야 했다.
평상시라면 20분만에 갈 수 있는 거리를 2시간이나 걸려 돌아갔다.

집에 도착한 나는 바로 진에게 전화했다.

나 [집 위치를 들키거나 하진 않았겠지? 오늘 밤 무서워서 못잘 거 같아.]

나는 스스로가 이정도로 겁쟁이일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
오두막 한가득 새겨져있던 저주의 문구를 본 쥰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게 이해됐다.

진 [괜찮아. 그렇게 바로 들키진 않을 거야.]

이떄 나는 진이 내 형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날밤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다.
조그만 소리에도 깜짝 깜짝 놀라면서 밤을 지샜다.
씨익하고 웃는 중년 여자의 얼굴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다음날 방과 후. 우리는 그 산을 오르기로 했다.

156

나는 산에 들어가는 걸 주저했다.


[중년 여자]

[시체가 된 터치와 해피]

[무수하게 박힌 대못]


머리속에서 그 날밤의 사건이 꿈틀거리며 되살아난다.
나는 진쪽을 쳐다봤다. 진은 아무 말없이 산을 올려다 보았다.
진도 분명 부서울 테지.
역시 들어가는 건 무섭다...나는 그가 이런 말을 해주길 기대했다.

진은 바지주머니에서 1회용 카메라를 꺼내 들더니,

진 [좋아.]

그렇게 말한 뒤, 산을 뛰어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 뒷모습에 끌려가듯 따라 달렸다.
진은 되돌아보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나는 필사적으로 진을 쫓았다.
혼자 남는 것은 무서웠으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진도 무서워한 것 같다.
무서우니까 더욱 더 주위를 돌아보지 않고 달린 것이리라.

점점 그 장소가 가까워졌다.
생각해내고 싶지 않았지만 저절로 그 때 광경이 되새겨졌다.
마음속 가득 공포가 몸을 폈다.
두려움에 다리를 놀리기 힘들어졌을 쯤 그 장소에 도착했다.

[중년 여자가 나무에 못을 박던 곳]

[중년 여자가 터치와 해피를 죽은 곳]

[중년 여자가 나를 땅바닥에 내팽겨 쳤던 곳]


[중년 여자와 만나버린 곳]

160

나는 누군가가 보고 있단 생각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니, 누군가가 아닌 [중년 여자]가 보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산속의 정적과 내 마음속 공포가 만나 싱크로했다.
멈춰 선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진은 그 나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 진은 뭔가를 찾아낸 듯 바닥에 주저 앉았다.

진 [해피....]

그 말에 나는 몸의 떨림도 잊고 진 옆으로 다가갔다.
해피는 이미 흙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썩어서 드러난 두개골 중심에는 조금 녹슨 못이 여전히 박혀 있었다.
보고 있기 불쌍해 못을 뽑아 주려 했지만, 진이 나를 제지하곤 사진을 한장 찍었다.
나는 냉정한 진의 태도에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못을 뽑으려 했다.
두개골에 꽂혀있는 못을 잡은 순간, 두개골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벌레가 쏟아져 나왔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섰다.
물처럼 솟아오르는 작은 벌레들이 무서워, 더이상 다가갈 수 없었다.
그 뿐만 아니라 속이 메쓰꺼워진 나는 그 자리에서 토해버렸다.
진은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두드려줬다.

나는 그 날밤 해피와 터치를 죽게 내버려둔 주제에, 또 다시 해피를 방치해버렸다.
나는 너무나 약하고 최악인 인간이다.

161

진은 카메라를 들고 그 나무를 찍으려 했다.

진 [응? 어이~ 잠깐만 와봐.]

뭔가를 발견하곤 나를 부르는 진. 나는 조심스레 진 근처로 갔다.

진 [이거....전에는 없었지?]

그가 가리킨 곳은 무수한 사진들이 박혀 있는 근처.
이건 전에도 있었....


아니....

사진이 달랐다.


이전에 봤던 4~5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 사진 옆에 사진이 또 붙어있었다.
사진 상태로 봐서 며칠 정도 전에 박아 놓은 듯 했다.
예전에 봤던 사진은 이미 비바람에 닳아 간신히 사람 사진인걸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새로운 사진 역시 4~5살 정도로 보이는 여자애였다.
이 떄 진에겐 말하지 않았지만, 새 사진이 나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에 가슴을 졸였다.

진은 사진이 박힌 나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진 [이제 남은 건 비밀 기지에 있는 그 글자들인가.]

그러면서 또 다시 달렸다.
나는 근처에 중년 여자가 있을 것만 같았기에, 당황하면서도 바로 진을 쫓았다.

163

비밀 기지에 가까이 갔을 쯤 나는 위화감을 느꼈다.

나 [진!! 잠깐만!]

평상시라면 비밀 기지의 지붕이 보이는 위치에 왔으나 지붕이 안보인다.
진도 그걸 깨달은 듯 했다.
머리속으로 [중년 여자]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가슴의 고동이 격렬해졌다.

진 [뒷길로 가자.]

나는 아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뒷길은 평상시 다니던 길과는 다른 뒤쪽 수풀로 진입하는 길이었다.
이 길은 비밀 기지에 적이 습격해왔을 때를 위해 만들어둔 길.
만들 때는 놀이로 만들었지만, 설마 이런 형태로 도움이 될 줄은...
이 길이라면 비밀 기지에 [중년 여자]가 있다 해도 발견될 확률이 낮다.
나와 진은 바닥을 기어서 비밀기지 뒤쪽 수풀 속 터널을 통과했다.

그리고 비밀 기지 근처에 도착했을 쯤, 이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비밀 기지는 산산조각나있었다.

한동안 제자리에서 주위 상황을 살폈지만 중년 여자는 근처에 없는 듯 했다.
우리는 수풀 속에서 빠져나와 비밀 기지가 있었던 장소로 다가갔다.

181

산산조각난 비밀 기지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울고 싶어졌다.
비밀 기지는 나와 진, 쥰 그리고 해피와 터치의 집이었으니까.
산산조각난 잔해 옆에 큰 돌이 떨어져 있었다.
아마 누군가가 이걸 비밀 기지로 던진 것 같았다.

누군가? 아니....분명 [중년 여자] 일테지...

진은 아무 말 없이 사진을 찍었다.
잔해를 파헤쳐 발견한 나무에 새져진 글자들도 찍었다.
그러던 중 잔해 틈새에서 터치의 시체를 발견했다.


해피와 터치.
우리는 그 날 무엇으로도 대신 할 수 없는 두마리의 친구를 잃었다.


진 [좋아. 이 카메라, 빨리 현상해서 경찰한테 가자.]

그리고 우리는 산을 내려와 근처 파출소를 향해 달렸다.
카메라에 찍힌 사진만 보여주면 그 여자는 체포될 거고 우리는 살 수 있다.
이 생각만 하며 달렸다.

가는 도중 사진관에 들려 사진을 현상했다.
완성은 30분 뒤라고 했기에 가게 안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 동안 진과는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그저 사진이 나오기만 기다렸다.

30분 뒤.

190

기다리던 사진이 나왔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던 우리는 재빨리 움직였다.
가게 점원은 조금 이상하단 표정을 하면서,사진이 들어간 봉투를 내밀었다.
개 시체나 못에 박힌 여자애 사진이 내용물이니까 이상한 표정을 짓는 것도 당연하지만.
우리는 그 자리에서 봉투안의 사진을 전부 확인한 뒤 대금을 지불하고 나왔다.
그리고 바로 파출소로 발을 옮겼다.

이걸로 모두 끝이야.

우리는 파출소 안으로 뛰어들었다.

경관 [응? 무슨 일이지?]

안에 있던 젊은 경관은 웃는 얼굴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우리 [[도와주세요!!]

우리는 그 날 밤 있었던 이야기를 경관에게 들려주었다.
증명사진도 한 장 한 장 꺼내보이면서.
그리고, 지금도 [중년 여자]가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도.

대충 이야기가 끝나자 경관은 온화한 표정으로 부모님에겐 이야기 했냐고 물었다.
아직 말하지 못했다고 말하니,

경관 [그러면 집 전화 번호 가르쳐줄래?]

286

진 [어째서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는 거에요. 그 여자가 노리는 건 우리라구요!]

그러면서 절박하게 외쳤다.
덧붙여 진네 부모님은 의사랑 간호사.
고등학생인 형은 근처 유명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우리 세사람 중 가장 유복한 집이었만 동시에 가장 엄격하기도 했다.

그 날밤 부모님에게 거짓말을 하고 놀러갔다가 이런 일에 말려든 게 밝혀지면
나랑 쥰도 문제지만 신이 가장 크게 벌을 받을 건 분명했다.

진 [제발 도와줘요! 경찰이잖아요!]

그 말에 경관은 조금 쓴 웃음을 지으며,

경관 [너희들, 초등학생이지? 이런 일은 부모님과 상의해야만 해.]

그렇게 당분간 실랑이를 벌이던 중 경관이 말했다.

경관 [그럼 너희들 담임 선생님 성함은 뭐야?]

우리에게 있어서 부모님 못지 않은 위협이었다.
경관은 우리들의 부모님이나 책임자에게 이야기를 들어야 된단 입장이었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부모님이나 담인은 벌을 주는 존재로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리 마음속에 눈앞에 있는 경관에 대한 불신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이대로 있으면 결국 부모님에게 들킨다...라는.

290

이 경관은 우리 이야기를 믿지 않은 거 같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들이 필사적으로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부모님이니 담임이니 하며 말만 돌리고.
[중년 여자] 에 대한 증거로 사진까지 가져왔건만...
나는 경관에게 한번 더 사진을 꺼내보이며 말했다.

나 [개를 이렇게 잔인하게 죽이는 여자라구요!]

그러자 경관은 잠시 침묵하더니 뜻밖의 한마디를 꺼냈다.

경관 [뭐? 이게 개라구?]

우리는 깜짝 놀랐다. 이 사람, 무슨 소리를 하고 있냐 싶어서.
경관은 계속해서,

경관 [아니, 너희를 못믿는 게 아니야. 좀 더 자세히 알려줘. 여기가 머리?]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몰랐던 것 같다.
나는 해피의 사진을 가리키면서

나 [그러니까....]

설명을 하려 했지만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
확실히 이 사진은 객관적으로 보자면 개 시체로는 안보일지도...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갈색으로 변색된 뼈와 듬성 듬성 남아 있는 털.
우리는 해피가 죽은 다음 날 모습을 봤기 때문에, 부패가 진행되었어도
원래 모습을 알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너덜거리는 걸레 정도로 보일 것이다.

291

나는 다른 사진도 냉정하게 살펴봤다.
나뭇판에 새겨진 저주의 글자, 여자애 사진에 박힌 못.
어떤 것도 [중년 여자]와 연결시키긴 어려웠다.
혹시 경관은 어린애 장난으로 생각해서 부모님이나 담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가?
나는 이대로 여기 있으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나 [분명히 부모님한테 연락할 거야.]

나는 진에게 작게 속삭였다.
진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더니 턱으로 바깥을 가리켰다.
그리고 다음 순간 진은 갑자기 바깥을 향해 달려나갔다.
나 역시 그를 따라 파출소를 빠져나갔다.
뒤에서 경관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우리는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달렸다.

경관은 결국 뒤쫓아오지 않았다.
아마도 장난을 치러온 꼬마애들이 거짓말을 들통날 것 같아서 도망친 것이다.
...라고 생각한 것 같다.
우리는 경관이 뒤쫓아 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 골목길에 앉아 향후에 대한 일을 논의했다.

352

나 [지금부터 어떻게 하지?]

진 [...그게....]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마지막 비장의 카드였던 경찰의 도움은 소득도 없이 사라졌다.

이걸로 전부 해결된다. 그렇게 믿고 있었기에 충격도 컸다.

나 [이대로 가면 그 여자한테 집주소도 들킬 거야...]

나는 무서웠다.

진 [....당분간은 그 여자랑 마주치지 않게 주의해야 해...]

나 [이제 무리야! 쥰의 학년이랑 반까지 알고 있으니까 우리도 들키는 건 시간문제라구!]

진 [하지만 그 여자, 우리에게 무슨 짓을 할 생각이 진짜 있을까?]

나 [뭐?]

진 [일전에 우리들 그 여자랑 만났잖아. 만약 뭔가 할 생각이라면 그 때 했을 거야.]

나 [......]

진 [거기다...산에는 우리들을 저주하는 건 안 보였잖아?]

나 [......]

분명 산에 갔을 때 우리들에 대한 저주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비밀 기지는 부셔버렸지만.
여자애에 대한 사진이 늘어나긴 했지만...
우리들...특히 이름까지 들통난 쥰에 대한 저주도 안보였다.

355

나는 내심 반론하고 싶었지만,
그와 동시에 진의 말처럼 [중년 여자]는 분명 우리에 대해 잊어버린 게 아닐까.
...제발 그래줬으면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진 [우리를 진짜 원망하고 있다면 뭔가 반응이 있어야 되잖아.]

그렇게 말하며 나를 안심시키려 했다.

진 [학교 근처에 돌아다니는 것도 우리가 아닌 사진의 여자애를 찾는 걸수도 있어.]

나 [...그럴까...]

나는 진의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그렇다고 할까, 진의 말을 토대로 나 자신을 납득시키려 했다.
그것은 현실 도피에 가까웠다.
진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중년 여자]에게서 도망칠 방법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그래! 분명 우리들을 잊어 버렸을 거야!]

[잊었어. 분명 잊었어.]

[아, 제길. 쫄아서 손해봤다!!]

[진짜 그 여자 짜증나네.]

그렇게 서로 강한 척 했다.
어떤 의미 자포 자기 상태였다.

363

한동안 그 자리에서 [중년 여자]에 대한 험담을 나눴다.
그러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할 쯤, 우리는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진과 헤어지기 전,

진 [내일은 쥰네 집에 가보자구.]

