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연극 아트 후기 / 엄기준-김재범-박호산 페어 > 이슈

2024 연극 아트 후기 / 엄기준-김재범-박호산 페어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13 08:52 댓글 0건
    게시물 수정 , 삭제는 로그인 필요


안녕하세요.

문화생활을 사랑하는 문덕후입니다.

 

오늘은 얼마전에 본 연극 아트 후기를 남기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지난번 웨스턴스토리 후기를 올렸는데, 지금 웨스턴스토리가 인스타에서 굉장히 핫해지고 있더라구요!

웨스턴스토리를 보게 된 이유는 작년에 본 곤투모로우의 김재범배우님의 연기가 너무 인상 깊어서인데, 그 이후로 배우님이 하시는 연극을 벌써 꽤 많이 본 것 같아요.

배우님 특유의 연기가 너무 좋더라구요! 노래도 너무 잘하시지만, 연기력이 무엇보다 좋은 배우님이셔서 오랜만에 뮤지컬이 아닌 연극을 보러 대학로에 방문했습니다.

 

17155578160414.png

 

2024. 2. 13 - 5. 12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러닝타임 110분

 

17155578177776.png

 

제가 본 페어는 세르주 역에 엄기준 배우, 마크 역에 김재범 배우, 이반 역에 박호산 배우입니다.

 

우선 아트 연극에 대해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로 당일로 예매했어요.

제가 위메프 플레이위크를 정말 사랑하는데, 그날도 당일 특가로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예매할 수 있었어요.

그날 3일 연속으로 대학로에 가는 거였는데, 고민하다가 마침 김재범 배우님 페어길래 바로 가기로 했고, 정말 후회 없었습니다.

 

당일에 예매해서 그런지 위메프 비지정석으로 예매했더니 가장 뒷자리에 앉았어요.

원래 대학로에 방문할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오페라 글라스를 가져가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링크아트센터홀 맨 뒷자리는 맨눈으로 봐도 배우분들의 표정이 잘 보이더라구요? 소극장의 장점을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연극 아트는 이미 대학로에서 연극을 많이 봐오신 분들이라면 알고 있는 유명한 작품입니다.

'세르조'가 흰색 바탕의 그림을 무려 5억을 주고 구매한 것에 시작되어 세명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는데요.

사실 처음에는 그냥 웃기기만 한 극인 줄 알았는데,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해보게끔 하는 연기였습니다. 

 

예술에 관심이 많은 의사인 '세르조'가 구매한 5억짜리 흰색 배경의 그림.

그리고 그 그림을 5억이나 주고 구매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 마크가 있죠. 

흰색 배경에 흰색 선이 그어진 그림을 '마크'는 흰 판떼기로 표현하게 됩니다. 

마크는 그가 이런 흰 판을 산 것이 그의 예술적 허영심이라고 표현을 하죠.

하지만 세르조는 마크가 자신에게 허영심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 본인의 교양과 아티스트적 소양을 무시하고, 마크의 자격지심이라고 표현하게 됩니다. 

 

좋은 것도 없고, 싫은 것도 없고 좋은게 좋은 친구 '이반'은 그들 사이에서 그들을 화해시키려고 노력하지만, 그 마저도 싶지 않죠.

 

단순히 이 세명의 남자에게 5억짜리 흰 그림은, 투자가치가 있는 그 그림이라는 사실에서 더 나아가 25년의 우정이 어떻게 금가고 있는지를 표현하고 있는 하나의 장치입니다.

저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는데요. 

저는 인간이 참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선 제가 그렇거든요.

누군가의 행복에 진심으로 축하를 빌어주는 것도, 저는 제 삶이 안정되어있어야 진심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남들 보다 늦었던 대학, 취업에서 저보다 먼저 합격을 하고 사회에 발을 딛은 친구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축하를 해준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관계에 있어서도,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우월의식 그런 것들을 내가 가지고 있고 표현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인간이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달까? 

아닌척, 모른척 애써 숨겨왔던 것들을 가감없이 겉으로 표현하며 꼬집어주는 연극 '아트'의 대사들을 보면서, 왜이렇게 오랜시간동안 이 연극이 '블랙코미디'로 사랑을 받아왔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웃긴데, 마냥 웃기지 많은 않은? 

 

결국 흰색 천에, 흰색 선이 그러져 있던 세르조의 그림에

세르조가 우정을 지키기위해 마크에게 펜을 건네며, 마크가 해당 그림에 덧그림을 그리면서 연극은 끝이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질투하고, 경계하고 하며 살아가지만),

누군가 나와 함께하는 관계를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25년동안 쌓아온 우정들이 사실, 치졸함과 질투 우월의식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어렸을 적 세르조는 정말 마크가 특별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세르조와 마크가 서로 달라서 지금처럼 투닥거릴때 이반은 늘 그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왔을 겁니다.

그들이 점점 나이들어가고, 세르조는 의사가 되고, 마크는 항공엔지니어, 이반은 문구 사업자가 됩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이 밥을 먹고, 공부하던 그들은

자신의 사는 삶의 환경이 달라지게 됩니다.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도 다른데,

하물며 25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는 것은 사실 말도 안되죠.

'너 그 때는 그랬잖아. 근데 왜 지금은 안그래?' , 하는 그들의 대사들이 사실은 말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남이 변한걸 탓하기 전에, 사실은 본인부터 변했을 테니까요. 

 

17155578195764.jpg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