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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의 정신나간 잠수상륙함 이야기-후편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4-08-31 09:00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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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련의 정신나간 잠수상륙함 이야기

196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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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KB-16은 프로젝트 664에서 나타난 결함들과 문제점들을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었음. 세베로드빈스크의 조선소에선 여전히 프로젝트 664를 건조하고 있었지만, 곧 이 프로젝트가 공중분해된다는건 모두가 알고 있었음. 프로젝트 664는 기뢰부설, 상륙군 수송, 연료 공급, 탄약 보급, 순항미사일 발사 등의 임무를 잠수함 한척으로 해결하려고 한 결과물이었고, 잠수함 하나에 모든걸 다때려넣다보니 당시 소련의 기술력으로는 도저히 건조가 불가능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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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때만 자기객관화가 잘되는 소련 해군사령부는 프로젝트 664의 완성을 기다리지 않고 TsKB -16에 1970년까지 새로운 잠수함을 설계하라고 명령했음. 따라서 프로젝트 748은 프로젝트664가 공식적으로 폐기되기 전인 1965년에 연구가 시작되었음. TsKB-16의 기술자들은 프로젝트 664의 설계를 기반으로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프로젝트 748을 설계하려 했으나,
프로젝트 664의 설계는 1950년대 설계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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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뢰부설잠수함 프로젝트 632/63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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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군수지원상륙함 프로젝트 648/648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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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잠수함 프로젝트 664로 이어지는 것이라서

60년대에는 이미 구닥다리 설계였기에 TsKB-16은 설계를 처음부터 싹 다 갈아엎었음. 또한 프로젝트 748은 전작들만큼은 아니지만 소련 해군 상층부의 무리한 요구에 따라서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만 했는데, 기뢰부설, 수송, 상륙, 화력지원, 군수보급 등의 임무가 추가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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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잠수함에 모든 기능을 때려넣으려다가 실패한 Project 664의 선례를 따르고 싶지 않았던 TsKB-16의 기술자들은 몇 달 만에 서로 다른 6개의 프로젝트 748을 제시했음. 프로젝트의 두 가지 옵션이 주요 버전이었으며, 여기서 파생된 네 가지 추가 옵션이 만들어졌음. 결과적으로는, 두 개의 수냉식 원자로와 두꺼운 압력선체 3개를 병렬로 배치한 옵션 No.4만 채택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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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설계안에 따르면, 프로젝트 748은 한 번에 3개의 압력선체를 수평으로 나란히 배치했음. 따라서 프로젝트 748은 특별한 문제 없이 상륙군을 잠수함 내부에 승선시키고 잠수함의 높이를 낮출 수 있었음. 또한 두 개의 측면 선체에 상륙부대를 배치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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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621과 비슷한 선체구조(상륙군 격실이 선체 중앙에 위치한 경우)를 사용할 때보다 두 배나 빠르게 공격 부대를 하역하고 적재할 수 있었음. 기관실이나 음탐실 같은 주요시설은 중앙에 위치한 압력선체 내부에 위치할 계획이었음. 또한 선수 중앙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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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K-300 "루비콘" 소나와 533mm 구경의 어뢰 발사관 4개가 설치되었고, 작전계획에 따라서 어뢰 대신 기뢰를 부설해 적의 활동을 제한시킬수도 있었음.

선체 양측면에는 상륙군을 수송하기 위한 압력선체가 배치되었음. 어뢰를 맞고 측면 선체가 손상된 경우 잠수함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3개의 압력선체는 밀폐된 문이 있는 격벽으로 나뉘었고, 조종실에서 이를 폐쇄하거나 침수시킬 수 있었음.
또한 프로젝트 748은 최대 1200명의 군인들이나 최대 20대의 BTR-60P 장갑차나 PT-76 경전차를 해안가로 상륙시킬 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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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재되는 장비들은 자체적으로 잠수함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를 위해서 화물칸의 앞쪽에는 경사로 2개가 위치했음.
또한 대공방어를 위해 57mm 2연장 대공기총 2문과 VLS 24기가 장착될 예정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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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748은 길이가 153m, 너비가 21.2m로 설계되었음.
잠수함의 배수량은 최대 16600톤으로 전작인 프로젝트 664에 비해서 6천톤가량이 증가했음. 흥미로운 사실은, 3개의 압력선체를 이어붙이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6m라는 낮은 높이를 가졌단거임. 계산에 따르면 수면에서의 최대 속도는 12노트 수준이고 잠수시에는 최대 17노트로 항해할 수 있었음. 최대잠항심도는 300m 수준이라 그렇게 민첩한 잠수함은 아니였음. 하지만 이건 상륙함이니까 뭐....
프로젝트 748은 확실히 이때까지 나왔던 컨셉안들중 가장 현실적인 설계안이었고, 딱히 결함도 발견되지 않았기에 TsKB-16은 이 거대한 잠수상륙함이 무난하게 건조될거라고 예상했지만.....