나 [응! 그럼 내일 봐!]

서로 밝은 표정에 손까지 흔들며 헤어졌다.
내 마음은 조금 가벼워져 있었다.

나 [그래...분명 그 여자는 우리들에 대한 건 까맣게 잊었을 거야. 분명...]

자기 암시라도 걸듯이 나는 그 말만을 반복하며 집으로 향했다.
위를 올려다 보니 구름도 없고 별들이 반짝이는 매우 맑은 밤하늘이 보였다.
그걸 보고있자니 지금까지 [중년 여자]에 대한 고민에 가슴 졸이던 내가 바보같이 느껴졌다.
집에 가까워졌을 쯤,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이 할 시간이 됐단 생각에
발걸음을 보다 빨리 했다.

탁탁탁탁탁....골목 사이로 내 발소리가 울려 퍼진다.
탁탁탁탁탁.

조용한 밤이었다.

탁탁탁탁탁.
탁탁탁탁탁.

응?

내 발소리 말고 다른 발소리가 겹쳐 들렸다.
뒤를 돌아보았다.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아무도 없다.
난 정말 겁쟁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며 다시 달렸다.

탁탁탁탁탁
탁탁탁탁탁

누가 따라오고 있다.


365

한번 더 멈춰 서서 뒤쪽을 쳐다봤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내 발소리에 섞여 누군가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는데도...
나도 쥰처럼 존재하지 않은 [중년 여자]의 저주에 쫓기고 있는 것 인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건가?
그렇게 한동안 계속 뒤쪽을 쳐다보았다.

터질 듯 두근거리던 심장이 잠시 멈췄다.

나한테 좀 멀리 떨어진 뒤쪽, 집 근처에 세워진 오토바이 옆에 누군가 주저 앉아있었다.
아니 숨어 있었다.
달빛만으론 누군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코트를 입고 있다!!

나는 그걸 확인하고 몸이 굳었다.
숨어 있는 사람은 나한테 발견되지 않았다 생각하는 듯 한데, 실루엣만은 확실히 보였다.
나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 여자다!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그 여자!]

넋을 잃을 것 같았지만 본능적으로 달렸다.
정말 필사적으로. 숨도 쉬지 않고 달렸다.

413

나 자신을 잊고 달렸다.
집까지는 이제 몇 미터.
좋아. 이제 도망칠 수 있어!

그러다 머리속으로 한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이대로 집안에 들어가면 우리집이 어딘지 들키잖아.

그 생각이 든 순간, 집을 무시하고 집 옆으로 난 골목길 사이로 달려나갔다.
분명 내 뒤를 쫓아올 [중년 여자]를 떨궈내기 위해.
5분 정도, 지그재그로 골목길을 마구 달렸다.
그러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른 나는 천천히 몸을 세워 뒤를 돌아보았다.

[중년 여자] 로 보이는 그림자도 안보였고 발자국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나는 주위를 경계하면서 집으로 발을 옮겼다.
집근처에 도착한 나는 다시 주위를 경계하다 빠른 동작으로 집안으로 뛰어들었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집을 비운 터라 문이 잠겨 있었지만 재빨리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의 자물쇠를 잠그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니 [후우.....]

우선 진한테 알려줘야 겠단 생각에 신발을 벗으려던 찰라, 현관앞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신발을 벗으려다 몸을 굳히고 현관을 응시했다.
우리집 현관은 미닫이로 불투명 유리가 끼워진 알루미늄 샤시로 되있었다.
바로 그 불투명 유리 저편에 누군가 서있는 그림자가 비쳐보였다.

451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1m도 안되는 거리에 [중년 여자]가 있다!
나는 숨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몸을 딱 고정시켰다.
아니, 아예 움직일 수가 없었다. 마치 가위에 눌릴 것 처럼.
뱀의 시선 아래 놓인 개구리라는 게 이런 심경인 건가.

불투명 유리 너머로 보이는 [중년 여자]의 그림자를 그저 올려다 보았다.
[중년 여자]는 아무 미동도 없이 그저 서있었다.
이쪽에 있는 나를 보고 있는 걸까?
그 때였다.
유리 너머에 있던 여자의 왼팔이 천천히 움직었다.
그리고 천천히 문 손잡이 부분으로 뻗어 가더니

덜컹

문이 흔들렸다.
내 심장은 다시는 없을 정도로 새차게 뛰기 시작했다.
[중년 여자]는 문이 잠겨 있는 걸 확인한 뒤 천천히 원래 자세로 돌아갔다.
나는 여전히 움직일 수 없는 상황,

[중년 여자] 현관문에 더욱 바짝 다가오더니 제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유리 너머로 귀를 살짝 대었다.

안쪽 소리를 들으려 하고 있어!

눈앞에 있는 불퉁명 유리 너머로 여자의 귀가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너무 긴장한 나머지 토할 것 같았다.
심장 고동은 이미 절정에 달해 폭발할 듯 했다.
심장 뛰는 소리를 들킬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 만큼.

457

[중년 여자[는 2~3분 정도 유리에 귀를 대고 있다 일어섰다.
그리고 천천히 뒤를 돌아 걸어갔다.
조금씩 조금씩 여자의 그림자가 희미해지더니 이내 사라졌다.

나 [...갔나....?]

나는 조금도 안심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중년 여자]는 정말로 떠난 걸까?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을까.
아직도 집 근처에 있다면?
만약, 내가 집에 들어오는 걸 [중년 여자]가 봤다면?
내가 있다는 걸 확신한 다음 아까 같은 행동을 한 것 이라면?

그렇다면 그 여자는 분명히 집 근처에 있을 것이다.

나는 천천히 주의를 기울여 신발을 벗은 다음 거실로 이동했다.
전등은 절대 켜지 않았다. 내 존재를 알릴 수 있으니까.
거실로 간 나는 바로 전화기를 들어 진네 집에 전화를 걸었다.
발신음이 3번 정도 울린 뒤 진 본인이 전화를 받았다.

나 [진이야? 위험해. 왔어. 그 여자가 왔어. 들켰어. 들켰다구.]

나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진에게 말했다.

진 [뭐? 어떻게 됐다구? 무슨 일이야?]

나 [우리 집에 그 여자가 왔어. 빨리 어떻게든 해줘.]

나는 진에게 매달렸다.

546

진 [진정해. 집에 아무도 없는 거야?]

나 [없어! 빨리 도우러 와줘!]

진 [우선 문단속 먼저 확인해봐. 그 여자는 어디 있는데?]

나 [몰라! 하지만 방금 전까지 집앞에 있었어]

진 [당황하지마! 우선 문단속이야. 알겠지?]

나 [알았어. 확인해볼테니까 빨리 와줘.]

나는 전화를 끊은 뒤 문단속을 하러 우선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까지 가는 건 전등은 하나도 켜지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오감에 의지해야 했다.
우선 화장실 창문은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게 주의하며 닫았다.
다음은 욕실.
욕실 창문을 천천히 닫고 잠궜다.
욕실에서 나온 나는 거실 뒤쪽 문을 잠그려 이동했다.
복도벽을 더듬으며 이동하던 나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근처 창문을 쳐다봤다.
평상시와 다름 없이 얇은 레이스 커텐이 쳐져 있는 창문 뒤로 사람 그림자가 비쳐보였다.
누군가 창밖에 얼굴을 딱 붙인 채 실내를 들여다 보려 하고 있었다.
집안은 전등을 켜지 않았기에 안의 모습은 안보일테지만 가로등 불빛으로 인해
밝은 바깥쪽 모습은 확연히 보였다.

창문 밖에 [중년 여자]가 흡사 도마뱀마냥 찰싹 달라 붙어 있다.

나는 정신을 놓을 것만 같았다.


548

나는 육식동물을 찾아낸 초식 동물 마냥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다.
온몸이 마구 떨렸다.

저쪽에서 이쪽이 보이는 걸까?

[중년 여자]는 안쪽을 탐색하는 듯 싶더니 그 자세로 그대로 창문 중심으로 이동했다.
창문에서 끼긱 끼긱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울렸다.
[중년 여자]가 오른손으로 창문을 긁고 있었다.

끼긱 끼긱 끼긱

끔찍한 소리는 계속됐고, 내 공포심은 절정을 치달았다.
어째선지 모르지만 [중년 여자]의 기이한 행동에 공포를 느낀 나는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쪼그려 앉아만 있었다.

그러던 중 [중년 여자]는 갑자기 고개를 획 돌리더니 어딘가를 달려 갔다.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몰라서 그냥 창문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다 창문 너머 도로로 붉은 빛이 지나가는 게 보였다.

경찰이다!!

나는 그제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연히 지나가던 경찰차를 보고 [중년 여자]가 도망친 거라고.

나는 당분간 제자리에 주저 앉아 떨고만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었다.
너무 갑작스러워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진의 전화였다.

551

진 [괜찮아?]

나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지금은 어딘가로 갔어.]

진 [부모님이 돌아오신거야?]

나 [아니 우연히 경찰차가 지나간 덕분에 도망친거라 생각해.]

진 [그래? 다행이다. 안 그래도 너희집 근처에 의심스런 사람이 돌아다닌 다고 신고했어.
하지만... 슬슬 위험해. 그 여자한테 집도 들켰고.
....부모님한테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아.]

나 [.....]

진 [나도 오늘 부모님한테 말할테니까. 너도 말해. 진짜 위험하니까.]

나 [....응.]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돌아왔다.
나는 집안의 불도 켜지 않은 채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어머니 얼굴을 본 순간 안도감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머니는 무슨 일인지 몰라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나는 한동안 계속 울다가, 그 날밤 있었던 일과 오늘 있었던 일은 말해줬다.
설명하던 중 아버지도 귀가했다.
아버지에겐 어머니가 설명해줬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그 여자가 서있던 창문 근처를 둘러보았다.
창문 유리에는 예리한 뭔가로 긁힌 자국이 잔뜩 나있었다.
예리한 뭔가라는 말에 나는 퍼뜩 대못을 떠올렸다.
부모님은 나를 꾸짖지 않았다.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아 주었고, 아버지는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679

10분 정도 지나 경찰이 왔다.
경찰에겐 아버지가 사정을 설명했다.
그동안 나는 어머니와 함께 거실에 있었는데, 잠시 뒤 경찰이 내게 그날 있었던 일은 물었다.
해피와 터치에 대한 것, 나무에 못박힌 사진, 비밀기지에 새겨진 쥰을 저주하는 글자,
그리고 방과 후에 만난 것 까지.

[중년 여자[에 관계된 모든 이야기를 했다.
....방금 전에 있었던 일도...

내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다른 경찰관이 창문에서 지문을 채취했다.
내가 이야기한 것중 경찰이 가장 자세하게 물었던 건 여자애 사진에 대한 것이었다.
그 여자애의 용모에 대한 질문을 받았지만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뒷산의 지도를 내가 그려주고 경찰이 조사해보기로 했다.
당분간 우리 집 근처 순찰을 강화하겠단 약속을 한 뒤 경찰은 돌아갔다.
결국 지문은 나오지 않았다.

잠시 뒤 진과 쥰네 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부모님끼리 뭔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지만 [중년 여자]에 대한 것 보단
학교에 어떻게 설명할 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686

그 날 밤, 나는 몇년만에 처음으로 부모님이랑 같이 잤다.
부끄러움 같은 건 조금도 없었다. [중년 여자]가 그 만큼 무서웠으니까.

다음 날 아침, 일어나 보니 8시가 넘었다.
지각한다고 당황해 일어났지만, 어머니가 오늘은 학교에 안가도 된다고 말했다.
학교에는 이미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아버지는 벌써 출근했지만, 어머니는 하루 쉰다고 했다.

아마 쥰이나 진도 학교를 쉴 거라 생각했지만, 굳이 전화는 하지 않았다.

나는 내 방에 틀어 박혀서 [중년 여자]가 한시라도 빨리 체포되기 기다렸다.
제발 이 공포에서 빠져나갈 수 있길 빌었다.

어머니는 어째선지 [중년 여자]에 대해서 하나도 묻지 않았다.
아마도 나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점심 식사를 하고 또 다시 내방에 박혀 있던 중,

하고 집 벽에 뭔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순간적으로 진이라고 생각했다.
진은 나를 불러낼 때 현관에 있는 초인종을 누르는 대신 창문에 돌을 던지곤 했으니까.


688

나는 창밖을 내다봤다.
집앞 골목길에 있는 전신주 근처에 진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어디 숨어 있는 건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는 중
내 방 아래 마당에서 꺄악! 하는 어머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놀라서 창문을 열어 아래를 내려다봤다.
어머니는 아래쪽의 뭐가를 보고 놀란 듯 했다.
나는 뭐가 어떻게 된 건지 몰라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나를 올려다 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담장쪽을 가리켰다.
나는 어머니가 가리킨 방향을 봤다.
거기에는 뭔가 끈적 끈적한 보라색 액체가 흩어져 있었다.
그게 방금 전 쿵 하는 소리를 낸 흔적인가?
그리고 시선을 내려 어머니가 바라보고 있었 곳을 봤다.
거기에는 내장이 삐져나온 커다란 황소 개구리 시체가 놓여져 있었다.
어머니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있었다.
나는 바로 [중년 여자]의 짓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근처를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멍하니 있던 어머니는 이내 거실에 뛰어들어 경찰에 연락을 했다.


690

어머니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아마 이때 처음으로 [중년 여자]의 이상함 알게 된 거라 생각한다.
그렇다. 그 여자는 이상했다.

분명 개구리를 던져 넣은 다음 놀라는 우리 모습을 보고 웃고 있었을 것이다.
근처에서 지켜봤을 거라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이제 이 집은 우리 집이 아니라 [중년 여자]의 새장.
마치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 처럼 느껴져 견딜 수가 없었다.

잠시 뒤 경찰이 왔다. 어제와는 다른 경찰 두명이었다.
경관 한명이 도로 바깥을 조사하는 동안 남은 한명은 나와 어머니에게 질문을 했다.

