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는 팬임을 말씀드리며, 조심스럽게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어째보면 시장에 나올 경우 강민호 선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팀입니다.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컨덴터일 때에는 여지없이 공수 겸비형 포수가 배치가 되어 있었죠.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정도 까지는 이만수가 있었고,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쭉 진갑용이 있었습니다. 지금 진갑용이 우리 나이로 40이 되었는데,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막판에 몰릴 때 노련한 투수리드로 팀을 구한 선수가 진갑용입니다. 타격도 되었구요. 정규시즌도 감안하면 띄엄띄엄 나왔는데 홈런 6개 쳤습니다. 삼성 주전포수인 이지영은 암담합니다. OPS가 5할대입니다. 타율 2할 초중반 밖에 안됩니다. 홈런 0개입니다. 당겨치기 전혀 못합니다. 마스크 쓸 때도 능수능란한 맛은 없고, 송구 정확도가 좀 떨어지는데, 블로킹이나 포구는 현재 진갑용보다는 괜찮아서 이지영으로 썼다만, 나머지가 너무나 떨어져서 이 선수로만 밀고 가야하는 가 의문이 듭니다. 뭐 삼성은 3년이나 연속으로 우승했는데 왜 이런 소리만 해대냐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끝나면 삼성 불펜진의 핵중의 핵이었던 오승환이 사실상 해외로 갑니다. 그 정도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전력 약화죠.
거기에다 용병 한명 더 늘어나니 타격 약한 팀은 그걸로 약점 제대로 메울 수 있죠. 문제는 용병에서 타자 용병이 들어와도 가장 영향을 안 받는 포지션이 포수입니다. 포수가 단순히 포구 잘하고, 송구력 엄청 좋고, 블로킹 이런 기본적인거만 잘하면 되는가 하는 생각이 저 역시도 들고, 거기에 어느 정도 준수한 공격력을 보여주면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근데, 포수는 벤치나 투수와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이런 긴밀함이 중요하다고 보기도 하는지라 그걸 생각하면 언어와 문화가 다른 용병 포수가 오면 투수-벤치와의 호흡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 않나 하는 위험을 가질 수 있기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한 위험한 카드로 여겨서 국내 포수가 용병 확대에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거 같습니다. 거기에 삼성은 어느 순간부터 용병을 잘 못 뽑는 구단으로 유명하죠. 그런데, 오승환이 나가버리니 상대팀은 8회까지만 야구한다는 공포감이 마침내 사라져버리고.....그럼 삼성은 우승후보가 아니라 간당간당하게 4강 안을 지키는 데 급급해야 하는 팀으로 변할지도 모른다는 점이죠. 매년 우승 또는 한국시리즈 안에 못들면 감독이 암만 몇 연속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이네 우승이네 해도 경질이 될까 말까 할 정도로 삼성은 우승에 대한 목표의식이 강한 구단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강민호가 나올 가능성이 5%도 안되지만, 나온다면 어느 팀보다도 취약 포지션 중 취약 포지션으로 부각되고, 내부 육성할만한 자원도 보이지도 않아서 강민호를 노릴 수도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쓸데 없는 이야기만 했는데, 분명 제 질문에서는 '롯데에서 강민호를 잔류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하는 뉘앙스로 질문을 적었습니다. 위에 장황하게 제 응원팀인 삼성 라이온즈의 현재 상황을 이야기해본 이유도 강민호를 잡을려면 우선 기본적으로는 금액을 섭섭하지 않게 챙겨줘야 할 겁니다. 