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003] '병신'과 '등신'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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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회생활이라 함은 사회질서에 순응하고 공동체의식을 갖춘 것을 총칭한다.
이것은 그 사회에서 추구하는 관습과 교육을 통해 달성되는데, 일명 ‘사회화 교육’이라고도 부른다.
여러분의 사회생활은 어떠합니까?
인간은 어느 조직이든 속하게 되며, 그 소속감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를 좋아합니다.
이것은 낙오/소외/고립/왕따/거지 등 조직 외적 존재가 되는 것을 싫어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누구나 자존심이 있고 자존감을 드러내는 언행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정 다툼이나 폭력적 대립을 보면, 지나친 자존감을 드러내면서 시작됩니다.
일종의 과욕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즉, 욕심을 채우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다툼의 표현에 주로 사용하는 낮춤말 병신과 등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먼저 《국어대사전》에서 어떻게 뜻을 풀이하는지 봅시다.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병신은 ‘모자라다’로 그 뜻을 표현하고, 등신은 ‘어리석다’로 뜻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즉, 모자라는 언행을 하는 사람에게는 병신이라 욕하고,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등신이라 욕을 합니다.
병신의 본디말은 신체가 온전하지 못한 사람을 지칭하고,
등신의 본디말은 나무, 돌, 흙, 쇠 따위로 만든 사람을 지칭합니다.
물론 두 단어는 남을 욕할 때 주로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합니다.
비록 “야! 이 병신아!” “등신아!”라고 말을 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진짜 병신이나 등신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왜 이런 욕을 주고받을까요?
주로 도덕적으로 또는 양심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임을 강조하는 비유적 표현인 셈입니다.
사전적 의미로, 병신은 비정상적인 언행을 일삼는 ‘못난 사람’을 비유한 것이며,
등신은 몰상식한 수준을 빗대어 ‘잘난 척하는 사람’을 비유한 것이 됩니다.
병신과 등신은 모두 욕(辱)의 일종입니다. 욕은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낮춤 말입니다.
우리 속담에 “욕은 욕으로 갚고 은혜는 은혜로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남이 나를 대하는 것만큼 나도 남을 그만큼밖에는 대접하지 아니한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지요.
그래서 법리적으로 욕을 했다고 해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많은 이유입니다.
남의 언행과 수준에 대해 제3자로서 도덕적으로 또는 양심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쌍방의 원인이 반드시 있어야만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만약 일방에서 상대방의 어떤 언행도 어떤 모습도 없는데 욕을 했다면, 모욕죄가 성립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수사관들은 무죄추정의 원칙/미필적 고의/쌍방의 원인 등에 대한 법리를 충분히 수사에 반영하기 바랍니다.
무고한 시민이 양산된다면, 그 사회는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이고, 걷잡을 수 없는 과격한 충돌을 초래할 뿐입니다.
병신과 등신을 구별하는, 의미 차이를 도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병신과 등신은 상대방의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기준에 따라 사용하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병신은 일반적이지 않는 언행을, 등신은 상식적이지 않는 언행에 대해 상대방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어느 유투버가 사리사욕에 빠져서 매일 일반인을 공격하고 사생활까지 들춰내며 저질스런 욕설 방송을 했답니다.
시청자 중에는 그 방송에 대한 평가로써 병신/등신이라 비판했었고 고소를 당하게 되었습니다.
경찰 수사관은 공연성/고의성/특정성을 이유로 송치하였는데, 쌍방의 원인이 존재하는 것을 놓쳤던 것이지요.
법리 적용을 해야 하는 검사나 판사는 당연히 무혐의/무죄를 판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커뮤니티는 소통의 수단인데, 그 유투버 역시 회원임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택하지 않고 법적 처벌을 원했던 것입니다.
그 유투버는 그간 수많은 시청자를 무고했던 죄값을 치르고 있으며, 무고죄 재판으로 우리 사회에서 격리되리라 봅니다.
옛말에 “자신의 못남을 모르고 남의 허물만 탓한다.”는 어리석음을 질타하는 명언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나를 알아주지 않음 탓하지 않고 남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걱정한다”(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 논어 학이편)
“눈으로 자기 눈썹을 보지 못한다.” (목불견첩: 目不見睫: 한비자, 유로편) *睫: 속눈썹 첩
“자기자신의 눈으로 본인을 볼 수 없으므로 주변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리채, 한자유의어 비교연구)
병신과 등신의 한자를 한 글자씩 공부해 봅시다.
■ 병신(病身): 환자처럼 비정상적인 언행을 하는 사람에게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주로 언행을 욕할 때 사용합니다.
■ 등신(等神): 지적 능력이 떨어지거나 어리석은 사람에게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주로 저질임을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