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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KIA : SSG - 혈막 나성범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17 23:04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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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의 요인

 

타선 침묵과 믿었던 전상현의 불쇼, 그리고 박찬호의 아쉬운 수비가 겹치면서 경기를 내줬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 패배 이유는 전상현의 제구 난조와 박찬호의 아쉬운 수비(타구가 강하긴 했는데 니 앞이었잖아...) 때문이지만(그런데 그거 잡았어도 동점), 아무리 생각해도 가장 임팩트 있었던 순간은 앞서 한준수의 홈런과 박정우의 볼넷, 김도영의 안타로 계속해서 만든 2사 1, 2루 찬스에서 나성범 타석이었습니다. 

 

최민준이 올라와서 공 3개 던졌는데, 초구만 파울 타구였고, 2구, 3구 똑같은 포크볼에 똑같은 스윙으로 삼진 당했습니다. 완전히 경기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었는데, 여기서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경기 분위기가 다시 SSG 쪽으로 넘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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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아, 니가 갱기를 망치고 있어!

 

나성범이 오면, 팀 공격력이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입니다. 팀 공격력이 더 나빠졌습니다. 일단, 나성범 성적이 형편없습니다. 현재까지의 나성범 성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 8경기 29타석 21타수 2안타 타율 .095, 출루율 .345, 장타율 .143, 11삼진 8볼넷

 

상대 투수들이 이름값 때문에 무서워서인지 나성범 상대로 볼넷을 많이 내주고 있는데, 문제는 컨택이 안 되고 있다는 점이죠. 29타석에서 삼진이 11개라는 건, 3타석에 1번 꼴 이상으로 삼진을 많이 당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타구 운이 없는 것도 아니고 그냥 컨택 자체가 안 되고 있어요. 특히, 심각한 게 포심 컨택률입니다. 현재까지 나성범의 포심 컨택률은 55% 입니다. 

 

아무리 못 치는 타자라도 1군 타자라면 포심 컨택률은 최소한 70%는 넘깁니다.(70%도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단적으로 KIA에서 가장 못 치는 타자인 김호령의 포심 컨택률은 나성범보다 25%p나 높은 80.6%입니다. 그런데 나성범은 포심 2개 중에 1개 정도를 컨택 조차 못 하고 헛스윙 하고 있어요. 심지어 오늘은 존에 들어 온 포심을 단 하나도 컨택하지 못 했습니다.(물론, 앤더슨의 공이 그만큼 살인적이긴 했습니다만)

 

포심 컨택이 안 된다는 건, 스윙이 늦게 나온다는 뜻입니다. 즉, 아직 경기 감각을 충분히 못 끌어 올린 게 역력합니다. 하지만, 나성범을 성급하게 끌어 올린 감독의 선택이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지난해 나성범은 긴 부상에도 불구하고 돌아오자마자 미친놈인가 싶을 정도로 맹타를 휘둘렀거든요. 2023년에 나성범은 복귀 첫 경기에서 홈런을 쳤고, 복귀 이후 8경기 성적이 아래와 같았습니다.

 

  • 8경기 34타석 32타수 13안타 3홈런, 타율 .406, 출루율 .441, 장타율 .781, 2볼넷 3삼진

 

이때 타격코치로 있던 이범호 감독이 작년의 모습을 생각 안 할 수가 없겠죠. 심지어 작년에는 공백 기간이 더 길었습니다. 올해는 더 빨리 돌아왔는데, 이 모양이고요. 단지 차이가 있다면, 작년에 나성범은 2군 경기를 3경기 뛰었고, 올해는 1경기, 그것도 3타석만 소화했다는 차이 뿐인데, 2군에서 2경기 더 뛴 게 지금의 성적 차이를 만들었다고 보긴 무리입니다. 그리고 이왕 올렸으니 놔둘 수밖에요. 어찌됐든 다시 정상 컨디션 회복하면 리그에서 가장 파괴적인 타자인 건 확실하니까요.

 

물론, 불안 요소가 없는 건 아닙니다. 나성범이 부상 줄이겠다고 몸무게를 5kg 감량한 게 차이인데, 이것 때문에 방망이가 늦게 나오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몸무게를 늘리면 부상 위험이 커지니, 이거 참 어려운 밸런스 게임이네요. 그냥 최형우 은퇴하면, 전업 지명타자로 뛰면서 몸무게도 충분히 늘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성범과 최형우 둘 다 쓰려면 둘 중 하나는 외야수로 나갈 수밖에 없고, 수비를 뛰게 되면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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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위기는 투수력이다.

 

나성범 때문에 화가 나긴 했지만, 사실 진짜 문제는 타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성범은 시간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다시 올라올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어느 팀이든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는 시기가 옵니다. KIA는 지금 그게 온 거고요. 사실, 그동안 너무 공격력이 좋았죠. 이번 주 3경기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데, 아직도 리그 유일의 OPS .800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2위 NC(.789)보다도 .041 더 높은 .821을 기록 중이고요. 팀홈런도 전통의 SSG를 제치고 리그 공동 1위입니다.(아니! 잠실 구장 쓰고 있는 두산이 KIA랑 홈런 수가 같네요. 강승호, 양의지, 양석환 우타 대포 군단 ㄷㄷㄷ)

 

