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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A321 기종의 비상구가 공중에서도 너무나 쉽게 열린 이유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3-05-27 04:05 댓글 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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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8124편에서 비행중에 승객이 비상구를 연 사건으로 시끌시끌한데, 이와 관련해서 나도 새로 알게 된 부분이 있어서 공유함..


왜 문이 쉽게 열렸는가?

그건 A321 기종의 비상구가 애초에 쉽게 열리도록 설계됐기 때문임. 남녀노소 누구나 열 수 있도록 아예 가스 리프트가 들어간 자동문이어서, 레버를 올리기만 하면 문을 밀 필요도 없이 그냥 자동으로 열림. (보잉은 이렇게 쉽게 안열린다)


비행중엔 바람이 들이치니 문 여는데 저항이 좀 있겠지만, 자동문이 바람의 힘을 이겼다..


순항고도에선 그래도 기압차 때문에 문이 안열릴텐데, 이번 아시아나 사고는 착륙직전 고도 200m대에서 일어나 기압차가 거의 없어서 가능했음.



그런데 왜 "비행중에" 문이 열렸는가?

그건 A321 기종의 비상구엔 비행중엔 비상구를 잠그는 flight lock 기능이 없기 때문임..

보잉 기종의 경우엔 에어버스와는 달리 flight lock 기능이 들어감. 에어버스 비상구엔 flight lock이 없다는게 이번에 내가 처음 알게 된 부분.


A321보단 조금 작지만 비슷한 체급으로 인식되는 B(보잉)737 기종의 비상구는 이런 flight lock이 있다:

image.png 아시아나 A321 기종의 비상구가 공중에서도 너무나 쉽게 열린 이유
비상구에 전원이 들어와있는 동안엔 잠금장치가 작동해서 비상구를 열 수 없다. 하지만 착륙(터치다운)하고 나면 전원이 끊겨 잠금장치가 풀리고 비상구를 열 수 있게 되고, 진짜 충돌사고 등의 비상사태로 전원이 끊겨도 비상구를 열 수 있게 된다. 

이번 아시아나 항공편과 같은 사고는 보잉 기종에선 있을 수 없는 일임.


물론 잠금장치 없는 에어버스 비상구가 고장날 가능성이 더 낮긴 하다. 보잉 기종의 flight lock 있는 비상구는 만에 하나 진짜 비상시에도 오작동으로 전원이 안끊기면 비상구를 못 여는 거니까. 일장일단이 있음.



왜 승무원이 막지 못했는가?

해당 A321 기종의 L3(왼쪽 세번째) 비상구엔 승무원 좌석이 없기 때문임..

image.png 아시아나 A321 기종의 비상구가 공중에서도 너무나 쉽게 열린 이유
스크린샷 출처 : https://youtu.be/KoSmJnDVvLk


해당 사고기종의 세번째 비상구는 승무원 좌석은 오른쪽에만 있고, 왼쪽엔 없다.

이번 사고는 왼쪽 비상구에 앉은 승객이 문을 연 거임. 

안그래도 레버만 당겨도 그냥 열리는 자동문인데, 오른쪽에 앉은 승무원이 황급히 안전벨트 풀고 왼쪽으로 달려올 때면 이미 문은 열려있다. 애초에 막을 수가 없다. 

image.png 아시아나 A321 기종의 비상구가 공중에서도 너무나 쉽게 열린 이유
이렇게 열려버린 문을 비행중에 다시 닫으려다간 사람이 추락할 수 있으니 착륙할때까지 그냥 두는 게 낫다.


아시아나만 이런 배치인가? 하면 절대 아님. 전세계 A321 기종 비상구는 거의 다 이런 식이다. 그리고 항공법상으론 승객 50명당 승무원을 1명만 배치하면 되기 때문에, 200명 이하로 탑승하는 이 기종은 승무원이 총 4명만 탄다. 비상구는 8갠데 승무원은 4명이니, 승무원이 없는 비상구가 최소 4개는 되는 거다. 한국 법만 그런게 아니고 전세계 공통의 법임.



image.png 아시아나 A321 기종의 비상구가 공중에서도 너무나 쉽게 열린 이유
비상구가 열리니 탈출 슬라이드도 펴졌는데, 바람 때문에 이 슬라이드는 뜯겨져 나갔다고 함. 비상구 아래 노란게 그 슬라이드임.

이게 그나마 엔진 뒷부분인 L3 도어라 다행이지, 만약 엔진 앞의 L2나 R2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면 슬라이드가 엔진에 빨려들어가 더 큰 사고가 날 뻔했음


요약


1. A321 기종의 비상구는 자동문이고, 비행중에 비상구를 잠그는 flight lock도 없어서, 낮은 고도에선 남녀노소 누구나 레버만 당기면 비행중에도 아주 쉽게 열 수 있다.


2. A321 기종은 비상구가 총 8개인데 200인승 이하 배치라면 승무원은 4명만 타기 때문에, 최소 4개의 비상구는 승무원이 없다. 이건 전세계 공통.


3. 모든 기종의 비상구에 flight lock을 의무화하거나, 비상구 1개당 승무원 1인 배치를 의무화하지 않는 한 이런 일은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다. 이건 항공기 설계 자체를 바꿔야 하는거니 쉽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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