뭔가를 보지 못했나? 그 때 상황은? 같은 질문이었다.

마지막으로 경관은 불안을 부채질하는 듯한 이야기를 했다.

경관 [분명 어제도 비슷한 일이 있었죠? 범인은 또 다시 이런 일을 할지 모릅니다.]

이에 나는 참지 못하고,

나 [그 여자에요! 코트를 입은 40살 정도의 여자에요! 빨리 잡아줘요!]

반쯤 울먹이며 간청했다.


774

그러자 경관은,

경관 [방금 전에 산에 가보고 왔단다. 개 시체랑 여자애 사진도 찾았어.
지금부터 그걸 조사해 범인을 잡을테니, 안심하거라.]

그렇게 말하며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어머니한테 가서 말하길

경관 [남편분에게 연락을...]

이런 말을 했던 것 같다.
개구리를 던졌던 흔적을 사진을 으로 담은 경관들은 1시간 뒤 돌아갔다.
얼마 있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직 5시도 안됐는데.
어제랑 오늘 일 때문에 걱정이 되서 일찍 돌아온 듯 했다.

저녁 식사 준비를 하는 어머니도, 신문을 읽는 아버지도 아무 말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 불안해하는 것만은 알았다.

나 자신도 언제 [중년 여자]가 올지 불안해서 견딜 수 없었다.
그 날 저녁 식사는 가족들 모두 아무 말없이, TV 소리만이 가득했다.
11시쯤 지나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만일을 위해 1층 거실 전등은 켜놓기로 했다.


775

그 날밤도 부모님과 함께 잠을 잤다.
물론 쉽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갑자기 현관밖에서,

[어이! 뭐하는 거야!]

커다란 남자 목소리와 함께

[끼야아아아아아~]

들어본 적 있는 비명이 들렸다.
[중년 여자]의 비명 소리였다.
우리 가족은 모두 일어났다.
당황한 아버지는 밖으로 나갔고, 어머니는 나를 꼭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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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소리와 함께,

[끼이...끼야아아아!! 젠자아아아앙!!]

다시 [중년 여자]의 절규가 들려왔다.

[얌전히 있어!!]

[날뛰지 마라!!]

이런 남자 목소리도 들렸다.

이때 나는 그 여자가 경찰에 잡혔다는 걸 직감했다.
[중년 여자]는 계속해서 괴성을 질렀다.
나는 어머니의 팔안에서 계속 떨고만 있었는데,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나한테,

아버지 [범인이 잡혔다. 산에서 본 사람이랑 동일인물인지 확인하고 싶다는데...괜찮겠니?]

물론 전혀 괜찮지 않지만, 이걸로 끝날 수 있단 생각에

나 [...응...]

이러헥 대답했다.
그리고 현관 밖으로 나갔다. 밖에선 아직도

[젠장!! 너까지!! 너까지 나를 괴롭히는 거냐아아!!]

[중년 여자]가 굉장히 큰 소리로 들려서 온몸이 부들 부들 떨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나의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다.
밖에는 두 명의 경관에게 붙잡힌 [중년 여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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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엔 너무 무서워 고개를 들 수 없었지만 아버지가 내등을 살짝 밀어줘서
비로소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볼 수 있었다.

경관 두 사람에게 어깨를 잡힌 중년 여자는 땅바닥에 얼굴을 댄 채 나를 노려보고 봤다.
험하게 날뛴 듯 머리카락이 흩어진데다 눈에는 핏발이 섰고 들개마냥 침을 흘리고 있었다.

중년 여자 [너...!! 너는 대체 얼마나 나를 괴롭힐 생각인 거냐아아아!]

여자는 나를 향해 영문 모를 소리를 늘어놓았다.
중년 여자를 붙잡고 있던 경관이,

경관 [산에서 본 사람이 이 아줌마 맞지?]

나는 중년 여자의 광기에 밀려 말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경관은 바로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

경관 [당신을 방화 미수 혐의 체포합니다.]

수갑이 채워진 다음에도 중년 여자는 괴성을 지르며 저항했지만,
경관 두 사람에게 떠밀려 경찰차로 연행됐다.
그리고 경관 중 한명이 우리에게 사정을 설명해줬다.

802

경관[댁 근처를 순찰하던 중 현관 앞에서 사람 그림자를 발견했는데
방금 저 여자였습니다. 현관 앞에 앉아서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 하고 있더군요.
현관앞에 헌신문 놔두셨죠?]

어머니 [예...? 아니...그런 건 안 놔두는데요.]

경관 [그럼 이것도 저 여자가 준비한 건가.]

경관이 바라본 곳에는 두꺼운 신문지 다발이 있었다.
분명 우리집에서 보는 신문사의 것은 아니었다.

경관 [응?]

경관이 신문 틈에서 뭔가를 찾아냈다.

그건 나무판이었다.

거기에는 [xxx 화재로 사망] 이라고 내 이름이 쓰여져 있었다.

나는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내 이름도 알고 있었어.
만약 경찰이 순찰을 안했다면....
그 생각에 조금 정신이 몽롱해졌다.
어머니는 나를 껴안으면서 울었다.

5. 차라

어느 한 건물에 44년된 엘레베이터가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엘레베이터를 타면 귀신이 나올것이라는 망상에 빠져 아무도 타지 않았습니다.

어느날,한 4살짜리 꼬마가 그 엘레베이터를 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꼬마의 허리,목,가슴,팔,다리부분이 무척이나 아파왔던것입니다.

그다음날,아이는 무사했습니다.아이의 엄마가 다가와서 괞찮냐고 물어보는 순간 아이는 질겁을 했습니다.


"엄마,지금 엄마가 보는 차라는 진짜 차라가 아니야.
진짜 차라는 여기서 허리,목,가슴,팔,다리는 나에게 주어서 내가 존재하는 거야.
엄마,내겐 진짜 엄마가 없어.엄마가 내 어줄래??"

6. 공포영화

제 친구와 저는 무서운 영화나 이야기들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여서,

평소 공포영화가 나왔다 하면 같이 보러 가곤 했습니다.

왠만큼 무서운 것은 다 보았고, 웬만큼 무서운 이야기를 다 읽은 후,

저와 제 친구는 이상하게도 호러라는 장르에 끌렸었습니다.

싸이코패스는 아니지만 비위가 좋았던 것인지, 잔인한 장면을 보아도 무섭지 않았고,

오히려 스토리 자체에 깊숙히 매료되었던 건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그렇게 호러를 좋아하던 애가 어느날 갑자기 딱 끊어버렸습니다.

저야 그저 좋아하는 정도였지만, 제 친구는 거의 빠져사는 단계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보자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는데요..

이주일 전, 자신의 친구와 같이 새벽에 공포영화를 컴퓨터에 다운받아서 보던 제 친구는

이제 실제가 아닌것은 질린다고 했었습니다. 마침 그 친구가 기가 약한 애여서 한두번

귀신 비슷한 걸 본 적이 있다고 그거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대요.

그런데 확실한 성격인 제 친구는(..) 직접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거라면서

이리저리 인터넷에 떠도는 '귀신 나오는 동영상'을 친구랑 같이 봤대요.

친구가 그 전까지만 해도 그냥 오싹하거나, 단순히 재미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어떤 동영상을 트니까 반응이 달라지더래요.

제목이 진짜 무서운 동영상이라고 해서 봤는데, 거기는 그냥 여고생 세명이서 떠드는것밖에..

그냥 왜 평범한 이야기 하면서 웃으면서.. 그게 한 오분 정도?

그런데 그친구가 일분도 안된 시간에 끄자면서, 무섭다면서 그러더래요.

화면이 좀 떨려서, 여고생 세명이 귀신 형상으로 보이나 싶은 제 친구가

별것 아니라면서 계속 보자고 한걸 그 친구가 못보겠다면서 나간거예요.

그런데 그 밑에 달린 글이,

그 여고생 세명은 자기들만 있었고, 동영상을 찍은 적이 없대요.

그게 왜 찍힌 지 모르겠다는게, 아마 버튼이 잘못 눌렸었던 것일 거다라는

시시한 내용이였대요.

그래서 그걸 친구에게 말해주었더니 친구가,

"아? 거기 여고생 네명 있었는데?

거기 한명이 자꾸 섬뜩하게 카메라를 봐서.."

7. 여자의 얼굴

제가 고3때 일입니다.

워낙 공부도 안했고 성격도 둥글둥글 낙천적이였던 저도 입시의 두려움에 신경이 곤두섰고 잠도 못자고

입맛도 없던 시기였습니다.

몸이 허약해지면 헛것을 자주본다고 어디선가 들었던거같은데..

고3 때 특히 헛것을 많이 봤는데요.

그 헛것이 귀신이였던거같네요.

야자(PM10시)가 끝나고 집으로 가던 중 일어난 일입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였고 15층 꼭대기 층에 살고있었습니다.

친구랑 중간에 헤어져서 저희 동쪽으로 가는데

자꾸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워낙 겁이 많아 뒤는 돌아 볼 생각도 못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습니다.

저희 아파트 라인으로 들어가는데 불은 다 꺼져있어서 컴컴했고

마침 기다렸다는 듯 엘리베이터는 1층에 있었습니다.

오싹하기도하고 그래서 다다다 뛰어서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닫기 버튼을 누르는데 문이 닫칠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아 왜이래 무섭게.. 고런 생각을 하며 닫기 버튼을 계속 눌렀습니다.

실랑이 끝에 엘리베이터 문은 닫쳤고 15층으로 올라가는 중

저희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앞에 창문이 있는 엘리베이터입니다.

멍하게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층 한층 올라갈 때마다 원래는 컴컴해야 되는 복도에

불이 계속 켜지고 있었습니다.

멍한와중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 엘리베이터 창문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얼굴이 보이는 겁니다.

근데 희안하게도 그 여자 얼굴이

창문에 붙어서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는거..

8. 녹색 점퍼

어느 영어학원의 일이야. 왜 있지, 공사 중이라 민간인 출입금지 구역말이야.

그게 그 영어 학원 옆에 있었거든? 근데 원래 그게 공동 묘지였어.

그래서 더더욱 그 학원에 다니고 싶지 않았어.

왜냐하면, 사실 산이 두개였는데, 바로 학원 자리가 원래 다른 공동 묘지 산이었거든.

처음 공동 묘지산(그러니까 학원이 자리잡은 산!)은 쉽게 공사를 했는데,

그 옆의 산은 공사하려고 하면 날씨가 dirty하게 나쁜 거야.

그래서 한 몇 달쯤 그냥 냅뒀대. 그런데 그게 잊혀져버려서

몇 주 뒤에는 많은 학생들이 그 영어학원에 다녔대.

그리고, 고등부 시간이 되어서 한 새벽 6시 쯔음, 담당 선생님이 학원에 들어왔다 문을 열고,

잠깐 화장실에 갔는데... 다시 학원에 들어가니까 CCTV로 보이는 화면을 무심코 봤는데,

왠 녹색 점퍼를 입은 학생이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어.

선생님은 기특하네-, 하면서 데스크에서 그 학생을 바라보다가 깜빡 졸았어.

얼마나 지났을까? 그 선생님을 깨우는 소리가 나서 일어났더니

다른 학생이 선생님을 깨우고 있더라고.

....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과 점심을 먹었어.

그리고 아까 그 이야기를 말했지. 어떤 녹색 점퍼를 입은 학생이 학원 문을 열 때 부터

자습실에서 공부를 열나게 하더라고. 누구 반이냐고.

그런데, 뭐든 선생님들이 오늘 녹색 점퍼를 입고 온 학생이 없다는 거야.

다들 이상해서 CCTV를 보니, 녹색 점퍼를 입은 학생이 공부를 하기야 하는데,

자세히 보니까 다리가 없더래... 더 놀란건, 이 아이가 실존 인물이었다는거!

게다가 선생님을 깨우는 다른 학생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때, 그 아인 사라졌고.

제공자(저, 그러나 친구들에게는 제공자)의 말로는 실화래.

9. 나 홀로 집에(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

어떤 여자가 있었어. 그 여자는 직장에 가느라 늘 아침 7시 마다 출근을 하지.

"좋아. 불도 다 껐고, 가스도 잠궜고. 아예 전기 차단기를 내려야지!"

워낙에 절약이 심한 여자라 이렇게 가끔씩 아예 전기 차단기를 내리고 직장을 가는 일도

있었어. 그날도 꼭 이렇게 했지.

그런데 직장에서 일을 열심히하고 돌아오려는데, 회식때문에 그만 새벽 1시가 되서 들어왔어.

헤롱헤롱한 상태로 겨우겨우 문을 열고, 들어왔어.

보일러가 세게 틀어져 있어서인지 술을 많이 마셔서인지 후끈하고.

샤워나 해야지. 하고 거실 전등을 끄고 방에 들어가 전등을 켰어.

옷을 침대 위에 말끔히 접어 두고 욕실에 들어갔지.

샤워가 끝난뒤, 여자는 새 옷으로 갈아입었어.

다시 거실 전등을 켜고 TV를 봤어. 그러다 출출해져서 고구마를 쪄 먹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끝나자, 여자는 잠자리에 들려다가...

"아, 옷!"

하면서 아까 침대 위에 어질려펴 진 옷을 정리하다가,

무서워져서 마구 밖으로 뛰어나갔어.

*해석(대사) : 자, 알겠어? 이 여잔 이미 전기 차단기까지 내리고 나갔다고.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보일러가 켜져있고. '거실 전등도 끄고'라니까 거실 전등도 켜져있고.

가스도 잠궜는데 바로 고구마를 쪄먹고. 그 뜻은 집안에 누가 있다는 것.

게다가, 분명 샤워하기 전에는 말끔하게 접혔던 옷들이 나오니 어질러펴져있는 것.

