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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구라쳐서 학교 구령대에서 상받아본 썰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3-06-04 23:50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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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호국 보훈의 달마다 생각나는 내 이야기가 있어서 한번 풀어봄. (이제 20년이 넘은 이야기가 되었네 ㅠ)



image.png 본의 아니게 구라쳐서 학교 구령대에서 상받아본 썰

우리 큰아버지댁 벽에는 빛바랜 태극기가 하나 걸려있음.

위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온 짤인데, 거의 이거보다 더한 느낌이고 가로 세로 비율도 1대1임.

그래서 어릴적 명절에 아버지였나 집안 어른분께 태극기에 대해 여쭤봤는데,

내 증조할아버지께서 나라를 위해 나쁜 사람들을 맞서 싸우시기 위해 만드셨던 거라고 하셨음.


그렇게 시간이 지나 내가 고1이 되었을 때였음, 학교마다 그런거 있자나 글쓰기 대회... 

우리 학교서 6월을 맞이하여 호국보훈을 주제로 나의 주장 글쓰기 대회를 한다고 했음.

모두 필참이었고, 난 갑자기 그때 그 태극기가 생각났음. 그래서 나는 글을 써서 제출함.

우리 할아버지께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빛바랜 태극기가 있다. 주저리주저리.. 나의 엄청난 호국보훈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지.


그리고 얼마 뒤, 담임이 날 교무실로 부름. 내 글에 감동했대, 우리반 대표로 내 글을 학교에 제출할거래.

그래서 난 집에가서 아부지, 어무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알렸지.

"우리 증조할아버지의 독립운동 태극기를 주제로 이 자랑스런 아들이 학교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이 유력합니다!"


근데 아부지가 말씀하시길... 그 태극기는 6.25 때 북한군이 남침해서 마을마다 공산주의냐? 자유민주주의냐? 

주민들 물어보면서 들쑤시고 다닐때, 증조할아버지가 대노하시고 그딴거 물어보지 말라고 대문짝에 걸어둔 태극기였었음.

(그리고 그 길로 증조할아버지께서는 북괴군에게 끌려가서 돌아가심 ㅠㅠ)

난 어릴 적에 나쁜 사람들을 위해 맞서싸우시기 위해 만든 태극기라고 들어서 독립운동인줄만 알고 있었던 무식이였음. ㅠ


아 물론 증조할아버지가 존경스러운건 변함이 없지만, 일단 내 쓴 글이 사실이 아닌게 되었기 때문에,

다음 날 담임 선생님께 찾아가서 말씀드렸지, 독립운동이 아니었다,,, 사실 6.25 전쟁이었다고 한다,,,


담임 선생님은 "난 상관 없다. 그런 훌륭한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너나 나나 잘 사는거 아니냐. 나는 니글 제출하련다."


그래서 학교서 최우수상 받아서, 조회 시간에 구령대에서 교장 선생님한테 난생 처음 상 받아봄.

그리고 구 대회였나 시 대회였나 까지 뭐 제출이 되었던거 같은데, 그 뒤 기억이 없는거 보면 제출만 했던거 같음 ㅋㅋㅋ

근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렇게 상 받아도 되는건가 싶긴 하네...


어찌되었든 그때 상 받고나서 이 에피소드를 할아버지께 말씀 드리니, 사실여부를 떠나서 엄청 기뻐하셨음.

그리고 그때 6.25 때 참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던게 기억에 남음...


얼굴도 모르는 증조할아버지, 그리고 작년 이맘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까지 6월이 되니 기억이 많이 나고,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까지 겪으시며 이 나라를 지켜주신 많은 분들께 말로 표현 못할 정도의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드는 밤이다.


내일 출근해서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 시간되면 추가 이야기는 다른 글로 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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