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본대학에서 국어국문 전공한 사람입니다. (즉 일본어학과죠)
졸업후 여기서 석사하고 일반 기업도 조금 다니다가,,
지금은 비영리기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질문자님께서 말씀하신
"일본어를 쓰면서 교류도 하고 문화도 발전시키는 그런일,, 그럴때 행복감이 드는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너무나 공감이 되고,, 저 또한 그런일을 찾다가 찾다가 여기까지 왔기에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글을 남깁니다.
제가 속해 있는 N.P.O(비영리 기업)는 미션이
청소년들의 국제교류를 통한 성장 도모 입니다.
일본을 거점으로 하고 있는 일본 비영리이기 때문에
일본학생들을 기준으로 일한 교류, 일중 교류, 일러 교류,, 를 기획 운영하고,
국적을 따로 설정하지 않고 멀티로 교류하는 사업도 진행중입니다.
저는 5년정도를 한일청소년교류를 담당했는데요.
너무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습니다.
그밖에 한국의 교장선생님들을 일본으로 초청해서 일본학교를 안내하고
자매결연을 맺을수 있게 매칭하는 사업도 했었구요.
한국의 현지 고교 일본어 선생님들과 교류도 하고,,
한일 학생들끼리 교류할수 있는 자리도 만들고,, 같이 발표회준비도 하고,,
또 한국학교와 일본학교가 자매결연맺고 이후에 학생들이 교환유학하는거 보면 또 뿌듯하고요,,
저는 각 사업안에서 번역, 통역, 브릿지 역할, 퍼실리테이터(교류이벤트를 기획하고 이끌어나가는 사람),
각종 상담 창구역할 (교류에 참가하는 학생본인, 소속된 학교의 선생님 및 학생 부모님들로부터의 상담, 문의) 등을 했습니다.
이 모든 사업은 대기업등의 조성금, 그리고 저희 단체의 사업금으로 진행이 되는 거구요.
백퍼 비영리이기때문에 월급이 엄청 쎄고 이런건 절대아닙니다만,
너무나 큰 보람을 느끼며 일을 할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일을 찾기전에는 방황을 조금 했더랬습니다.
저또한 님처럼 교사는 그닥 끌리지가 않아서,,
쉬운길이고 당장 할수는 있는데 그래서그런지 뭔가 나중에라도 하면 되지,,
요 느낌이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처음에는 일반기업의 통번역부서에 들어가서 미친듯이 기계처럼 통번역을 해봤습니다.
근데 저는 정말 교류가 없으면 재미가 없더라구요.
저를 무슨 툭치면 일본어 나오고, 툭치면 한국어나오는 구글 번역기? 파파고?
이런것 처럼 이용만 하는 느낌이어서,, 통번역부서는 일은 쉬웠지만,
보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서 그만뒀어요.
다른 곳을 취직하려고 해봤지만,, 저는 일본대학이라 복수전공은 없었고.
정말 땅을 치고 후회를 했죠. 문과,, 그것도 언어하나 전공한것 가지곤,,
일본이고 한국이고 그닥 좋은 자리는 없었어요.
그래서 미친듯이 보람을 갖고 자부심을 갖고 할수 있는 일을 찾아서
이직 에이젼트에 상담을 해서 지금 이 비영리단체를 찾은 거예요.
한국에도 이런 비영리단체는 많을 겁니다.
일본어가 되시니까, 일본 단체에 취직하시는 것도 어렵지는 않으시겠지만
삶의 터전이 갑자기 바뀌는건 부담스러우실것 같고,,
제 경험에 비추어 봤을때 그런 단체를 한번 찾아보시길 권해드려요.
교사가 되는 길은,, 지금 제가 여기일하면서
숱하게 많은 한국의 교직에 계신 일본어선생님을 만나왔는데
코로나 이후에 좀 상황이 좋아졌다고 하시더라구요.
코로나 전에는 정말 안좋아서,, 과를 바꾸셔서 일본어수업안하고
다른 수업하시는 선생님들도 정말 많으셨고,,
학교에서 일본어선택을 없애서,, 시간제 강사처럼 이학교저학교
다니면서 수업하시는 선생님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일본불매운동으로 일본어의 인기도 급격히 떨어지고,,
아무튼 잠시 암흑기가 있었던 사실입니다.
하지만 요전에 서울의 고등학교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코로나 지나고 다시한번 좋은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요새는 개인의 관심이나 취미가 굉장히 세밀화되고 깊게까지 파고들다 보니
일본어 선택하는 친구들은 정말 열심히 잘해보고 싶은 친구들이 와서,
수업도 잘만 준비하면 살맛 난다구요.
한국의 일본어교사 모임도 큰게 있어서
네트워크도 정말 잘되어있어요.
자료도 같이 공유하고,, 어떻게 일본어수업을 더 신나게 재밌게
만들지, 그리고 일본어를 통한 특별한 경험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시켜줄지
서로 귀감을 주면서 늘 고민하시는 멋진분들이 계세요. 한일연이라고,, 쳐보시면 다 나와요.
저는 교사가 되시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안맞으면 무슨 직업인들 지옥이 아니겠습니까 ,,
하지만 한국은 워낙 일본어 교사끼리의 네트워크가 잘되어 있고,
교사라는 직업의 위상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에,,
저는 그쪽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비영리는 사실 자리자체가 많지가 않습니다.
작게작게 적은 돈으로 열심히 열심히
이사람저사람의 도움의 받아 사업을 하는 그런곳이다 보니까요.
열정페이 이런것 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멋진일 하시는 것 같아요." 라는 소리는 들어도
월급은 멋진 수준이 아니다보니,, ㅎㅎ 아이러니가 있기도 합니다.
정말 길어졌는데,,
너무나 공감가는 글귀에 너무 막 써재꼈네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시길, 그리고 치열하게 고민하시고 어떤선택을 하시던
후회없이 나아가시길 빕니다.같은 전공자에게 보내는 응원,, 정도로 생각해주시고
참고해주세요. 그럼,
일본에서 20년가까이 거주중인 직장인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