이 뜻은 '집 안에 아직도 누가 있다'지

10. 할아버지

저는 이름 모를 어떤 할아버지와 꽤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할아버지와 처음 만난 것은 약 7년 전, 그러니까 제가 중학교 1학년 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까지 쭉 가평에서 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구리시로 이사를 오게 됐습니다.

당시 3월은 3월이 아니었습니다. 입학식 당일에는 눈이 발목 높이까지 쌓였고 그 후로도 몇 번 크게 눈이 왔었지요.
날씨는 당연히 추웠고요. 가뜩이나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한 저는 정신이 없는 와중에
감기까지 걸려 여러모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집과 중학교 사이에 거리가 걸어서 약 20분 정도 됐습니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때라서 버스를 타고 다니는 건 생각도 못해봤고,
때문에 늘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을 타고 학교를 다녀야 했습니다.

언덕길은 짧기는 했으나 꽤 가파른 경사였습니다. 거기다 날은 영하에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죠.
학교가 끝날 즈음에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한 저는 어지러움을 억지로 참으며 그 언덕길 앞까지 도착했습니다.
정말 죽을 맛이었지만 거기서 바람을 쐬고 있느니 차라리 빨리 집에 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고 언덕길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직도 그 때가 생생합니다. 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볼이 터질 것 같았죠.
눈알마저 시려워지자 저는 눈을 감고 최대한 몸을 웅크린 채로 빨리 집에 가자, 빨리, 빨리.
이런 생각을 하며 정신없이 걸었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주위가 몹시 따뜻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제가 어떤 상가 안에 들어와 있더군요.
정말로 평범한 상가였습니다. 양 옆으로 자그마한 가게들이 나있고 사람들은 걸어 다니거나
가게에서 뭔가를 사는 그런 곳이었죠. 상가의 양 끝에는 유리문이 있었고
사람들은 거기를 통해 이 상가를 드나드는 듯 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로 이상한 일입니다.
구리시 사시는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구리시 체육관 언덕길은 굉장히 황량합니다.
그 너머 꽃길은 술집이나 노래방이 즐비하지 큰 상가는 없죠.
더군다나 제가 보았던 그 상가는 구리시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처음 보는 장소였습니다.

헌데도 저는 그 곳이나 그 곳에 있는 저 자신이 이상하단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열이 나서 괴롭다,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저는 앞에 보이는 유리문을 향해 걸었습니다.
이 곳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상가를 벗어나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그 때 누군가 제 팔을 낚아챘습니다. 보니까 처음 보는 할아버지가 저를 잡아 질질 끌고 가시더군요.
할아버지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약 70대 정도의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셨는데
얼굴은 화가 난 듯이 잔뜩 일그러져 있었습니다. 위에는 소위 말하는 깔깔이라는 누런 패딩 점퍼를 입고 계셨고요.

저는 무섭기보단 너무 당황스럽고 아팠습니다. 제 팔을 잡아당기는 할아버지의 팔 힘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도저히 70대 노인의 힘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도였습니다.
거기다 이 할아버지 뭐가 그리도 화가 나셨는지 온갖 쌍욕을 저에게 퍼부으시더군요.
정신 나간 년. 여기는 왜 왔냐. 등등.

할 수 있는 반항은 다 해보았지만 아무리해도 할아버지의 손에서 벗어 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어떤 사람하고 세게 부딪히게 됐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날만큼 세게 부딪혔죠.
할아버지가 잡아당기는 바람에 생긴 일이었지만 그 사람한테 너무 미안해서 고개라도 꾸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거기엔 웬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모습이 생생합니다.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창백하다 못해 파랗게 보이는 얼굴에 검은 목폴라, 검은 코트.
무엇보다 섬뜩했던 건 그 남자가 저를 보며 히죽 웃던 모습입니다.
그 남자는 저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제 뒤를 쫓기 시작하더군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더 화가 난 것처럼 큰 소리로 욕을 지껄이면서 아예 뛰는 것처럼 빠르게 걷기 시작하셨습니다.

상가 끝에 다다르자 할아버지는 유리문을 벌컥 열었고
저를 바깥으로 밀치며 다시는 여기 오지 말라고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바닥에 바로 엎어졌고 너무 아프고 괴로운 나머지 잠깐 정신을 잃었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어머니 말에 따르면 제가 횡단보도를 건너다 중간에 쓰러졌다더군요.
오토바이 한대가 바로 제 앞을 지나치려했는데 제가 앞으로 엎어지면서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했다고 하더군요.

그 후 몇 년이 지난 후에 벌어진 일입니다.

저는 가위는 눌려도 꿈은 꾸지 않는데요. 그 날은 유난히 선명한 꿈을 꾸었습니다.
저희 가족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습니다. 그 때 저 앞에서 누가 손을 흔드는 게 보였습니다.
바로 그 할아버지였습니다.

부모님이 차를 세우자 할아버지가 버럭버럭 화를 내며 차문을 열고
저를 포함한 가족들 모두를 차 밖으로 끌어냈습니다.
헌데 아버지가 기어코 차를 타고 가야한다며 억지를 부리시는 겁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저한테 오늘 절대로 너희 아버지가 차를 타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하셨습니다.

꿈에서 깼는데 기분이 정말 묘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한테 말씀드리려 했지만
하필 그 날 아버지가 지각을 하시는 바람에 꿈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했고,
아버지는 급히 차를 타고 회사로 향하셨습니다.

학교에 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셨다고.
앞차가 화물트럭인데 거기에 싣고 가던 물건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8주를 입원해 계셨는데 의사 말로는 그래도 천만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아버지한테 그 꿈 이야기를 말씀드렸더니 그런 걸 왜 이제 이야기 하냐며 혼 난 게 기억납니다.

마지막 일화는 최근의 것입니다.

작년 겨울 부모님이 부부동반 해외여행을 떠나시면서 약 5일 정도 저 혼자 집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날밤은 친구들을 불러서 놀다가 밤을 세고 그 다음날 저 혼자서 잠에 들었죠.
지금은 꿈이라고 말하지만 당시엔 그게 꿈인지도 몰랐습니다. 무작정 목이 말라서 거실로 나갔는데
그 할아버지가 마루에 딱 버티고 계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를 붙잡더니 물도 못 마시게 하고 다시 방으로 돌려보내셨습니다.
그러더니 문을 잠그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문을 열어선 안 된다고 엄포를 놓으시더군요.
저는 영문도 몰랐지만 그래야할 것 같은 불안함에 사로잡혀서 일단 문을 잠그고 구석에 앉았습니다.

이윽고 누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아주 정중한 노크였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섬뜩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까 어머니 목소리가 났습니다.
그래도 문을 안 여니까 아버지 목소리가 나면서 누군가 문을 쾅쾅 두드리더군요.
정말로 무서운 경험이었습니다. 끊임없이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문을 열라고 재촉하는 가족, 친구들의 목소리.

공포에 시달리던 저는 엉엉 울면서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는 날까지 쭉 이모네 집에서 머물렀고요.
만약 그 때 문을 열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그리고 저를 세 번씩이나 도와준 그 할아버지는 아직도 궁금합니다.

11. 할아버지2

이 이야기는 제 동생이 직접 겪은 이야기로, 대필 투고합니다.

2009년 12월 시흥에서 있던 일입니다.

그때 당시 저는 집을 나와 자취하고 있었습니다.
워낙 외로움을 많이 타서 친구였던 가양을 룸메이트로 불러다 같이 살았는데,
가양이 기가 센 덕분에 종종 무언가 보이곤 했던 전 함께 지내는 동안만큼은 편히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물론, 보이는 일 역시 없었습니다.

가양과 지내는 동안 보이지 않는 일에 익숙해지고, 서서히 잊고 지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가양이 배가 고프다고, 밖에서 사먹고 오자고 보챈 탓에 새벽에 외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고양이 모래도 사와야 할 때라, 나간 김에 이것저것 사다보니
돌아오는 길엔 군것질 거리와 고양이 모래를 비롯한 여러 가지로 양 손에 한 짐씩 들게 되었지요.

그때 가양은 남자친구와 전화를 하고 있었고, 양 손에 한 짐인 저와 달리 작은 비닐봉투 하나를 들고
저만치 앞 서 걷고 있었습니다. 들린 짐의 무게 탓인지, 걸음의 탓인지 저보다 빨리 걷던 가양은
어느 샌가 까마득하게 멀어지고 있더군요.

자취방으로 가려면 직선으로 늘어선 세 개의 교차로 중 두 개를 지나 세 번째 교차로에서
오른 쪽으로 꺾어야 들어가야 하는데, 저는 첫 번째 교차로에 있었고,
가 양은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겨울 새벽이라 날은 어두웠고, 길도 어두워서 누가 불쑥 튀어나올까 무서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걸어야 했습니다.
다행히도 길 양쪽에 주차하더라도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넉넉하게 넓은 2차선이라
누가 지나가든 훤히 볼 수 있어서 주위만 잘 살핀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방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주위를 살피며 걸었습니다.

이른 새벽이긴 하지만 멀지 않은 곳에 유흥가가 있어서 그런지
새벽부터 할아버지 한 분이 나와 계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나와 계신지 모르지만 첫 번째 교차로의 왼쪽 길에서 가만히 서 계셔서 저는
두 번째 교차로를 지나며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았고,
세 번째 교차로에 접어 들 때까지 지나가는 사람 하나 보지 못하고 별 일 없이 오른 쪽으로 길을 꺾었습니다.

멀리서 웬 사람이 하나 서 있는 것이 보이더군요. 가 양은 아니었습니다.
어렴풋이 보이는 형체에 이 시간에 나온 사람이 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원룸을 향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원룸에 가까워 질수록 사람의 형체는 점점 뚜렷한 모습을 띠며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음으로 바뀌더니,
형체가 완전히 눈에 들어오자 그 사람이 첫 번째 교차로에서 본 할아버지임을 알았습니다.

제가 밤눈이 아무리 어둡다지만 세 번째 교차로를 지나야 갈 수 있는 이 길로,
할아버지가 달려가는 것을 못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길 구조상 분명 그러했고, 전 두 번째 교차로에서 할아버지가 한 자리에 가만히 서 계시는 것을 분명히 봤으니까요.

그제야 전 할아버지가 산 사람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무서워져 슬며시 눈을 아래로 깔고 걸었습니다.
걸음은 무거웠고 제가 걷고 있는지 아닌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겁에 질려 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지가 사라지셨는지 확인하고자 슬쩍 시선을 올렸는데, 그때 그만 마주쳐버린 겁니다.
한 자리에 꼼짝 하지 않고 서 계신 할아버지와!

시선이 마주친 할아버지는 얼른 오라는 듯이 저를 향해 손을 흔드셨습니다.
겁에 질린 전 제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죠.
손짓의 횟수를 더 할수록, 고개를 저으며 끝까지 거부하자 할아버지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지더니
할아버지 쪽에서 다가오시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있다간 정말 할아버지와 어디론가 가야 할 것 같아서 먼저 간 가 양을 부르고 싶었지만,
할아버지가 계신 탓인지 할아버지 뒤로 밤안개가 낀 듯 까맣게 되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 앞에 당도하신 할아버지는 당연하게 손을 내미셨지요.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그 손은 저더러 잡으라고 하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 손을 잡으면 전 분명 끌려가겠지요. 그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전 손을 내밀게 되었습니다.
네. 분명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앞 서 말씀드렸다 시피, 제 양 손엔 고양이 모래 등의 무거운 짐이 잔뜩 들려 있었고, 그 탓에 내민 것은 손이 아니라 들고 있던 커다란 비닐봉투가 되고 말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그리 되어버린 상황이 무서운 가운데에서도 어찌나 우습던지.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써야 했는지 모릅니다.
그 탓에 제 얼굴은 일그러졌고, 그 상황이 유지될수록 할아버지의 얼굴도 더 무섭게 일그러졌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끝끝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저를 더 이상 기다리실 수 없으신지
손가락질을 하며 무척 화를 내셨습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전 좀처럼 들을 수 없었지만 할아버지의 말이 반복될수록 조금씩 귀가 뜨이는 것처럼 소리가 들리는 듯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뭐라 화내시는 지 조금은 알 것 같을 때쯤이 되자 할아버지께서는 손가락질을 그만 두시고
직접 끌고 가시려는 것처럼 제게 손을 뻗으셨습니다.

그때,

"야!"

가양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할아버지와 저 외엔 없었던 기묘한 침묵을 찢고 들린 가양의 목소리는 무척 또렷해서,
그 소리를 들은 할아버지께서는 못 마땅한 표정을 지으시며 제게 뻗었던 손을 거두셨습니다.

"너 거기서 뭐해?"

가양이 버럭 소리치며 다가오자 할아버지께선 더 이상 제게 화를 내지 않으셨습니다.
손가락질도 하지 않으셨고, 방해받아 몹시 속상한 것처럼 잔뜩 얼굴을 찌푸리시더니
가양이 더 가까워지기 전에 제 앞에서 깨끗하게 사라지셨습니다.
그 날 이후 자취를 그만 둘 때까지 새벽 외출은 하지 않았고, 두 번 다시 할아버지를 뵙는 일은 없었습니다.

12. 1박 2일

-1박 2일-

더운 여름, 에어컨 없는 작업실을 피해 전 더위를 도저히 견딜 수 없을 땐 24시간 개방 롯데리아에 가서 작업을 하곤 합니다. 한창 작업하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여대생들이 떠든 이야기를 옮겨봅니다. (그 여대생의 시점으로 쓰겠습니다.)

저는 올 여름, 친한 오빠들과 친구 등, 8명이 펜션을 빌려 1박2일 여행을 갔습니다.
펜션은 넓은 방이 두개 있었고 시설이 깔끔했음에도 유난히 싼 숙박비 때문에 다들 만족하며
짐을 풀고 놀기 시작했어요.

