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면서 살면 한국과 비교했을 때 천국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알바의 시급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혹은 단발성으로 일하는 일들의 일당이나... 헌데 정규직 임금은 한국과 그닥 차이 안납니다. 그나마 정규직은 성과급 등으로 파티할 때 비정규직은 같은 회사여도 조용..하게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요. 근데, 그럼에도 일본 오고 싶다는 분이 계시면 저는 '오셔도 괜찮을 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편입니다. 애초에 일본에 오시려는 분들 중 대부분이 취업 문제 등을 고민하시고 '직업의 안정성', '평범한 삶'을 누리고자 오시는 분들이 많은 인상인데 그런 거라면 오히려 일본 쪽이 나은 면도 있다고 봅니다. 예전 일본에 비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해당 부분들은 일본에서 샐러리맨으로 살 때의 메리트라면 메리트고, 이런 메리트조차 없으면 일본 올 이유가 없어지죠 ㅋㅋㅋㅋ 단, 전체 경제 활동자의 90퍼가 급여 소득자입니다. 일본이 샐러리맨 천국이라 불리는데, 대우가 막 파라다이스라서 천국이라 불리는 게 아니라 그냥 샐러리맨이 많아서 천국입니다. 유학하면서도 사회인으로 사는 한국인 분들을 많이 보는데, 비율로는 어학 능력 등 살려서 대기업 들어가신 분들 많았고(학벌사회라 기업에선 학벌 오지게 보고, 솔직히 일본인들 그렇게 필사적으로 하는 사람 적어서 한국에서 평균 스펙이었다면 일본에선 오버스펙 되는 경우 많습니다), 그 분들 사는 모습 가까이서 보고 느낀 건 '음. 나쁘진 않다' 정도의 소감이었습니다. 차 한 대 굴리고, 집은 구매하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 월세 내며 살고, 엥간하게 결혼해서 애 키우고 퇴근해서 맥주마시고, ... 그냥 이런 풍경들이 굉장히 비슷하게 펼쳐집니다.
일본은 원래 서민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서민으로 살아도 크게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었던 나라였죠. 헌데, 버블 붕괴 후 점점 '부자들이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가는 게 가시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양극화가 진행되는 건 전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이번에 더욱 재미난 건 요즘 통계에서 일본인의 평균 임금 자체는 더 올랐어요. 일본의 '부유층'에 해당하는 소득 분위에 들어온 사람들도 엄청 늘었습니다. 그런데 경제가 마구 부흥하고, 서민층의 생활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지는 풍경이 안보이잖아요? 근데 어째선지 지금 이 오르는 흐름은 가파르고, 꽤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입니다. 포인트는, 일반인들이 평균적으로 들어가는 직장의 연봉은 크게 오르지 못했다는 점. 기업은 돈을 아끼려고 비정규직 비중을 높이고 있고요. 이게 양극화가 진행중인 증거라고 봅니다. 그래봤자 한국과 큰 차이는 못 느끼겠습니다.
또한 제 인상으로, 일본 서민층들이 우리나라 사람들에 비해 경제 문맹 정도가 굉장히 심하다는 점도 돈 모으기 힘든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길게 설명할 것도 없이, 마이너스 금리인데도 저축으로 자산 보유한 비율이 60퍼에 달합니다 아직도. 주식 등은 7퍼센트 정도에 그치고요. 자산을 불리는 수단에 돈이 가지를 않으니, 당연히 계층이동의 변화를 기대할만한 부분이 없죠. 월급에서 일부분 조금조금 모아서 묵돈 모으기 힘든 것은 사실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부의 추월차선> 등 책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직장생활만 해서 묵돈을 모으거나 부자가 되는 것은 어느 나라건 힘든 일입니다. 그러니 뭔가 사업을 하거나 경제지식이 있는 사람일수록 돈을 만질 가능성이 커지는데 일본은 한국에 비해서도 그게 좀 잘 안되어 있는 느낌 같았어요.
요하자면 한국과 별 차이는 없습니다. 근데 한국인은 일본 사회에서 '외국인'이고, 유학 등 코스를 거치면 기본적으로 3개국어 탑재한 (영어, 일본어, 한국어) '외국인 프리미엄'을 받는 특이한 존재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일본인 평균'으로 준비해서 오는 일본인들에 비해서도 구직시장 대우 나쁘지 않습니다. 즉, 일본유학을 꽤 괜찮은 대학으로 가고(어차피 일본유학이 좀 쉽기도 하기에 대개 일본인이 진학하는 대학의 몇 단계 이상 높은 대학을 가게 됩니다), 스펙 등 활용하여 동조건의 일본인보다 괜찮은 입사성과를 내면 그게 그것대로 한국보다 미묘하게 낫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 유학이 괜찮은 겁니다.
그래서 결론
1. 일본은 평민의 비중이 가장 많은 나라이고, 안정적으로 소박하고 평범한 삶을 지향하시는 분들에게는 꽤 괜찮은 나라입니다. 비슷비슷한 사람들 투성이라 일반적인 삶에 만족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주변도 다 비슷해서 오지랖 안 떱니다)
2. 한국보단 세금 등 면에서 많이 뜯기는데, 정책&공공행정이나 이런 데 많이 쓰여서 체감이 되는 듯 안되는 듯 합니다. 그래서 일본인들도 조금 툴툴대면서 맙니다.
3. 그래서 한국과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안정성은 꽤 보장하려는 편, 그리고 한국인들이 꽤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결과적으로는 한국보다 조금은 나은 삶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철저히 돈 문제로만 접근한 결론입니다. 문화차이 등 다른 요소도 있지만 이것도 사람따라 일본이 너무 좋다는 분들도 계시고, 반대의 분들도 계시는지라.. 솔직히 항상 일본유학 올 때 대학 네임밸류를 어느 정도 의식하여 상위권 진학을 권하는 이유가 이러한 취업시기 등까지 염두에 두고 권하는 것입니다. 일본 입시의 유리함을 이용해서 상위권 대학을 들어가고, 그로 인해 취업 메리트를 좀 받은 뒤, 조금 지나면 나쁘지 않은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무슨 느낌인지 좀 복잡하지만 진짜 '나쁘진 않다'라는 말이 이래 잘 어울리는 나라가 일본말고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전 일뽕도 아니고, 일본에서 돈을 받았다든지 한 것도 없기에 솔직하게 적었습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혹여 일본유학길 오르시게 되면, 언젠간 사람 북적이는 횡단보도 같은 데서 스윽 스치는 정도의 연을 기대하며 방석 깔아놓고 기다리겠습니다.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