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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태도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작성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01 11:12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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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5294722803.jpg출처: 픽사베이

2024년 최저임금, 9860원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9620원보다 240원 오른 금액으로 2.5% 인상됐다고 하지만 노동계에서 주장한 1만원 이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반면 경영계는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 때문에 기업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동부는 "민주노총에서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최저임금법 규정 취지와 내용 및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의결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년 최저임금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노동시장 여건, 저임금근로자 및 영세자영업자의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만큼 존중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동부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매년 반복되는 갈등과 대립 구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등 지적을 고려해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지역별 최저임금제 도입

일본은 전국 평균 최저임금이 처음으로 시간급 1천엔을 돌파해 1천4엔으로 확정됐다고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원/엔 환율을 적용하면 약 9천254원으로, 엔저현장으로 인해 한국의 내년 최저임금 시간급 9천860원보다 600원가량 적다.
그러나 정작 일본에서 최저임금에 맞춰 시급을 주는 곳은 거의 없다.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고 있는 일본은 도쿄를 비롯한 오사카, 나고야 등 수도권은 100엔에서 400엔 정도 높은 최저임금을 자체적으로 적용한다. ‘실질적’ 최저임금은 우리나라 돈 1만 원이 대부분 넘는다. 

17145294740164.jpg출처: 픽사베이

노동의 가치를 대하는 태도가 최저임금을 결정한다

노동의 가치를 대하는 태도에서 나라별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일 뿐 그 이상으로 시급을 책정하고 주말과 휴일수당 등을 적용하는 것이 당연시 돼 있다. 반면 한국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저임금만 근로자에게 지불하면 사람을 쓰는 고용주로서 떳떳하다는 사고가 만연해 있다. 이번 최저임금 협상 과정에서도 경영계가 얼마나 노동의 가치를 하찮게 여기는지 여실히 드러났다. 그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내놓은 카드는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 축소 감행’이었다. 고용을 안 하겠다는 협박을 통한 최저임금 낮추기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도 수두룩한게 현실이다. 전체 노동자 8명 중1명(12.4%) 꼴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고, 그 대상은 청년층과 노년층이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을 지불하지 않은 업주는 어떻게 될까? 지난 3년 동안 최저임금을 주지 않아 사법처리된 건수는 1만6천 건 중 34건에 불과했다. 업주에 대한 처벌은 거의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와 가까운 외식업계로 들어가 보자. 외식업계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코로나를 겪고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이중고를 겪게 됐다는 반응이다. 
조해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처장은 국내 외식업의 문제점에 대해 “업소 10개 당 인구비율이 한국 86명, 미국 335명, 중국 316명, 프랑스 292명, 일본 179명으로 타 국가에 비해 과당 경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또 다른 패널은 외식업을 너무 쉽게 보고 사업을 시작해 폐점률이 높다며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부분에서 지금보다 일정 수준 이상의 높은 최저임금 책정은 경쟁력 있는 외식업소를 분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그마저도 주지 못하는 ‘현상유지’에 급급한 외식업소는 도태될 것이고, 우수한 시스템과 노하우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외식업소는 살아남을 것이다. 높은 최저임금은 탄탄한 외식시장을 자랑하는 일본의 경우처럼 고품질의 맛과 서비스의 선진 외식문화를 만들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17145294766198.jpg출처: 픽사베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고용효과 미비해 

최저임금이 기업들의 고용에 부정적 효과를 미치는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이미 영미권과 OECD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효과는 거의 없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선진국들도 저소득층의 소비 진작으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방침 아래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기간에 최저임금을 9달러(약 1만112원)로 인상하자는 제안을 업계에 하자 월마트, 페이스북, 이케아 등 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인상을 주도한 점은 매우 흥미롭다. 
국내는 아직도 늦은 시각까지 감당할 수 없는 업무량으로 허덕이는 이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주지 않는 기업이 종종 보인다.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고용을 하지 않겠다고 협박하는 국내 경영계의 수준에서 언제쯤 존중받아 마땅한 노동의 가치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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