롯데 자이언츠 팬이 아니라 삼성 라이온즈 팬인지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서도 리그 내의 포수 포지션 자체가 정말 희귀할 정도입니다. 올 시즌에 그토록 부진을 거듭한 강민호인데도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가 강민호와 양의지 정도인데, 강민호가 제 기억으로 올 시즌 포수 중에 가장 OPS가 높은 선수인 걸로 압니다. 홈런도 11홈런으로 두자릿수 홈런을 쳤구요. 또, 30살이 안된 나이에 국가대표 경험을 많이 한 포수가 별로 없습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대표-2009 WBC 대표-2010 광저우 대표-2013 WBC 대표를 했고,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하면서 큰 경기 경험도 적절히 쌓기는 했습니다. 그런 여러가지 측면 때문에 지금 갑의 위치는 강민호이지 롯데 자이언츠가 갑이 아닙니다. 이런 이야기가 소용 없이 롯데와 강민호 사이가 어느 정도 내부적으로 재계약에 합의가 되었을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을 남기는 이 때에 FA시장이 개막하지도 않았고, 공시에 소속팀 우선 협상할 수 있는 날짜도 아직 안 되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런 저런 예상을 할 수 밖에 없는데, 롯데 자이언츠가 알아야 할 것이 롯데는 2011년 끝나고 해외진출한다고 FA로 이대호를 떠나보냈고, 2012년 끝나고는 FA로 홍성흔과 김주찬을 놓쳤습니다. 2011년에 이대호 놓친 대신으로 정대현을 잡았지만, 2011년과 2012년 모두 타선에서 핵심축을 이루던 선수를 고스란히 놓쳐버렸습니다. 이대호는 국내에서 뛸 거였으면 롯데에 잔류했겠지만 그만큼 거물급 선수가 된만큼 해외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만한 기량 수준이 되기도 했기에 그럴만 했지만 홍성흔과 김주찬은 롯데가 전력을 기울였다면 잡았을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근데, 강민호마저 놓친다면 올해 안그래도 작년보다 40% 정도나 관중이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더 떨어지게 될 겁니다. 그만큼 강민호가 롯데 자이언츠 팬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는 뜻이라서 더이상의 관중 수입이 줄어 관중의 발을 툭 끊게 만드는 일이라도 막아야 할 겁니다. 전력적으로도 암만 용병 확대가 되어서 타력에서 메울 틈이 생길 수 있다 해도 10년 가까이 정규시즌을 뛰면서 그만한 내구성을 보이며 꾸준히 뛴 포수가 현재 없다시피 합니다. 거기에 앞에서 말했듯이 풍부한 국대 경험, 올해는 못갔지만 2008~12년까지의 5년간의 가을야구 경험으로 인해 풍부하면서도 산전수전 공중전을 겪은 포수입니다. 그런 포수를 다른 팀으로 빼앗긴다면, 암만 경남고 출신 성골이라는 장성우 선수가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어도 결정적 순간이나 위기에 빠졌을 때 경험이라는 매우 중요한데, 그 경험을 풍부하게 한 강민호를 상대팀의 적으로 만난다는 건 위협적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강민호를 우선협상에서 눌러앉히지 못한다면 강민호 노릴 팀이 천지입니다. 포수 자원이 어느 정도 있는 에스케이-두산을 제외하고, 삼성-엘지-한화-기아-넥센-NC 등의 팀들이 강민호 시장에 나오면 안 나올 리가 없습니다. 특히, 오승환 빠진 손실을 포수 영입으로 단번에 메울 수 있는 삼성으로서는 정말 큰 영입이 될 수 있죠. 30살도 안된 나이가 그토록 풍부한 경험과 포수로서 꾸준한 타격실력 등을 갖춘 공수겸비형 포수가 사실상 강민호 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 시장에서 갑은 강민호이지 롯데나 나머지 구단이 아닙니다. 두산 정도나 강민호를 신경 안쓸 뿐이죠. 에스케이도 당장 내년에는 정상호-조인성 정도로 메우면 되니까 크게 걱정할 필요 없고....이 팀들 빼면 다 필요로 합니다. 롯데가 갑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겁니다.