펜션에서 밤늦게까지 먹고 마시고 놀다가 일행 중 4명은 지쳐 옆방으로 잠을 자러 갔습니다.
남은 저를 비롯한 네 명은 다른 방에서 계속 떠들고 노는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자러 들어간 언니 중 한명이 천천히 엉금엉금 기어 나오더군요.
그러더니 방문과 현관문 사이에 놓인 냉장고에 머리를 쿵쿵쿵 박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쿵쿵쿵 박더니 다시 자던 방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갔습니다.

잠이 덜 깬 건지, 그 꼴이 우린 너무 웃겨서 깔깔 거리며 웃었는데, 점차 아무도 웃지 않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방으로 기어들어간 언니가 다시 천천히 기어 나오더니 또 냉장고에 머리를 쿵쿵쿵 박고 다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쿵쿵쿵…….

점차 우리는 무서워져서 그 언니를 깨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언니를 일으켜 세워 억지로 잠을 깨웠습니다.
그랬더니 정신을 차린 언니가 마구 울더군요. 그렇게 한참을 울더니 우리가 놀고 있는 방구석에 자리를 잡고는
다시 잠을 청했습니다. 우린 괜히 오싹하기도 하고 기분도 묘해져서 더 놀 기분도 들지 않아
다들 그 방에서 한자리씩 차지하고 잠을 청했고요.

다음날,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궁금해져서 그 언니에게 어젯밤에 왜 그랬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언니를 비롯해, 옆방에서 잠을 자던 4명의 친구들까지 전부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그 친구 중 한명이 천천히 말을 꺼냈습니다.

사실, 옆방에서 자던 언니를 비롯한 일행 4명은 전부 동시에 가위에 눌렸답니다.
그리고 4명이 동시에 어떤 머리를 산발한 여자 귀신을 봤다더군요.

그 여자귀신은 네 명을 천천히 둘러보더니 결정했다는 듯, 그 언니의 머리채를 잡고 밖으로 질질 끌고 갔다고 합니다.
그 언니는 당연히 끌려가지 않으려고 저항하다 냉장고에 머리를 쿵쿵쿵 박았고,
냉장고에 걸려 귀신이 머리채를 놓치면 언니는 다시 방으로 도망갔다가 다시 끌려나오길 반복했다더군요.

그리고 나머지 세 명은 가위에 눌린 채 언니가 귀신에게 끌려 다니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고 합니다.

13. 패스트 푸드 매장

고등학교 2학년 봄부터 집 근처 M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 했습니다.

주변에는 주택가도 많고 아파트단지도 많아서 꽤 장사가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밤 10시에 퇴근했는데, 아르바이트 하는 도중, 매장 근처로 이사 오게 되어 새벽까지 일하게 되었습니다.
마감조로 편성된 것입니다.

제가 일하던 매장은 2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2층 청소를 밤늦게 하게 됩니다.
매장 건물 2층에는 병원과 미용실도 있었지만, 밤 9시에 문을 닫아서,
9시 이후에는 불이 꺼져 2층 복도가 컴컴했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2층에서 청소를 하던 동생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뛰어내려와 숨을 헐떡이고 있었습니다.
자초지종을 묻자 동생은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복도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요. 형. 근데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요."

동생은 무서워서 더 이상 청소를 하지 못하겠다고 해서 결국 제가 올라가서 청소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워서 지레 겁먹고 혼자 착각했거니 생각했지만,
2층에서 빗자루 질을 하다 복도 쪽을 본 순간 저는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사람의 피부색이 아닌, 석고상 색을 한, 게다가 발목만 존재하는 그것이 복도를 걸어 다니고 있던 겁니다.
저는 못 본 척 하면 되겠지, 되겠지 생각하다가 결국 엄청난 공포에 압도되어 청소하다가 1층으로 도망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

저희 매장 직원 휴게실은 지하주차장 한편에 마련되어있는데 동료들이 밤늦게 혼자 들어가 옷을 갈아입을 때마다
지하주차장에서 누가 시끄럽게 뛰어다닌다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된다며 손사래를 치며 믿지 않았었는데,
자재배송을 시범적으로 새벽에 한다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자재를 받으면서 올 테면 와봐라 라는 식으로 자재를 창고에 정리하기 시작했고,
마지막 남은 박스를 들며 '뭐야 아무것도 안 나오잖아, 소리도 안 들리네. 뭘' 이라고 생각한 순간…….

제 눈앞엔 푸른색 줄무늬 카라티를 입은 어떤 남자의 인영이 절 뚫고 지나갔습니다.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중에 오금이 저린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말 그대로입니다.
그 인영이 절 뚫고 지나가는 순간 다리가 굳고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느낌이 났습니다.
그대로 물건을 정리하는 것도 잊고 전 매장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주방 뒷문 복도에서 매니져에게 방금 겪은 일을 하소연하는데, 그 말 아시나요?

혼령들은 자기 이야기를 하면 그곳으로 찾아온다는 소리를. 마치 그 말이 생각나듯, 갑자기 그 여자 매니져가

"갑자기 소름이 돋게 춥다. 넌 안 그러니?" 라고 하시고는 팔을 문지르며 주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전 설마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 주방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뒤통수가 짜릿해지고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다리가 굳어버렸습니다. 아까 본 남자의 인영이 다시 스쳐지나간 것입니다.

그 이후로 대낮에도 주방 뒷문으로는 잘 다니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지하주차장에 있던 주인 없는 차 이야기입니다.

지하주차장 왼편 구석은 정말 그쪽으로 둔한 사람이 가도 오싹 하다고 할 만큼 으스스한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하얀색 승용차가, 언제 주차해놓았는지도 아무도 모른 채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기분 나쁘게도 남자의 인영을 본, 그 왼쪽 구석에 말이죠.

같이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 차 운전석에 사람 머리만 둥둥 떠 있더라, 발목만 돌아다니다가 그 차 아래로 숨더라.
라는 이야기가 한참 떠돌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부산에서 올라온 신입 매니저 형님 한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세상에 귀신이 어딨냐고 저희에게 다그치며, 다 너네 피곤해서 그런 거다 라며 말을 항상 끊으셨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 그 매니저 형님께서 창고에 자재파악을 하시러 내려가신다고 하고 5분정도 흐른 뒤였습니다.
지하에서 단발마의 비명이 들리고는 그 형님은 마치 혼이 빠져나간 사람마냥 식은땀을 흘리며 뛰어올라오셨습니다.
그리고 물을 한잔 들이키고선 저희에게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있었어……. 머리만…….그리고 발목이 돌아다녔어……."

그 매장에서 오래 일하던 사람들끼린 아직도 그걸 추억거리 삼아 가끔 얘기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 하얀 발목은 지하주차장에서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14. 나란히 누웠을때

4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 갓 입사하여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하숙집을 구해 살고 있었습니다.

신촌역과 이대역 사이에 있는 모텔촌 뒤에 위치한 낡은 2층 주택인데,
대문을 열고 들어서서 큰 나무가 있는 마당을 지나 현관문으로 들어가서
나무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주인집에서 2층 베란다(?) 쪽에 판넬과 샷시로 만든 쪽방이 있었는데,
2층에서 다시 신을 신고 베란다 쪽으로 나와서 왼쪽으로 돌아서면 입구가 있는 구조였습니다.

원래 혼자 살려고 구했는데, 마침 친구 한 명이 지금 사는 집이 불편하다며 같이 살자고 하여,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1인실로 구했던 방이라 좁아서 발을 입구 쪽으로 두고 제가 항상 오른쪽에서 자고
친구가 왼쪽에서 잠을 잤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날, 다른 친구 한 명이 서울에 놀러와서 함께 자게 되었는데,
어쩌다보니 제가 제일 왼쪽에서, 놀러온 친구가 중간, 같이 살고 있는 친구가 제가 자던 오른쪽에 에서
나란히 일렬로 누워서 자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다 문득 정신이 들었는데 제 머리 뒤쪽 방 밖으로, 마당에 있는 큰 나무 앞에 긴 머리를 사방으로 너울거리는,
흰 원피스를 입고 있는 투명한 파란빛을 내는 어떤 여자가 2층 높이에 떠서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가
제가 자기를 눈치 챘다는 걸 알았습니다.

절 쳐다보며 씨익 웃더니, 순식간에 뒤쪽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제 위쪽 공중에서
제가 누운 자세 그대로 바꾸고는 그대로 서서히 제 몸 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무서운 마음에 움직이려고 했으나 꼼짝도 못한 상태로 파랗고 투명한 그 여자가
서서히 제 몸 속으로 겹쳐지며 들어오는 걸 느끼고 있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쯤 들어오니 그 들어온 부분만 서서히 차가워지고 몸은 움직일 수 없고 이대로 내 몸에 다 들어오면 어떡하나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이 방엔 들어오는 방문이 발쪽에 위치한 방문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순간 되감기라도 하듯 그 여자가 제 몸에서 휙 밀려나고 방밖으로 밀려나서
처음 공중에 떠 있던 그 장소로 되돌아갔습니다. 제 머리 뒤쪽에 있던 방문도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눈이 찢어질듯 매섭게 치켜뜨고는 “문이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그 때 벌떡 일어났는데 온몸이 차가운 와중에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리고 땀은 뻘뻘 흘리면서
정말 어린아이처럼 펑펑 울었습니다. 놀란 친구들이 일어나서 안아주고 달래주고
원래 제가 눕던 자리에 눕혀준 다음에서야 지쳐서 잠들었습니다.

그 이후엔 그 방에서 잘 때는 절대로 왼쪽에서 자지 않았고, 그 여자를 본적도 없습니다.

친구한테 이 경험을 얘기했더니 세 명이 나란히 누워서 자면 한 명이 그런 경험을 하게 된다는 옛말이 있다고 합니다.

15. 노래방 아르바이트-


지인이 겪은 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갓 대학에 입학한 그녀는 용돈을 벌고자 아르바이트를 구하다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번화가의 한 노래방 입구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벽보를 봤다고 합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들어가자 사장님이 "여자네." 라고 말하며 야간에 하는 일인데 할 수 있겠느냐고 묻더랍니다.

그 당시에 다른 아르바이트의 두 배 가량 되는 시급에 끌려, 열심히 하겠다, 시켜만 달라며 자신만만했고,
사장님은 잠깐 망설이다가 승낙했다고 합니다.

밤새 술 마시는 주점 노래방은 아니고, 단순한 노래방 이였기 때문에,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는 운영하지 않았고,
번화가였지만 그렇게 손님이 많이 들지도 않아서 정해진 시간보다 항상 마감을 빨리했다고 합니다.

보통 밤 12시에서 가끔 정말 늦으면 새벽2시정도에 마감을 하곤 했는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4일째 되는 날, 그날 유독 손님이 없었고,
들어온 손님들은 이상하게도 30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가더랍니다. 그래도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합니다.

밤 12시 쯤 마감을 하기위해 홀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혼자 적적하게 청소를 하려니 심심해서,
노래방 기계에 노래를 잔뜩 예약하여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며 열심히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당시 쿨의 애상이 나오고 있었고. 신나게 부르며 바닥을 닦고 있는데,
갑자기 한 부분에서 음악이 멈춰서 렉걸린 듯 튕기더랍니다.
"너 도대체 뭐하고 다니니, 그게 아냐 냐 냐 냐 냐 냐 냐" 이런식으로요.

기계가 고장 났나 싶어 모니터를 손으로 몇 번 쾅쾅 두드려보았는데,
갑자기 이유모를 소름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돋더랍니다.
그래서 밀대걸레도 던져놓고, 노래방 카운터 옆에 있는 쪽방에 숨었답니다.

덜덜 떨고 있는데, 그 소리가 냐 냐 냐 냐 점점 더 커지더니, 소리가 쪽방 쪽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더랍니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소리 지르면서 밖으로 달려 나갔답니다.
그대로 사장님께 전화를 걸어 이런 일이 있었다, 안에 못 들어가겠다. 했답니다.
사장님은 아무 대답없이 가만히 듣고만 계시다가, 알겠다, 문 잠그지 말고 그냥 집에 가라고 하셨답니다.

그리고 당분간은 그런 일이 없었습니다만 나흘째 되던 날이었답니다.
어김없이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그날의 공포는 잊은 채 잡담을 하며 청소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맨 구석에 있는 방에 가장 큰 룸을 청소하러 들어갔을 때,
어떤 여자 분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테이블 옆에 서 있더랍니다.
그녀는 오죽 했으면 일행이 버리고 갔을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어 비꼬는 듯이
"저기요. 집에 안가세요?" 라고 물었답니다.

그러자 만취된 듯 비틀비틀 거리던 그 여자가 갑자기 몸을 똑바로 우뚝 세우더니, 고개를 번쩍 들더랍니다.

눈썹이 없고, 검은자위가 없이 새하얀 눈동자를 가진 여자가 갑자기 자길 쳐다보는데 소름이 끼쳤고,
그 여자 입에서 뭔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확인한 순간 바로 노래방에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 냐 냐 냐 냐 냐 냐.
... 냐 냐 냐 냐 냐 냐.

그 자리에서 또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왔고, 바로 아르바이트를 그만 두었다고 합니다.
그 여자가 사람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지만 그런 기괴한 손님(!)이 있는 노래방이라면
아르바이트생이 잘 구해지지 않는 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16. 미닫이장

제 친구는 이층집에 삽니다. 친구의 방은 2층에 있는데, 2층의 양 옆으로 오르내릴 수 있는 계단이 두 개 있고,
친구의 방에도 마찬가지로 문이 2개 있어 어느 계단으로나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습니다.

그 때, 한 쪽 문으로 똑, 똑, 하는 노크 소리가 들렸습니다.
친구는 무의식적으로 문을 열어 주려고 다가가다가 집에 자신 말고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손을 멈칫했습니다.