진짜 문제는 투수진이죠. 다른 선수의 부상 소식보다 더 큰 게 오늘 크로우의 2주 아웃 기사입니다. 일단, 재활한다고는 하지만, 원래도 메디컬 이슈가 컸던 선수인지라 올게 왔구나라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심지어 크로우는 금이야 옥이야 하며 다뤘는데 깨진 거죠. 어깨 부상이 아니라 팔꿈치 쪽이라지만, 이러면 크로우에게 많은 이닝과 짧은 간격의 투구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결국에는 교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또 땜빵 선발을 써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의리가 다음 주에는 복귀한다는 거지만, 이의리도 와봐야 아는 거고, 땜빵 선발이 나오고 있는 경기는 지금 모조리 다 내주는 느낌입니다. 심지어 어제도 언급했지만, 불펜투수들이 다 흔들리고 있어요. 3월에 너무 일찍 페이스를 끌어 올려서 그런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오늘 전상현도 공이 나빠 보이지 않았습니다. 구속이 147km/h까지 나왔는데, 전상현은 구속이 145km/h 이상 나오면 그 경기는 안 봐도 될 정도로 안정적으로 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전상현의 빠른 공이 위력적이라고 느낀 건 에레디아 타석이었어요. 가운데로 빠른 공이 두 차례나 몰렸는데, 에레디아의 방망이가 타이밍은 맞췄어도 무브먼트 때문인지 뒤로 파울 타구를 계속 날렸죠. 

 

하지만, 오늘 구속만 좋았지 제구가 무척이나 안 좋았습니다. 타격 능력이 매우 떨어지는 김민식 상대로 볼넷을 준 것부터가 문제였고, 전반적으로 빠른 공이 포수 미트의 반대 되는 방향에서 형성되더라고요. 아마, 최근 부진했기 때문인지 너무 잘 던지려다가 제구가 흔들린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전상현 피칭에서 누누히 지적하는 문제인데, 변화구 구사 능력이 여전히 좋지 못해요. 솔직히 지금까지 직구의 무브먼트에 의존한 투구였지, 변화구가 날카로운 투수가 아니었죠.

 

전 참 미스테리한게, 다른 팀 불펜투수들은 잘만 던지는 포크볼(노경은의 포크볼, 김진성의 포크볼, 김원중의 포크볼, 이용찬의 포크볼, 하다못해 오늘 최민준의 포크볼)을 KIA 불펜투수들은 잘 던질 줄 아는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이게 팀 전통인가 싶은데, 포크볼 구사능력이 떨어지고 슬라이더에만 의존하니 불펜투수의 가장 큰 덕목인 삼진 능력에서 종종 아쉬운 순간이 노출이 되고 있죠. 정해영, 전상현 둘 다 포크볼을 던지긴 한대, 구사율도 낮고 구종 가치가 떨어집니다. 그나마 전상현의 주무기가 슬라이더인데, 올해 슬라이더 구종가치가 마이너스값입니다. 작년에는 플러스였어요.

 

정해영이든 전상현이든 아직 젊은 투수들이다보니 빠른 공 위주로 투구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괜찮은 변화구, 딱 하나만 탑재했으면 여기서 얼마나 더 좋을까 늘 아쉽습니다. 이러니 매해 시즌 성적이 오락가락 하는게 아닐까도 싶고요.

 

여튼, 크로우의 이탈로 진짜 비상 상황이 됐는데, 5월 중에는 1위 자리를 내놓는다고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일단 타격 사이클이 빨리 올라오길 바래야 할 것 같고, 이의리가 건강하게 복귀해서 작년보다 나은 피칭을 하고, 크로우가 2주 후에 기적적으로 통증이 사라지거나(하지만 가능성 20%도 안 될 듯), 대체 외국인 투수를 오늘 SSG처럼 훌륭한 선수로 데리고 오든지(아니, NPB에서 평균자책 3점대 초반 찍은 선수가 KBO 같은 허접한 리그는 왜 왔나요.) 소크라테스 대신 오스틴 같은 우타 1루수 거포를 영입해서 타선과 수비 조직력이 업그레이드 되는 시기나 기대해봐야할 듯 싶습니다.

 


선수 단평

 

  • 최원준 - 파울 타구에 강하게 맞고 이탈, 내일은 푹 쉬자. 
  • 박정우 - 김호령 뺨 치는 호수비, 빠른 발, 그리고 김호령과 비교를 불허하는 선구안과 컨택 능력까지. 최원준 대신 선발 출장할 수 있는 자격증을 받은 경기
  • 김도영 - 남들은 다 밀렸던 앤더슨의 빠른 포심을 정확한 타이밍에 받아 치는 등, 완연하게 타격감이 좋아지는 모습
  • 최형우 - 광속구에 고전했지만, 그래도 아시아 최초(?)의 500 2루타 금자탑. 
  • 소크라테스 - 5월이 됐는데 안 살아나고 있음.
  • 이우성 - 똑딱 똑딱, 마지막 타석 타구도 타이밍 좋았음.
  • 김선빈 - 찬스에서 삼진, 초구 병살. 수비가 좋은 것도 아니야 다리가 빠른 것도 아니야...
  • 홍종표 - 떨어지는 변화구 안타 만드는 기술 보고 놀랐음. 진짜 미친 척 하고, 김선빈 대신 홍종표 3경기만 써봅시다.
  • 한준수 - 영웅이 될 뻔 했던 역전 투런. 
  • 박찬호 - 이지영의 역전 적시타도 못 잡으면 FA 대박은 기대하지 말아야지.
  • 서건창 - 고종욱보다는 확실히 나음 모습
  • 윤영철 - 몸쪽 바깥쪽 절묘한 피칭으로 SSG 타선을 6이닝 1실점으로 막은 호투
  • 장현식 - 오태곤이 도와주긴 했어도 깔끔하게 이닝 마감
  • 김도현 - 비록 실점은 했으나 수비 운이 없었고, 삼진 잡는 모습을 보면, 불펜의 영웅이 될 자질이 보임
  • 이형범 - 투심 일변도에서 벗어났더니 삼진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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