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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은, 오히려 봄에 많아요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11 20:52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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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기온 따뜻하고, 산과 들에는 연초록이 시작되는 계절이 봄이죠. 하지만 봄의 또 다른 이름이자 얼굴은 바로 '강풍의 계절'! 따스한 햇빛과 살랑살랑 여린 바람과 노랑노랑 나비에 속으면 절대 안 됩니다.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만, 알고 보면 강풍특보가 가장 많은 계절도 봄이고, 산불도 가장 조심해야 할 계절이 봄입니다. 오늘은 마음 들썩이게 하는 설레는 바람이기도 하지만, 이면에는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 봄바람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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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의 두 얼굴

춥고 시리고 혹독한 겨울 뒤에 온다는, 그 순서 덕도 솔직히 참으로 크게 보는 계절이 봄이죠. 실제로도 뭐 참으로 따스하고 화창하고 아름다운 계절이긴 하지만, 겨울 뒤라 더더욱 사랑받는 계절이기도 한데요, 바람은 조심해야 합니다. 살랑살랑 얌전한 바람이 물론 대다수이긴 하지만, 3,4월이 시작되면 심술쟁이 강풍 봄바람도 어김없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기준 평균풍속을 살펴보면 3월과 4월이 평균풍속이 초속 2.8m로 1년 열두 달 중 가장 강했습니다. 그 다음이 2월로 초속 2.6m였고, 5월도 평균풍속 2.5m 상당히 강한 편에 들었습니다. 3월, 4월, 5월, 순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봄이지만, 바람은 시시때때로 강풍이 온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위쪽지역인 서울만 그런 게 아니라 남부지역의 대구를 예로 들어보면, 최근 10년 동안 대구에 강풍 특보가 가장 많은 계절은 봄이었습니다. 11일로 4계절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강풍특보일 수를 기록할 정도로, 봄에는 전국 곳곳에 거센 바람이 붑니다.

 

 

봄 강풍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2월 중순부터 해가 일찍 나오는구나, 우리 눈으로 바로 실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낮길이가 길어집니다. 해가 길어지면 겨울을 점령했던 시베리아 기단이 점차 힘을 잃게 되는데, 그렇다고 단번에 뒤로 쑥 밀려나진 않습니다. 때때로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들어오게 되면 대륙고기압이 이동성고기압으로 변질돼 우리나라 남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북쪽으로는 저기압이 지나는 형태가 됩니다. 따라서 북쪽은 고기압, 남쪽은 저기압의 기압배치를 이루게 되는데, 그 사이 틈으로 공기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강풍이 불게 됩니다. 

 

 

이름도 유명한 '양간지풍'

특히 강원도 양양, 간성 사이, 또는 양양, 강릉 사이에서 부는 강풍이라 양간지풍, 혹은 양강지풍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북쪽 고기압과 남쪽 저기압의 기압배치 때문에 강한 서풍이 불게 되는데, 그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어 좁은 틈을 타고 내려오다 보니 압력이 더 강해져 바람의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됩니다. 이 때문에 영동 지방에는 봄이면 늘 강하고 건조한 바람과 함께 산불도 봄에 가장 큰 피해를 불러오게 됩니다.

 

 

강풍은 자동차 시속 70km와 맞먹어요

바람의 관측은 보통 지상 10m 높이에서 합니다. 그 보다 아래쪽은 땅과의 마찰이나 건물을 비롯한 지형지물의 영향이 있기 때문이고, 또 지상 30km 이상 상공에서도 풍향, 풍속, 기온 등을 하루 2번씩 관측하는 등 다양한 장비를 통해 다양한 고도와 다양한 위치에서 바람관측을 하고 있습니다. 강풍주의보는 풍속이 초속 14m 이상일 때, 강풍경보는 21m 이상일 때 내려지는데, 순간풍속이 초속 20m 정도 된다면, 자동차 속도로 보통 시속 70km 정도라고 합니다. 맨몸으로 마주하기에는 무서운 속도죠. 우리 마음 싱숭생숭, 울렁울렁하게 하는 바람이기도 하고, 우리 몸을 휘청휘청 흔들어 놓고, 온 산하를 무섭게 태울 정도로 거센 바람 역시 봄바람입니다. 확실히 두 얼굴,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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