심지어 문은 잠기지도 않은 상태였지만 문 밖의 누군가는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무서워진 친구는 살금살금 다른 쪽 문으로 가서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그 문이 닫히기가 무섭게 또다시 이번에는 자신의 방 안에서 똑, 똑, 똑, 하고
좀 더 빠른 노크 소리가 들렸습니다. 자기가 방금 나온 방에서 말입니다.

친구는 공포에 질려서 계단을 거의 달리듯 빠르게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녀의 뒤에서 뛰어서 따라오듯 두두두두두두, 하고 빠른 발소리가 났습니다.

거실로 뛰쳐나온 친구는 일단 보이는 대로 미닫이장에 숨었습니다.
미닫이장에 들어가, 조용히 웅크린 채로 숨죽이고 있는데,
빠르게 그녀를 따라오던 발소리가 바로 그 친구가 숨어 있는 미닫이장 앞에서 뚝 멎더랍니다.
친구는 정말로 숨 쉬는 소리도 내지 않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 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친구가 있는 쪽의 반대편 문으로 뭔가가 뚫고 들어오더랍니다.

그것은 여자의 시체처럼 하얗고 창백한 손이었는데, 기묘하게도 무엇을 쥐려는 듯 힘줄이 서 있었고,

그 손이 장 안을 미친 듯이 휘저으며 무언가를 쥐려는 동작을 했습니다.

친구는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 입을 막고 있었는데, 그만 '히익'하고 짧은 소리를 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주 작은 소리였는데도, 친구가 그 소리를 내자마자 미친 듯이 휘저어지던 손이 뚝 멎더랍니다.
그러더니 이 손은 다시 스르르 빠져나갔습니다.

그런 다음에 손이 나간 그 구멍으로 쾅! 하고 여자의 머리가 들어왔습니다.

친구는 바로 이 순간 잠에서 깨었습니다. 잠에서 깼을 때 온 몸에 땀이 흠뻑 젖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여자의 얼굴은 정말 죽은 사람처럼 기묘하게 일그러진 기이한 형상이었는데,

휘둥그렇게 뜬 시뻘겋고 붉은 눈과 거의 귀까지 찢어지다시피 한 미소가 계속 생각나서

친구는 한동안 일어나지를 못했다고 합니다.

그 미닫이장은 원래 거실에 있던 붙박이 가구였는데,

친구가 그 미닫이장을 너무나 두려워했지만 붙박이라 뜯어내기가 곤란한 상황이었고,

결국은 문만 뜯어서 이불장으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아직도 그 미닫이장 가까이 가면, 뒤를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무섭다고 합니다.

17. 도깨비터

6년 전 일입니다.

가정사정이 조금 나아져 고양시 덕양구 변두리에 위치한 신축 빌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새로 지은 건물에 단지수도 많아서 꽤나 입주자가 몰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얀색 나무 외벽에 화강암으로 깨끗하게 마감된 건물을 보며 입주할 때 정말 설렜었습니다.

이사를 끝마치고 지내게 된지 거의 반년정도 지났을 겁니다.
동생이 자기 방에서는 무서워서 못자겠다고 자꾸 제 방으로 와서 자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자초지종을 물어도, 그냥 누가 잘 때 자기를 건드리는 거 같다.

자꾸 자기를 노려본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 어린 동생이 혼자 자기 무서워서 그런가보다 하고 이해를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아버님이 택시를 운행하시다가 사고가 나셔서 다치신 겁니다.

가볍게 다치시긴 했지만 정말 뜬금없이 사고가 나신 거라 저희도 당황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악성 빈혈로 진단을 받고 병원을 다니던 막내 외삼촌이 백혈병에 걸리셨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집안은 급속도로 기울어져 갔고, 차츰 눈에 띄게 이상한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집 뒷산에는 물이 맛있기로 소문난 약수터가 있었는데, 그 주변으로 전쟁 때 쓰던 참호들이 빙 둘러져 쳐있었습니다.

약수터에서 얼마 가지 않아 지나가면 사격장도 있고, 아무튼 조금 음습하고 무서운 동네였습니다.

어느 날 새벽에 너무 더워 잠에서 깬 저는 약수터에 가려고 가방에 물통들을 주섬주섬 넣고 약수터로 향했습니다.

새벽 5시쯤 해가 뜨려고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변했을 때라 조금 무섭긴 했지만,

산바람이 너무 시원해서 계속 걷게 됐습니다.

약수터로 올라가는 중턱 길에서 전 가방을 던지고 집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중턱 커다란 바위 위에 푸르스름한……. 불꽃이지만 정말 차가워 보이는 불덩어리 두개가 둥둥 떠 있던 것입니다.

집에 헐레벌떡 뛰어와서 주무시던 할머니께 도깨비불을 봤다고 울먹이며 말하자 할머니는 괜찮다고 안아주시더라고요.

그리고 다음날 저녁, 고모네 식구와 점심에 외식을 하게 되서 온 가족이 나가게 됐습니다.

불을 모두 끄고 문단속을 철저하게 한 후 나갔었죠.

시간은 흘러서 오후 7시쯤 해가 뉘엿뉘엿 질쯤에 집으로 올라가는 언덕 어귀에 도착했습니다.

갑자기 어머니께서 그러시더군요.

"집에 불이 전부 켜있어……. 도둑이라도 들었나봐."

깜짝 놀란 저는 집으로 달려 올라갔습니다. 4층까지 단숨에 뛰어올라가서 문을 연 순간

집은 컴컴한 어둠과 적막함만을 풍기면서 제 다리를 감쌌습니다.

그리고 핸드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에게.

"야, 밖에 불이 전부 꺼졌어. 아무도 없는 거야?"

가족들 모두가 집으로 올라와 확인하곤 도깨비에 홀린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이후에도 가족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몇몇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동생이 본적도 없는 괴상한 여자에게 쫒기며 가위를 눌리기도 하고,

식구들 전부 있는데서 하얀색 인영이 땅에서 천장으로 휙 하고 올라가기도 하며 집에 혼자 있을 땐

방문이 혼자 삐걱삐걱 움직이기도 하고, 그릇이 달그락거리기도 하고…….

장판에 그 쩍쩍 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하고…….

가세는 점점 기울어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힘들어질 정도 까지 갔습니다.

외삼촌께서도 돌아가셔서 집안 꼴이 말이 아니었죠.

저희는 아픈 기억만 남아있는 집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한때 저희가 다니던 절의 스님의 말에 따라서, 집안 곳곳에 고춧가루를 봉투에 묶어 매달아놓고,

부적도 붙여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런 문제를 전문적으로 잘 아시는 지인 분께 들은 소리였습니다.


"그 집, 도깨비 터다."

"네?"

"너희 이사 갔을 때 팥죽이나 메밀묵 안 놔뒀냐??"


이야기를 시작하시는데, 원래 그 동네 뒷산은 산도깨비들이 살던 터라고 합니다.

아마 그 집을 지을 때 산을 무너뜨리고 지은 거라 도깨비들이 화가 나서 입주자들을 괴롭힌 거라고 설명을 하시더군요,

실제로 그 집에 입주하신 분들이 모두 사건사고를 하나씩 당하셨습니다.

메밀묵을 놔서 도깨비를 위로하거나, 팥죽을 뿌려 도깨비를 쫒거나 했으면 아마 집이 더 잘되거나,

별 탈 없이 살다 나왔을 거라고 하시더군요. 아직도 저희 가족은 그 집 이야기를 하기 꺼립니다.

18. 내 자리야

공포 동호회에서 알던 동생의 체험담입니다.

대학생인 동생은 의형제처럼 지내던 동네 형이 장가가고 거의 2년 만에 초대하여

처음으로 형님네 신혼집을 찾았습니다. 학업 때문에 급히 결혼식을 치룬 형인데,

아주 싸게 매물로 나온 뾰족지붕의 2층 양옥을 요행히 구해서 처랑 신혼 재미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초대를 받고 방문 했을 때, 형님의 집 마당에서 혼자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빨간 원피스 차림의 여자애를 보았습니다.

그 아이는 캔디머리를 하였고 매듭에는 앙증맞은 방울이 달려있어 움직일 때마다 딸랑 딸랑 소리가 났습니다.

장가간 지 2년이라지만 애를 보면 적어도 3~4살은 먹어 보였습니다.

뭐 대수롭지 않게 형님의 조카로 생각했습니다.

형님 내외의 안내를 받으며 좁고 긴 마루를 지나는데 아까 밖에서 본 여자애가

어느새 먼저 들어와 저만치 마루 끝에서 장난감 배구공 같은 걸 쥐고 동생을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쌍둥이인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습니다.

멀리서 왔다고 형수님이 준비한 갖가지 음식을 먹으며 형님내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동생이 형수의 얼굴을 바라보니 어딘지 모르게 얼굴이 창백하고 수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야기 도중 형수는 피곤하다며 먼저 방으로 들어갔고,

언제부터 있었는지 캔디 머리에 원피스 차림의 여자애가 형수의 뒤를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끝까지 남아서 술을 마시던 형님에게 저 꼬마가 누군가 물으니 형님은 이미 술이 제법 된 상태인지라

횡설수설 했습니다.

술자리 파하고 형님 이층 빈방에 하루 자고 다음날 가기로 되었습니다.

너무 술을 많이 마신지라 밤에 자다가 깨어 오줌보를 붙들고 아래층 화장실에서 시원 하게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형님내외가 자는 방에서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긴 내 자리야! 내가 들어 갈거야!"

이런 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려왔습니다.

예의가 아닌 걸 알지만 호기심에 문을 살짝 열어보니 작은 수면등이 커져있고

형님은 잠옷 차림에 침대 옆 의자에 앉아서 뭔가 큰 고민이 있는지 수심 가득한 얼굴로 줄담배를 피워댔습니다.

그리고 침대엔 형수가 곤하게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원피스의 캔디머리 꼬마 여자애가 침대 위에서 형수의 아랫배를 문지르고 있었습니다.


"여긴 내 자리야! 내가 들어 갈거야!"


같은 말만 되풀이 하다가 훔쳐보던 동생과 눈길이 딱 마주쳤고, 순간 여자애는 연기처럼 증발하듯이 사라졌습니다.

동생은 기겁하여 뒤로 자빠져 2층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날이 밝는 대로 형님께 집에 올 때부터 본 여자애와 간밤에 본 것을 이야기 하니 형님이 깜짝 놀라더라는 것.

형님내외는 애당초 그 꼬마 애의 존재는 알지도 못했고,

형님의 꿈에 밤마다 나타나 꿈자리 사납게 만드는 꼬마 애랑 인상착의가 비슷했다고 합니다.

요즘 형수님이 애만 들어서면 자꾸 유산이 돼서 걱정이라고 하시던데,

혹시 그 꼬마가 형님내외를 부모로 여기고 자신이 대신 태어나기를 빌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19. 침상 밑에

저희 아버지께서 군생활 중 겪으신 일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서울의 모 부대에서 70년대 근무하셨는데, 당시 내무실에는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내무실 문 쪽 가장 왼쪽 침상자리에서 자는 사람마다 악몽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악몽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기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악몽 속에서 완전군장을 한 어떤 군인이 자기의 다리를 붙잡으며 살려달라고 울부짖으며 매달리는 내용이었답니다.

그래서 대부분 그 자리를 꺼리게 되었고
(저희 아버지께서도 그 자리에서 주무셨을 때 그런 비슷한 악몽을 꾼 적이 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자리는 자대배치를 갓 받은 이등병들이 주로 생활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등병들도 그 자리에서 잠을 잘 때면 악몽을 종종 꾸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아버지가 전역을 앞두고 아버지의 내무실 보수 공사 때문에

아버지 소대 대 전원이 내무실을 옮기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내무실이 공사를 막 시작하고 내무실의 침상을 막 뜯어냈을 때,

그 내무실 문 쪽 왼쪽 가장자리에 밀봉되어 있는 봉투들을 무더기로 매몰 되어있는 걸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 봉투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주로 의약 폐기물 이였는데,

수술할 때 쓰는 도구들과 쓰고 버린 거즈들과 붕대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버지께서 쓰셨던 그 내무실은

6.25전쟁당시 한국군 의무실로 쓰던 곳이라고 들으셨답니다.

아마도 사람들이 꾸었던 그 악몽은 역시 폐기물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 강원도 화천의 27사단 탄약고 괴담

작년에 제대 후 지금은 소방관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휴학생입니다.

저는 강원도 화천의 27사단 ***부대 78연대에 있었습니다.

6.25때 굉장한 격전지였고, 부대 성격상 자살자가 많아 괴담이 많습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괴담이 연대 탄약고 괴담입니다.

연대 탄약고에는 원래 야간에 근무서는 초소와 주간에 근무서는 고가 초소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야간초소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 초병이 실신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서

간부와 같이 근무를 서게 되었는데, 근무를 선 장교까지 귀신을 보게 되자

결국 야간초소를 폐쇄하고 주간초소에서 주/야간 근무를 모두 서게 되었습니다.

야간근무를 주간초소에서 서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우리중대가 경계전담을 맡게 됐을 때 이야기 입니다.

새벽 두시, 막 근무에 투입한 병장님께서 유선으로 대대에 보고 후 구형가글(야간투시경)통을

엉덩이 밑에 깔고 앉았습니다.

'누구 오는지 잘 봐라.'

병장은 후임보초 김이병에게 말하고 곧바로 취침모드로 들어갔습니다.

근무교대까지는 한 시간 반이나 남아있었지만 병장이 깨어있는 내내 괴롭힘당하는 것보다

오히려 혼자 근무서는 편이 나았기에 가만히 있었습니다.

김이병은 밤나무가 우거져있는 헬기장을 등진 채 연대탄약고와 다음 근무자가 올라오는 본부중대 계단 쪽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주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무투입한지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야간투시경으로 연대탄약고 쪽을 주시하던 김이병은 자꾸 화면이 깜박거려서 렌즈에 나방이라도 붙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렌즈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다른 쪽을 비출 때는 멀쩡하다가 탄약고 쪽만 비추면 깜박거리는 야간투시경.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든 김이병은 잠든 병장을 깨울지 말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병장을 불렀습니다.


