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박 25일 일본 전국 여행 - 7일차 上 (시라카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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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선은 7일차의 이동 경로.
호텔 조식 뷔페에서 적당히 골라서 먹음.
이 호텔 카레 맛집이네.
이번 일정은 시라카와고를 들렀다가 카나자와로 이동해야 해서 캐리어 질질 끌고 출발.
토야마-카나자와 구간만 운행하는 신칸센 츠루기.
거진 W7계가 투입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호쿠리쿠 로망을 들으며 갈 수 있었음.
단거리 편성이다 보니 굳이 웃돈을 주고 그린샤를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모양임.
그린샤 한 칸을 나 혼자서 타고 감.
신타카오카역에 도착.
여기서 기다렸다가 버스를 타고 가도 됐지만, 똥차 구경도 해 볼 겸 타카오카역까지 이동하기로 함.
신칸센 역사에서 조금 나와서 걸어가면 금방 재래선 역사가 나옴.
단선 승강장이라 상하행선이 모두 같은 승강장에 정차함.
어느 방향으로 가는 열차인지 잘 보고 타야 함.
똥차계의 베스트셀러 키하 40계 동차.
무인역에서는 운임 정산을 운전수가 해야 해서 운전수가 있는 가장 앞 출입문만 열림.
로컬선으로 가면 이렇게 버스랑 비슷하게 운행하는 게 많음.
버스처럼 정리권을 뽑고 내릴 때 정리권 번호에 맞게 요금을 준비해서 요금통에 넣고 내리는 방식.
세계유산 버스의 왕복권, 편도권 등은 대합실 안쪽에 있는 버스 승차권 센터에서 구매할 수 있음.
나 같은 경우는 편도 이동인 데다 도중에 하차할 일이 없어서 그냥 차내에서 요금을 현금으로 내는 게 더 싸게 먹히는 편이긴 한데,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 그냥 기념으로 편도권을 구매함.
편도권은 2일간 지정한 방향으로 무제한 승하차가 가능하고, 사용 개시일의 익일에 해당하는 날짜를 긁어서 표시하면 됨.
중간 정차 정류장으로 죠하나역이나 갓쇼즈쿠리(合掌造り) 촌락도 두 군데가 더 있으니 일정을 넉넉하게 잡고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좋음.
버스 내부는 우리나라 관광버스처럼 되어 있음.
전국 여행 일정 시작한 지 일주일째인데, 날씨가 내내 이 모양이었음.
야심차게 준비한 일정인데 자살 마려웠을 정도.
중간에 이런 갓쇼즈쿠리 촌락이 두 군데인가 더 있음.
아무튼 2시간 넘게 달려서 시라카와고에 도착.
어떻게 일주일 내내 단 한 번도 날씨가 맑은 적이 없었는지 모르겠음.
일본은 그냥 겨울 여행이 제일 쾌적하다.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에 앞서 이른 점심부터 먹기로 함.
히다규 호바미소야키 정식 (1,950엔)
호바미소야키 + 간단한 반찬(小鉢) + 두부 + 무지개송어 조림 + 츠케모노 + 소바 + 밥의 구성.
계획 단계에서는 그냥 간단하게 소바나 먹을까 하다가 그래도 든든한 정식 차림으로 먹으려고 고른 곳임.
전반적으로 단맛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는 해도 전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음.
일본의 장조림 포지션인 '소고기 시구레니'가 간단한 찬거리(小鉢)로 나왔고 달달하면서도 소고기의 감칠맛이 응축된 음식이라 밥도둑이 따로 없고, 무지개송어도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배어나와서 그냥 머리에서 꼬리까지 남김없이 싹 먹어 버림.
호바미소야키는 박 잎에 미소 베이스의 소스를 바르고 각종 채소와 히다규를 넣고 찌듯이 구운 이쪽의 향토 요리임.
다녀온 지 두 달이 다 되어서 가물가물한데, 아마 뚜껑에서 증기가 폴폴폴 올라오면 그때부터 먹어도 된다고 했던 것 같음. 애초에 고체 연료가 거의 다 탈 즈음에 먹어도 문제없을 듯. 기본적으로 종이랑 박 잎으로 이 중으로 깔려 있고 채소도 같이 있다 보니 탈 걱정은 안 해도 됨.
단짠 베이스에 콩으로 만든 장류 특유의 감칠맛까지 더해지니 맛이 없을 수가 없음. 역시 키후현까지 왔으니 히다규를 먹는 게 정답이었음.
비록 날씨는 거지 같았으나, 밥도 든든하게 먹었으니 다시 열심히 돌아다녀 봄.
이렇게 날씨가 구린데도 은근히 관광객이 많더라.
근데 아무래도 구린 날씨 탓인지 일본 사람보다는 외국인이 많았음. 지금까지 일본 돌아다니면서 이 정도로 외국인 비율이 높은 건 처음 봤을 정도. 아마도 해외 여행이다 보니 날씨 안 좋다고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기도 어려운 나 같은 케이스들이 많았겠지 싶음.
사진 멋드러지게 찍는 사람들은 이런 구린 날씨에도 근사하게 찍던데, 나는 오로지 기록용으로 남기는 사진들이라 그런 재주가 없음.
여러 사람이 지나가면 흔들흔들거리는 맛이 있음.
갓쇼즈쿠리(合掌造り)라는 것 자체가 폭설을 대비하기 위해 만든 억새로 만든 지붕인데, 이 때문에 시라카와고는 사실 겨울에 오는 게 정배긴 함.
나 같은 경우엔 겨울에 올 여건이 안 되는 탓에 가을철의 시골 풍경을 구경하러 왔는데 하필이면 날씨가 이 모양이어서 여러모로 좀 안타깝긴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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