그 다음으로 강민호는 9년 동안 주전 포수로 풍부한 경험을 했고, 국대 경험도 하고, 포스트시즌 경험도 어느 정도 했습니다. 근데, 포스트시즌 중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 경험을 단 한번도 못했습니다. 뭐 어느 프로 보니까 팀 시스템이나 감독을 비슷한 상황에서는 많이 본다고 하던데, 그걸 메울 정도로 엄청난 금액을 제시하면 그 금액을 주는 팀으로 가겠지만 말이죠. 강민호에게 한국시리즈에서 뛰고 싶다는 꿈이 없을까요? 프로 선수로서 돈도 돈이지만 돈 못지 않게 중요로 하는게 우승에 대한 열망이라 봅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이름을 휘날린 공수겸비형 포수가 처음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을 한 걸 보면 이만수는 1982년 원년에 경험하면서 만 24세에 처음 경험했습니다. 그 이후도 우승은 못했지만 정말 지독스러울 정도로 많은 한국시리즈 경험을 했죠. 그리고 김동수는 1990년 데뷔할 때부터 주전포수로 뛰어서 그해에 한국시리즈 경험을 했습니다. 만 22세에 처음 경험했죠. 그리고 두번째로 26살인 1994년에 경험했습니다. 그 다음에 박경완은 조금 늦었지만 현대로 옮겼던 1998년에 한국시리즈 첫 경험을 합니다. 만 26세 때죠. 그 이후 만 28세인 2000년에 한국시리즈 두번째 경험을 했구요. 진갑용은 2001년에 첫 한국시리즈 경험을 합니다. 만 27세 때죠. 그 다음해인 2002년에도 경험합니다. 28세 때죠. 자, 엘지에서 있으면서 고생만 하다갔다는 조인성 포수도 2002년에 한국시리즈 경험이 있습니다. 만 27세 때 말입니다.
이만수-김동수-박경완-진갑용-조인성 등의 선수가 강민호의 현재 나이인 만 28세 때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의 한국시리즈 진출 경험을 합니다. 그게 무엇을 뜻할까요? 강민호는 지금 현재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고의 공수겸비형 포수로 꼽는 선수입니다. 그런 위상의 포수가 아직도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는 건 강민호 스스로도 자존심이 꽤나 상하는 일일 겁니다. 그렇다면 돈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기는 게 우승을 할 수 있느냐 이런 것이지 않나 봅니다. 그걸로 아직 결정을 못지었다면 아무래도 우승에 대한 열망 때문이라 봅니다. 그 미래에 대한 고민이나 우승에 대한 열망 이런걸 롯데 프런트에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는 걸 보여주느냐도 강민호를 설득하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거라 봅니다. 그런 이유에서 내년 시즌부터 용병 확대-장원준과 장성우 복귀 등의 플러스 요인도 있지만, 거기에다 정근우와 같은 외부 FA 영입과 같은 공격적 무브를 보여주겠다고 강민호에게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느냐, 그리고 했느냐 그것도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합니다. 질질 끌지 말고, 빠른 시간 안에 승부해서 더이상 포스트시즌 진출에 안주하는게 아니라 한국시리즈 진출 나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바라본 공격적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느냐 이런 걸 강민호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하지 않나 합니다. 롯데가 14시즌 동안 한국시리즈 진출을 못했고, 1992년 이후 21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했습니다.
요점만 말하자면 강민호를 눌러앉힐려면 강민호는 롯데에서 데뷔했고, 롯데 팬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는 걸 인식하니까 프랜차이즈의 사랑이 클거고 실제로도 크긴 할겁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싸게 남을 것이다, 팀이 전력 보강을 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고도 군말 없이 남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한다면 강민호는 롯데에서 어마어마하게 사랑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일대 모험을 걸 수도 있을 겁니다. 포수 자원이 그만큼 희귀하므로, 에스케이와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팀들은 강민호를 필요로 하는 팀입니다. 그래서 시장에만 나오면 언제든 오퍼를 날리며 영입전에 나설 태세에 있을 것이니까요. 강민호 정도면 보상선수에 보상금액의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가치가 그만큼 높은 자원이고, 강민호가 레이더망을 좁힌다면 시장으로 나오면서 타팀 중 오퍼금액이 비슷하다면 구단 시스템이나 감독과의 궁합, 그 못지 않게 자신의 커리어에서 한번도 없는 한국시리즈 진출의 꿈...더 나아가면 우승반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가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타팀의 예상오퍼보다 비슷한 금액이면 웬만하면 남을려 하겠지만, 그 못지 않게 우승반지에 대한 열망에 대한 불신을 얼마나 가라앉힐 수 있는 움직임을 보여주느냐도 중요한 변수라 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