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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역사에 얽혀 있는 경마 배당 계산

작성자 익명 작성일 2023-04-08 18:52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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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의 베팅 방식은 전세계적으로 크게 두가지다.


첫째는 다른 스포츠 도박에서도 잘 쓰는 북메이커 방식.

출전마마다 고정 배당률을 부여하고 그걸 팔아먹는 스타일.

프로토 승무패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지.


두번째는 한국과 일본에서 익숙한 패리뮤츄얼 방식.

고객들이 어떤 마권을 얼만큼 샀느냐에 따라 연동되어 배당률이 변하는 방식.

당연한 얘기지만 이 방식은 실시간 매출, 판매마권별 비율, 부대비용(세금, 운영비용 등) 차감 등을

실시간으로 계산해서 반영해야 한다.

1867년 조지프 올러에 의해 처음 도입되자마자 도박꾼들의 흥미를 돋구며 환영을 받았지만

복잡한 계산식에 더불어 수기계산의 특성상 오류(혹은 사기)가 일어날 위험이 컸다.

거기다 베팅하는 사람이 수만에 이를 정도로 흥행하는 경주라면 손이 도저히 따라가지 못해

지연은 거의 반드시 발생했고, 그 틈을 노려서 헷지를 시도하거나 아예 사기를 치려는 꾼들은 항상 있었다.


그래서 컴퓨터의 힘을 빌릴수 있는 지금은 토탈리제이터(totalisator)라 불리는 시스템의 힘을 빌리게 된다.

참고로 한국은 1984년까지 직원들이 주판 튕겨가면서 수작업으로 게시하다가

미국에서 구형 토탈리제이터를 수입해 오고 나서야 한숨 놓았다는 후문.

지금은 K-TOTE라고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해서 쓴다더라.




그런데 최초의 토탈리제이터는 언제 도입되었을까?

무려 1913년이다. 그것도 영국이나 미국처럼 좀 치는 나라가 아니라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엘러슬리 경마장에서.

호주에 살고 있던 조지 줄리어스가 설계한 이 기계는 사실 마권용으로 만든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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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공적을 인정받아 작위를 받아서 'Sir' 호칭이 붙게 된 조지 줄리어스의 존안.

영국 태생으로 캔터베리 대학에서 기계공학과 철도공학을 전공하고 호주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던 공돌이.


이 공돌이가 부업삼아서 만들었던 계산기는 원래 공정선거를 위해 만든 기계식 투표 계수기였다.

이걸 들고 호주 정부에 갔지만 채용을 거절당하자


'여러 후보가 출전하는 투표수 집계->여러 말이 출주하는 경마의 마권 계산'


으로 발상을 전환, 여기저기 경마장에 세일즈를 다닌 끝에

옆나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레이싱 클럽에서 '마 함 써보자'한 끝에 도입된것.

나름 비싼 물건이었지만 본토인 영국과는 달리 뉴질랜드에서는

마권 도박에 대한 독점적인 권한이 레이싱 클럽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통 큰 투자가 가능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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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슬리 베팅하우스에 위치해 있던 토털리제이터의 실물. 최대 30마리까지의 출전마 배당률을 표시할 수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저 시절에는 계산결과를 원격으로 출력할 방법은 없었기 때문에,

저 표시는 계산기 그 자체에 연결된 톱니바퀴에 숫자를 물려 하는 것이었다.

사진만 봐도 계산기 전체 사이즈가 감이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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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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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창구마다 있었던 30개의 입력 레버. 레버 하나마다 경주마 한마리의 마권 판매에 대응되었다.

30개의 발매 창구에서 30마리별로 입력하는 레버=총 900개의 입력 레버가

900개의 강철 와이어를 통해 저 톱니바퀴 더미로 연결되었고,

전기공급이 일절 없이 저 수많은 톱니바퀴와 콘크리트 무게추를 통해

완전수동으로 돌려야 했던 물건은 놀랍게도 잘 작동했다고 한다.


입력된 데이터를 연동시켜 배당률을 계산하기 위해 줄리어스가 개발했던 물건은 샤프트 합산기라 불리는 물건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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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개당 24kg이나 되었던 이 거대한 합산기는 버전업이 되면서 점점 경량화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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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에 있던 거대한 레버 더미는 이런 모양의 발권기로 간소화되면서

1000대의 단말기와 연결이 가능하고 분당 25만건, 초당 4000건의 입력을 처리하는 병렬 컴퓨팅을 구현하는데 성공한다. 기계식으로!


이 첫 제품이 성공적으로 구동되자 1917년 호주 서부의 글로스터 파크에서도 의뢰가 들어왔고,

줄리어스는 공돌이답게 그사이 무게추를 전기구동식 모터로 버전업을 한 물건을 설치했다고 한다.

아예 Automatic Totalisator Ltd(ATL)이란 이름의회사를 차려 전문적으로 세일즈에 나선 줄리어스는

1928년에 그레이하운드 레이스에, 1932년에는 미국 플로리다에 토탈리제이터 판매를 성공하면서 글로벌한 명성을 누리게 된다.

1966년 전자식 토털리제이터가 도입되기 전까지 ATL제 토털리제이터는 세계 시장을 지배했었더라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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