196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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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설계안 너무 작은데? 기왕 만드는거 조금만 키워서 이것저것 다할수있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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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좆망했잖아.....

소련 해군은 아직 잠수함 1대에 모든 기능을 때려박기를 원했고,  1967년 8월, 소련 해군사령부는 TsKB-16에 기존의 프로젝트 748보다 훨씬 큰 프로젝트 717의 개발을 명령했음.
"717"이라 명명된 새로운 프로젝트의 주요 목적은 일반 선박으로는 상륙이 불가능한 해안에 자체적으로 상륙이 가능한 군인, 장비, 탄약 등을 수송하고 수상함에게 연료나 탄약 등을 보급하는 것이었음. 따라서 새로운 잠수함은 상륙함과 군수지원함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었음. 또한, 프로젝트 717은 광범위한 범위에 기뢰를 살포해 미 해군의 움직임을 제한시키는 임무 또한 부여받았음. 이쯤 되면 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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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프로젝트 717의 목표는 여러 작업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잠수함을 다시한번 만들어보는 거였음. 물론, 이전의 모든 유사한 프로젝트는 기술적 한계로 폐기됐지만, 이번에는 좀 달랐음.
TsKB-16은 1950년대부터 거진 20년동안 잠수상륙보급함 하나만 연구한 설계국이었고, Project 632때부터 축적한 모든 정보와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었음. 따라서 프로젝트 717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였음.

프로젝트 748과 마찬가지로 예비 설계는 세 가지 옵션으로 구성되었고, 최종설계는 프로젝트 748처럼 3개의 내압선체를 병렬로 배치해놓은 형태였음. 또한 선체형상이 아닌 나머지 설계사항들은 비교적 오래된 프로젝트 664에서 가져왔는데, 이는 개발과정을 단축시키고 빠른 생산을 위해서였음. 일단 세베로드빈스크 조선소에는 아직 프로젝트 664를 건조하던 엔지니어들이 남아있었으니까....이런 노력 덕분에 프로젝트 717의 초안은 이미 1968년 상반기에 설계가 완료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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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748과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717은 3개의 견고한 내압선체를 사용했음. 중앙의 선체에 533mm 어뢰관 6개, MGK-300 '루비콘' 소나 시스템 , 구동계와 원자로, 방향타 등의 주요설비가 위치했음.
중앙선체 측면에는 직경이 더 작은 두 개의 내압선체가 위치했는데, 여기에 탱크나 장갑차, 탄약 등을 적재할 수 있었음. 한가지 의아한 점이라면 잠수함 자체의 크기가 꽤나 커졌으나 화물칸의 크기는 프로젝트 748과 비슷했단거임. 화물칸에는 각각 10대의 장갑차나 전차를 수송하거나 1개 연대규모의 병력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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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내압선체의 전면에는 접이식 램프가 설치되어 병력들을 상륙시킬 수 있었음. 또한 프로젝트 748과는 달리 램프가 선체와 일체화되어 잠수함의 와류저항이 크게 감소했음. 프로펠러가 해안가의 바닥과 충돌하지 않도록 보호하기 위해 주위에 원형 케이싱을 둘렀고, 프로펠러는 일반적인 잠수함들보다 높게 설치되었음.

또한 선체 내부공간에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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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뢰 400개 정도를 탑재하고 다닐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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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 원산급 기뢰부설함의 기뢰탑재량이 500개임을 감안한다면 꽤나 많은 수량의 기뢰를 부설할수 있었던거임.



또한 최소한의 개함방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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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mm 2연장 기관포 2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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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630 CIWS 2문을 장착했음.

다만, 프로젝트 748처럼 대공미사일은 탑재되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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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맨패즈로 때울 계획이었음.

선체 형상은 프로젝트 748과 비슷했지만 (아래가 프로젝트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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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90m, 너비 23m, 최대배수량 25100톤으로 
프로젝트 748과 비교했을 때 약 20m가 더 길어졌고, 유선형 선체를 적용해 주행 성능도 약간 향상되었음. 잠항시 최고속도는 19노트, 수상항해시에는 13노트까지 가속할 수 있었음. 다만, 설계 자체는 프로젝트 748이나 프로젝트 664를 참고했기에 최대잠항심도는 240~300m 수준이었고 조향성은 선체가 커진 만큼 더 나빠졌다고 함.

