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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김 특검 수용 결단’은 몽상인가 / 차기 대통령의 조건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04 12:42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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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은 윤석열을 손절하기 시작했나?

절대 그럴 수 없다.  '조중동'의 노림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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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 칼럼] ‘채·김 특검 수용 결단’은 몽상인가

조선일보     양상훈 기자     /     입력 2024.04.25. 00:15

 

거부권 성공해도 결국은 못 피할 문제
두 사건 모두 법적으론 큰 문제 아냐
정치 결단 내리면 약점이 강점 될 수도

 

총선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이 맞을 첫 고비는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관한 특검과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여부 특검 문제다. 윤 정부 후반기를 흔들 수 있는 사안들이다. 가장 큰 관심은 윤 대통령이 이 두 특검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지 여부다. 두 특검에 대한 국민 찬성은 60%를 넘는다. ‘거부권 행사 말라’는 비율은 ‘행사해야’의 3배에 달한다. 전 지역, 거의 전 연령층에서 이렇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김 여사 특검안 거부권을 행사해 역풍을 불렀다. 조국혁신당 지지자들은 “왜 조국 부인만 수사받고 김 여사는 안 받느냐”고 했다. 단순한 대비가 힘을 갖고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

 

많은 사람들이 ‘윤 대통령이 총선에 참패한 만큼 이번에는 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윤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들은 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 특검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감은 아주 크다. 총선 결과에 명운이 달린 대통령이라면 선거를 코앞에 두고서는 아무리 격분해도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일은 하지 않고 참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한동훈 위원장과 김경률씨가 김 여사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 위원장 사퇴까지 요구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윤 대통령 자신에 대한 평판은 물론이고 선거에 큰 악재가 될 텐데도 아랑곳하지 않을 정도로 분노가 컸다. 김 여사 관련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은 항상 이랬다. 그러니 민주당이 김 여사 특검안을 몇 번 통과시켜도 변함없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채 상병 순직 사건도 마찬가지다. 윤 대통령이 이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고발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것 자체가 사건 처리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그의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여당 내부의 반대에도 이 전 장관을 출국시킨 것 역시 같은 흐름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국회는 이를 재의(再議)한다.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특검안은 그대로 확정된다.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이 특검에 찬성하면 3분의 2를 넘는다. 지금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에서 특검 찬성표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상황이 닥치면 커다란 여론 압력을 받게 될 국민의힘 의원들의 고민도 심각해질 것이다. 지금 심정적으로는 두 특검에 찬성하는 국민의힘 의원이 8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재의 투표는 무기명이어서 의원들 부담도 작다.

 

만약 국민의힘에서 특검 찬성표가 여럿 나와 특검안이 통과되면 윤 대통령은 어쩌면 총선 참패보다 더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반대로 국민의힘에서 특검 찬성이 나오지 않아 특검이 무산되면 정권 전체가 깊은 내상을 입게 된다. 국민은 ‘진실’이 강제로 묻혔다고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결국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 뿐이다. 이 내상은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딜레마를 벗어날 방법이 없지 않다. 윤 대통령이 결정적 순간에 두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결단하면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채 상병 순직 사건 처리 문제와 관련, 이 전 장관(혹은 윤 대통령까지)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있느냐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갈리고 있다. 판사들마다 판단이 다를 정도로 애매한 문제다. 현직 대통령에 대해선 기소를 할 수도 없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 순직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사단장에게까지 과실치사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인데, 이에 동의하는 국민도 많다. 이럴 때는 과감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수 있다.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여부는 문재인 정권 검찰이 당시 윤 검찰총장을 잡기 위해 샅샅히 뒤졌지만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을 알고 있었다는 혐의를 찾지 못했다. 1심 판사는 다른 피의자 손모씨에 대해 ‘주가 조작 사실을 알고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주범 권모씨조차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그렇게 큰 사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만에 하나 특검에서 김 여사의 새로운 혐의가 나온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런 자세라면 못 할 일이 없다. 김 여사 디올백 문제도 법적으로는 큰 문제라고 할 수 없다. 대처를 잘못해 정치적으로 커졌을 뿐이다. 계속 대처를 잘못하면 계속 더 커진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약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런 경우 ‘어쩌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깨면 ‘약점’이 ‘강점’으로 바뀔 수 있다. 김 여사 첫 특검 거부권 때도 이런 의견들이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택했다. 그 결과가 총선 참패다.