"왜 누구 오냐?"


김이병이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습니다.


"가글이 이상합니다."


병장은 김이병의 목에 걸려있는 야간투시경을 벗겨서 이리저리 살펴보았습니다.


"어떻게 이상한데."

"탄약고 쪽만 비추면 자꾸 깜박거립니다."


김이병의 말에 병장의 표정이 갑자기 사색이 되었습니다.


"야……. 내가 꿈을 꿨는데. 네가 탄약고 쪽으로 설 때마다 어떤 놈이 난간에 매달려서 너한테 손을 흔들더라고."


병장은 실탄이 든 통 자물쇠를 손에 꽉 쥐었습니다.


"그게 꿈이 아닌가보다."


김이병 이외에도 탄약고의 정체불명의 인물을 본 사람이 많습니다.

일설에는 부대의 자살자라고도 하지만 확실하지 않습니다.

21. 강원도 바다에서

제 고향은 강원도 동해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강릉과 삼척은 많이 알지만 동해시는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유서 깊은 강릉과 삼척에 비하면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다고 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동해에는 해평이라는 곳이 있는데, 정말 아는 사람만 아는 작은 해안입니다.

기찻길이 끊기는 절벽 아래에 자리 잡았고, 바다까지 가는데, 약 1미터 정도의 좁은 폭으로 지나다니기 때문에

관광지가 되기에는 제가 보기에도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여하튼 제가 중학교 때 해평에서 겪은 일입니다.

더운 여름 날, 해수욕장에 가기에는 시간이 없어서 친구들과 해평 바닷가로 놀러갔습니다.

신나게 물장구치고 조개 주우면서 정신없이 놀았는데, 해안 저편에 누군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젊은 부부와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아이는 8살 정도로 보였습니다.

보통 관광객들이 찾지 못하는 곳이라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지 궁금했습니다. 그저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작은 바닷가라서 어느새 저희는 그 아이와 함께 어울리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참 밝고 순수했습니다.

'형아 형아' 하고 잘 따르는 게 참 귀여웠습니다.

저희는 그 아이가 몹시 맘에 들어서 행여나 아이가 다칠까봐 얕은 물에서 같이 공놀이를 하면서 놀았습니다.

아이의 부모님도 그저 지긋이 웃으며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하던 공이 조금 먼 곳으로 날아갔는데, 아이는 말릴 새도 없이 그쪽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공을 잡는 순간. 그대로 아이가 바다 밑으로 사라졌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동해는 얕은 바다가 계속되다가도 갑자기 깊어집니다. 아이가 그쪽으로 빠진 것입니다.

저희는 놀라서 달려갔지만 이미 그곳은 물 색깔부터 달랐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바보같이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 해난 구조대가 오고 119가 왔습니다.

젊은 부부는 넋이 나가서 펑펑 울기만 했습니다.

저희는 경찰서에 갔다가 각자 부모님을 대동하고 나올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참 참담했습니다. 왠지 제가 죽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바다에 가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 친구들과 다시 해평에 오게 되었습니다.

친구들은 바다에서 놀았지만 저는 차마 바다에는 못 들어가고 모래사장에서 말없이 바다만 바라봤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어스름한 저녁이 되었다 싶을 즈음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해변 기준으로 약 20미터 정도 되는 바다에 그때 그 아이가 바다에 있던 겁니다!

그럴 리가 없었지만, 당시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죄책감 때문인지, 아이의 시체를 못 찾았다는 이야기 때문인지,

마음 속 한가운데에는 제발 살아있기를 바랬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저는 며칠 전과 달리 앞뒤 재지 않고 소리치며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어서 나와! 밤에 수영하면 위험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무릎까지 차오르는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빨리 나와! 나와!"

어느새 물은 배까지 차올랐습니다. 차가운 물에 정신이 아득했지만, 멈출 수 없었습니다.

최대한 조심스럽게, 그리고 천천히 저는 그 아이와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 착각이더군요. 저는 가슴까지 들어갔는데도

그 아이는 처음 그대로의 거리를 유지하며 점점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너무 갑갑한 마음에 계속 달려들었습니다.

다음 순간. 큰 파도가 철썩, 저를 덮쳤고 그대로 물속으로 고꾸라졌습니다.

그 순간 멀어져가던 그 아이의 얼굴이 저의 코앞까지 다가와 있음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봤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천천히 바다에 흘러가는 그 모습을요.

그리고 물 아래에는 무언가 검은 것이 마치 그 아이를 조종하듯 꿈틀대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기절했습니다. 다음날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습니다.

제가 어제 저녁에 갑자기 아무것도 없는 바다로 뛰어들었고, 근처 민박집 아저씨가 발견해서 구해줬다고 합니다.

저는 말없이 퇴원하고 뭐라도 홀린 듯 해평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해평에 경찰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달려가 보니, 며칠 전에 바다에 빠진 그 아이의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어른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그 아이를 바라봤습니다. 그리고는 또다시 기절했습니다.

원래 익사체는 허우적대다가 깊은 물속에 가라앉을수록 차가운 수온 때문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의 시체는 어제 제가 본 그대로 수영하는 모습 그대로 눈을 똑바로 뜨고 있었습니다.

저는 죄책감에 헛것을 봤을까요, 아니면 시체를 봤던 걸까요. 그 것도 아니라면…….

아이가 좋은 곳으로 갔길 바랄 뿐입니다.

22. 삼촌의 장래식장


3년 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겪은 일입니다.

큰 삼촌께서 당시 위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처음에는 고려대병원에 입원하시고 많이 치료도 받아보시고 하셨는데

의사선생님께서 더 이상 병원에 계셔도 방법이 없다고 하셔서 퇴원하시고 집에 계셨었습니다.

삼촌께서는 이혼하신 후 어느 아주머니와 함께 살고 계셨는데 그 아주머니께서 참 독했습니다.

사람이 아픈데 삼촌 돈으로 가지고 놀러 다니고 간호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친척언니가 찾아가보니 죽이라고 끓여놓은 냄비에는 상한지 오래되어 벌레들이 드글드글 했다고 합니다.


삼촌은 그걸 아시면서도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이라 그러신지 애써 모른 척하셨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다시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그러시다가 삼촌께서 너무 아프셔서 다시 고려대병원에 입원하셨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는 가족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 언니, 엄마, 아저씨, 할머니, 삼촌들, 언니들, 오빠들, 친척들이 모두 모여 병상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저는 친구가 고려대학교 앞에 있다고 길래 잠깐 나갔다 오게 되었습니다. 한 20분?

하디만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니 병실이 울음바다였습니다.

삼촌께서 돌아가신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삼촌이 돌아가신 그 당시, 가족들은 각자 개인적인 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오빠는 담배 사러, 저는 친구 만나러, 엄마는 통화하시러, 할머니는 수건을 빨러,

언니와 이모들은 간호사에게 이야기하러…….

삼촌이 돌아가시게 된 그 2,3분 사이에는 병실에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삼촌의 임종을 지켜본 가족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장례식을 치뤘는데, 3일째 되는 날.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절을 하고 화장터에 가려고 한 날이었습니다.


한명씩 절을 하는데, 평소 디스크 때문에 허리를 잘 못 펴시던 막내이모가 절을 하시다가

갑자기 허리를 바로 세우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자신 의지가 아니라 마치 누가 뒤에서 머리채를 잡아서 허리가 휘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다들 막내이모의 허리 상태를 알았기에 깜짝 놀랐는데,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모께서 코피를 줄줄 흘리시더니, 피를 줄줄 흘리시면서 바닥을 정신없이 기어 다니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로테스크한 상황에 모두들 아무 말도 못하고 굳어 있었습니다.

이윽고 이모께서 할머니께서 기어가 할머니 바짓가랑이를 잡고서 울며 외쳤습니다.


"엄마!!! 나 가기 싫어!! 엄마!!!!!! 나 살고 싶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전신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이모의 목소리가 아닌, 가래가 끼인 듯 한 이상한 목소리였습니다.


저희엄마는 깜짝 놀라서 임신 중인 언니를 얼른 다른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할머니는 그 모습을 보자 눈물을 터트리시고 이모도 마구 울며 말했습니다.


"엄마!!! 나 가기 싫어!! 엄마!!!!!! 나 살고 싶어!!!!!!!!!!"


한참 그러시다가 이모께서는 정신을 잃으셨고,

정신을 차리셨을 때는 장례식 때 있었던 그 일을 기억하지 못하셨습니다.


저희는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질 못했습니다.

다들 이모의 몸에 삼촌이 빙의되셨던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삼촌이어서 더 잊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삼촌께서 좋은 곳으로 가셨기를 바랍니다.

23. 광주 G학교 괴담

얼마 전 동창회 때 만난 고향친구들과 이야기하다 기억난 괴담입니다.

저는 고향이 전라남도 광주로, 명문으로 소문난 G고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학교에 다녔을 적에 몇몇 아이들에게서 이상한 괴담이 돌았습니다.

괴담에 의하면 학교가 아직 세워지기 전, 학교부지는 논밭이었는데,

꽤나 잘 평평하게 다져 놓아 6.25 당시 임시로 군사 통신기지가 설치되었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통신기지는 이름만 거창하지 고작 천막 하나 세우고 AM 수신기 하나 있는 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계속되는 전쟁은 피난민들을 꾸역꾸역 남쪽으로 밀어냈고 북한군들은 38선을 지나 남쪽으로 끝없이 내려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남부에 위치한 광주 역시 피난민들이 들끓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통신기지가 설치된 그곳은 논밭으로 인한 민가가 늘어져 있었기 때문에

많은 피난민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생각보다 남진을 빨리 한 북한군은 광주로 진입해 왔고,

이 통신기지 역시 북한군에게 포위되기 직전이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통신을 담당하고 있던 군인은 끊임없이 통신기를 통해 상부에게

애탄목소리로 지원요청과 구조요청을 보냈지만 상부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다급해진 군인은 AM수신기로 수신가능한 모든 곳에 애탄목소리로 구조를 요청하는 통신을 보냈고

그러다가 그만 북한군에게 그 통신기지 전체와 피난민 몇몇이 몰살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괴담은 여기서 부터 시작됩니다.

그 당시 군인이 애탄 음성으로 보낸 구조신호와 전쟁으로 인한 총소리와 포탄소리,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비명이 실린 이 통신이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메아리처럼 돌아다니고 있다는,

조금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된 겁니다.

제가 그 괴담을 들었던 적은 고3 수험생이라 그냥 웃고 말았지만 어느 날 저녁 어떤 친구 놈이 듣고 있는

소형 라디오가 FM과 AM 겸용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 재밌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괴담이 진짜라면 어떨까? 조금은 어린애 같은 생각이었죠.

모르시는 분을 위해 참고하는 것입니다만, 우리가 듣는 일반 라디오는 FM이고 군사통신같은 긴급 통신은 AM입니다.

저녁을 먹은 저는 친구들을 불러 학교 뒤로 나와 AM 라디오를 키고 이곳저곳의 채널을 돌려보았습니다.

하지만 들리는 것은 치직거리는 소리 뿐. 우리는 모두 그냥 괴담은 헛소문이었다라고 웃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것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끄아아아악! 여, 여기는……."


너무 지직거리는 잡음이 많고 소리도 작아 잘은 들리지 않았지만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분명

애탄 사람의 비명소리와 급한 말소리였습니다.

우리들은 그것을 듣자마자 제각기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라디오를 껐습니다.

그리고 다시 똑 같은 채널로 돌려 보았지만 더 이상 그 음성은 들리지 않았습니다.

우린 분명 잘못들은 것 일거야. 우리는 이렇게 서로 서로를 납득시키고 다신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이 괴담도 얼마안가 사그라졌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졸업 후 학교를 찾아 봤을 때 전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저흰 고등학교와 중학교가 같이 있기에 중간 지점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에 못 보던 커다란 나무가 떡하니 서 있는 겁니다. 후배한테 들으니 학교 측에서 세웠다고 하더군요.

이유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와 제 친구들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혹시 그 괴담이 사실이고, 그걸 은폐하기 위해 큰 나무를 세워 전파를 흩어지는 게 아닐까…….

라고요. 실제 g고교에 가시면 가장 인상적인 것이 너무나도 크게 우뚝 선 나무입니다.

어쩌면 그냥 우리가 잘못 들은 것일 수 있겠지만,

누군가가 죽음이 닥치기 전에 필사적으로 보낸 음성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메아리치고 있는 건 아닐까요?

24. 교통사고 전용특실

병원에서 겪은 일입니다.

1997년쯤이었을 겁니다. 당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저는

과도한 업무로 제때에 식사를 못해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제가 입원한 병실은 침대가 8개 있는 교통사고 전용특실이었습니다.

그 병실에는 저 말고도 거동을 할 수 없는 전신마비로 수개월째 입원한 청년 한 명이 있었고 나머지는 비어있었습니다.

바닥에는 환자들이 버리고 간 슬리퍼가 어지러이 뒹굴고 있었고 제 자리는 벽에 붙은 TV 아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보호자가 곁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해서 부모님은 집으로 들어가셨고

첫날 진찰 후 잠자리에 들 때 옆 탁자에 안경(시력이 많이 안 좋습니다.)을 벗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이 되서 눈을 뜨니 너무나 환하고 잘 보이는데 어렴풋이 얼굴을 만져보니 안경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내가 안경을 쓰고 잤나"하고 의심이 들었지만 간호사에게 물어봐도 영양실조라 그런 거라고 핀잔만 주었습니다.

다시 밤이 됐고 전 이번엔 안경을 쓰고 자면 어떻게 될까하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안경을 쓰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뜨니 안경이 벗겨져

탁자도 아닌 보호자들이 이용하는 보조 침대 위에 놓여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간호사에게 물었지만 병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문병을 오신 목사님에게도 말씀을 드렸지만 피식 웃기만 하실 뿐이었습니다.

