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선 중학교 입학하신 거 늦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저도 질문자분과 비슷하게 중 2인 학생입니다.
중간고사...정말 부담되지요? 게다가 시험까지 빡세다고 하시고.
질문자 분이 저와 비슷해 보여서.. 웬만하면 저는 답변을 잘 달지 않는데 마치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한번 조언이라도 해 보겠습니다 ^^
저도 초등학교 때, 이놈의 공부 왜 해야 하나 싶었어요...이런 거 배워봤자, 일단 사회에 나가보면 그렇게 쓰이는 데도 없을 테고...외워도 금방 까먹고...공부 정말 싫었어요.
저는요, 더 심했어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신경을 안 쓰다보니 기초가 부족해지기 시작했구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구구단도 잘 못했어요. 그정도로 전 정말 공부를 안 했습니다. 시험도 신경도 안 썼고요. 솔직히, 전 특히 수학을 못했는데 뭐 이런 계산 왜 자꾸 해야 하나, 커서 덧셈 뺄셈 나눗셈 정도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닌가 싶어서 중학교 1학년 1학기까지 완전 시간 개 주듯이 했구요. 그럼 지금은 어떠냐구요? 별반 다를 것도 없습니다만..^^ 그치만 정신을 조금 차려서, 부족한 기초 따라가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요. 수업시간에도 집중하려고 분발도 합니다.
게다가 저는요, 교우관계까지 좋지 못했었어요. 학교에 아주 관심이 없었다고 봐야죠. 다른 애들이랑 아주 말 섞기를 싫어해서..^^;; 정말 고생 좀 했죠.
지금은 그나마 많이 나아졌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마지막 겨울방학 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내가 왜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면서 살아야 하나...확 죽어버렸으면 좋겠다...'싶은 거요. 그래가지고 차가 지나가려고 하면 막 뛰어들려고도 했는데요. 근데 그때가 되니까 막상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구요...부모님 생각도 나고... 근데 지금에 와서 보면 솔직히 부모님 생각이라는 거, 완전 핑계라고 생각해요 저는. 죽을 깡도 없으면서 이 험난한 세상을 살 깡도 없고. 이거 완전 찌질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어서 중1 때부터 성격 많이 바꾸려 노력했습니다. 입학하자 마자 여러 애들한테 말 걸고 진짜, 진짜... 노력했어요. 학교에서 돌아오면 녹초가 되어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항상 극도로 긴장해 있으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혹시 애들이 날 이상하게 보면 어쩌지...혹시 이러는 거 싫어하나? 그렇게 생각하려니까 쉽게 지치고...정말. 말 그대로 아이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울고 웃고, 조금이라도 잘 대해주면 얘는 날 좋아하나보다, 다행이다...그런 생각 들고, 조금이라도 쌀쌀맞게 대답하거나 대해주면 얘는 날 싫어하나..? 어떡하지...밤중에는 그런 생각이 들면 막 눈물도 많이 흘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을 해도,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 그러다가 노는애들한테 찍혀서 고생 좀 하고, 걔들 때문에 애들 앞에서 자빠지고 울고...마음이 약해지니까 수업시간에도 눈물이 나서 그 시간 끝날 때까지 화장실에서 질질 짜고나 있고...그러고 있으려니까 애들은 만만히 보지, 그러다 보니까 자꾸 주눅 들고..
그래도 그때부터 내 곁에 날 믿고 있어주던 한 친구 덕분에 내가 여기까지 있는 게 아닌가..싶습니다 ^^
이런, 말이 이상한 데로 가 버렸는데..^^; 아무튼 저는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질문자 분은 다행이신 것 같아요. 나보다 금방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하고 느끼셔서...
공부, 왜 해야하는지 솔직히 모르시겠지요? 네, 정말 그래요. 그냥 올려다보려니 까마득하고, 막막하고...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기초부터 탄탄히 해야하는 과목은 자신 있으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일단 수학이랑 영어 잘하면 다른 과목은 문제 없습니다.
나머지 암기과목, 힘들 것 같죠? 근데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요. '아, 외워야지..외워야지..시간도 별로 없는데..아, 빨리..'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요, 외워야 될 것도 안 외워져요. 그러니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이렇게 생각하세요. '아, 시험이 2주밖에 안 남았잖아..' 보다는 '시험이 2주나 남았네? 아직 시간은 많이 있어!'라는 식으로요. 외워야하는 건 스치듯이, 그렇다고 대충 훑어보듯이는 말고 그냥 가볍게 몇 번 읽어보세요. 이 문장은 무슨 뜻인가 생각도 해 보시고, 밑줄도 그어가면서요. 그렇게 몇 번 읽어보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외워지게 돼요. 그래도 안 외워지시면, 간단하게 요점을 정리해서 그걸 보세요. 그래도 계속 까먹고, 까먹고...그러시면 계속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 잘 들으시고요. 선생님 말이 곧 문제의 정답이기 때문에 졸거나 딴짓하시면 안 돼요. 선생님이 강조하시는 말엔(반복해서 말한다든지, 이건 중요하다고 집어주신다든지..)꼭 이유가 있으니까요, 그건 특히 잘 들어두세요. 친구가 장난을 걸어도 무시하시고요.
그리고 아직 1학년이시니까, 내신은 별로 안 들어가니까 그나마 마음 편하게 먹고 보세요. 1학년 때 시험을 어떻게 보는지 익히고, 2학년 때부터 잘하면 되는 거예요. 시험때 긴장하지 않도록 익숙해지려고 노력하시고, 컨디션 조절 필수입니다. 시험볼 때 감기 걸려서 계속 기침하거나 콧물이 자꾸 나면 집중력이 흐려져서 좋게 볼 수가 없어요. 그리고 시험 보기 전에 초콜릿 같은 거 먹어도 좋습니다. 단 게 두뇌회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그리고 같은 예체능을 목표로 하고 계셔서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언 한번 해보겠습니다. 예체능이라고 해서 공부, 무시하시면 안 돼요. 아무리 체육을 잘하셔도,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리고 노래를 잘 부르고 피아노를 잘 쳐도요. 공부 못하면? 다 꽝입니다. 요즘은 다 공부로 사람을 평가하기 때문에, 일단 공부가 중요해요. 그렇다고 공부에만 치우쳐셔도 안 돼요. 체육 쪽이시면 간간히 그 쪽도 신경쓰셔야 하고, 음악, 그림 쪽도 마찬가집니다. 여가시간을 잘 이용하셔야 돼요. 안 그러면 그게 인문계 가려는 거지, 예체능이랑 무슨 상관 있나요? 제 말 이해하셨으리라 믿습니다.
공부는 정말, 꼭 해야 돼요. 나중에 질문자 분께서 꿈이 바뀌시면 보험이 되는 게 지금의 공부고요, 공부를 잘해야 사물과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생깁니다. 꼭 열심히 하셔서 질문자 분의 꿈, 이룰 수 있길 바라요. 그렇다고 너무 부담감 느끼시지는 마세요. 천천히.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시작하면 되는 겁니다. 화이팅! ^ㅡ^
아, 그리고 고등학교는 당연히 갈 수 있으니까, 걱정 마시구요 ^_^ 이런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이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자신감을 기르셔야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