1968년 7월, 소련 해군사령부는 프로젝트 717의 초기설계를 승인했지만, TsKB-16에게 추가적으로 프로젝트 717이 잠수지원함의 역활도 수행하게끔 설계를 뜯어고칠것을 지시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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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TsKB-16은 프로젝트 717에 탑재되고 침몰한 잠수함의 승무원을 구출하는 작전에 사용할 수 있는 잠수정을 개발해야 했음. 1969년 봄까지 모든 기본설계가 끝나고 프로젝트의 최종 검토가 시작되었으며, 10월에는 프로젝트 717의 최종설계가 완료되었음. 그리고 마침내 1970년 3월에 소련 해군은 프로젝트 717 5척을 건조하기로 결정했음. 그럼...이대로 이 거대한 잠수함은 순조롭게 건조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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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리가....애초에 조선 산업부의 프로젝트 717의 건조를 위한 준비 시작에 대한 명령은 1970년이 아니라 1969년 가을에 내려졌음.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건조는 지연되었고, 1973년까지도 몇 개의 모형만 제작되었고 실제 건조는 시작되지도 않았음. 그렇게 오랫동안 건조가 지연된 이유는 세베로드빈스크에 위치한 북부 기계제작소(현 세브마쉬 조선소)의 과도한 업무량 때문이었는데, 공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작업장의 규모가 한정되었기에 프로젝트 717은 당시 세베로드빈스크에서 한창 건조중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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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급 SSBN에 우선순위가 밀려 제때 건조되지 못했고,
건조 계획이 거진 10년이나 지연됨에 따라서 잠수함에 탑재되기로 했던 소나나 레이더와 같은 전자장비들은 노후화되었음. 따라서 1977년에 TsKB-16과 SKB-143의 합병으로 나온 Malachite SPMBM(현 말라카트 엔지니어링)이 프로젝트 717의 설계를 최신화해야했음. 대부분의 전자 시스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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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라급 등의 3세대 핵잠수함에 사용되는 보다 현대적인 시스템으로 교체되었음. 1977년 말에 소련 해군은 업데이트된 계획안을 검토하고 승인했으나 승인 후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못했는데, 이는 1976년부터 세브마쉬 조선소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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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941'이라 불렸던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잠수함, 드미트리 돈스코이급 SSBN 2척을 건조하느라 도저히 프로젝트 717에 집중할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임.
소련 해군은 프로젝트 717의 일부만이라도 건조하는걸 고려했지만, 그러한 결정은 곧 전략무기인 SSBN의 건조속도와 수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소련 해군은 결국 건조준비가 완료된 프로젝트를 포기해야 했고, 프로젝트 717 또한 전작들처럼 건조조차 되지 못하고 프로젝트가 폐기되었음.

참고로 TsKB-16은 1960~70년대에 수중 유조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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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681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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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717에서 파생된 다목적 군수지원함인 프로젝트 927도 설계했으나 둘다 폐기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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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소련은 왜 이런 거대한 잠수상륙함을 건조하지 않았던 걸까?


첫째로, 아무도 만들지 않았음. 잠수상륙함, 특히 초기 프로젝트를 만들 때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했음. 왜냐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그런 함종은 없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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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프로젝트 621이 개발되는 동안 비슷한 잠수함을 만드려고 연구하고 있었지만, 실행 가능성, 기술적 어려움, 그리고 건조 비용을 분석한 후, 미 해군 사령부는 소련과 다르게 그냥 기존 상륙함을 사용한다는 매우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음. 하지만 소련은 계속해서 잠수상륙함 개발을 시도했고, 거진 30년간 삽질만 했음.

소련이 단 한 대의 수륙양용 잠수함도 건조하지 못한 두 번째 이유는 이새끼들 조선산업의 우선순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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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미사일을 미 본토에 꽃아넣을 수 있는 SSBN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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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호위하고 적 SSBN을 격침시켜야할 SSN이였기 때문임. 프로젝트 717만 보더라도 고작 5척의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조차 SSBN에 밀려서 건조가 10년이상 지연되었고, 결국 취소되었음.



소련 해군에 상륙정이 없는 세 번째 이유는 어떻게 보면 가장 근본적인 이유였는데, 냉전기 소련 해군의 기본전략은 대단히 수세적이었고, 누구를 먼저 공격할 생각이 없었다는거임. 냉전기 내내 소련 해군은 미 해군과 나토 연합함대에 비해 수상함 전력이 딸리는 편이었고, 따라서 소련은 미군과 정면승부를 한다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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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으로 물속에서 초음속 대함미사일들을 쏘고 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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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속 폭격기로 하늘에서 미사일을 쏴버린다거나 하는 전략을 세웠음.

따라서 잠수상륙함과 다른 모든 종류의 보조함들은 순양함과 원자력 잠수함, 그리고 대함공격기에 비해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음 게다가 소련 해군은 잠수상륙함 사용에 대한 명확하고 객관적인 작전계획이나 교리가 없었음. 한마디로 만들어놓고 어디에다 쓸지 정확히 정하지도 않았다는거임.


결국 개발 및 건설의 복잡성, 제한된 자원, 그리고 명확하지 않은 사용처가 현재의 결과를 가져왔음. 냉전기 내내 소련군의 수송 및 상륙을 위한 주요 전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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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푸챠급 상륙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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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로고프급 상륙함과 같은 대형 상륙함 및 호버크래프트로 한정되었고, 이는 현재까지도 변하지 않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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