 

윤 대통령이 특검 수용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0.1%도 안 될 것이다. 한 정치인은 ‘0′이라고 했다. 그는 필자와 같은 생각을 “몽상”이라고 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 매달려 있을 때 때로는 손을 놓아버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어록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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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의 조건

중앙일보    김현기 중앙일보 도쿄 총국장 兼 순회특파원   /      입력 2024.04.25 00:38

 

갑자기 튀어나온 후보는 뽑지 말자
'호승심' 성향의 검찰 출신도 곤란
유튜브가 아닌 NYT·FT 보는 이 뽑자

 

#1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3%라는 갤럽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윤 대통령이 '믿었던' 기시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22%니 거의 붙은 셈. 이대로라면 곧 역전이다. "다른 나라 정상은 더 낮다"고 눙칠 날도 얼마 안 남았다. 요즘 어느 모임에 가도 윤 대통령에 대한 불만·분노가 넘친다. 보수 인사들이 더 그렇다. "울화통이 터져 뉴스도 안 본다"는 분도 많다. 대략 10명 중 9명은 "윤 대통령이 변하겠다고 하지만 누가 그걸 믿겠느냐"고 한다.

 

취임 후 2년 가까이 거의 '땡전 뉴스'에 가까울 정도로 현 정부를 낯뜨겁게 편들던 보수 신문도 이제 와 대통령 공격에 열을 낸다. 어이없다. 대통령을 "난 잘하고 있어"란 착각, 오만에 빠지게 만든 책임 따윈 안중에 없는 듯하다. 그건 그렇다 치고 국민의힘의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면 '노부영' 정당이란 말이 딱 맞다. 70대 이상 노인, 부자 동네, 영남에서만 힘을 쓴다. 이젠 60대도 외면한다.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 122석 중 건진 건 고작 16%. 보수 결집론은 그저 TK·PK 이야기다. 의미도 실체도 없다. 이 정도면 집권당이라 불릴 자격도 없어 보인다.

사실 선거 전부터 '야당 단독 과반 저지'가 목표인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이대로라면 4년 후 총선 4연패는 피하기 힘들다. 불편한 진실 또 하나. 선거 결과 지도는 또다시 서쪽 파란색, 동쪽 빨간색으로 정확히 양분됐다. 결국은 지도자 책임이다. 그나마 하나 건진 건 있다. "아, 다음에는 이런 대통령을 뽑아선 안 되겠구나"란 각성을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했다. 그 각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별개 문제지만 말이다.

 

17147940521507.jpg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와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당 관계자들과 지난 10일 국회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표정이 대조적이다. 연합뉴스

 

 

#2 내가 보는 차기 대통령의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갑자기 튀어나온, 이른바 '갑튀 후보'는 뽑지 말자. 멀쩡한 국민이 왜 "앞으로 안전벨트 단단히 매라"는 말을 들어야 하나. 미국의 오바마도 눈 뜨고 일어나니 대통령 된 것 같지만 실은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 된 이후 8년의 정치 경험을 쌓았다. 일본의 총리는 최소 20년 검증을 거쳐야 후보 반열에 오른다. 중국은 더 하다. 초급 간부 때부터 공장과 지방·중앙부처 등 이런저런 자리를 돌게 하며 지속적인 검증을 한다. 국가관은 어떤지, 능력은 거품이 아닌지, 돈을 밝히는지, 부하를 머슴 다루 듯하지는 않는지, 국제적 감각은 있는지 검증한다. 짧게 20년, 길게는 30년 반복한다. 중국이 민주적이진 않지만 능력 있는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배경이다.

 

둘째, '올바른 태도'를 지닌 인물을 뽑자. 건들건들하지도 말고, 거들먹거리지도 말고, 국민을 얕잡아보지도 말아야 한다. 긴장감·책임감을 24시간·365일 유지할 수 있는 인물 아니면 5년을 제대로 이끌 수 없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적어도 다음번은 검찰 출신은 안 나서면 좋겠다. '정치하는 대통령'에는 검사 출신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라 보기 때문이다. 정치의 세계는 호승심(好勝心·반드시 이기려는 마음)보다 호민심(護民心·국민을 지키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총선에서 "저는 검사 처음 시작한 날 제가 평생 할 출세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맞다. 딱 그 정도에서 멈춰 정치를 바라보기만 했으면 좋겠다.

 

셋째, 다음번에는 결집을 촉구하는 지도자 말고 확장을 호소하는 지도자를 뽑자. 가두리 양식장에 지지자를 가둬놓으면 본인도 덩달아 가두리 양식장에 갇히는 법이다. 극단적 유튜브의 정신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도자는 그저 확증편향의 동네 부족장급이다. 광활한 바다로 나아가야 보수건 진보건 중도의 마음을 낚을 수 있는 법. 유튜브가 아니라 뉴욕타임스·파이낸셜타임스를 보는 지도자를 뽑자. 그러면 대만해협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 마지막으로 부록 하나 추가. 기왕이면 배우자 관리도 잘한 지도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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