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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의 비애

작성자 서철희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2024-05-01 10:59 댓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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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게 충주시유튜버 얘기 보면서든 생각인데

사람들의 관심과 피드백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고충은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평생 이해 못할겁니다.


그냥 막연히 저사람들도 힘들겠지 쥐어짜내느라 힘들겠지 정도 공감하실 순 있는데

실상은 훨씬 날카롭습니다.


저는 유튜버는 아니지만, 웹소설 쓰는 전업 작가이자 출판사를 운영하며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관리하고, 또한 달리는 악플들을 매일같이 접하는데

뭐 유튜버나 웹소설이나 웹툰이나 크게 엄청 다를것 같진 않아요. 나아가서 sns 인플루언서들도 어떻게보면 공통적인 부분이 있을것 같구요. 여튼 웹작가 시점에서 대중(소비자)의 반응들이란 어떤 것인지 느낀 부분들에 대해서 적어보자면


우선 악플.. 이런 커뮤니티에서조차 악플이 달리면 기분이 확 나쁘고, 롤한판을 해도 얼굴도 모르는 놈들에게 조롱을 당하면 개빡치는데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작품이 욕을 먹으면요 이게 진짜 낳은 적은 없지만 자식이 욕먹는 기분이 이럴것 같습니다. 멘탈 많이 깨져요. 심약한 작가님들 중 글쓰는게 재밌고 즐거워서 이 바닥 들어오셨다가 악플에 상처입고 떠나시는 분들 많습니다.

근데 그냥 기분 나쁜걸 떠나서 가끔 선넘는 리뷰성 악플 같은게 달리면 실질적으로 타격이 옵니다. 멘탈을 넘어서 실질적인 매출에 영향이 갈 수 있어요.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악플에 공감을 한다면요. 물론 악플에 공감하는 사람이 그정도로 많다는건 어떠한 질적 문제도 있었겠지만 말입니다.


근데 사실 악플은 생각보다 견딜만 해요. 이게 첨 겪을때의 그 아가 궁뎅이같은 부드러운 멘탈 시기만 잘 견뎌내면 사실 별거 아닙니다.


뭐 얼굴 드러내놓고 하는 인플루언서나 다른 유튜버, 비제이들처럼 원색적인 인신공격을 당하는 일도 없고

또한 재밌는 점이 웹소설, 웹툰 같은 이런 장르 계열 종사자들은 대게 또 약간 마이너한 커뮤니티에 대한 내성도 조금 있습니다. 이게 저와 그들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되요. 뭐 추정되는 몇가지 인과관계가 있긴 한데..


여튼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악플은 오히려 나를 더 겸허하게 만들고, 대다수의 악플은 원색적 무지성 비난보다는 그래도 쓴소리의 형태를 띱니다. 그게 더 좆같을 때도 많은건 비밀이지만...ㅋㅋㅋㅋㅋㅋ 여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가에 대한 이정표. 말하자면 계기판 빨간등 정도로 활용하면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다만


정말 사람 미치게 만드는 것은 이제


무관심....


이건 진짜 답도 없어요. 가끔 가다가 우리 작가님들 작품을 보면 이건 정말 잘썼다 싶은 작품들이 있어요. 그리고 따라오시는 몇몇 독자분들도 같은 의견이고.. 근데 아무리 홍보를 하고 돈을 부어서 프로모션을 해도 안되는 사람은 또 안됩니다. 이게 정말 이유도 모르겠고 돌아버리게 만들어요 차라리 악플러라도 붙었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무관심이라는게 참 위험한게.. 이게 악플러처럼 충격을 줘서 경각심을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의지를 내면에서부터 갉아먹습니다. 그냥 물끓이는 냄비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문제가 되요. 이 문제의 폐해와 어찌 이걸 극복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은 제가 이 직업을 갖게 된 이후 가장 첨예하게 고민하던 문제인데.. 여기에 대해서 얘기하라고 하면 대본없이 4시간 열변을 토할수 있을 정도지만 대략 마무리짓겠습니다.



사족들이 또 길어졌는데 여튼 결론은..


뭐 제가 굳이 결론 지어드릴 필요도 없이 잘 아시겠지만

"나도 그냥 유튜버나 할걸"

하는 사람들의 99%는 시도 자체도 안하고

시도하는 1% 중에서

뭐 한 0.8 은 무관심 속에서 의지를 접게 되고

나머지 0.2는 악플에 접거나, 아니면 삼켜가며 궤도에 오르게 됩니다.


정확한 통계는 당연히 아니겠지만요. 얼추 저쯤 할것 같아요.ㅋㅋㅋㅋㅋ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이 뭐냐 시도도 하지 말란것이냐


라기 보다는 하고자 하는 일이 있으면 반드시 뚝심있게 해나가야한다 라는게 제 지론이지만


정말 하고 싶은 말은

그 어떤일도 밖에서는 잘 모른다.

누군가 굉장히 쉽게 돈을 버는것 같다면, 그사람은 쌉고수인 것이다.

심지어 날로 돈버는 것 같은 몇몇 루트도 놀라우리만치 탑독의 모습만 부각되는 것이지, 대다수는 각혈의 과정을 참고 겪고 있다.

모두에게 액세스가 가능한 꿀통 따위는 없고, 누군가 너에게만 알려줄리도 없다. 있어도 처음부터 너가 꿀통인걸 눈치챌 리도 없고, 이미 들어가서 헤엄치다 침전하고, 질식할것 같다가 한모금 마셨는데 어라 꿀물이네 하는 것이 꿀통들이다.

정도로.... 결론 짓고 싶습니다. 죄송 말을 짧게하는 재주가 없어서...



빨간 날에 일하다가 빡쳐서 쓴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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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ngswag profile_image 작성여부

이제 이런 거 적어둔 것에 존나 길어서 뭐라는지 알고싶지도 않네 누가 한줄로 대가리 요약좀 이런거 달리면 개빡침. 이런게 무관심이나 인신공격보다 강함ㅋㅋㅋㅋ

개초딩 profile_image 작성여부

아이고 착하신분 감사합니다 ㅋㅋㅋ 이렇게 제가 적은걸 재밌게 읽어주시는 분들 계시면 또 한 악플 천개정도는 쌈싸먹을 용기가 나죠 ㅋㅋㅋ 근데 무관심이 진짜 제일 아픕니다. 다들 공감할거에요 ㅎㅎㅎ

아라리옹 profile_image 작성여부

맞아요. 그냥 날로 먹는 것 처럼 보인다면 아마도 그건 자신이 아직 저사람의 진면목을 못보고 있을 확률이 큰것이더라구요.