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와 스포츠 게임 역사를 바꾼 한 남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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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스포츠 게임들의 네이밍을 보면
일반적으로 대회 명칭, 협회 명칭, 해당 종목이 연상되는 고유 명사를 활용한 네이밍을 쉽게 볼 수 있음.
2K가 만든 NBA 2K 시리즈, EA의 피파, F1, UFC, PGA, NHL 시리즈, 소니의 MLB 더 쇼 시리즈가 대표적.
그런데 스포츠 게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거나
세일 때문에 게임 목록을 살피다 보면 조금 신기한 이름을 가진 스포츠 게임을 찾을 수 있는데
그건 바로 EA에서 만든 '매든' 시리즈.
지금은 NFL의 공식 라이센스를 받았기에 '매든 NHL'이라는 네이밍이 되었지만
여전히 매든이라는 명칭이 리그 명칭인 NFL보다 앞에 위치해있고
아직도 많은 미국인들이 '존 매든 풋볼', 또는 그냥 '매든'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기에 위키 백과에서도 리다이렉트 설정이 되어있음.
존 매든 이라는 사람이 도대체 누구길래
어떻게 매해 나오는 미식축구 게임의 명칭이 되었고, 아직도 유지가 되고 있을까?
이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EA의 창립 시절로 거슬러 가야함 ㅇㅇ
EA 설립자, 트립 호킨스는 10대 시절부터 스포츠 게임 제작에 대한 의욕이 강했다고 함.
대표적인 일화로 종이와 주사위, 간단한 규칙에 기반한 미식축구 시뮬레이션 게임이었는데
당시에는 아케이드 게임이 대세였기에 그가 만든 규칙에 기반한 게임은 인기가 매우 없었다고..
트립 호킨스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저러한 규칙성들을 컴퓨터 계산에 위임시키면 복잡성과 같은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고 판단.
실제로 간단한 승부 예측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보는 등 게임 제작을 위한 베이스를 발전시켜놨었음.
그는 이러한 기반을 배경으로 1982년,
지금은 모르는 게이머가 없는 EA를 설립하게 됨.
그는 EA를 설립한 이후에 그가 어린 시절부터 꿈에 그리던 미식 축구 게임을 만들고자 하였기에
게임 표지 모델 및 미식축구 관련해서 조언을 해 줄 스포츠 관계자를 물색했는데..
1순위 후보이자 호킨스가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선수이며 당대 최고의 스타 조 만타나는
당시 게임계의 공룡 아타리와 이미 계약을 한 상태였고
2순위 조 카프와의 계약도 로얄티 문제로 불발된 상태라 게임 개발 시작부터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함.
이들은 최종적으로 70년대 스타 감독이자 당시에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었던 존 매든에게 뒤늦게 접촉을 시도했음.
그리고 이 결정은 EA는 물론이고 스포츠 게임 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결정이 되었음.
존 매든,
감독 재직 시절 통산 103승 32패 7무,
최연소 100승 및 최고 승률 기록을 가지고 있는 명장.
그는 당시에는 감독 생활도 은퇴하고
NBC,FOX,ABC 등 각종 방송국에서 해설을 진행하고
대학교에서 "팬들을 위한 미식축구"와 같은 강연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
즉, 선수 및 감독 생활을 은퇴했던 레전드에게 EA가 무모하게 러브콜을 보냈던 것.
당시에 스포츠 게임이라면 어린이들이 즐기는 단순한 아케이드 게임,
스포츠 스타들이 표지 모델하면서 용돈 벌이 하는 수단 정도의 인식이었기에
그 누구도 존 매든이 이 제안을 수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음.
하지만 존 매든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 제안을 바로 수락하면서 본인의 이름을 사용해도 된다고 흔쾌히 허락함.
EA가 기존의 아케이드 게임과 달리 정교한 시뮬레이션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한 것도 있었지만
그는 잘 만들어진 게임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NFL 리그의 인기는 물론이고
미식축구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임.
사실 EA는 그에게 홍보 및 조언 정도 구할 생각이었기에
게임에 대해 잘 모르는 존 매든이 게임 디자인에 관여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함.
하지만 존 매든은 앞서 말한대로 게임이 NFL 및 미식축구의 미래라고 생각했기에 게임 디자인에 엄청나게 관여를 하게 됨.
그는 만약 EA가 자신의 요구 사항을 지켜주지 않으면 게임에 본인 이름을 쓰지 말라고 요청함.