다시 밤이 되었습니다. 이번엔 안경을 벗고 놓은 위치를 확인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안경은 벗어 놓은 위치에 있었고 저는 안도했지만 다시 놀라고야 말았습니다.

사실 제가 체중이 100kg가 넘습니다.

그러다보니 영양실조라는 말이 좀 안어울리죠.

그런데 병원에서는 잘 먹고 잘 자면 금세 나을 수 있다고 해서 침대도 TV밑으로 배정해 일찍 잠을 청하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눈을 뜨면 TV 받침대가 보였는데 그날 아침에는 천장이 보이더군요.

침대에서 일어나보니 침대가 약 1m 가량이 통로 쪽으로 나와 있었고

벽 앞에는 슬리퍼 한 짝이 침대 쪽을 향해 놓여 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마도 그 침대에서 죽은 외다리 환자가

제가 입원한 것이 못마땅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오싹합니다.

25. 저수지 옆

저희 친척 어르신의 이야기입니다.

60년대 중반. 친척 어르신(편의상 할아버지라고 하겠습니다.)께서는

당시 30대의 청년으로 충북에 살고 계셨다고 합니다.


약 2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는데,

마을에는 여름에 논에 물을 대려고 만든 공동저수지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동저수지에는 전설이랄까요? 저수지는 일제 강점기 때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졌다고도 하고,

일본군들이 처형장으로 쓰던 자리를 숨기느라 저수지로 만들었다고도 하는 흉흉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마을에는 두 가지 길이 있었는데 하나는 마을 입구에서 시작하여 바깥쪽으로 크게 돌아가는 큰길이고

다른 하나는 저수지 옆의 좁은 길을 따라가는 지름길인데,

거의 매년 저수지 옆 지름길에서 한두 명씩 저수지에 빠져죽는 일이 자주 생겨서

낮에도 사람들이 먼 길을 돌아다니지 저수지 옆길은 이용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옆 동네에 잔치를 보러 다녀오시는 길이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자 빨리 가려는 생각에-술김에 호기도 부릴 겸- 저수지 옆 좁은 길로 급히 가고 있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하게 끼더랍니다.

저수지 옆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지만 안개가 왠지 음산해보여서

괜히 헛기침을 하시면서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으셨는데 안개가 어찌나 진하던지

입에 문 담배도 흐릿하게 보였답니다. 그리고는 성냥을 켰는데…….

바람 한 점 불지 않는데 성냥이 켜지자마자 바로 꺼지더랍니다.

술이 확 깨면서 등골이 오싹해서 움직일 생각도 하지 못하시고 그대로 쭈그려 앉으셨고,

혹시나 해서 성냥을 다시 켜봤더니 또 꺼져버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시계가 없어서 그것도 모르겠고…….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가 그 느낌마저 사라질 즈음, 안개가 옅어지나 싶더니 갑자기 사라졌답니다.

더듬더듬 일어나서 담배를 한 대 물고 성냥을 켰더니 이번에는 아무렇지 않게 불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주위를 둘러봤더니 바로 옆이 저수지였답니다.

한 발자국만 움직였다면 그대로 물에 빠지실 위치였다는 겁니다.

너무 겁이 나서 부리나케 집으로 돌아오신 할아버지는

그 후 석 달 동안을 꼼짝도 못하고 앓아누우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6년 뒤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훗날 다시 찾아가셨더니

그 저수지는 메워져있고 마을에는 한두 가구만 남아서 폐촌이 되어가고 있었답니다.

26. 별장의 비밀

친척 어르신 분이 해주신 이야기입니다.

아저씨가 사시는 동네 뒷산을 서울에 사는 어떤 부자가 사들였다고 합니다.

산이 그리 높지도 않았고 이러저러한 초목들이 예쁘게 피어있어 평소 집을 짓는다면 참 좋겠다고 다들 생각해 왔는데

그 부자 역시 별장을 만들 생각으로 그곳을 샀더랍니다.

그리고 얼마간의 공사 후에 뒷산에는 정말 근사한 저택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겨울이 찾아오자 고등학생이었던 자식들과 아내도 별장에 오게 되었습니다.

아저씨가 말씀하시기를, 정말 화목한 가족이었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그 별장에 찾아오자마자 그 화목함은 순식간에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연년생 여동생을 이유 없이 강간하려 수도 없이 시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이상하게 자다 말고

바지를 홀랑 벗고 발기된 성기를 덜렁거리면서 마을을 쏘다니는 겁니다.

그리고 여자만 보면 그게 할머니라도 겁탈하려 들었습니다.

부자는 어떻게든 아들이 제정신을 찾길 바랐지만 점점 도가 넘어서자

하는 수 없이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는 부자가 똑같은 일을 저지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성기를 내보이고, 여자만 보이려고 겁탈하려들고,

또 다시 눈 깜짝할 사이에 제정신을 찾는 일이 부자에게도 반복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을 사는 어떤 사람이 이건 분명 가벼운 일이 아니라고 해서

부자의 아내를 설득해서 용한 무당을 불러왔다고 합니다.

무당은 오자마자 뭔가 여기 있다는 낌새를 눈치 채더니,

갑자기 아들이 묵던 방으로 냅다 달려가 당장 여기 구들장을 파보라고 소리쳤습니다.

마을사람들은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는 마음에 힘을 모아 아들 방을 파보았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 아래에는 하반신만 남은 남자의 유골이 발견되었습니다.


무당이 말하길,
이 남자는 무덤도 없이 객사한 이로서 지금은 하반신밖에 남지 않았는데

남자의 하반신이 가지는 욕구(성욕)에 같은 남자인 부자와 부자의 아들이 씌었다는 겁니다.

다행히 굿을 한 뒤 부자와 부자의 아들은 정신을 차렸고, 유골은 좋은 곳에 안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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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무서운 이야기만요...

이건 제가 실화로 겪은 일입니다.

밤에 친구들과 캠핑을 갔습니다.

저는 모래사장을 걷고 있었죠.

멀리서 한 사람의 형태가 보였는데 여자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시력이 참좋아요.

둘다 2.0이거든요.

자세히 봤는데 글쎄 그 여자가!!!

눈이 까맣길래 선글라스를 쓴줄알았는데 알고보니 눈이 없었습니다!!

이건 그냥 조금 섬뜩한 수준...

심심해서 거울과 가위바위보를 했다.

어? 내가 이겼잖아?

귀신 조사하는 사람이

산에서 한 오두막집에 들어갔습니다.

녹음기를 꺼냈습니다.

귀신조사하는사람:안녕하세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귀신조사하는사람:집이 참 예쁘네요.

변함없이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귀신조사하는사람:그럼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침대에서 녹음기를 꺼내보았습니다.

녹음기: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집이 참 예쁘네요.

네, 집이 참 예쁘죠?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가지마!!!

여기서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할때두...

다른것은 조용히 애기하세요.

그러다가 가지마 할때 완전큰소리로 놀려켜 주세요 홍홍 ... ^^

유라라는 아이는 공부를 엄청나게 잘했습니다. 전교 1등이었습니다. 유라가 25살이 됬습니다. 한강 둔치를 걸어가고 있는데 유라의 친구인 한나가 칼에 꽂혀져 죽었습니다.

유라:아악! 한나가 죽었어. 이럴 때가 아니야. 경찰에 신고도 해야 되고... 아!

유라는 한나의 호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꺼내 한나의 남자친구 한테도 전화를 걸었습니다.

남자친구:여보세요?

한나:여보세요! 얼른 와 보세요! 지금 당신 여자친구가 죽어 있다고요.

남자친구:네? 뭐라고요? 알겠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그러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좀 지나자 남자친구가 오기는 하였습니다.

그런데 유라가 하는 말이...

유라:당신이 범인이지? 왜 한나를 죽였어?!

남자친구:무슨 말입니까? 저도 깜짝 놀랐다구요! 제가 범인이란 증거가 있습니까?

한나: 장소를 가르쳐주지않았는데 어떻게 알고 찾아오냐구!? ← 드래그요~

ㅎㅎ.. 검정색 테이프로 가려져 있는것은 모두 드래그하세요. 역시 전교 1등은 다르죠?

참 예리하네요.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재미있는 이야기

 

 

감자 삼형제가 살았습니다.

 

어느날 첫째 감자가

"아빠, 나 감자 맞아?"

그러자

"당근이쥐~"

그래서 자신이 당근인 줄 알고 집을 나갔습니다.

 

둘째 감자가

"할머니 나 감자 맞아?"

그러자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무라꼬?"

그래서 자신이 무인줄 알고 집을 나갔습니다.

 

그리고 셋째 감자가

"할아버지, 나 감자맞아?"

그러자 발음이 안좋은 할아버지는

"오이자`"
(오냐)

그래서 자신이 오이인 줄 알고 집을 나갔습니다.

 

무서운 이야기+재미있는 이야기

 

어느날 이야오와 어머니가 살고있었습니다.

이야오 어머니는 매일 시장으로 가서 나물을 팔다가

병이 들어서 매일

"이야오야... 고기, 고기...."

그러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야오는 어머니께 고기를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

상여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흰 돌을 상여 뒤로 떨어트려 놓고, 밤이 되자

호미와 삽을 들고 집을 나갔습니다.

오싹한 산을 가다가 누가 옷덜미를 잡는 것이었다.

그래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어머니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요.."

그래서 뒤를 보자..

나뭇가지였다.

한숨 돌리고 그 무덤 주인한테 죄송하다고 하고

무덤으로가서 삽으로 땅을 파고

눈을 감고 관을 열어 살을 캐갔다.

 

그리고 산을 초고속으로 내려가 가마솥에 푹~

담가서 아침에 사람 고기를 주자..

"아이고, 이야오야, 이 고기 참 맛있다.. 더 없냐??"

그러고 어머니는 나물을 팔러갔어요.

그리고 또 며칠후 다시 몸져눕고 이불까지 뜯어먹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이 한 죽은 사람을 메고 가는 것을보고

또 호미와 삽을 들고 눈을 감고 살을 팟어요

 

또 푹~ 삶아서 주자 어머니는

"야~참 질기고 맛있다.!"

그리고 그 날 밤.

밖에 섬뜩한 기운이 들어서 밖을 보니 사람 얼굴이 있는 것이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x1000"

이불을 치워보자 귀신이 이러는 것이었다.

"내똥꼬 내놔라 이야이야오~"

 

 

안 무서워도 제가 아는게 이거밖에 없았어요..

profile_image 익명 작성일 -

무서운 이야기밖에 몰라서...ㅈㅅ
길을 가는데 누가 길을물어봐서 돌아봤더니 외국인....꺄악!!!!!
장난이구요. 진짜로 장난안치고 무서운 이야기 갑니다

이건 상상을하시면서 읽으시면 좀 오싹합니다.
어떤 사람이 눈을 다쳤습니다.
눈을 다친 이후로 그사람에게는 사람들 머리가 물건으로 보입니다.(머리가 컴퓨터로 보인다던가)

어느날 그사람이 길을 걷고 있는데 나무위에서 농구공이 떨어졌습니다.
통....통....통......
하지만 그사람이 볼때에는...............................










머리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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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 어느 부부는 아이를 많이 갖고 싶어했어요..

그렇지만 아이를 1명 밖에 낳지 못하였어요...그래서 한 아이를 입양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를 A 입양된 아이를 B라고..하겠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B를 더 잘 대해 주셨습니다. 질투가 난 A는 B를 오사카라는 지역의 바다에 빠뜨려 B를 죽였어요...몇 년이 지나고 A는 오사카괴생물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갔습니다.

A : 넌 이름이 머니?

 

괴생물체 : 오사카

 

A : 왜 죽었어?

 

괴생물체 : 오사카

 

A : 누가 죽였니?

 

 

괴생물체 : 바로  너!!!

 

재밌는 이야기

 

옛날에 어느 시골에 팬티를 입는 완전 촌 아저씨가 있었다.

그 아저씨는 어느 날 장에 갔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팬티를 팔고 계셨다.

 

할머니 : 팬티하나 사~

 

아저씨 : 펜티 입으면 뭐가 좋아요?

 

할머니 : 첫째, 따뜻하고, 둘째, 깨끗하고, 셋째, 푹신해~

 

아저씨 : 정말요? 그럼 하나 주세요.

 

아저씨는 팬티를 입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응X가 마려웠다.

그래서 급히 화장실에 갔는데.. 평소처럼 바지만 내려버린 것이다!!

아저씨는 그대로 XX를 쌋다.

 

아저씨 : 아~진짜 따뜻하구마~

잠시후 XX를 다 싸고 일어나 변기를 봤는데 XX가 없었다

 

아저씨 : 아~ 깨끗하네~~

 

그리곤 다시 소파에 앉으셨다~~그러자

 

아저씨 : 아~ 푹신하구마~~ㅋ

 

이상입니다!!~~도움되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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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부탁드려요~ 최대한 빨리 부탁드립니다~ 단! 욕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내공냠냠도 안돼요! 그럼 신고할꺼에요! 또! 사진은 올리지 말아주세요...

무서운 이야기재밌는 이야기

제가 요즈음 무서운 이야기를 알고 싶은데요.. 또 재밌는 이야기도 알고 싶어요. 이왕이면 만화로? 꼭 올려주세요 예/ 무서운 것 3개 재밌는 것 2개 이 정도도 되구요.~~ 내공...

재밌는이야기,무서운이야기

무서운 이야기재밌는 이야기좀 해주세요 ~~ 내공 5 걸음 음... 일단 무서운이야기부터~~붙여쓰면 어지러우니까 띄어 쓸게염;; 움직이는인형 일본에 한꼬마 아이 가 인형가게에...

무서운이야기&재밌는이야기

... 그래도 놀러가는데 재밌는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근데...총 7명이서... 또,무서움도 안타거든요.그니까 정말정말 재밌고 무서운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만약,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