EA는 당시 기술적 한계로 8명의 선수가 뛰는 게임을 만들려고 하였으나
존 매든은 실제와 마찬가지로 11명의 선수가 뛰는 게임으로 만들 것을 강조했으며
각종 현실성없는 막장 전술보다는 실제 NFL에서 사용되는 전술을 구현할 것을 요청했으며,
(이를 위해 제작팀에게 본인이 감독 시절에 만들고 사용한 두꺼운 전술집을 제공했다고 함)
시점도 몰입감을 위해 쿼터백 선수의 시점(모든 선수가 보이는 시점)의 화면을 구현할 것을 요청했음.
그리고 게임의 몰입감을 주기 위하여 단조로운 BGM이 나오던 기존의 방식을 탈피,
해설가들의 실황 중계를 게임에 도입하자는 아이디어까지 제안함.
이는 지금 기준으론 리그 형식의 스포츠 게임에 전부 도입된 업계 표준과 같은 방식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도전적이며 참신한 아이디어였기에 신생회사인 EA가 시도하기엔 부담도 컸으며,
기술적으로도 정해진 개발 기간에는 완성이 불가능한 부분이었음.
하지만 트립 호킨스는 본인의 10대 시절의 꿈과 같았던 게임이었기에
그가 요청한 사항 전부를 피드백받아 게임에 반영할 것을 지시.
이는 당시 기준으로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부분이었기에
EA의 직원 대다수가 투입되면서 동시에 진행되던 여러 프로젝트가 취소될 정도였으며
외부 스튜디오인 베데스다의 도움을 받다가 베데스다의 물리 엔진 코드를 훔치다가 걸리면서 여러 논란이 터지는 등
사내에서는 '트립의 바보짓'이라고 비꼴 정도로 무모한 프로젝트였음.
당시 매든은 EA가 약속한 기간에 게임을 출시하지 않자 EA가 포기한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고 함.
발매 연기를 거듭한 끝에 1988년, DOS 및 애플 II PC로 출시된 '존 매든 풋볼'
EA는 존 매든이 조언했던 내용을 게임 마케팅 전면에 내세웠음.
"11명의 선수가 없으면 그것은 진짜 미식 축구가 아닙니다."
그리고 존 매든이 알려준 전술을 가이드북으로 구성하여 패키지에 포함시켰음.
게임 자체는 존 매든의 요청 사항을 대부분을 구현하느라
당시 PC에서는 매우 느리게 구동이 되었고
다양한 전술 요소로 인하여 인터페이스가 매우 구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팔렸고 많은 게이머와 스포츠팬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게 됨.
이 입소문을 바탕으로 1년 뒤, 슈퍼 닌텐도와 세가제네시스로 이식되었는데 여기서 엄청난 매출이 터지는 잭팟이 터지게 됨.
EA는 '존 매든 풋볼'의 엄청난 상업적을 바탕으로 이후에 상장을 하게 되었고,
존 매든에게 제한없이 자사의 주식을 구입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으나 존 매든은 돈을 보고 한 것이 아니라고 거부했다고 함.
(이후 존 매든이 인터뷰나 자서전에서 밝힌 바로 본인 인생에서 가장 바보같은 선택 중 하나였다고 ㅋㅋ)
'존 매든 풋볼'은 상업적 성과와 별개로 앞서 언급한
게임에서 현실에서 사용되는 전술들을 구현, 실제 선수들을 전부 구현, 스포츠 게임에 중계 도입, 선수가 모두 보이는 시점 도입 등
단순 잘 만들어진 미식 축구 게임에 그친 것이 아닌 현대 스포츠 게임의 표준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시리즈 스포츠 게임 중에서는 유일하게 세계 비디오 게임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됨.
그리고 존 매든이 예상했던 대로
매든 시리즈는 미국에서만 팔리는 게임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흥행을 지속적으로 하면서
미식 축구 및 NFL에 대한 유입을 늘리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함.
2021년, 존 매든은 8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됨.
NFL를 포함한 미국의 모든 스포츠 구단은 미식 축구 및 NFL을 위해 보였던 그의 행보에 대해서
"그가 곧 미식 축구였다"는 슬로건으로 추모하였고
EA도 지금의 본인들이 있게 해준 그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며 추모를 보냈으며
그가 사망하고 다음 년도에 발매된 '매든 23'
EA는 이례적으로 기존 표지 모델 선수의 양해를 구하고
전부 존 매든의 사진으로 교체하여 출시하는 모습을 보였음.
올 매든 에디션의 경우, 최초로 출시되었던 '존 매든 풋볼'의 표지를 재구성한 것이라 많은 북미 게이머들에게 감동을 줬다고 함.
EA는 이에 그치지 않고 유족들의 동의를 받아
'존 매든'에 대한 전기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함.
그가 코치 및 해설가로 활약했던 모습과 비디오 게임을 위해 보여준 열정을 그려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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